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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l Chapters of 명의 왕비: Chapter 611 - Chapter 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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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611화

주재상을 부른 희상궁과 선물“마음이 아픈 걸.” 원경릉이 우문호의 가슴에 엎드려 오열했다.둘이 같이 있으며 지금까지 반 년 정도 시간에 칼에 찔리고 곤장을 맞는 등 얼마나 많이 다쳤는지 알아?우문호의 몸이 성할 날이 없다.우문호가 원경릉의 머리카락을 만지며, “네가 이렇게 말해주니까, 내가 앞으로 어떤 고충을 당해도, 아무리 매를 맞아도 하나도 억울하지 않아.”우문호는 원경릉을 똑바로 눕히며, “이렇게 엎드리지 마, 배 눌리면 어떡해.”우문호는 손을 원경릉의 배에 올려놓고 옆으로 안으며 그녀의 입술에 뽀뽀하고 부드러운 목소리로: “푹 자, 쓸데없는 생각 하지 말고. 하늘이 무너져도 솟아날 구멍이 있어.”원경릉이 우문호의 얼굴을 바라보니 형제 지간의 차별과 편애 생각에 마음 속은 여전히 부글부글 하지만 관두자, 제왕도 지금 불쌍하고 이 일은 제왕 탓이 아니니까.원경릉은 이혼 문제가 순조롭게 해결 돼서 앞으로 생활이 그 사람때문에 망치는 일이 없길 바랬다.다음날 우문호가 출근하고 원경릉은 바로 희상궁에게 가서 이 일을 얘기했다.희상궁이 듣더니 역시 우문호를 마음 아파하며, “지난번에 매를 맞고 어젯밤 또 스무 대를 맞으셨는데 만약 이 일이 틀어져서 또 스무 대를 더 맞으시게 되면 왕야께서 어찌 매를 이기시겠습니까?”희상궁이 원경릉을 위로하며: “왕비마마도 걱정 마세요. 제왕 부부의 이혼은 8, 9할은 이미 끝난 일인데다 황제 폐하의 뜻이 그러하시니 결국 누군가의 명예에 금이 가더라도 이 일은 진행시켜야 지요. 주씨 집안에서 조금이라도 체면을 생각한다면 자기들이 처리하는 편이 낫지요. 사람을 시켜 쪽지를 보내 내일 그분께 오시라고 해서 이 일을 얘기하겠습니다.”원경릉이 감격해서: “희상궁, 정말 너무 고마워요.”희상궁이 웃으며, “왕비마마 무슨 말씀 이세요? 감사라니요? 이 목숨은 왕비마마께서 구해주신 거잖아요.”원경릉이 이제 편하게 웃으며, “그런 말 하지도 마요, 한 지붕아래 산 인연인데.”희상궁이 사람을 시켜 쪽지를 보내고 내일이나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1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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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612화

