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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602화

Author: 유애
황후 앞에서 주명취의 진실이 밝혀지고

황후는 그제서야 한시름 놓이는 것이 일곱째가 첩을 총애하고 본처를 멸시한다는 말이 걸렸는데, 만약 그 말이 사실이면 어전에서 벌을 논하게 되므로 앞날은 날아가버리는 것이다.

그래서 황후도 이 일이 사실이든 아니든 상관 없이 서둘러: “만약 아직 합방을 하지 않았으면 어찌 첩을 총애하고 본처를 멸시한다고 할 수 있겠느냐? 이 말이 새나가면 세상의 웃음거리가 될 것이야.”

증조마님도 멍청한 게 아니므로 주명취의 얼굴색을 보고 태후가 말한 것이 사실임을 알았다.

하지만 증조마님이 멍청하지 않은 줄 알지만 사실 멍청했다. 만약 후궁 때문이 아니라면 제왕은 왜 이혼하려고 했을까?

설마 원후궁이 말한 것이 사실인 걸까? 주명취와 초왕 사이에 정말 결백하지 못한 일이 있는 건가?

증조마님의 얼굴이 어두워지며 태후가 자리에 있어 말하기 어려우므로 일단 입을 닫고 참아야 했다.

태후는 오히려 증조마님의 체면을 생각하지 않고 아무렇지도 않게: “노부인, 이 몸이 하나만 묻겠네. 아내 된 자가 작은 일로 자살을 하려하고 남편에게 중상을 입혔는데 뉘우치기는 커녕 사악하게도 먼저 일러바치는 사람이, 만약 노부인의 집에 있으면 어떻게 처분해야 합니까?”

증조마님은 얼굴을 들 수가 없고 아무런 반박도 할 수 없는 것이, 제왕 부부가 금슬이 얼마나 좋았고 후궁이 시집간지가 고작 얼마나 됐는가? 그리고 아직 합방도 하지 않았으니 아무리 첩을 총애하고 본처를 멸시했다고 억지를 부리려 해도 말이 안된다.

증조마님은 그저 열 받아서: “태후마마, 제가 멍청해서 분명하게 묻지 못하고 입궁해 태후마마와 황후께 심려를 끼쳐 드렸습니다. 하지만 어린 부부가 다투는 것은 흔한 일이요 어찌 되었든 가볍게 폐비를 거론해서는 아니될 것으로 사료됩니다.”

“이혼이네.” 태후가 즉시 바로 잡으며 냉정한 표정으로, “황실의 체면은 중요하네, 하지만 황실의 혈통을 잃는 것도 용서할 수 없어. 제왕은 황제의 적자로 만약 부부가 작은 일로 다툼이 일어 칼이나 무기를 든다면 강철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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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augnay na kabanata

  • 명의 왕비   제 603화

    입궁하는 제왕과 초왕주명취는 어디로 가야하나?뒤로는 스산한 바람이 휩쓸고 지나가는데 주명취는 덜덜 떨렸다. 꿈이 깨졌으니 살아서 무슨 의미가 있을까?하지만 이렇게 죽는 걸 주명취가 어떻게 받아들일 수 있을까?황후는 화가 나서 머리가 지끈지끈 아파와 주명취가 간 뒤로 엄청나게 성화를 부리고 나서야 아들의 상처가 아직 낫지 않았음을 떠올리고 황급히 사람을 보냈다. 그리고 그때 바로 옆 건물에 우문호와 제왕이 어명을 받들어 입궁했다.궁 문에 도착하자 마침 제왕의 마차도 도착해 있었다.제왕이 안에 누워 있는데 우문호가 그것을 보고 크게 놀란 나머지, 제왕이 자객에게 당한 줄 알고 서둘러 이유를 물었다.주명취에게 찔린 것이란 말을 듣고 우문호는 한참동안 넋이 나갔다가 엄지 손가락을 치켜세우며, “원 선생이 조어의에게 가보라고 하더니 딱 이었구나.”제왕이 힘든 표정을 짓자 우문호는 자신이 실언했음을 알고: “이미 날이 어두워졌고 너도 걸을 수 없으니 가마를 들고 오라고 하자.”궁 문에서 기다리던 목여태감이 하는 수 없다는 듯: “폐하께서 제왕 전하께 가마를 윤허하지 않는다는 어명을 내리셨습니다.”제왕이 거의 울 것 같은 상태로, “아바마마께서 분명 화가 나셨겠지,”“그렇습니다, 주씨 집안에서 증조마님과 제왕비가 먼저 입궁하셔서 고소하시길 제왕 전하께서 첩을 총애하고 본처를 멸시하여 제왕비가 울컥한 나머지 전하를 해쳤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전하 이 기회에 어떻게 변명하시지 잘 생각해 보시지요.” 목여태감이 일깨워주었다.제왕의 긴 속눈썹 아래에 빛이 점점 사그라지며, “왕비가 그리 얘기했느냐?”“예.” 목여태감이 말했다.제왕이 우문호를 보고 뜻밖에도 웃음을 짓는데 한 줄기 씁쓸한 눈빛이 스치며, “다섯째 형, 내가 눈이 삐었나? 당초에 어떻게 그녀를 좋아할 수가 있지?”우문호가 제왕을 부축하며, “가자, 설령 가마를 타지 못해도 내가 널 부축해서 들어갈 거야.”이미 어두워져 궁에 들어갈 수 있는 사람은 그들 두 사람과 목여태감 뿐으로 목여태감이

