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 620화

원경릉은 주명취의 옆을 지나가며 그녀의 표정을 한 번 보았다.

주명취는 천사 같은 얼굴로 원경릉을 보았지만, 어딘가 모르게 그 얼굴이 섬뜩하고 차가웠다.

우문호는 주명취를 거들떠보지도 않고 원경릉의 손을 이끌어 손왕을 보러 갔다.

손왕은 푸른 비단옷을 두르고 있었으며 허리에는 금으로 된 허리띠가 둥근 배를 졸라매는 듯해보였다. 정좌로 앉아 손왕비의 말을 경청하는 손왕의 눈이 반짝였다.

손왕비에게는 카리스마가 느껴졌고 반면에 손왕에게는 가련하고 무고한 뚱보의 느낌이 풍겼다.

손왕은 우문호와 원경릉이 들어오는 것을 보고 눈을 반짝이며 그들을 가리켰다.

“이제 그만 말해! 손님이 들어오잖아!”

손왕비는 몸을 돌려 초왕 내외가 들어오는 것을 보고는 급히 걸어와 원경릉의 손을 당겼다.

“왜 이제야 오십니까! 일찍 올 줄 알았는데!”

손왕비는 원경릉을 한쪽으로 끌고가서는 낮은 목소리로 “제왕비는 왜 저러는 겁니까?”라고 물었다.

“그걸 왜 저한테 물으십니까? 저도 저 여자가 왜 여기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원경릉이 웃으며 답했다.

“난 제왕비가 올 줄도 모르고 공주부에 제왕부는 원후궁만 올 거라고 말해놨는데…… 그래서 제왕부 자리는 하나밖에 없단 말입니다!”

“사람을 시켜서 자리를 하나 더 배치하라고 하시면 되잖아요?”원경릉이 물었다.

“지금 원후궁도 왔단 말입니다! 그 둘을 나란히 앉힙니까?”

원경릉은 원용의와 주명취가 나란히 앉을 것을 생각하니 소름이 끼쳤다.

“됐습니다. 둘째 아주버님 생신이신데, 그 둘이 싸우기라고 하겠습니까?” 원경릉이 손왕비를 다독였다.

손왕비는 눈을 부라리며 “손왕 생일이라고 제가 신경을 많이 썼습니다. 이 잔치를 망치는 사람은 제가 가만두지 않을 겁니다.”라고 말했다.

“설마…… 자기 잔치도 아닌데 소란을 피울 사람이 있겠습니까? 일단 저는 손왕께 축하의 말씀을 드리고 다시 오겠습니다.”

원경릉이 다시 손왕이 있는 곳으로 향했다.

“같이 갑시다. 좋은 생각만 하자고요. 초왕비 말대로 별일 있겠습니까? 잊어버립시다.”

원경릉은 손왕
잠긴 챕터
앱에서 이 책을 계속 읽으세요.

관련 챕터

최신 챕터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