희상궁과 처음 밥을 먹는 주재상이쪽에서는 아랫사람들에게 주재상이 왔다는 말을 듣고 희상궁은 우선 직접 찻물을 준비하고 특별히 호명(胡名)을 시켜 주방에 간단한 요리를 두개를 만들어 달라고 분부했다. 이 시간에 오는 걸 보면 아마 식사를 못했을 테니 말이다.주재상이 와서 희상궁과 먼저 차를 마시고 있는데 밥과 반찬이 다 돼서 들어왔다.주재상이 이렇게 많이 왔지만 남아서 밥을 먹긴 처음이다.시중을 드는 건 호명으로, 주재상이 매우 정중하게 호명에게 은자 한 덩이를 하사하니, 황송해서 호명이 감히 손을 뻗어 받지 못했다.희상궁이 웃으며: “어서 감사하다고 말씀드려야지?”호명이 얼른 감사인사를 하고, 주재상은 호명이 나가자 단정하게 앉았다.처음으로 자기가 사랑하는 여인과 밥을 먹는데 조금이라도 수고비를 더 주는 게 남자의 체면이고 도리라고 생각했다.희상궁이 미소를 지으며: “이 요리는 제가 만든 게 아닙니다, 당신이 오실 줄 알았으면 제가 직접 주방에 가서 만들어 드리는 건데.”“앞으로 기회는 많네.” 주재상이 희상궁을 보고 여전히 엄숙하나 눈빛은 눈에 띄게 부드러워졌다.“네!” 희상궁이 미소를 지으며, “그럼 식사하세요.”주재상이 희상궁에게, “사람을 시켜 쪽지를 가져오라고 해, 일부터 얘기 해야지 안 그러면 밥이 제대로 넘어 가겠나.”희상궁이 주재상에게 차를 따르며, “식사를 안하시면 차 한잔 더 드세요.”주재상이 한 모금 하더니, “마셨어, 말해봐.”희상궁이 어이없다는 듯, “이렇게 하면 제가 어떻게 얘기를 해요? 입을 못 떼겠네요.”“나한테 부탁할 거 있어?” 주재상이 물었다.희상궁이 고개를 끄덕이며, “예.”“초왕비가 부탁하라고 했어?” 주재상은 역시 주재상이다.희상궁이 계속 차를 따르며, “왕비가 청한 게 아니라, 제 자신의 뜻이에요.”“그러니까 초왕비가 부탁을 다하고 어쩐 일이야? 초왕비가 나한테 간청하면 내가 들어줄 수도 있는데.” 주재상이 패기 있게 말했다.희상궁이 주재상을 보고 찻주전자를 내려놓은 뒤 두 손을 가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1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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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613화

주재상의 손수건과 불안한 원경릉주재상이: “초왕부에 두 번 빚을 졌지, 만약 이 일을 내가 해서 모두 안심이라면 내가 하면 돼.”희상궁이 한시름 놓고 묻길: “당신이 왜 초왕부에 두 번 빚을 졌어요?”주재상이 밥을 먹으며 애매모호하게: “초왕비가 당신을 두 번 구해주지 않았어?”희상궁이 당황해서 주재상을 멍하니 쳐다보고, 눈가에 순간 눈물이 맺히는데 감추듯 얼른 닦아내고: “식사해요.”주재상이 찬찬히 희상궁을 보더니 어디서인지 모르게 손수건을 꺼내서 그녀에게 건네며, “눈물 닦아, 앞으론 쉽게 울지 말고. 눈 상해, 자신을 소중히 여겨야지. 머리카락 한 올도 소홀히 다뤄선 안돼, 이 생이 고작 이 만큼 남았단 말이야.”희상궁이 손수건을 받아 들어 눈물을 닦고, “손수건은 어디서 났어요? 이렇게 나이 든 사람이 어떻게 이렇게 고운 손수건을 들고 다녀요?”“초왕비에게 호랑이무늬 신발 한 쌍 선물했는데 이건 그 신발 싼 거야.” 주재상이 말했다.희상궁이 웃음을 참지 못하고, “당신이 사람을 시켜서 만든 호랑이무늬 신발이요? 당신 올때마다 선물을 하나씩 가져 온다면서요.”“가져와야지, 신세를 지고 있는 마당에, 나는 매번 소소한 장난감 같은 거 가져와서 돈 별로 안 들어, 하지만 도리는 다 해야 내가 자주 와도 초왕비가 안 싫어하지.” 주재상이 이렇게 말했다.희상궁이 웃으며: “안 가져와도 당신 안 싫어해요.”“그래도 가져 올까 봐, 초왕비 배속에 아이를 당신이 좋아하니까, 나도 좋아 할거야.” 주재상이 밥그릇을 들고, “어서 먹어, 밥 먹을 시간을 놓치면 위장에 좋지 않아, 회복하는데 신경 써야지.”“에.” 희상궁도 먹기 시작했는데 식사하며 주재상을 흘깃 보니 진지하게 꼭꼭 씹어 먹는게 정말 건강에 신경을 쓰는 모습이다. 