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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886화

현비는 이내 안색이 어두워졌다.

그녀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지만, 내심 실망한 듯했다. 그녀는 누워서 배를 움켜잡고 있는 원경릉을 바라보다가 시선을 돌려 그 자리에 있던 원판어의와 산파를 보았다.

“태후께서 저에게 대신 전해달라는 명이 있으셨습니다. 모두들 무릎을 꿇고 들으십시오.”

우문호는 바쁜 와중에 현비가 왜 저러나하며 조금 화가 났지만, 황조모의 명이라고 하니 무릎을 꿇었다.

“태후께서 말씀하시길, 초왕비가 출산 중에 위험한 상황이 생기더라도 북당의 미래를 위해서, 황실의 자손을 지켜야 한다고 하셨습니다.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아이들을 지켜야 하며……”

현비는 마지막 한 마디를 남기고 원경릉을 힐끗 보더니 말을 이었다.

“모체를 희생해서라도 아이들을 꼭 지켜야 한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자궁 수축으로 고생하고 있던 원경릉은 현비의 말을 듣고 맥이 풀렸다.

우문호는 화가 난 표정으로 벌떡 일어나서 현비에게 다가갔다.

“모비, 황조모께서 그렇게 말씀하셨을 리 없습니다. 거짓을 말하시다니요. 지금 큰 죄를 지으시는 겁니다!”

말을 마친 우문호는 자리에 있던 사람들 쪽으로 몸을 돌렸다.

“방금 현비께서 하신 말씀이 본왕은 거짓으로 의심된다! 이 말에 개의치 말거라! 훗일은 책임은 모두 본왕이 지겠다!”

“……”

“모비께서는 저와 함께 밖으로 좀 나가시지요.”

그가 현비의 손을 잡아끌었다.

“감히 네가!” 현비는 화가 났다.

그는 아랑곳하지 않고 현비를 끌고 밖으로 나와 사람이 없는 곳으로 데리고 갔다.

“모비께서는 아들이 불쌍하지도 않습니까?”

현비는 그의 손을 뿌리치며 “네가 뭐가 불쌍해? 어미의 말을 듣지 않으면 지금보다 더 힘들어질 것이야.” 라고 말했다.

“어떻게 아들 마음을 그렇게 모르십니까?” 우문호는 울분이 차오르는 것을 느꼈다.

그는 현비의 태도에 화가 치밀었지만, 심호흡을 하고 그녀를 다시 보았다.

“지금 모비의 며느리가 아이를 낳을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그 자리에 있던 모두가 왕비와 아이들의 건강을 빌고 있고, 지금 북당의 백성들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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