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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의 왕비의 모든 챕터: 챕터 631 - 챕터 640

3041 챕터

제 631화

원경릉을 수장시키려는 주명취원경릉이 차갑게 웃으며, “손왕부에서 하인 몇 명이 벌써 당신 손에 죽었는데, 그건 무고한 사람을 함부로 죽인 게 아니고 뭐지?”주명취가 하찮다는 듯 웃으며, “버러지들인데 뭐, 넌 네 걱정이나 하시지.”원경릉이 주명취에게, “날 어떻게 죽일 건데?”주명취가 대놓고 원경릉을 뚫어지게 쳐다보며 악의적으로 웃더니, “서둘 필요 없어, 이 배 밑바닥이 뚫렸거든, 천천히 물이 새들어 오다가 때가 되면 물에 잠길 거야. 너랑 나는 자연스럽게 죽는 거지. 시간이 좀 오래 걸릴 거야, 아주 천천히 공포에 떨면서 죽게 해주마. 사람들은 시체도 못 찾고 넌 영원히 물귀신이 될 거야.”원경릉은 바로 여기저기 물이 새는 곳을 찾아다녔다. 마침내 아래층에서 팔뚝만한 크기의 구멍으로 물이 들이치는 것을 발견했다. 대충 예상하길 배가 침몰하는데 적어도 반 시진은 걸릴 것이다.노 젓는 뱃사람들이 여기서 같이 죽을 리 없으니 그들은 반드시 구명정을 준비해 두었을 것이다. 원경릉이 배 뒤쪽을 보니 과연 조각배가 하나 있다.뱃사람들은 부두에서 배가 어느 정도 거리가 떨어지면 그녀들을 버리고 도망칠 예정이다.원경릉은 수영을 할 줄 모르니 만약 도망치려면 반드시 이 배를 탈취해야 한다.하지만 원경릉이 가진 최루 스프레이는 뱃사람 전부를 상대할 만큼은 안되고, 설사 양이 된다 하더라도 그녀 혼자 구명정을 띄워서 도망칠 수도 없다.주명취를 협박해도 별 수 없는 게, 주명취는 이미 죽음을 결심하고 있기 때문이다.원경릉은 고개를 돌려 주명취가 자기 뒤에 서 있는 것을 봤다.주명취는 이 망망하게 물결치는 강물을 바라보며 담담하게: “넌 못 도망가, 여기서 나랑 같이 죽을 수밖에 없지, 그러니 괜히 헛수고 하지 마, 오늘을 위해 내가 얼마나 정성을 기울였는데. 원래는 너만 죽이고 호오빠와의 과거를 되돌리고 싶었지만, 안타깝게도 내가 호오빠 성격을 알거든. 날 다시는 쳐다보지도 않을 테니 난 살아도 아무 의미가 없어, 선심 쓰는 셈 치고 네가 죽을 때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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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632화