희상궁은 말할 수 없이 감개가 무량했다.주재상이 요즘 특별하게 자신을 아껴주고, 하루라도 더 많은 시간을 보내기 위해 애쓰는 걸 안다.그녀도 이렇게 하는 게 마땅하다.이쪽에서 주재상의 승락을 얻었다고, 주재상이 간 뒤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1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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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614화

제왕을 만나러 간 주명취제왕부 쪽은 오히려 꽤 평온했다.원용의가 제왕을 모시며 제왕을 보호해서 주명취가 와서 말썽을 일으키지 않도록 하는 목적이었다.하지만 주명취는 의외로 조용했다.이날 주재상이 사람을 시켜 서신을 보냈는데 주명취가 읽고 나가더니 저녁이 되어서야 돌아왔다.돌아와서 바로 제왕을 찾아갔다.원용의는 상당히 경계하며 들어오지 못하도록 주명취를 막았다.주명취가 원용의를 흘끔 보더니 부드러운 말투로: “안심해, 저이를 해치러 온 게 아니니까. 당신이 있는데 내가 어떻게 해치겠어. 그냥 이별의 말 몇 마디 하려고 온 거야.”“이별?” 원용의가 놀랐다.주명취는 조금 슬픈 눈으로 가볍게 한숨을 쉬며: “그래, 할아버지께서 사람을 시켜 서신을 보내셨어, 이혼을 찬성하는. 이 일이 끝나면 난 갈 거야. 단지 내가 상처를 입혔으니 결국 내 불찰이니까. 사과하려고 왔어. 앞으로 서로에게 빚진 거 없게.”원용의는 사람이 아무런 이유 없이 변할 리 없다는 것을 깊이 믿고 있지만, 주명취가 이렇게 말하는데다 여전히 왕비의 신분이므로 그녀를 못 들어가게 하는 건 확실히 경우가 바르지는 않다.원용의가: “그럼 들어오세요, 제가 옆에 있는 거 신경 쓰이세요?”“괜찮아.” 주명취가 원용의에게 예를 표하자, 원용의는 오히려 상당히 의외였다.제왕이 조용히 상처를 치료하고 있는데 주명취가 들어오는 것을 보고 바로 대비하듯 멀찍이 물러나며 그녀를 쳐다봤다.주명취는 제왕의 이런 반응을 보고 섭섭한 마음이 들어 조용히 걸어가 작은 목소리로: “겁내지 마요, 다시는 당신을 상처 입히지 않을 테니.”제왕은 주명취 뒤의 원용의를 보자 원용의가 그에게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이고, 제왕이 주명취에게: “앉아.”제왕이 옆에 의자를 가리켰으나 주명취는 직접 침대에 앉았고, 제왕은 의식적으로 안으로 자리를 비키며 주명취의 두 손을 바라봤다. 주명취가 아직 비녀를 가지고 있지는 않을까 두려워 하는 빛이다.주명취가 이 상황을 보며: “사실 나 당신이 이런 게 싫었어요. 간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1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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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615화

