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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609화

맞고온 우문호의 말

남의 부부가 헤어지던 말던, 다섯째가 무슨 상관인데? 굳이 밤늦게 궁으로 불러들여서 곤장을 때리다니 사람을 너무 함부로 여긴다.

서일이 우문호를 침대까지 부축해서 우문호가 엎드리자 서일이 한손으로 옷을 벗기는 김에 우문호의 바지를 내리자 사식이와 녹주가 얼른 눈을 가리더니 뒤를 돌아 냅다 달아났다.

우문호는 뒤쪽 하반신이 썰렁해서 돌아보더니 이를 갈며 소리치길: “서일, 당장 꺼져!”

서일이 당황해서, “상처치료는 안하세요?”

원경릉은 울지도 웃지도 못하고 손을 내저으며, “서일 넌 가서, 물 끓여서 가져와.”

서일이 ‘에’하고 당장이라도 잡아먹을 듯한 왕야 얼굴을 멀뚱멀뚱 바라보며, 정말이지 갈수록 왕야 모시기가 힘들다고 생각했다.

서일이 나가고 우문호가 성질을 부리며: “서일은 다시는 내 곁에 못 있을 줄 알아.”

원경릉은 우문호의 시뻘건 허벅지와 엉덩이를 보고 비록 지난번처럼 피와 살이 엉겨 붙어 있지는 않지만 피멍이 크게 들어 있고 피하출혈이 비교적 심각해서 피부가 얇은 부분은 벌어져 피가 베어 나온다.

원경릉은 약 상자를 열고 소독약을 출혈 부위에 바르며 역시 눈물을 참지 못하고, “왕야는 스무 대나 맞았는데 제왕은 몇 대 맞았어?”

“일곱째는 안 맞았어.” 우문호가 침대에 엎드려 차가운 소독약 기운에 편안하다.

“무슨 근거로?” 원경릉이 화가 치밀어서, “그 사람들이 헤어지는데 왜 왕야만 맞는 건데?”

“몰라서 그래,” 우문호가 고개를 돌려 원경릉에게, “일곱째가 다쳤어, 주명취가 비녀로 일곱째 가슴이랑 배를 찔러서 피를 많이 흘렸어.”

원경릉이 놀라서 완전 굳어버린 채, “정말?”

“그렇다니까? 오늘밤 나랑 일곱째랑 같이 입궁했는데 아바마마께서 일곱째가 가마를 타지 못하게 하셔서 걸어 들어가야 하는데 일곱째가 사실 못 걸으니까 내가 들고 갈 수밖에 없었지 뭐야, 봐 내 손목이……”

우문호가 말하면서 소매를 걷고 어혈이 든 손목을 드러내자 손목에 온통 어혈이 맺혀 퍼렇게 멍이 들어 있다.

이 모습에 원경릉은 더욱 마음이 아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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