뱃사람과의 싸움, 협력자의 등장원경릉은 주명취의 얼굴에 떠오른 미세한 표정 변화를 보고, 자기 추측이 옳았음을 알았다.주명취는 죽는 것을 두려워한다. 그렇지 않으면 손왕부때 협박 당하는 척 하지 않았을 것이다.이 사람은 평생 ‘척’이다. 이 판국에 이르렀는데도 여전히 자신의 가면을 벗어버리지 못하고 자신이 어떤 속마음을 가졌는지 똑바로 마주하려고 하지 않는다.주명취는 흉포하게 원경릉을 쏘아보며, “그래서 어쨌다고? 내가 죽든 말든 넌 볼 수도 없어.”원경릉이 주명취에게 얼굴을 가까이 대고 사악한 웃음을 흘리며, “그래서 말이야, 네가 반드시 나보다 먼저 죽어야 안심이 된다는 소리지.”“이런 안됐네, 넌 날 못 죽여.” 주명취가 싸늘하게 말했다.“그럴 필요없……”원경릉의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매스를 꺼내 들고 주명취의 팔목을 그었다.원경릉이 주명취에게 다가가 매스로 정확하게 주명취의 손목 동맥을 그었고, 주명취의 손목에서 피가 뿜어져 나왔다.주명취는 죽고 싶지 않다. 무슨 일이 있어도 강가에 닿아 구조를 요청해야 했으므로 뱃사람들을 재촉해 어서 구명정을 내리도록 했다.주명취가 경악해서 분노한 가운데 한 손으로 손목을 누르고 거의 실성한 상태로 소리치길: “이리 오너라! 이리 오너라!”뱃사람 두 명이 와서 주명취가 손에서 계속 피가 떨어뜨리며 비틀비틀 서있는 것을 보고 그 중 한 사람이 바로 밧줄을 잘라와서 손목의 상처를 동여매자 피가 덜 흘렀다.다른 한 사람은 한 손으로 원경릉을 잡고 바로 따귀를 날렸다.원경릉이 따귀를 맞고 머리가 빙빙 돌고 눈앞이 어지러운 가운데 코에서 피가 났지만 할 말을 잊지 않고, “저 여자는 동맥을 다쳤으니 만약 빨리 옮겨서 치료하지 않으면 과다출혈로 사망해. 억지로 동여매도 소용 없어, 피를 멈췄다 해도 그 손은 못 쓰게 될 테니까.”주명취는 표독한 눈으로 이를 악물고, “저년을 죽이고, 어서 날 데리고 돌아가!”뱃사람이 한 손으로 원경릉의 목을 틀어쥐자 원경릉은 이미 대비하고 있다가 최루 스프레이를 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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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633화

치열한 싸움살인청부업자에게 있어 제일 중요한 건 돈을 받는 것으로 만약 주명취가 죽으면 그들이 한 일은 수포로 돌아간다.주명취가 날카로운 목소리로: “저들을 죽여, 다른 거 없이, 나와 저년 몸에 있는 패물만도 은자 천냥은 족히 넘고 그녀 몸에는 남주라는 귀한 진주가 한 알 있는데 만 냥의 가치가 있지. 못 믿겠으면 너희들이 뒤져 봐.”뱃사람들 눈에 순간적으로 탐욕이 일어났다.만 냥이면 그들 형제가 이 일만 마치고 손을 씻은 뒤 다시는 살인과 도둑질을 할 필요가 없다.원경릉이 눈앞이 어두워졌으나 주명취의 머리채를 쥐고 힘껏 뒤로 당겨 주명취의 얼굴을 눕힌 뒤 원경릉 손에 비수로 모질게 그녀의 얼굴을 긋더니 구멍을 두 개 냈다.주명취는 고통으로 괴물 같이 울부짖는데 얼굴은 피범벅이 되었고 원경릉이 주명취를 끌고 가며 만아에게 공간을 틔워주었다.만아의 무공은 눈에 띄게 이 사람들에 못 미쳤으나 만아는 사나웠다.하지만 제아무리 사나워도 곳곳에 부상을 입은 상태이고, 뱃사람들은 원경릉 몸에 남주를 갖고 싶은 나머지 거의 미쳐 날뛰며 만아부터 죽이려고 했다.원경릉이 만아가 이미 말도 못하게 당한 것을 보고 속이 타 들어 가는데, 머릿속에 퍼뜩 섬광이 스치며 외치길: “만아, 미혼술!”만아가 정신을 차리고 손에 은방울을 들어 올리더니 몇 번 흔들었다.방울소리가 맑게 울리며 만아는 소매에서 하얀 가루를 꺼내 바람에 날리니, 뱃사람들은 이 가루를 들이마시고 방울소리를 듣자 놀랍게도 하나씩 멍 해지며 비수를 땅에 떨어뜨렸다.주명취가 미쳐 날뛰며, 원경릉에게 덮쳐 손목을 깨물고 죽기 살기로 물고는 원경릉을 제압하려고 했다. 원경릉은 너무 아픈 나머지 비녀로 주명취의 배, 가슴을 찌르고 서야 마침내 주명취에게서 풀려나 바닥에 쓰러졌다.원경릉은 온 몸에 힘이 빠져서 겨우 앉아 헉헉거리며 숨을 몰아 쉬는데 손목 부분의 통증이 심각해서 전신이 덜덜 떨리고 만져보니 살점이 떨어져 나간 것 같다.만아도 갑판에 누웠는데 전신의 힘을 다 쓴데다 온통 상처 투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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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634화

