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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의 왕비의 모든 챕터: 챕터 601 - 챕터 610

3039 챕터

제 601화

억울한 주명취와 태후의 등장주명취가 여전히 울고 있는 것을 보고 황후가 화가 나서: “질질질, 그저 질질 짤 줄만 알아, 감히 남편을 죽이려 들 땐 언제 고 울긴 왜 울어?”“그만해!” 증조 마님이 일갈했다.황후가 차갑게: “할머니, 제가 하는 말은 사실이라, 황제 폐하도 이 일에 관여하지 않으십니다. 그러니 할머니도 참견하지 마세요.”증조마님을 이런 말투로 대한 사람이 어디 있기나 했나? 바로 일어나 화를 내며: “좋다, 이 일은 어미로서 상관하지 말라고하니, 네 아비에게 신경 쓰라고 해야겠구나. 명취야, 가자.”주명취는 계속 울고 있었지만 머릿속은 그 어느때보다 맑았다.이번에 입궁해서 뭔가 논리가 안 생기면 나간 뒤에 만회할 수 없는 게 확실하다.그래서 할머니의 말을 듣고 주명취는 꿇어앉아 울며: “증조 할머니, 고모, 이 일은 분명 제가 잘못했습니다. 어찌되었든, 저도 다시는 남편을 해치지 않을 거예요.”주명취는 무릎걸음으로 앞으로 나와 황후의 치맛자락을 붙들고 눈물을 흩날리며: “고모, 조카는 정말 부부의 정을 끊을 길이 없습니다. 고모께서 말려주세요. 이 일이 그냥 이렇게 지나가면 안되나요? 앞으로 다시는 이렇게 충동적으로 행동하지 않을 거예요, 제왕 전하가 원후궁을 총애하면 총애 하시라고 하죠, 조카가 다시는 성깔부리지 않겠습니다.”질투해서 다퉜다는 죄목이 그나마 다른 것보다 낫다.밖에서 날카로운 목소리가 들려왔다, “태후마마 납시오!”황후는 화들짝 놀라 서둘러 일어나며, “이 일이 어떻게 태후마마께 알려졌지?”증조마님과 주명취도 서로 마주보며 얼굴색이 굳어졌다.세 사람은 나가서 맞이하는데, 증조마님은 그동안 줄곧 안하무인 격으로 소씨 집안 사람을 무시해왔지만, 감히 현 태후가 뭐 대단하냐는 식으로 대하진 못했다.태후는 검은색 봉황 옷을 입어 위엄이 가득해 보이고, 세 사람이 무릎을 꿇고 예를 취하는 것을 보더니 안으로 들어와서야 비로소: “예는 그만 되었네, 들어들 오시게.”세 사람이 황후전 안으로 들어가자 태후가 자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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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602화

황후 앞에서 주명취의 진실이 밝혀지고황후는 그제서야 한시름 놓이는 것이 일곱째가 첩을 총애하고 본처를 멸시한다는 말이 걸렸는데, 만약 그 말이 사실이면 어전에서 벌을 논하게 되므로 앞날은 날아가버리는 것이다. 그래서 황후도 이 일이 사실이든 아니든 상관 없이 서둘러: “만약 아직 합방을 하지 않았으면 어찌 첩을 총애하고 본처를 멸시한다고 할 수 있겠느냐? 이 말이 새나가면 세상의 웃음거리가 될 것이야.”증조마님도 멍청한 게 아니므로 주명취의 얼굴색을 보고 태후가 말한 것이 사실임을 알았다.하지만 증조마님이 멍청하지 않은 줄 알지만 사실 멍청했다. 만약 후궁 때문이 아니라면 제왕은 왜 이혼하려고 했을까?설마 원후궁이 말한 것이 사실인 걸까? 