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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617화

주명취는 거울에 비치는 자신의 모습을 보고는 씩 웃으며 손을 뻗어서 거울에 비친 자신의 뺨을 쓰다듬었다.

*

원용의는 자신이 알고 있는 모든 사실을 제왕에게 알렸다.

그녀의 말을 전해 들은 제왕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원용의는 의자를 당겨 앉으며 제왕에게 “주명취와 이야기해보겠습니까?”라고 물었다.

“뭘 얘기해?”

“그 여자가 신경쓰이는 거 아닙니까?”

“신경이 안 쓰인다고 하면 거짓이겠지?”

“신경 쓰여도 어쩔 수 없죠. 제가 조사해 본 바에 따르면 열덕주점에서 초왕이 크게 화를 냈다고 합니다. 이로 미루어보아 주명취가 주점 주인을 이용해 그를 속인 거죠. 초왕이 이 일을 당신에게 얘기하지 않은 이유는 아마 당신이 힘들까 봐 괜히 오해할까 봐 그런 것 같습니다. 툭 까놓고 말해서 초왕이 당신에게 제왕비를 사적으로 만났다고 말하는 것도 웃기지 않습니까?”

제왕은 그녀를 빤히 쳐다보며 “본왕은 너에게 어떤 사람이야?”라고 물었다.

제왕의 갑작스러운 물음에 원용의는 당황했다.

“너한테 난 어떤 사람이냐고. 좋은 사람이야?”

원용의는 최근 들어 그의 정서가 안정되지 않았다는 것을 알았다.

“좋은 사람이죠. 잘해주시잖아요.”

제왕은 고개를 저으며 원용의를 보았다.

“아니, 전혀 그렇지 않아. 네가 나와 혼인한 이후, 난 널 무시하고 거들떠보지 않았어. 게다가 주명취와 다툼이 있을 때에도 본왕은 주명취의 편을 들었어. 본왕은 너한테 무심하고 나쁜 사람이다. 그런 나에게…… 네가 목숨까지 걸고 본왕을 지켜주려 하다니 참 귀감이 되고 고맙다.”

제왕이 원용의를 뚫어져라 보며 얘기를 하자 원용의는 온몸에 닭살이 돋아서 목소리가 부자연스럽게 나왔다.

“이런 말을 하는 이유가 뭡니까? 이왕 이렇게 된 거 다 지난 일이니 잊어버립시다. 당신 말대로 나한테 잘해준 건 아니지만, 그렇다고 괴롭히거나 때리거나 한 것도 아니니…… 퉁 칩시다.”

“그래?”제왕은 그녀를 털털함에 풉 하고 웃었다.

“왜 웃습니까? 아무튼! 제가 말한 거 잘 기억해두세요. 그녀가 이간질하고 있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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