구명정을 앞에 두고 온 힘을 다하는 원경릉원경릉이 입술을 깨물고 고통을 견디는 동안 급히 싸맨 만아의 상처가 더 버티질 못하고, 물은 차올라 배가 가라앉고 있다.만아의 상처가 위중해 거의 혼절했으나 고통으로 간신히 깨어 있는 상태로, 차오르는 물을 보며 원경릉의 손을 잡아 끌고 힘겹게: “왕비마마, 나무토막을 끌어안고 뛰어내리세요, 이쪽으로 오는 배가 구해줄 겁니다.”원경릉이 만아를 부축하려고 시도하며 다급하게: “만아, 아직 힘 있어? 여기 구명뗏목이 있는데, 뗏목을 물에 띄우면 우린 도망갈 수 있어.”만아의 눈에 한 줄기 생기가 차오르며 한걸음 기어와서 일어나려고 했으나 당최 몸을 일으킬 수 없어 몇 번 시도하다가 바닥에 세게 넘어져서 상처가 오히려 더 심해졌다.원경릉은 만아가 완전히 뻗어 버려서, 구명 뗏목을 내리는 것을 도와 달라고 하는 건 불가능하다는 것을 깨달았다. 원경릉은 이를 악물고 일어나 비수를 들고 힘겹게 걸어갔다. 발 아래는 이미 물이 차올라 발목까지 차오르고 비틀거리며 두어 걸음 걷는데 물결이 일었다. 물결은 높지 않아 고작 무릎에 닿는 정도였지만 원경릉은 종아리에 상처가 있어 부딪히는 물결을 이기지 못하고 그대로 넘어졌다.원경릉의 마음 속에 이토록 절망적인 적은 없었다. 원경릉은 죽고 싶지 않다. 배속에 아이까지 있다. 아이가 태어나는 것을 보고 싶다.원경릉은 다시 이를 악물고 앞으로 기어가는데 차가운 물이 몸을 덮치니 뼈속까지 한기가 차올라 온몸을 덜덜 떨며 산발한 머리카락이 시야를 가렸다. 구명정이 그녀 앞에 있는데 손을 뻗으면 닿을 거리지만 구명정을 뒤집어 내릴 힘이 어디 있겠는가? 심지어 구명정에 묶여 있는 밧줄을 끊을 힘조차 없다.귓가에 주명취의 예리하고 공포에 가득 찬 절규가 들린다, “죽고 싶지 않아, 어서 날 구해줘, 어서 날 구해달라고.” 원경릉이 고개를 돌리자 주명취가 허우적거리며 걸어오는 것이 보이는데 피로 얼룩진 것이 씻겨져 마치 악귀 같다.주명취는 원경릉의 발 아래 엎어지며 원경릉의 발을 끌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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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635화