  • 명의 왕비   제 604화

    황제 앞에 불려간 초왕과 제왕우문호가 다독이며: “훌쩍거리지 마, 아바마마 앞에 가서도 네가 계속 훌쩍거리면 널 겁쟁이라고 하실 거야.”제왕은 아파서 말이 나오지 않고 끙끙거리며 질질 끌려 가는데 결국 참을 수 없는지, “형, 나 업어줘.”“너 상처가 앞쪽에 나 있는데, 내가 업으며 더 아픈 거 아냐?” 우문호는 제왕의 이런 모습을 보고 근심에 쌓이는데 어찌 이렇게도 아픈 걸 못 참나?원선생이 그때 전신에 상처를 안고 입궁했으나 전부 참고 버텼는데 일곱째는 여자만도 못하다.“차라리 배가 당겨서 아픈 게, 이렇게 찢어지는 통증보다 나을 거 같아.” 제왕이 멈춰 서서 힘없이 손을 늘어뜨리고 새하얀 얼굴에 입술엔 혈색이 하나도 없다.우문호는 제왕을 업긴 업는데 제왕이 또 ‘아야야’ 비명을 지른다.우문호가: “갈 수 있겠어?”제왕이 힘겹게 고개를 돌려 목여태감에게 울상을 지으며, “아니면 둘이 날 들고 가.”목여태감이 어명을 전하기 위해 출궁한 궁인에게 사전에 물어봤을 땐, 조어의가 상처는 그렇게 엄중한 상태는 아니고, 가슴에 상처는 그래도 괜찮은데 복부의 상처는 약간 깊다고 했다.그래서 제왕이 이런 모습을 보고 목여태감은 자연히 걱정이 되어: “어의가 제대로 검사하지 못한 게 아닐까요? 상처가 내장까지 미친 건 아닌지?”제왕이 숨을 들이쉬고, “내장까지 미치게 다치진 않았어.”목여태감은 제왕의 이런 모습을 보니 이대로 들어가긴 힘들겠다 싶어: “그럼 좋습니다. 들고 가지요.”가마도 없고, 들것도 없이 들고 간다는 건 한사람이 어깨를 들고, 한 사람이 두다리를 드는 것으로 머리는 아래로 늘어뜨린 채 입에 등롱의 손잡이를 물어야 한다.하지만 이게 스스로 걷는 거 보다는 낫다.제왕은 칠흑같이 어두운 하늘과 등불의 빛을 번갈아 봤다. 궁중의 밤을 밝히기엔 부족하다.제왕은 이 모든 것이 마치 다른 세상같이 느껴졌다.그냥 걸어왔을 뿐인데, 왜 이렇게 되 버린 걸까.여전히 마음이 괴롭다.더욱이 마지막에 상처를 입은 건 자신이고 그녀가 먼저 입

  • 명의 왕비   제 605화

    황제 앞에선 우문호와 제왕우문호는 이미 숨이 턱까지 찼다.그리고 제왕도 태어나서 가장 견디기 어려운 순간이 바로 지금이다. 주명취에게 마음에 상처를 입은 건 별거 아니니 오직 이 순간이 빨리 지나길 바랄 뿐이었다.마침내 명원제가 돌계단으로 돌아와 담담하게: “들어가자!”우문호는 앞으로 푹 쓰러지며 두 손이 아래로 내려는 게 제왕이 넘어지는 것도 개의치 않았다. 하지만 우문호의 두 손은 완전이 감각이 없었고 제왕은 얼결에 미끄러져 내려 여전히 우문호의 몸을 누르고 있지만 한결 편한 상태라고 할 수 있다.잠시 숨을 돌리고 두 형제는 서로 부축하며 고개를 숙이고 들어갔다.안으로 들어가자 명원제는 이미 용상에 앉아 있고, 탁자를 치며 노성을 지르니: “꿇어라!”‘털썩’ 두 사람은 무릎을 꿇었다.명원제가 살벌한 눈빛으로 먼저 우문호에게 화를 내며, “바깥에서 너와 제왕비가 정을 통한다고 소문이 났는데 도대체 어찌 된 일이냐?”우문호가 황제의 질문 내용과 목여태감을 바깥에서 기다리라고 물리신 것을 보아 오늘밤은 부자간의 대화지 군신 사이의 대화가 아니라는 것을 직감했다.우문호가 억울해서: “소자 그런 적 없습니다.”제왕도 우문호를 변호하며, “아바마마, 다섯째 형은 정말 그런 적이 없습니다.”“네가 아직도 할 말이 있느냐?” 명원제가 대노하며, “이 말은 네 처가 한 것으로, 네 죄상을 고발하는 것이니라.”제왕은 이미 털끝만큼도 놀라거나 상처받지 않고 변호하길: “아바마마, 소신은 이런 말을 한 적이 없습니다.”명원제는 두 사람을 보고 내심 안심했다.곧바로 다시 냉엄하게: “이제 와서 그런 적이 없었다? 그렇다면 오늘 그렇게 다섯째형의 죄를 난폭하게 지적해 댔느냐?”“소신은 정말로 그런 적이 없습니다.” 제왕은 어리둥절해 하며 말했다.명원제는 아예 제왕의 말을 듣지 않고, 냉랭하게 우문호를 훑어보더니, “이런 소문이 도는 것은 주변 사람이 믿지 않는다는 뜻이니 아니 땐 굴뚝에 연기가 나겠느냐, 네가 만약 매사에 단정하게 행동했으면 주변에서

