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 616화

이 말을 들은 원용의는 기뻤지만 그것도 잠시, 마음 한구석에 근심이 스멀스멀 올라왔다.

그녀의 근심이 생긴 이유는 초왕과 주명취가 실제로 제왕 몰래 만난 적이 있기 때문이었다.

기쁜 이유는 초왕이 속고 나서 자신이 속았다는 것을 알고 한바탕 성질을 냈다는 것이다.

돌아가서 이 사실을 제왕에게 말한다면……

한참을 생각하던 원용의는 뜻을 정하지 못하고 조언을 구하기 위해 원경릉을 찾아갔다.

원경릉은 위에 경련이 일어날 정도로 화가 났으며 눈을 크게 부라리며 원용의를 보았다.

“이제 막 떠나려는 사람을 이렇게 휘저어 놓은 필요가 있어?”

“그녀가 곱게 나가려고 하지 않는다면 제가 먼저 나설 겁니다. 예상 못한 문제가 생기지만 않았어도… 확 줘 패 버렸어야 하는데……”

“그 여자는 머릿속에 온통 나쁜 생각들로 가득해. 네가 그 여자를 때리면 그녀가 무슨 꾀를 부려서 너를 곤란에 빠뜨릴지도 몰라.”

원경릉의 말을 들은 원용의는 궁중의 악인들이 얼마나 많은지 생각이 났다.

원경릉의 말대로 주명취는 눈 하나 깜빡하지 않고 거짓말을 해 원용의를 위험에 빠뜨릴 것이다.

“자 그럼 이제 어떻게 할까요? 제가 먼저 선수 칠까요?”원용의가 쓸쓸한 목소리로 물었다.

“아니, 사실대로 말해라. 이 일은 조사하기가 어렵지 않아. 만약 네가 그를 속인다면 불똥이 너한테도 튈 수 있어.” 원경릉이 고개를 저었다.

“주명취는 제왕이 형제들하고 멀어지길 바라고, 또 저하고도 멀어지길 바라는 것 같아요.”

주명취는 차가운 독사와 같다고 하던데, 그보다 정확하게 그녀를 묘사한 말은 없는 것 같았다.

“돌아가 봐. 네가 여기 왔었다는 걸 알면 더 화낼 수도 있으니.” 원경릉이 원용의를 돌려보내려고 했다.

원용의는 그녀의 말을 듣고 서둘러 초왕부를 떠났다.

*

주명취는 제왕과 몇 마디 대화를 나누고 방으로 들어갔다.

방에 들어간 그녀는 한동안 망부석처럼 가만히 앉아있었다.

조부께서 사람을 보내 편지를 전했는데, 그 안에는 이제 그녀의 뒤를 봐주지 않겠다는 내용이 적혀있었다.

그녀는 더 이상 제왕부에
잠긴 챕터
앱에서 이 책을 계속 읽으세요.

관련 챕터

최신 챕터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