주명취와 초왕 사이에 정말 결백하지 못한 일이 있는 건가?증조마님의 얼굴이 어두워지며 태후가 자리에 있어 말하기 어려우므로 일단 입을 닫고 참아야 했다.태후는 오히려 증조마님의 체면을 생각하지 않고 아무렇지도 않게: “노부인, 이 몸이 하나만 묻겠네. 아내 된 자가 작은 일로 자살을 하려하고 남편에게 중상을 입혔는데 뉘우치기는 커녕 사악하게도 먼저 일러바치는 사람이, 만약 노부인의 집에 있으면 어떻게 처분해야 합니까?”증조마님은 얼굴을 들 수가 없고 아무런 반박도 할 수 없는 것이, 제왕 부부가 금슬이 얼마나 좋았고 후궁이 시집간지가 고작 얼마나 됐는가? 그리고 아직 합방도 하지 않았으니 아무리 첩을 총애하고 본처를 멸시했다고 억지를 부리려 해도 말이 안된다.증조마님은 그저 열 받아서: “태후마마, 제가 멍청해서 분명하게 묻지 못하고 입궁해 태후마마와 황후께 심려를 끼쳐 드렸습니다. 하지만 어린 부부가 다투는 것은 흔한 일이요 어찌 되었든 가볍게 폐비를 거론해서는 아니될 것으로 사료됩니다.”“이혼이네.” 태후가 즉시 바로 잡으며 냉정한 표정으로, “황실의 체면은 중요하네, 하지만 황실의 혈통을 잃는 것도 용서할 수 없어. 제왕은 황제의 적자로 만약 부부가 작은 일로 다툼이 일어 칼이나 무기를 든다면 강철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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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603화

입궁하는 제왕과 초왕주명취는 어디로 가야하나?뒤로는 스산한 바람이 휩쓸고 지나가는데 주명취는 덜덜 떨렸다. 꿈이 깨졌으니 살아서 무슨 의미가 있을까?하지만 이렇게 죽는 걸 주명취가 어떻게 받아들일 수 있을까?황후는 화가 나서 머리가 지끈지끈 아파와 주명취가 간 뒤로 엄청나게 성화를 부리고 나서야 아들의 상처가 아직 낫지 않았음을 떠올리고 황급히 사람을 보냈다. 그리고 그때 바로 옆 건물에 우문호와 제왕이 어명을 받들어 입궁했다.궁 문에 도착하자 마침 제왕의 마차도 도착해 있었다.제왕이 안에 누워 있는데 우문호가 그것을 보고 크게 놀란 나머지, 제왕이 자객에게 당한 줄 알고 서둘러 이유를 물었다.주명취에게 찔린 것이란 말을 듣고 우문호는 한참동안 넋이 나갔다가 엄지 손가락을 치켜세우며, “원 선생이 조어의에게 가보라고 하더니 딱 이었구나.”제왕이 힘든 표정을 짓자 우문호는 자신이 실언했음을 알고: “이미 날이 어두워졌고 너도 걸을 수 없으니 가마를 들고 오라고 하자.”궁 문에서 기다리던 목여태감이 하는 수 없다는 듯: “폐하께서 제왕 전하께 가마를 윤허하지 않는다는 어명을 내리셨습니다.”제왕이 거의 울 것 같은 상태로, “아바마마께서 분명 화가 나셨겠지,”“그렇습니다, 주씨 집안에서 증조마님과 제왕비가 먼저 입궁하셔서 고소하시길 제왕 전하께서 첩을 총애하고 본처를 멸시하여 제왕비가 울컥한 나머지 전하를 해쳤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전하 이 기회에 어떻게 변명하시지 잘 생각해 보시지요.” 목여태감이 일깨워주었다.제왕의 긴 속눈썹 아래에 빛이 점점 사그라지며, “왕비가 그리 얘기했느냐?”“예.” 목여태감이 말했다.제왕이 우문호를 보고 뜻밖에도 웃음을 짓는데 한 줄기 씁쓸한 눈빛이 스치며, “다섯째 형, 내가 눈이 삐었나? 