  • 명의 왕비   제 606화

    새로운 임무우문호는 놀라서 입을 다물지 못하고, “폐하……”정말 이상한 일 투성이다, 아바마마는 뜻밖에 이혼에 동의하신 건가? 그리고 그 말투 짜증나네.“그대로 하면 될 일이야.” 명원제가 퉁명스럽게 말했다.주명취가 시집을 오고 소란이 끊이지 않았다. 작은 일은 주재상의 얼굴을 봐서 못 본 척 했지만 그렇게 눈감아 준 대가는 무법천지에 황실의 체면을 중요시 여기지 않은데다 주명취는 개인적으로 친왕들 사이의 불화를 부추겼기에 도저히 용납할 수가 없다.처음에 주명취의 명성은 결코 이렇지 않았으며 바깥에서 다들 주명취는 온유하고 현숙한 여인으로 주씨 집안의 자랑이었다.“아바마마.” 우문호가 정신을 차리고 서둘러: “아바마마의 뜻은 일곱째의 청을 받아들이시는 것입니까?”“받아들이지 않을 수 있나? 흉기까지 본 마당에.” 명원제는 아비로서 참고 견디는 모습을 보여주며, “이혼 후 각자 혼인하면 두 집 모두에게 잘된 일이지.”우문호는 심지어 존경스럽기까지 하다. 아바마마의 이 말은 진짜 위선적인데, 전혀 위선인 줄 알아볼 수 없도록, 오히려 각별히 마음을 쓰는 것처럼 보이기까지 하다.“이 일은 7일 내에 합당하게 처리하고, 처리하지 못할 시에는 돌아와서 벌을 받도록, 가봐.” 명원제가 차갑게 말했다.우문호는 명을 받들고 제왕을 찾아 형제가 서로 부축해주며 궁을 나왔다.명원제는 아직 장계를 읽고 지시를 내려야 했다, 황제란 다른 사람보다 의자가 좀 큰 거 빼고는 나은 게 뭐가 있지?황제는 다 짧게 살았다.목여태감이 옆에서 먹을 갈며 기쁘게: “폐하께서 제왕과 초왕 사이에 의가 상하지 않은 것을 보셨으니 안심되시겠습니다.”명원제는 낮은 목소리로: “다섯째는 생각이 많고, 일곱째는 사고가 단순하니 다행히 이렇지만 만약 다른 사람이었으면 진작에 싸움이 났을 것이고 싸우지 않으면 앞으로 서로 암투를 벌이겠지, 역대로 여자때문에 형제가 서로 반목하고 원수가 된 일이 어디 한 둘인가, 그래서 이 이혼 건은 단단히 틀어쥐고 다시는 주명취가 풍파를 부추기게 해

  • 명의 왕비   제 607화

    주명취에 대한 진심을 말하는 제왕우문호는 반쯤 엎드려 있고 제왕은 반쯤 누워있어 두 사람은 어딘가 모지리들처럼 얘기하고 있다.“다섯째 형, 아바마마께서 내가 왕비 쫓아내는 걸 형 더러 도우하고 했어?” 제왕은 약간 믿을 수 없는게, 당시에 아바마마께 말했을 때 아바마마는 나가라고 화를 내셨단 말이지.“그래, 주재상의 체면을 상하지 않게 하라고 말씀 하셨어.” 우문호 입장이 상당히 난처한 게, 헤어지기로 합의를 했든, 일방적으로 소박을 맞았던 주씨 가문 입장에선 남편에게 버림받은 아내를 내놓는 건 마찬가진데 어떻게 체면을 상하지 않을 수 있겠어?“아바마마는 왜 형한테 시켰어? 본인이 생각하신 방법대로 하시면 되잖아? 우리보다 머리도 잘 쓰시던데.”우문호는 조심스레 뒤쪽을 치켜들어 최대한 통증을 줄여보는 가운데 끙끙거리며, “아바마마께서 주재상의 체면을 구기지 않는 방법을 생각해 내셨다면 오늘밤 네 형이 매를 맞을 필요도 없었지, 아바마마께선 어찌해봐도 안되시거든, 성지를 내리는 건 더더군다나 안되는 게 그러면 주재상이 얼굴 들고 다닐 수 있겠어?”“그럼 형은 뭔가 방법이 생각났어?” 제왕이 물었다.“너 정말 잘 생각해 본 거 맞아?” 우문호가 머리를 그쪽으로 향하며 물었다.제왕이 고개를 옆으로 돌려 그윽하게 우문호를 바라보고, “다른 선택지가 없잖아?”“네 생각은 어떤데? 진심으로 합의 이혼하고 싶은 거야?” 우문호가 뜨끔한 것이 그러고보니 지금까지 제왕의 속얘기를 물은 적이 없다.제왕은 흔들리는 마차 가리개 꼭지 쪽을 바라보며 잠시 생각하더니 속얘기를 꺼내 놓기로 결심했다. 아무튼 오늘밤 형제 사이에 다시는 비밀이 있어서는 안된다.“사실 주명취는 날 사랑한 적이 없어, 형을 사랑해. 하지만 그 사랑이 야심에 졌지. 내가 지금까지 돌아가지 않은 건 그녀를 보면 무서워서 그래. 이 일 전에 그녀랑 딱 한 번 싸웠는데 그 한 번에 내 마음이 완전히 얼어버렸어, 형 내가 무슨 말 들었는지 맞춰 볼래?”“뭔데?” 우문호가 물었다.제왕이 차갑게

  • 명의 왕비   제 608화

    궁에서 돌아오는 제왕과 초왕이 물음에 우문호는 약간 당황스러웠다.왜냐면 자기 스스로도 생각해본 적이 없기 때문이다.자연히 생각할 필요조차 없었던 게 원 선생이 아이를 가진 이래 우문호의 마음이 그녀로 가득 차 있어 다른 일이 들어올 여지가 없었다. 지금 제왕이 물어서 우문호는 잠시 당황했다가 어떤 일은 이유 같은 거 없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내려 놓은 건 그냥 내려 놓은 거다.“형.” 우문호가 망설이며 말이 없자 제왕이 조금씩 몸을 버티다가 화들짝 놀라며 우문호에게, “아직 그녀를 좋아하는 거 아니겠지?”우문호는 제왕에게 눈을 흘기며, “말도 안돼는 소리 하지 마. 네 형수 속 좁은 거 몰라?”“그럼 형은 아직 좋아하는 거야 아니야?” 제왕이 물었다.우문호가 고개를 저으며, “안 좋아해.”“어떻게 한 거야? 이렇게 빨리 그녀를 잊을 수 있다니.”우문호는 다시 생각해보는데, 어떻게 했더라? 우문호는 아무것도 한 게 없다.잠시 후 제왕은 고개를 들고 얼굴이 환해 지더니, “왜냐면 형한테는 형수가 있잖아.”“그러고 보니까, 다른 사람이 있으면 잊을 수 있다? 이거 일종의 대체 요법 이구만, 다른 여자를 찾아야 한다, 그렇지?” 제왕이 뭔가 생각이 있는듯 말했다.우문호는 속으로 전전긍긍한 것이, 생각해 본 적도 없는 일이다.하지만 겉으론 적극적으로: “ 맞아, 얼굴 동그란 기지배 있는 데를 좀 자주 가봐, 빨리 내려놓을 수 있을 거야.”원용의 얘기를 하니 제왕이 탄식하며: “이번에 원비가 조어의를 데리고 제왕부로 돌아와서 얼마나 다행이었는지, 그렇지 않았으면 이 목숨도 보존하지 못했을 거야.”“형수가 보낸 거야.” 우문호가 원경릉의 공로를 챙기는 게, 일곱째는 줄곧 원 선생에게 약간 편견을 가지고 있어 이 문제에 대해서는 한 걸음도 양보하지 않고 반드시 생각을 바꿔주고야 말겠다는 일념이다.제왕은 전혀 듣지 않고 혼잣말처럼, “사실 동그란 얼굴이 사람은 괜찮지, 사려 깊게도 나에게 왕비를 소개해 주겠다 더라고.”우문호가 갑자기