주명취의 이간질과 열덕주점의 진실주명취의 얼굴에 몽환적인 빛이 감돌며, “10살때부터 꿈 꾼 결혼이 있어요, 신부는 나고, 신랑은 초왕이죠. 원경릉은 13살에 그를 사랑했다 던데, 난 원경릉보다 빨랐어요. 만약 당신이 황제의 적자가 아니었다면, 만약 어마마마의 그런 말이 아니었으면 난 그를 포기할 수 없었을 거예요. 그 사람이 당신에게 얘기하던 가요? 며칠 전에 열덕주점으로 그를 찾아 간 적이 있어요. 그와 반 시진을 얘기하고 알게 됐죠. 그의 마음 속에 아직도 내가 있고, 그는 내가 당신과 이혼하길 원한다는 걸. 그는 날 후궁으로 맞아들일 거예요, 어휴, 원래 내가 그의 정비여야 했는데.”주명취는 깊은 한숨을 내쉬며 고개를 떨구는데 얼핏 제왕의 창백하고 처참한 얼굴이 보였다.원용의는 한 손으로 주명취를 끌어내며 날카로운 목소리로: “됐어, 입 닥치고 나가.”주명취는 원용의를 보고 작은 소리로: “원후궁, 이 일은 제왕이 반드시 알아야 해. 결국 당신도 나와 호오빠가 사적으로 만났던 일을 알잖아. 사실 당신이 제왕에게 얘기 했어야 하는 거 아닌가.”제왕이 번쩍 고개를 들고 원용의를 바라보고, “너 알았어?”원용의가 얼른: “내가 뭘 안다고? 이건 왕비가 헛소리 하는 거예요, 속지 마세요. 왕비는 당신과 초왕의 감정을 갈라 놓으려는 거라고요.”주명취가 쓴 웃음을 지으며, “이제 와서 갈라놓고 자시고가 어디 있어? 나도 초왕의 후궁으로 시집갈 리 없고, 내가 만약 그에게 시집간다면 그는 나만 가질 수 있는데, 원경릉이 이미 애를 가졌잖아. 나도 초왕에게 처자식과 헤어지라고 까지는 못해. 끝이야.”주명취는 제왕을 눈에 깊이 새기더니, “내가 미안해. 앞으로 잘 살아. 일 다 처리하면 나 갈 거야. 이게 우리 마지막 작별인사인 걸로 하자. 내가 가는 날, 너 보러 안 올 거야.”원용의가 화가 나서: “주명취, 어쩜 마음이 그렇게 시커멓지? 다른 사람이 잘 되는 꼴을 못 봐?”주명취가 작게 한숨을 내쉬며, 원용의에게: “뭐라고 하든 맘대로 해. 원후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1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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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616화

이 말을 들은 원용의는 기뻤지만 그것도 잠시, 마음 한구석에 근심이 스멀스멀 올라왔다.그녀의 근심이 생긴 이유는 초왕과 주명취가 실제로 제왕 몰래 만난 적이 있기 때문이었다.기쁜 이유는 초왕이 속고 나서 자신이 속았다는 것을 알고 한바탕 성질을 냈다는 것이다.돌아가서 이 사실을 제왕에게 말한다면……한참을 생각하던 원용의는 뜻을 정하지 못하고 조언을 구하기 위해 원경릉을 찾아갔다.원경릉은 위에 경련이 일어날 정도로 화가 났으며 눈을 크게 부라리며 원용의를 보았다.“이제 막 떠나려는 사람을 이렇게 휘저어 놓은 필요가 있어?”“그녀가 곱게 나가려고 하지 않는다면 제가 먼저 나설 겁니다. 예상 못한 문제가 생기지만 않았어도… 확 줘 패 버렸어야 하는데……”“그 여자는 머릿속에 온통 나쁜 생각들로 가득해. 네가 그 여자를 때리면 그녀가 무슨 꾀를 부려서 너를 곤란에 빠뜨릴지도 몰라.”원경릉의 말을 들은 원용의는 궁중의 악인들이 얼마나 많은지 생각이 났다. 원경릉의 말대로 주명취는 눈 하나 깜빡하지 않고 거짓말을 해 원용의를 위험에 빠뜨릴 것이다.“자 그럼 이제 어떻게 할까요? 제가 먼저 선수 칠까요?”원용의가 쓸쓸한 목소리로 물었다.“아니, 사실대로 말해라. 이 일은 조사하기가 어렵지 않아. 만약 네가 그를 속인다면 불똥이 너한테도 튈 수 있어.” 원경릉이 고개를 저었다.“주명취는 제왕이 형제들하고 멀어지길 바라고, 또 저하고도 멀어지길 바라는 것 같아요.”