당초에 어떻게 그녀를 좋아할 수가 있지?”우문호가 제왕을 부축하며, “가자, 설령 가마를 타지 못해도 내가 널 부축해서 들어갈 거야.”이미 어두워져 궁에 들어갈 수 있는 사람은 그들 두 사람과 목여태감 뿐으로 목여태감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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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604화

황제 앞에 불려간 초왕과 제왕우문호가 다독이며: “훌쩍거리지 마, 아바마마 앞에 가서도 네가 계속 훌쩍거리면 널 겁쟁이라고 하실 거야.”제왕은 아파서 말이 나오지 않고 끙끙거리며 질질 끌려 가는데 결국 참을 수 없는지, “형, 나 업어줘.”“너 상처가 앞쪽에 나 있는데, 내가 업으며 더 아픈 거 아냐?” 우문호는 제왕의 이런 모습을 보고 근심에 쌓이는데 어찌 이렇게도 아픈 걸 못 참나?원선생이 그때 전신에 상처를 안고 입궁했으나 전부 참고 버텼는데 일곱째는 여자만도 못하다.“차라리 배가 당겨서 아픈 게, 이렇게 찢어지는 통증보다 나을 거 같아.” 제왕이 멈춰 서서 힘없이 손을 늘어뜨리고 새하얀 얼굴에 입술엔 혈색이 하나도 없다.우문호는 제왕을 업긴 업는데 제왕이 또 ‘아야야’ 비명을 지른다.우문호가: “갈 수 있겠어?”제왕이 힘겹게 고개를 돌려 목여태감에게 울상을 지으며, “아니면 둘이 날 들고 가.”목여태감이 어명을 전하기 위해 출궁한 궁인에게 사전에 물어봤을 땐, 조어의가 상처는 그렇게 엄중한 상태는 아니고, 가슴에 상처는 그래도 괜찮은데 복부의 상처는 약간 깊다고 했다.그래서 제왕이 이런 모습을 보고 목여태감은 자연히 걱정이 되어: “어의가 제대로 검사하지 못한 게 아닐까요? 상처가 내장까지 미친 건 아닌지?”제왕이 숨을 들이쉬고, “내장까지 미치게 다치진 않았어.”목여태감은 제왕의 이런 모습을 보니 이대로 들어가긴 힘들겠다 싶어: “그럼 좋습니다. 들고 가지요.”가마도 없고, 들것도 없이 들고 간다는 건 한사람이 어깨를 들고, 한 사람이 두다리를 드는 것으로 머리는 아래로 늘어뜨린 채 입에 등롱의 손잡이를 물어야 한다.하지만 이게 스스로 걷는 거 보다는 낫다.제왕은 칠흑같이 어두운 하늘과 등불의 빛을 번갈아 봤다. 궁중의 밤을 밝히기엔 부족하다.제왕은 이 모든 것이 마치 다른 세상같이 느껴졌다.그냥 걸어왔을 뿐인데, 왜 이렇게 되 버린 걸까.여전히 마음이 괴롭다.더욱이 마지막에 상처를 입은 건 자신이고 그녀가 먼저 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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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605화