  • 명의 왕비   제 609화

    맞고온 우문호의 말남의 부부가 헤어지던 말던, 다섯째가 무슨 상관인데? 굳이 밤늦게 궁으로 불러들여서 곤장을 때리다니 사람을 너무 함부로 여긴다.서일이 우문호를 침대까지 부축해서 우문호가 엎드리자 서일이 한손으로 옷을 벗기는 김에 우문호의 바지를 내리자 사식이와 녹주가 얼른 눈을 가리더니 뒤를 돌아 냅다 달아났다.우문호는 뒤쪽 하반신이 썰렁해서 돌아보더니 이를 갈며 소리치길: “서일, 당장 꺼져!”서일이 당황해서, “상처치료는 안하세요?”원경릉은 울지도 웃지도 못하고 손을 내저으며, “서일 넌 가서, 물 끓여서 가져와.”서일이 ‘에’하고 당장이라도 잡아먹을 듯한 왕야 얼굴을 멀뚱멀뚱 바라보며, 정말이지 갈수록 왕야 모시기가 힘들다고 생각했다.서일이 나가고 우문호가 성질을 부리며: “서일은 다시는 내 곁에 못 있을 줄 알아.”원경릉은 우문호의 시뻘건 허벅지와 엉덩이를 보고 비록 지난번처럼 피와 살이 엉겨 붙어 있지는 않지만 피멍이 크게 들어 있고 피하출혈이 비교적 심각해서 피부가 얇은 부분은 벌어져 피가 베어 나온다.원경릉은 약 상자를 열고 소독약을 출혈 부위에 바르며 역시 눈물을 참지 못하고, “왕야는 스무 대나 맞았는데 제왕은 몇 대 맞았어?”“일곱째는 안 맞았어.” 우문호가 침대에 엎드려 차가운 소독약 기운에 편안하다.“무슨 근거로?” 원경릉이 화가 치밀어서, “그 사람들이 헤어지는데 왜 왕야만 맞는 건데?”“몰라서 그래,” 우문호가 고개를 돌려 원경릉에게, “일곱째가 다쳤어, 주명취가 비녀로 일곱째 가슴이랑 배를 찔러서 피를 많이 흘렸어.”원경릉이 놀라서 완전 굳어버린 채, “정말?”“그렇다니까? 오늘밤 나랑 일곱째랑 같이 입궁했는데 아바마마께서 일곱째가 가마를 타지 못하게 하셔서 걸어 들어가야 하는데 일곱째가 사실 못 걸으니까 내가 들고 갈 수밖에 없었지 뭐야, 봐 내 손목이……”우문호가 말하면서 소매를 걷고 어혈이 든 손목을 드러내자 손목에 온통 어혈이 맺혀 퍼렇게 멍이 들어 있다.이 모습에 원경릉은 더욱 마음이 아팠지만

  • 명의 왕비   제 610화

    주명취와 이혼에 대한 서일이 내놓은 해법탕양과 원경릉이 진지하게 우문호를 보는데 둘 다 어안이 벙벙하다.원경릉이 급하게: “스무 대를 맡겨 놨다는 게 무슨 소리야? 아바마마께서 왕야한테 무슨 어려운 문제를 내셨는데?”우문호가: “아바마마께서 일곱째가 정정당당하게 주명취와 헤어지게 하되 주재상의 체면은 상하지 않게 하는 방법을 최대한 빨리 생각해 내라고 하셨어.”탕양이 고개를 흔들며, “아마도 주재상의 체면을 상하지 않을 수는 없지 않을까요, 버림받은 아내를 배출한 것은 어찌해도 체면을 구기는 것인데 헤어지는 거든 쫓겨나는 거든 누가 신경 쓰겠습니까?”우문호가 턱으로 머리를 지탱하고 짙은 눈썹을 찌푸리며, “내가 어찌 모르겠는가? 하지만 아바마마의 어명이 그러하셨네.”원경릉이 근심에 쌓여, “이번 이혼은 원래 체면을 따질 일이 아니라 둘이 못 살겠다는 거잖아. 보통 못살겠는 데는 원한이 있기 마련이고 원한이 있는 상황에 체면을 따질 겨를이 어디 있어, 정말 어렵네.”탕양도: “이번은 정말 불시의 재난입니다. 제왕 부부가 이혼하는데 어쩌다 초왕부 사람이 불행을 당합니까.”원경릉도 불공평하다고 생각하지만 방법이 있나? 이 세계는 원래 절대적인 공평이란 게 없다.세사람이 말없이 머리를 짜내서 생각을 거듭했다.약주를 바르자 어혈이 좀 사라지며 우문호도 꽤 편해져서 일어나 몇 걸음 걷더니, “많이 나아졌어.”원경릉이 우문호를 부축하며 걱정스럽게: “이번엔 심하게 안 맞았지만 이번에 시킨 일을 제대로 못했을 때 스무 대는 만만치 않을 거야.”우문호가 위로하듯: “너무 걱정하지 마, 이 일은 적어도 며칠은 끌 수 있어.”“며칠 끌면 방법이 있어?” 원경릉이 얼른 물었다.우문호가 원경릉에게: “방법은 없지, 하지만 며칠 뒤에 내 상처는 괜찮아질 테니까 다시 스무 대를 더 맞아도 버틸 수 있어.”원경릉은 순간 울어야 할지 웃어야 할지.세 사람은 한없이 서글퍼졌다.문 앞에 머리 하나가 안을 살피는데 서일이 안절부절 못하는 얼굴로 조그맣게: “재상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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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명의 왕비   제3377화