주명취는 차가운 독사와 같다고 하던데, 그보다 정확하게 그녀를 묘사한 말은 없는 것 같았다.“돌아가 봐. 네가 여기 왔었다는 걸 알면 더 화낼 수도 있으니.” 원경릉이 원용의를 돌려보내려고 했다.원용의는 그녀의 말을 듣고 서둘러 초왕부를 떠났다.*주명취는 제왕과 몇 마디 대화를 나누고 방으로 들어갔다.방에 들어간 그녀는 한동안 망부석처럼 가만히 앉아있었다.조부께서 사람을 보내 편지를 전했는데, 그 안에는 이제 그녀의 뒤를 봐주지 않겠다는 내용이 적혀있었다.그녀는 더 이상 제왕부에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1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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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617화

주명취는 거울에 비치는 자신의 모습을 보고는 씩 웃으며 손을 뻗어서 거울에 비친 자신의 뺨을 쓰다듬었다. *원용의는 자신이 알고 있는 모든 사실을 제왕에게 알렸다. 그녀의 말을 전해 들은 제왕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원용의는 의자를 당겨 앉으며 제왕에게 “주명취와 이야기해보겠습니까?”라고 물었다.“뭘 얘기해?”“그 여자가 신경쓰이는 거 아닙니까?”“신경이 안 쓰인다고 하면 거짓이겠지?”“신경 쓰여도 어쩔 수 없죠. 제가 조사해 본 바에 따르면 열덕주점에서 초왕이 크게 화를 냈다고 합니다. 이로 미루어보아 주명취가 주점 주인을 이용해 그를 속인 거죠. 초왕이 이 일을 당신에게 얘기하지 않은 이유는 아마 당신이 힘들까 봐 괜히 오해할까 봐 그런 것 같습니다. 툭 까놓고 말해서 초왕이 당신에게 제왕비를 사적으로 만났다고 말하는 것도 웃기지 않습니까?”제왕은 그녀를 빤히 쳐다보며 “본왕은 너에게 어떤 사람이야?”라고 물었다.제왕의 갑작스러운 물음에 원용의는 당황했다.“너한테 난 어떤 사람이냐고. 좋은 사람이야?”원용의는 최근 들어 그의 정서가 안정되지 않았다는 것을 알았다.“좋은 사람이죠. 잘해주시잖아요.”제왕은 고개를 저으며 원용의를 보았다.“아니, 전혀 그렇지 않아. 네가 나와 혼인한 이후, 난 널 무시하고 거들떠보지 않았어. 게다가 주명취와 다툼이 있을 때에도 본왕은 주명취의 편을 들었어. 본왕은 너한테 무심하고 나쁜 사람이다. 그런 나에게…… 네가 목숨까지 걸고 본왕을 지켜주려 하다니 참 귀감이 되고 고맙다.”제왕이 원용의를 뚫어져라 보며 얘기를 하자 원용의는 온몸에 닭살이 돋아서 목소리가 부자연스럽게 나왔다.“이런 말을 하는 이유가 뭡니까? 이왕 이렇게 된 거 다 지난 일이니 잊어버립시다. 당신 말대로 나한테 잘해준 건 아니지만, 그렇다고 괴롭히거나 때리거나 한 것도 아니니…… 퉁 칩시다.”“그래?”제왕은 그녀를 털털함에 풉 하고 웃었다. “왜 웃습니까? 아무튼! 제가 말한 거 잘 기억해두세요. 그녀가 이간질하고 있으니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1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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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618화