황제 앞에선 우문호와 제왕우문호는 이미 숨이 턱까지 찼다.그리고 제왕도 태어나서 가장 견디기 어려운 순간이 바로 지금이다. 주명취에게 마음에 상처를 입은 건 별거 아니니 오직 이 순간이 빨리 지나길 바랄 뿐이었다.마침내 명원제가 돌계단으로 돌아와 담담하게: “들어가자!”우문호는 앞으로 푹 쓰러지며 두 손이 아래로 내려는 게 제왕이 넘어지는 것도 개의치 않았다. 하지만 우문호의 두 손은 완전이 감각이 없었고 제왕은 얼결에 미끄러져 내려 여전히 우문호의 몸을 누르고 있지만 한결 편한 상태라고 할 수 있다.잠시 숨을 돌리고 두 형제는 서로 부축하며 고개를 숙이고 들어갔다.안으로 들어가자 명원제는 이미 용상에 앉아 있고, 탁자를 치며 노성을 지르니: “꿇어라!”‘털썩’ 두 사람은 무릎을 꿇었다.명원제가 살벌한 눈빛으로 먼저 우문호에게 화를 내며, “바깥에서 너와 제왕비가 정을 통한다고 소문이 났는데 도대체 어찌 된 일이냐?”우문호가 황제의 질문 내용과 목여태감을 바깥에서 기다리라고 물리신 것을 보아 오늘밤은 부자간의 대화지 군신 사이의 대화가 아니라는 것을 직감했다.우문호가 억울해서: “소자 그런 적 없습니다.”제왕도 우문호를 변호하며, “아바마마, 다섯째 형은 정말 그런 적이 없습니다.”“네가 아직도 할 말이 있느냐?” 명원제가 대노하며, “이 말은 네 처가 한 것으로, 네 죄상을 고발하는 것이니라.”제왕은 이미 털끝만큼도 놀라거나 상처받지 않고 변호하길: “아바마마, 소신은 이런 말을 한 적이 없습니다.”명원제는 두 사람을 보고 내심 안심했다.곧바로 다시 냉엄하게: “이제 와서 그런 적이 없었다? 그렇다면 오늘 그렇게 다섯째형의 죄를 난폭하게 지적해 댔느냐?”“소신은 정말로 그런 적이 없습니다.” 제왕은 어리둥절해 하며 말했다.명원제는 아예 제왕의 말을 듣지 않고, 냉랭하게 우문호를 훑어보더니, “이런 소문이 도는 것은 주변 사람이 믿지 않는다는 뜻이니 아니 땐 굴뚝에 연기가 나겠느냐, 네가 만약 매사에 단정하게 행동했으면 주변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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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606화

새로운 임무우문호는 놀라서 입을 다물지 못하고, “폐하……”정말 이상한 일 투성이다, 아바마마는 뜻밖에 이혼에 동의하신 건가? 그리고 그 말투 짜증나네.“그대로 하면 될 일이야.” 명원제가 퉁명스럽게 말했다.주명취가 시집을 오고 소란이 끊이지 않았다. 작은 일은 주재상의 얼굴을 봐서 못 본 척 했지만 그렇게 눈감아 준 대가는 무법천지에 황실의 체면을 중요시 여기지 않은데다 주명취는 개인적으로 친왕들 사이의 불화를 부추겼기에 도저히 용납할 수가 없다.처음에 주명취의 명성은 결코 이렇지 않았으며 바깥에서 다들 주명취는 온유하고 현숙한 여인으로 주씨 집안의 자랑이었다.“아바마마.” 우문호가 정신을 차리고 서둘러: “아바마마의 뜻은 일곱째의 청을 받아들이시는 것입니까?”“받아들이지 않을 수 있나? 흉기까지 본 마당에.” 명원제는 아비로서 참고 견디는 모습을 보여주며, “이혼 후 각자 혼인하면 두 집 모두에게 잘된 일이지.”우문호는 심지어 존경스럽기까지 하다. 아바마마의 이 말은 진짜 위선적인데, 전혀 위선인 줄 알아볼 수 없도록, 오히려 각별히 마음을 쓰는 것처럼 보이기까지 하다.“이 일은 7일 내에 합당하게 처리하고, 처리하지 못할 시에는 돌아와서 벌을 받도록, 가봐.” 명원제가 차갑게 말했다.우문호는 명을 받들고 제왕을 찾아 형제가 서로 부축해주며 궁을 나왔다.명원제는 아직 장계를 읽고 지시를 내려야 했다, 황제란 다른 사람보다 의자가 좀 큰 거 빼고는 나은 게 뭐가 있지?