    잔뜩 긴장한 채로 앞으로 몸을 반쯤 내밀고 있었던 주 지부는 우렁찬 상대의 목소리에 깜짝 놀라, 중심을 잃은 듯 비틀거렸다. 그는 이내 팔을 뻗어 망루의 기둥을 붙잡으려 했지만, 허공에서 멈추고 말았고, 그대로 몸이 앞으로 쏠려 떨어져버리고 말았다. 그런데 그때, 누군가가 말에서 빠르게 날아올라, 믿기 힘들 정도로 빠른 속도로 그에게 달려갔다. 상대는 멀리 떨어진 곳에서, 주 지부가 바닥에 떨어지기도 전에 그를 안고 빙 돌아서 바닥에 착지했다.주 지부는 깜짝 놀라서 그만 정신이 혼미해졌다. 그를 구해준 사람은 반짝거리는 눈망울에, 품위 있는 모습의 젊고 잘생긴 사내였다. 주 지부는 그를 황제의 호위일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거의 죽을 뻔한 고비를 넘겼기에, 안도의 한숨을 내쉴 새도 없이 그에게 예를 올렸다.“대인, 구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정말 감사합니다.”그때 말들이 빠르게 다가오고 있었는데, 서일이 먼저 말에서 내려, 다급히 다가와 낮은 목소리로 물었다.“괜찮으십니까?”우문호도 매우 놀란 듯했다. 조금만 늦었다면, 주 지부는 정말 죽을 수도 있었기 때문이다. 그는 가슴을 가볍게 두드리며 숨을 들이쉬었다.“괜찮다.”그러고는 주 지부를 보며 물었다.“자네는 누구요?”주 지부는 마차에서 내리는 사람들을 보며, 누가 황제인지 추측했다.황제는 올해 마흔에 가까운 나이로 알려져 있었기에 위엄이 넘쳐 보일 것이었다. 그는 일행 중, 냉 수보와 홍엽을 만난 적 있었기에, 거친 모습을 한 이 인물은 아마도 호위로 추측된다. “묻지 않았소? 자네는 누구요? 어찌 죽으려고 하는 것이오?”서일은 그가 멍한 표정으로 그들을 바라보자, 큰 소리로 다시 물었다.주 지부는 울 지경이었다. 냉 수보가 그를 보고 있으니, 예를 올려야 하지만, 황제도 자리에 있으니, 바로 냉 수보에게 예를 올릴 수도 없는 상황이었다. 대체 누가 황제란 말인가?그는 황제가 누구인지 알아볼 수 없어, 결국 무릎을 꿇고 머리를 조아렸다. 그러고는 그들에게만 들릴 정도로 낮은 목소

  • 명의 왕비   제3376화

    원경릉의 말은 그들에게 큰 충격을 안겨주었고, 자리에 있던 관리들은 기쁨과 동시에 두려움에 휩싸였다. 이 대인은 땅에 엎드려 온몸을 바르르 떨고 있었다. 그는 살아생전에 자신이 황제를 만날 수 있다는 생각은 단 한번도 해본 적이 없었다.평소 차분하고 신중한 주 지부도, 그도 감정이 격해져 아무 말도 할 수 없었고, 눈가에는 눈물이 가득했다.황후를 만난 것만으로도 큰 영광이라 생각했는데, 황제까지 오신다는 소식에 그의 마음은 흥분으로 가득 차기 시작했다.원경릉은 평생을 경성에서 다섯째와 함께 있었기에, 그녀는 그저 그가 온다는 사실을 간단히 전했을 뿐이었는데 말이다. 그녀는 다들 걱정 없이 역병을 치료하고, 언제나 황제가 그들의 뒤를 든든히 지켜줄 것이라고 말했다. 그리고 그들의 반응을 보니, 황제가 직접 오는 것이, 지방 관리들에게 얼마나 중요한 일인지 깨달았다.원경릉이 급히 말을 덧붙였다.“폐하게서는 그저 역병 때문에 온 것이니, 모두 각자 맡은 일에만 최선을 다하면 되네.”“예, 예, 마마의 명을 따르겠습니다.”주 지부가 눈물을 닦으며 답했다.그렇게 관아와 의서가 협력하여, 오계부를 조사하기 시작했다.원 할머니는 역병을 치료할 수 있는 처방을 몇 가지 내렸다. 경증 환자는 약차를 계속 마시고, 증상이 악화하거나 중증 환자는 그녀의 처방을 사용하도록 했다.전에 이미 근처 주부에 연락해 약을 보내라 명했고, 오계부에서 구비한 약까지 있으니, 이번 역병을 대처할 수 있었다.오계부 의서는 이번 역병을 과거의 역병과 동일하게 생각하고, 소홀히 한 것 외에는 준비가 충분했다.원경릉은 황제 일행이 저녁 무렵 오계부에 도착할 것이라 예상했다.주 지부는 원래 여러 관리와 함께 황제를 맞이할 예정이었지만, 원경릉이 이를 단호히 거부했다. 그녀는 황제가 미복 순행 중이니, 과하게 맞이하여 백성들에게 알리지 말라고 했다.그 말에 주 지부는 당황했다.황제가 오계부에 도착했는데, 아무도 맞이하지 않는다니, 어찌 그럴 수 있다는 말인가?그러나 그는 황