“너는 가서 다섯째 형님을 모시고 와라.”제왕이 원용의에게 말했다.“왜요?” 원용의가 고개를 갸우뚱했다.“주명취가 짠 판에 끌려다니는 것 보다는 우리가 머리를 맞대고 그녀의 다음 수를 읽는 것이 좋지 않겠느냐.”원용의는 제왕의 말에 감탄하며 고개를 끄덕였다.“그렇다면 주명취가 짠 판에서 그녀의 놀음에 놀아나는 척하다가 그녀가 방심하는 틈을 타서 치겠다는 겁니까?”“너는 머리가 좋구나. 허나 반은 맞고 반은 틀렸다. 그 여자의 다음 행보가 뭔지 궁금한 건 맞다. 내가 다섯째 형님과 사이가 틀어지면 그녀는 자신이 계획대로 진행되고 있다고 생각하겠지. 하지만 난 이 일을 질질 끌고 싶지 않아. 만약 그 여자를 내쫓지 않고 제왕부에 두면 분명 사달이 날 것이야.”“혹시 주명취를 볼때마다 마음이 약해져서 그런 건 아니고요?” 원용의는 제왕을 보며 눈을 가늘게 떴다.“그래. 아니라고는 말 못 하지.”원용의는 고개를 끄덕이며 “그럼 제가 초왕비에게 이 얘기를 전하고 초왕을 모시고 오겠습니다.”라고 말했다.“아니. 초왕비가 아닌 다섯째 형님에게 직접 말씀을 드리거라.”“직접이요……?” 제왕의 말을 듣고 원용의는 침을 꼴깍 삼켰다. “넌 다섯째 형님이 그렇게 무서우냐?” “누가 무섭다고 그럽니까? 이런 일은 여자들끼리 얘기하는 게 편합니다.”말을 마치고 원용의가 밖으로 나갔다. *원경릉은 마음을 졸이며 초왕부에서 원용의를 기다리고 있었다. 제왕의 반응은 어느 정도 예상이 가지만, 주명취가 벌인 일은 예측이 안되기에 또 다른 반전이 있을까 두려워 머리가 혼란스러웠다. 우문호는 자신이 가장 아끼는 동생이 한순간에 원수가 될까 두려웠다. 그도 애써 태연한 척하고 있었지만 실은 마음속이 초조했다. 때마침 원용의가 초왕부로 왔고 제왕의 뜻을 초왕부에 전했다. 원경릉은 그녀의 입에서 나온 말이 믿기지 않는다는 듯 세 번이나 되물었다.“부황께서 이번에 정말 현명하십니다. 형제들이 입궁해 환난을 함께 하지 않았더라면 제왕의 마음이 지금 같지 않았을 거야.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1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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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619화

원용의는 주명취가 무슨 일을 또 저지를지 걱정이 됐다.‘불안해…… 그 여자 속은 정말 알 수가 없어……’원용의의 눈빛이 갑자기 싸늘해지며 무의식적으로 두 주먹이 꽉 쥐어졌다. 그녀의 마음속에는 주명취를 죽이고 싶은 충동이 일었다. *다음 날, 그녀는 초왕부에 가서 사식이를 불렀다. “왕비의 곁에 찰싹 붙어서 엄호하거라. 절대 방심하면 안 돼.”“왜요? 주명취가 초왕비를 죽이려고 합니까? 염치없어. 퉤퉤!”“주명취가 죽어야 끝나는 싸움이 될 것 같아. 그렇지 않으면 큰 재앙이 올 것 같다…… 아무튼 내 말 명심하고 꼭 왕비 옆에서 왕비를 잘 지켜야 해.”“왕비님께 귀띔이라도 해 드려야 하는 거 아닙니까?”원용의는 잠시 고민하더니 고개를 저었다. “왕비 말고 왕야께 말씀드리거라. 이 얘기를 듣고 왕비께서 놀라실까 두렵구나.”“그렇죠. 왕비께서는 절대 안정이 필요하시니까요. 왕비께서도 요즘 기분이 오락가락하십니다.”그 말을 듣고 원용의는 마음이 아팠다. “최근 제왕부의 일 때문에 초왕부에 불똥이 튀어서 그래.”“이 일이 빨리 마무리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지겨워 죽겠어요!” 사식이가 자신의 머리를 쥐어뜯었다.사식이는 예전부터 주씨 집안사람들을 좋아하지 않았다.