황제는 다 짧게 살았다.목여태감이 옆에서 먹을 갈며 기쁘게: “폐하께서 제왕과 초왕 사이에 의가 상하지 않은 것을 보셨으니 안심되시겠습니다.”명원제는 낮은 목소리로: “다섯째는 생각이 많고, 일곱째는 사고가 단순하니 다행히 이렇지만 만약 다른 사람이었으면 진작에 싸움이 났을 것이고 싸우지 않으면 앞으로 서로 암투를 벌이겠지, 역대로 여자때문에 형제가 서로 반목하고 원수가 된 일이 어디 한 둘인가, 그래서 이 이혼 건은 단단히 틀어쥐고 다시는 주명취가 풍파를 부추기게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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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607화

주명취에 대한 진심을 말하는 제왕우문호는 반쯤 엎드려 있고 제왕은 반쯤 누워있어 두 사람은 어딘가 모지리들처럼 얘기하고 있다.“다섯째 형, 아바마마께서 내가 왕비 쫓아내는 걸 형 더러 도우하고 했어?” 제왕은 약간 믿을 수 없는게, 당시에 아바마마께 말했을 때 아바마마는 나가라고 화를 내셨단 말이지.“그래, 주재상의 체면을 상하지 않게 하라고 말씀 하셨어.” 우문호 입장이 상당히 난처한 게, 헤어지기로 합의를 했든, 일방적으로 소박을 맞았던 주씨 가문 입장에선 남편에게 버림받은 아내를 내놓는 건 마찬가진데 어떻게 체면을 상하지 않을 수 있겠어?“아바마마는 왜 형한테 시켰어? 본인이 생각하신 방법대로 하시면 되잖아? 우리보다 머리도 잘 쓰시던데.”우문호는 조심스레 뒤쪽을 치켜들어 최대한 통증을 줄여보는 가운데 끙끙거리며, “아바마마께서 주재상의 체면을 구기지 않는 방법을 생각해 내셨다면 오늘밤 네 형이 매를 맞을 필요도 없었지, 아바마마께선 어찌해봐도 안되시거든, 성지를 내리는 건 더더군다나 안되는 게 그러면 주재상이 얼굴 들고 다닐 수 있겠어?”“그럼 형은 뭔가 방법이 생각났어?” 제왕이 물었다.“너 정말 잘 생각해 본 거 맞아?” 우문호가 머리를 그쪽으로 향하며 물었다.제왕이 고개를 옆으로 돌려 그윽하게 우문호를 바라보고, “다른 선택지가 없잖아?”“네 생각은 어떤데? 진심으로 합의 이혼하고 싶은 거야?” 우문호가 뜨끔한 것이 그러고보니 지금까지 제왕의 속얘기를 물은 적이 없다.제왕은 흔들리는 마차 가리개 꼭지 쪽을 바라보며 잠시 생각하더니 속얘기를 꺼내 놓기로 결심했다. 아무튼 오늘밤 형제 사이에 다시는 비밀이 있어서는 안된다.“사실 주명취는 날 사랑한 적이 없어, 형을 사랑해. 하지만 그 사랑이 야심에 졌지. 내가 지금까지 돌아가지 않은 건 그녀를 보면 무서워서 그래. 이 일 전에 그녀랑 딱 한 번 싸웠는데 그 한 번에 내 마음이 완전히 얼어버렸어, 형 내가 무슨 말 들었는지 맞춰 볼래?”“뭔데?” 우문호가 물었다.제왕이 차갑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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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608화