  • 명의 왕비   제3375화

    약을 쓰자, 주 지부의 열이 단번에 내려갔다.열이 내려가니 정신이 맑아져, 그는 그제서야 정신을 차릴 수 있었다. 그는 애써 자리에서 일어나 황후마마에게 예를 올리겠다고 고집 피웠다.원경릉은 그에게 누워 있으라고 말한 후, 역병에 관해 이야기하며 주 지부에게 이를 중시할 것을 당부했다.주 지부는 이를 듣고 깜짝 놀라 말했다.“소신은 매일 의서에 사람을 보내, 역병의 상황을 보고받고 있사옵니다. 매일 보고된 상황은 그다지 심각하지 않았습니다. 비록 역병이 발생했지만, 작년과 비슷한 정도였고, 약재도 충분한데, 어찌 이렇게 심각해진 것입니까?”“매년 역병이 발생했으나, 대대적으로 퍼지지 않아, 그다지 신경을 쓰지 않았기 때문이네.”원경릉이 답했다.“의서의 이 대인을 불러, 상황을 확인하겠습니다.”주 지부는 자리에서 일어나려고 했다.“어제 이미 그를 찾아가, 환자 수와 사망자 수를 조사하라 명했네. 하지만 그는 우리가 어디에 있는지 모를 것이네. 자네가 사람을 보내, 관아에 와서 상황을 보고하도록 하게.”“예!”주 지부는 곧바로 사람을 보냈다.푸른 옷을 입은 남자는 관아에서 일하는 관리였기에, 그는 반 시진도 채 되지 않아, 관아 내에서 병에 걸린 자가 얼마나 되는지 통계해냈다.관아 내에서 역병 증상을 보인 사람은 총 열여덟 명이었고, 그중 두 명은 병세가 심각하여 이미 집에서 쉬고 있는 상태였다. 주 지부는 관아에 이렇게 많은 사람이 병에 걸린 줄 몰랐고, 관리의 보고를 들은 후, 큰 충격을 받았다.의서의 이 대인은 하루 종일 쉬지도 않고, 바삐 움직였다. 서관 대인이 직접 오셨으니, 어떻게든 시키는 일을 완성해내야 했다.그는 사실 역병이 그다지 심각하지 않고, 그저 작년과 비슷하다고 여겼었다.하지만 여러 지역과 의원을 돌아보고 나서야, 이번 역병이 그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심각하다는 것을 깨달았다!처음엔 그저 서관 대인에게 보고만 하려고 했지만, 병세가 심각해지자 그도 조급해지기 시작했다.하지만 짧은 시간 안에 인원수를 통계하

  • 명의 왕비   제3374화

    다음 날 아침이 되어서도, 다섯째 일행은 여전히 도착하지 않았다.그래서 원경릉과 할머니는 다른 의관을 더 둘러보기로 하고, 몇 군데 더 돌아본 뒤 관아에도 갈 계획을 했다.그런데 한 의관에 들어서자마자, 푸른 옷을 입은 중년 남자가 다급히 뛰어오며 말을 걸었다. “수 의원, 대인께서 병세가 위중합니다. 어서 봐주셔야 합니다.”의원은 그 말을 듣자마자, 약상자를 집어 들고 다른 환자들을 그냥 남겨둔 채, 푸른 옷의 중년 남자와 함께 나가려 했다.원경릉이 그를 막아 세우며 말했다.“의관에 있는 환자들을 돌봐야 하지 않소? 우리 할머님께서도 의원이니, 지부 대인의 병은 할머님께서 봐 드릴 것이오.”푸른 옷의 사내는 초조한 듯 원경릉을 향해 소리쳤다.“말도 안 되는 소리 마시오!““대인의 병세가 급박한데, 혹여라도 지체되면 당신들이 책임질 수나 있겠소?”바로 그때, 원 할머니가 호패를 꺼내, 그의 눈앞에 들이밀며 단호하게 말했다.“길을 안내하거라!”조급한 표정을 짓던 푸른 옷의 사내는 호패를 보자마자 표정이 얼어붙었다. 이내 정신을 차린 그는 곧장 허리를 굽혀 예를 올리며 말했다.“서관 대인께서 오셨을 줄은 몰랐습니다. 무례를 범해 송구하옵니다.”“그만 사과하고 길 안내나 하시오.”원경릉이 말했다.“예, 예!”사내는 급히 물러서서, 예를 갖춰서 길을 가리켰다.“마차가 밖에서 대기 중입니다. 서관 대인, 이쪽으로 오시지요.”원경릉은 할머니를 부축해 마차에 올랐고, 곧장 관아로 향했다.지부 대인은 따로 사저가 없어 관아의 뒷마당에서 거주 중이었다. 혼자 지내는 데다 관아가 워낙 가까워 편리했기 때문이다.관아에 도착하자마자, 그들은 마스크를 착용하고 안으로 들어갔다.주 지부는 병세가 꽤 심각해져 있었다. 그는 어지럼증과 흉통에 시달려, 침대에 누운 채 말을 꺼낼 힘도 없었다.원경릉은 직접 치료에 나섰고, 약상자를 열어 체온 측정기와 청진기를 꺼냈다.푸른 옷의 사내가 의아해하며 물었다.“아가씨께서도 의원이십니까?”그러자 곁에 서