희상궁을 살뜰하게 보살피던 주수보를 보고 주씨 집안사람에 대한 인상이 바뀌려고 하던 찰나 주명취 때문에 또 주씨 집안이 싫어졌다.원용의는 제왕부로 돌아갈 채비를 하며 사식이를 한 번 보았다.“왕비에게서 눈을 떼면 안 돼. 난 이만 갈게.”말을 마친 원용의는 빠른 걸음으로 사라졌다.사식이는 원용의가 우문호를 찾아가는 줄 알고 안심했다. 원용의가 그녀에게 초왕비에게서 눈을 떼지 말라고 말했지만, 사식이는 크게 걱정하지 않았다. 요즘 초왕비가 문밖을 나서는 일도 없었고, 외출을 한다고 해도 귀영위가 그녀를 엄호하고 있어서 왕비에게 접근하기 쉽지 않기 때문이다.주수보의 뜻은 주명양이 기왕부로 시집을 간 후, 제왕비를 이혼시키겠다는 것이다. 만약 주씨 집안의 큰 딸인 주명취가 쫓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1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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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620화

원경릉은 주명취의 옆을 지나가며 그녀의 표정을 한 번 보았다. 주명취는 천사 같은 얼굴로 원경릉을 보았지만, 어딘가 모르게 그 얼굴이 섬뜩하고 차가웠다. 우문호는 주명취를 거들떠보지도 않고 원경릉의 손을 이끌어 손왕을 보러 갔다. 손왕은 푸른 비단옷을 두르고 있었으며 허리에는 금으로 된 허리띠가 둥근 배를 졸라매는 듯해보였다. 정좌로 앉아 손왕비의 말을 경청하는 손왕의 눈이 반짝였다.손왕비에게는 카리스마가 느껴졌고 반면에 손왕에게는 가련하고 무고한 뚱보의 느낌이 풍겼다.손왕은 우문호와 원경릉이 들어오는 것을 보고 눈을 반짝이며 그들을 가리켰다.“이제 그만 말해! 손님이 들어오잖아!”손왕비는 몸을 돌려 초왕 내외가 들어오는 것을 보고는 급히 걸어와 원경릉의 손을 당겼다.“왜 이제야 오십니까! 일찍 올 줄 알았는데!”손왕비는 원경릉을 한쪽으로 끌고가서는 낮은 목소리로 “제왕비는 왜 저러는 겁니까?”라고 물었다.“그걸 왜 저한테 물으십니까? 저도 저 여자가 왜 여기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원경릉이 웃으며 답했다.“난 제왕비가 올 줄도 모르고 공주부에 제왕부는 원후궁만 올 거라고 말해놨는데…… 그래서 제왕부 자리는 하나밖에 없단 말입니다!”“사람을 시켜서 자리를 하나 더 배치하라고 하시면 되잖아요?”원경릉이 물었다. “지금 원후궁도 왔단 말입니다! 그 둘을 나란히 앉힙니까?”원경릉은 원용의와 주명취가 나란히 앉을 것을 생각하니 소름이 끼쳤다. “됐습니다. 둘째 아주버님 생신이신데, 그 둘이 싸우기라고 하겠습니까?” 원경릉이 손왕비를 다독였다.손왕비는 눈을 부라리며 “손왕 생일이라고 제가 신경을 많이 썼습니다. 이 잔치를 망치는 사람은 제가 가만두지 않을 겁니다.”라고 말했다.“설마…… 자기 잔치도 아닌데 소란을 피울 사람이 있겠습니까? 일단 저는 손왕께 축하의 말씀을 드리고 다시 오겠습니다.” 원경릉이 다시 손왕이 있는 곳으로 향했다.“같이 갑시다. 좋은 생각만 하자고요. 초왕비 말대로 별일 있겠습니까? 잊어버립시다.”원경릉은 손왕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1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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