궁에서 돌아오는 제왕과 초왕이 물음에 우문호는 약간 당황스러웠다.왜냐면 자기 스스로도 생각해본 적이 없기 때문이다.자연히 생각할 필요조차 없었던 게 원 선생이 아이를 가진 이래 우문호의 마음이 그녀로 가득 차 있어 다른 일이 들어올 여지가 없었다. 지금 제왕이 물어서 우문호는 잠시 당황했다가 어떤 일은 이유 같은 거 없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내려 놓은 건 그냥 내려 놓은 거다.“형.” 우문호가 망설이며 말이 없자 제왕이 조금씩 몸을 버티다가 화들짝 놀라며 우문호에게, “아직 그녀를 좋아하는 거 아니겠지?”우문호는 제왕에게 눈을 흘기며, “말도 안돼는 소리 하지 마. 네 형수 속 좁은 거 몰라?”“그럼 형은 아직 좋아하는 거야 아니야?” 제왕이 물었다.우문호가 고개를 저으며, “안 좋아해.”“어떻게 한 거야? 이렇게 빨리 그녀를 잊을 수 있다니.”우문호는 다시 생각해보는데, 어떻게 했더라? 우문호는 아무것도 한 게 없다.잠시 후 제왕은 고개를 들고 얼굴이 환해 지더니, “왜냐면 형한테는 형수가 있잖아.”“그러고 보니까, 다른 사람이 있으면 잊을 수 있다? 이거 일종의 대체 요법 이구만, 다른 여자를 찾아야 한다, 그렇지?” 제왕이 뭔가 생각이 있는듯 말했다.우문호는 속으로 전전긍긍한 것이, 생각해 본 적도 없는 일이다.하지만 겉으론 적극적으로: “ 맞아, 얼굴 동그란 기지배 있는 데를 좀 자주 가봐, 빨리 내려놓을 수 있을 거야.”원용의 얘기를 하니 제왕이 탄식하며: “이번에 원비가 조어의를 데리고 제왕부로 돌아와서 얼마나 다행이었는지, 그렇지 않았으면 이 목숨도 보존하지 못했을 거야.”“형수가 보낸 거야.” 우문호가 원경릉의 공로를 챙기는 게, 일곱째는 줄곧 원 선생에게 약간 편견을 가지고 있어 이 문제에 대해서는 한 걸음도 양보하지 않고 반드시 생각을 바꿔주고야 말겠다는 일념이다.제왕은 전혀 듣지 않고 혼잣말처럼, “사실 동그란 얼굴이 사람은 괜찮지, 사려 깊게도 나에게 왕비를 소개해 주겠다 더라고.”우문호가 갑자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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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609화

맞고온 우문호의 말남의 부부가 헤어지던 말던, 다섯째가 무슨 상관인데? 굳이 밤늦게 궁으로 불러들여서 곤장을 때리다니 사람을 너무 함부로 여긴다.서일이 우문호를 침대까지 부축해서 우문호가 엎드리자 서일이 한손으로 옷을 벗기는 김에 우문호의 바지를 내리자 사식이와 녹주가 얼른 눈을 가리더니 뒤를 돌아 냅다 달아났다.우문호는 뒤쪽 하반신이 썰렁해서 돌아보더니 이를 갈며 소리치길: “서일, 당장 꺼져!”서일이 당황해서, “상처치료는 안하세요?”원경릉은 울지도 웃지도 못하고 손을 내저으며, “서일 넌 가서, 물 끓여서 가져와.”서일이 ‘에’하고 당장이라도 잡아먹을 듯한 왕야 얼굴을 멀뚱멀뚱 바라보며, 정말이지 갈수록 왕야 모시기가 힘들다고 생각했다.서일이 나가고 우문호가 성질을 부리며: “서일은 다시는 내 곁에 못 있을 줄 알아.”원경릉은 우문호의 시뻘건 허벅지와 엉덩이를 보고 비록 지난번처럼 피와 살이 엉겨 붙어 있지는 않지만 피멍이 크게 들어 있고 피하출혈이 비교적 심각해서 피부가 얇은 부분은 벌어져 피가 베어 나온다.원경릉은 약 상자를 열고 소독약을 출혈 부위에 바르며 역시 눈물을 참지 못하고, “왕야는 스무 대나 맞았는데 제왕은 몇 대 맞았어?”