  • 명의 왕비   제3373화

    이 대인이 원경릉에게 의학을 잘 모른다고 반박할 틈도 없이, 원 할머니가 먼저 입을 열었다. "말대로 하게. 하루만 줄 테니, 그 안에 역병에 관한 모든 자료를 가져오게. 사망자 수도 포함되어야 하네." 이 말까지 듣자, 이 대인은 더 이상 반박할 수 없었다. 비록 조사가 필요 없다고 생각하긴 했지만, 서관 대인이 멀리서 오계부까지 왔으니, 시키는 일은 해야지 대인의 마음에 들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결국 사람들을 보내 조사를 명한 후, 이 대인은 거처를 마련해 드리겠다고 했다. 하지만 원경릉이 말했다. "괜찮습니다. 의서에 의원이 많지 않으니, 대인도 바쁘실 텐데요. 저희가 직접 오계부를 돌아보겠습니다." 이 대인은 그녀가 원 할머니의 힘을 빌려 위세를 부린다고 생각해, 대꾸도 하고 싶지 않았다. 그는 그녀의 말에 답도 하지 않고, 원 할머니에게 예를 올렸다. "어르신께서 머무실 계획이 있으시면, 부디 저에게 알려주시기를 바랍니다. 오늘 밤 대인을 잘 대접하라, 명을 내리겠습니다." "그럴 필요 없네. 일이나 보게." 원 할머니는 말을 마치고 자리에서 일어나 원경릉에게 말했다. "먼저 좀 돌아보다, 객사를 찾아 머물자꾸나." "예!" 두 사람은 역병을 조사하기 위해 다급히 이곳을 찾아왔기에, 먼저 각지의 의원을 직접 돌아보려 했다. 아마 다섯째 일행은 빨라야 내일이나 모레쯤 도착할 것이었다. 두 사람이 의서를 나서자, 이 대인은 뒤따라 나오려다 원 할머니의 날카로운 눈빛에 움찔하며 발길을 멈췄다. 두 사람은 오계부의 거리로 향했다. 거리가 꽤 번화했고, 사람들도 제법 많아, 대낮에는 조금 붐볐다. 그들은 곧장 의원으로 향했다. 의원 앞에는 약차가 많이 진열되어 있었지만, 환자는 얼마 없었다. 겉보기엔 역병이 퍼졌다는 느낌이 들지 않았다. 원경릉은 안으로 들어가 의원에게 상황을 물었다. 그러자 의원은 요즘 들어 약차가 잘 팔리고 있고, 하루에 천 봉지가 넘게 팔린다고 답했다. 하지만 그도 역병

  • 명의 왕비   제3372화

    늦게 출발한 원경릉은 신속하게 오계부로 향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오계부 근처 주현에 도착하자마자, 할머니가 현지 혜민서로 가야 한다며 잠깐 멈추자고 했다. 그러고는 혜민서에 오계부로 약을 공급할 준비를 하게 했고, 명을 받으면 바로 오계부로 보낼 수 있도록 미리 준비를 당부했다. 혜민서 산하의 의료기관들은 지난 몇 년간 개혁을 통해 뚜렷한 성과를 거두었고, 지역 간의 연결도 긴밀해졌다. 특히 역병을 상대하는 체계가 가동되면 상부에서는 전력을 다해 의원과 약을 지원해줄 수 있었다. 신신당부한 뒤에야 원경릉과 할머니는 오계부로 재빨리 향했다. 곧이어 오계부에 도착했는데, 우문호 일행은 아직 도착하지 않은 상태였다. 오계부는 인구가 500만 명에 이르는 곳으로, 두 개의 주부가 통합된 지역이었다. 열대에 있어, 경작지가 많고 산이 많아 농업을 위주로 삼고 있었다. 그래서 조정은 이곳을 서부의 주요 곡창지대로 삼고 있었던 것이었다. 농업이 발달한 지역은 상대적으로 경제도 번화했고, 현지 백성들은 벼 외에도 감, 자두, 리치 등을 대량으로 재배하고 있었다. 리치는 신선할 때 먹을 수도 있고, 말려서 건과로 만들어 팔 수도 있기에, 어느 정도 지역 경제 활성화에 도움이 되었다. 오계부는 백월국과 인접해 있었는데, 백월국은 북당의 속국으로 사이가 우호적이며 경제 교류도 활발했다. 이는 양국의 번영을 촉진하는 데 큰 역할을 했다. 오계부의 지부는 장씨 성을 가진 오계부 출신이었다. 장 지부는 훌륭한 관리이며 지역 백성들로부터 존경받고 있었다. 원경릉과 원 할머니는 오계부에 도착하자마자, 곧바로 지역 혜민서를 찾았다. 할머니는 혜민서의 서관(署館) 신분을 밝혔다. 그녀는 북당 각 주부의 의서를 총괄하는 인물이고, 총책임자이기도 했다. 혜민서의 이 의원은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그는 두 사람을 안으로 청한 후, 바로 예를 올렸는데, 마치 신선이라도 본 것처럼 목소리까지 떨고 있었다. "소인은 이자옥이라 합니다. 어르신께서 친히 오신 줄도

  • 명의 왕비   제3371화

    그녀는 일단 깊이 생각하지 않기로 하고, 냉 대인이 자세한 상황을 묻는 사이에 제 대인의 피를 뽑았다. 약상자는 기능이 꽤 다양하기에, 바이러스 검사도 문제없었고, 안에는 양여혜가 준 소형 현미경도 있었다. 하지만 바이러스 관찰이나 세균 배양에는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지체할 수 없었다. 그녀는 다른 사람들이 먼저 오계부로 향하고, 그녀는 이곳에 남아 제 대인을 치료하고 검사 결과를 기다리기로 했다. 그러면 바이러스든, 세균 감염이든, 결과가 나와야 제대로 된 치료 방안을 세울 수 있기 때문이다.미색이 말했다. "저도 이곳에 함께 남겠습니다. 제가 환자를 돌보는 것 정도는 도울 수 있지 않겠습니까?" "괜찮으니 먼저 가거라. 어쩌면 내가 더 일찍 도착할 수도 있으니깐." 원경릉이 말했다. 그녀는 혼자 빠르게 움직일 수 있었지만, 미색까지 데리고 가는 건 무리였다. "우리가 먼저 출발하는데, 어찌 더 일찍 도착할 수 있다는 것입니까?" 미색이 의아해하며 물었다. "가능한 일이다. 원 선생은 늘 기적을 만들어내니." 우문호가 말했다. 그는 더 이상 설명하지 않고, 원경릉에게 다가가 조심하라고 몇 마디 당부했다. "알았소. 지체하지 말고, 어서 떠나시오. 오계부에 도착하면 곧바로 관아를 찾아가, 의원의 빠른 대처를 명하라 하시오. 만약 내가 먼저 도착한다면, 내가 관아를 찾아가겠소." "알겠소. 그럼, 먼저 가겠소!" 우문호는 그녀와 입을 맞추고 싶었지만, 보는 이가 많으니 그저 참을 수밖에 없었다. 서일은 황후를 홀로 두고 가는 것이 걱정되어, 우문호를 따라나서며 계속 물었다. "정말 황후를 이곳에 혼자 남겨도 되는 것입니까?" "그럼, 네가 남을 것이냐?" 우문호가 그를 흘겨보며 말했다. "너도 원 선생이 얼마나 대단한 사람인지 알고 있지 않느냐?" 회왕 부부도 걱정은 되었지만, 다섯째의 여유로운 모습에 자신이 있을 것이라 믿었다. 다섯째 부부는 늘 비밀이 많은 사람들이라, 그들은 더 이상 신경

  • 명의 왕비   제3370화

    원경릉은 밖으로 나가, 오계부에 역병이 생긴 것 같다고 전했다. 오계부는 서쪽에 자리 잡고 있어, 기후가 더운 탓에 가끔 역병이 생기긴 했었지만 백성들은 고뿔 치료에 쓰이는 약초로 끓인 차를 즐겨 마시기에, 대규모로 역병이 돈 적은 없었다. 냉 대인이 말했다. "오계부에서는 이 상황을 조정에 알리지 않았습니다. 비록 해마다 역병이 생기긴 하지만, 빠르게 통제해 왔으니, 이번에도 예전과 같은 상황이지 않겠습니까?" 원경릉은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그런데 이번엔 더 심각할 수도 있습니다. 제 대인의 형도 역병으로 돌아가셨고, 그와 가까이 지낸 사람들도 병에 걸렸습니다. 이렇게 관아에만 역병에 걸린 자들이 많으니, 예전보다 더 심각할 것 같습니다." "그래도 너무 걱정할 필요는 없지 않습니까? 해마다 역병이 생겼으니, 그에 대한 대응책도 이미 있을 것입니다." 원경릉이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저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해마다 역병이 생겼지만, 대대적으로 유행하지 않았기에, 현지 관리들이 이를 대수롭지 않게 여겨 쉽게 통제될 것이라 생각하고, 방심할 수도 있으니깐요." 우문호가 물었다. "원 선생, 역병을 어떻게 통제해야 한다고 생각하오?" "역병 상황이 안 좋을 것이라 추측할 뿐, 정말 오계부의 상황이 어떠한지는 아직 모르네. 제 대인은 여전히 고열에 시달리고 있어, 수액을 맞히고 해열제를 먹였소. 냉 대인과 함께 들어가 상황을 자세히 물어봐야겠소. 하지만 꼭 마스크를 끼고, 병을 막아야 하오." 원경릉은 유행성 독감이나 변이된 인플루엔자 바이러스일 것이라 의심하고 있었다. 그녀가 살던 세계에서는 A형 독감의 대규모 변이가 십수 년마다 한 번씩 발생했는데, 그런 변이 독감은 현대에서도 의료 체계에 큰 부담이 되곤 했다. 그러니 지금 이곳에서는 더 말할 것도 없었다. 만약 역병이 다시 시작한다면, 가능한 한 빨리 통제해야만 했다. 원경릉의 말을 우문호와 냉 대인은 그렇게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않았다. 그도

  • 명의 왕비   제3369화

    원경릉은 청진기를 꺼내 그의 폐를 확인해 보았는데, 남녀가 가까이 접촉하는 것이 예의에 어긋난다고 생각한 제 대인은 이내 손을 뻗어 그녀를 막으려 했다. 하지만 병세가 심해 아픈 데다가, 마스크를 쓰고 있어도 묘한 위압감을 풍기는 의원의 단호한 눈빛과 기운에 그만 압도당하고 말았다. 원경릉은 앞쪽을 청진한 뒤, 그에게 옆으로 돌라고 한 다음에 꼼꼼히 살피고 미간을 살짝 찡그렸다. "며칠을 아프신 것입니까?" 제 대인은 꽉 막힌 코 때문에 콧소리를 내며 천천히 몸을 돌리고 답했다. "며칠 사이의 일입니다. 오계부를 떠날 때도 멀쩡했는데, 밤새 달리고, 말을 오래 타다 보니 고뿔에 걸렸나 봅니다." "기침 말고, 가슴 통증도 있습니까?" "예. 이곳이 아픕니다!" 제 대인은 가슴 근처를 손으로 누르며 말했다가, 숨쉬기가 어려운 듯 손바닥을 움직이며 한숨을 내쉬었다. "여기도 아프고, 온몸 뼈마디도 다 아픕니다." 그러자 원경릉은 더 자세히 증상을 확인한 뒤 말했다. "약을 준비할게요. 수액을 좀 맞으셔야 할 것 같습니다." "수액이요?" 제 대인은 멍하니 원경릉을 바라보았다. "예. 질문은 하지 마시고, 그저 치료에 협조만 해주십시오. 병세가 꽤 심각한 편입니다." 원경릉은 제 대인이 폐렴이라 확신했고, 중증 폐렴일 가능성이 크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제 대인은 병이 심하다는 말에 초조한 표정을 지으며 다급히 말했다. "의원 나리, 제발 최선을 다해 치료해 주십시오… 저에게는 아직 모셔야 할 노모가 있습니다. 지난달 병으로 형님께서 세상을 떠난 터라, 형님의 자식들도 제가 돌봐야 하니, 절대 이대로 목숨을 잃을 수는 없습니다." 원경릉이 답했다. "최선을 다할 테니, 걱정하지 마시고 치료에만 집중하시지요!" 제 대인은 감동을 받은 듯 감사 인사를 올렸다. "정말… 감사합니다." 원경릉은 곧바로 약을 지어 수액을 준비했다. 수액을 맞는 동안, 제 대인은 여전히 놀란 모습을 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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