“일곱째는 안 맞았어.” 우문호가 침대에 엎드려 차가운 소독약 기운에 편안하다.“무슨 근거로?” 원경릉이 화가 치밀어서, “그 사람들이 헤어지는데 왜 왕야만 맞는 건데?”“몰라서 그래,” 우문호가 고개를 돌려 원경릉에게, “일곱째가 다쳤어, 주명취가 비녀로 일곱째 가슴이랑 배를 찔러서 피를 많이 흘렸어.”원경릉이 놀라서 완전 굳어버린 채, “정말?”“그렇다니까? 오늘밤 나랑 일곱째랑 같이 입궁했는데 아바마마께서 일곱째가 가마를 타지 못하게 하셔서 걸어 들어가야 하는데 일곱째가 사실 못 걸으니까 내가 들고 갈 수밖에 없었지 뭐야, 봐 내 손목이……”우문호가 말하면서 소매를 걷고 어혈이 든 손목을 드러내자 손목에 온통 어혈이 맺혀 퍼렇게 멍이 들어 있다.이 모습에 원경릉은 더욱 마음이 아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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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610화

주명취와 이혼에 대한 서일이 내놓은 해법탕양과 원경릉이 진지하게 우문호를 보는데 둘 다 어안이 벙벙하다.원경릉이 급하게: “스무 대를 맡겨 놨다는 게 무슨 소리야? 아바마마께서 왕야한테 무슨 어려운 문제를 내셨는데?”우문호가: “아바마마께서 일곱째가 정정당당하게 주명취와 헤어지게 하되 주재상의 체면은 상하지 않게 하는 방법을 최대한 빨리 생각해 내라고 하셨어.”탕양이 고개를 흔들며, “아마도 주재상의 체면을 상하지 않을 수는 없지 않을까요, 버림받은 아내를 배출한 것은 어찌해도 체면을 구기는 것인데 헤어지는 거든 쫓겨나는 거든 누가 신경 쓰겠습니까?”우문호가 턱으로 머리를 지탱하고 짙은 눈썹을 찌푸리며, “내가 어찌 모르겠는가? 하지만 아바마마의 어명이 그러하셨네.”원경릉이 근심에 쌓여, “이번 이혼은 원래 체면을 따질 일이 아니라 둘이 못 살겠다는 거잖아. 보통 못살겠는 데는 원한이 있기 마련이고 원한이 있는 상황에 체면을 따질 겨를이 어디 있어, 정말 어렵네.”탕양도: “이번은 정말 불시의 재난입니다. 제왕 부부가 이혼하는데 어쩌다 초왕부 사람이 불행을 당합니까.”원경릉도 불공평하다고 생각하지만 방법이 있나? 이 세계는 원래 절대적인 공평이란 게 없다.세사람이 말없이 머리를 짜내서 생각을 거듭했다.약주를 바르자 어혈이 좀 사라지며 우문호도 꽤 편해져서 일어나 몇 걸음 걷더니, “많이 나아졌어.”원경릉이 우문호를 부축하며 걱정스럽게: “이번엔 심하게 안 맞았지만 이번에 시킨 일을 제대로 못했을 때 스무 대는 만만치 않을 거야.”우문호가 위로하듯: “너무 걱정하지 마, 이 일은 적어도 며칠은 끌 수 있어.”“며칠 끌면 방법이 있어?” 원경릉이 얼른 물었다.우문호가 원경릉에게: “방법은 없지, 하지만 며칠 뒤에 내 상처는 괜찮아질 테니까 다시 스무 대를 더 맞아도 버틸 수 있어.”원경릉은 순간 울어야 할지 웃어야 할지.세 사람은 한없이 서글퍼졌다.문 앞에 머리 하나가 안을 살피는데 서일이 안절부절 못하는 얼굴로 조그맣게: “재상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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