구사일생세 사람은 온 몸에 힘이 하나도 없었지만 배가 가라앉고 있어서 빨리 구명정을 젓지 않으면 구명정도 빨려 들어갈 상태다.살고자 주명취는 옆에서 젖 먹던 힘을 다해 배를 젓고, 방향과 힘이 모두 일치해 구명정은 큰 배가 물을 빨아들이는 범위에서 겨우 벗어날 수 있었다.원경릉이 구명정에서 엎드려 배가 천천히 가라 앉는 것을 보니, 거대한 소용돌이를 형성해 주변의 나뭇가지 등을 빨아 들였다.만아는 상처가 너무 심해서 이미 기절했다.주명취는 숨을 헉헉 몰아쉬며 갑자기 일어나 원경릉에게 덮치는데 원경릉은 엎드려 있어 주명취가 갑자기 덮치는 것을 막을 수 없었다.“원경릉, 죽어!” 주명취가 소리를 지르며 얼굴이 흉악해지고 두 손은 귀신의 손톱처럼 원경릉의 목을 졸랐다.주명취는 완전히 미쳐버려서 핏자국이 마치 땅의 단층처럼 붉은 핏물이 베어 나와 말할 수 없이 기괴하고 흉측했다.원경릉은 이미 전신의 힘을 다 써버려서 반발도 전혀 못한 채, 숨이 가슴에서 빠르게 빠져나가더니 현기증이 나며 눈앞에 무수한 검은 소용돌이가 생겨났다.이때 암기가 주명취의 배에 꽂혔다.피가 솟구치고 주명취는 반쯤 무릎을 꿇더니 천천히 머리를 숙이며 솟아오르는 피를 보고 손으로 만지더니 허둥지둥 손으로 막았다.사람 그림자 하나가 하늘에서 내려와 구명정에 내려앉았다.청색 옷의 옷자락이 말려 마치 사신이 강림하는 것처럼 온 몸에서 분노와 한기가 뿜어져 나와 잘생긴 얼굴은 거의 슬픔와 고통으로 일그러져 있다.원경릉이 그를 보고 길게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공기를 들이마시자 가슴의 고통이 천천히 사그라지며 어둠이 휩쓸고 올라와 천천히 눈을 감았다.그의 차고 가는 손가락이 원경릉의 얼굴을 만지며 한 손으로 그녀를 안았다.원경릉이 온통 상처투성이에 거의 죽어가는 것을 보고, 우문호는 눈 앞의 이 여자를 천 갈래 만 갈래 찢어 죽이지 못한 것이 한이다.우문호는 차가운 눈빛으로 주명취가 천천히 쓰러지는 것을 보며 싸늘하고 살벌하게: “주명취, 오늘 네가 만약 죽지 않으면 너에게 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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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636화

원경릉을 구한 우문호원경릉을 안고 초왕부로 돌아갈 때 우문호는 여전히 떨렸다.우문호는 만약 한발이라도 늦었으면 어떻게 됐을 지 생각조차 하고 싶지 않았다.멀리서 주명취가 다가와 원경릉의 목을 조르는 것을 보았던 그 순간, 절망이 우문호의 마음을 가득 채웠다.제왕부에 불이 나 일곱째가 화재 현장에 갇혀 있고 불길이 거세서 일곱째가 도망칠 길이 끊겼다.그리고 가장 중요한 것은 일곱째가 뜻밖에도 의식을 잃어 불이 난 것을 전혀 몰랐다는 사실이다.그림자 무사가 먼저 도착했으나 당시 이미 불길은 잡을 수 없을 만큼 번졌는데 불은 한 번 타오르기 시작하면 10척(3m)안에도 뜨거운 화염에 몸이 타는 것을 느낄 정도다.일곱째는 천성이 겉치레에 고상한 척을 해서 방에 나무로 된 것이 많고 다락집은 전체가 느티나무로 지어졌기 때문에 일단 불이 붙으면 불 바다가 되어 그림자 무사도 감히 접근할 수 없고, 행여 죽음을 무릅쓰고 달려들어도 제왕을 들쳐 메고 다시 나올 수 없다.사람들이 도착했을 때 화염은 이미 완전히 통제 불능 상태가 되어 주변으로 번져 나갔다.부근의 저택에 옮겨 붙는 것을 막기 위해 반드시 서둘러 진화작업을 진행해야 했다.우문호와 셋째가 가서 일곱째를 구하기 위해 연신 소화작업을 해 비로소 다락집을 없애고 일곱째를 구해냈다.하지만 제왕부에서 소화작업이 다 끝나기도 전에 손왕부 사람이 와서 급보를 전하길, 도둑이 들어 초왕비와 제왕비가 납치당했고, 사식이가 중상을 입었다는 것이다.당시에 우문호는 정신이 아득해 어디 가서 찾아야 할지 몰라 사람을 이끌고 아무 배나 닥치는 대로 뒤졌으나 소득이 없었다. 이때 부두에 뱃사람이 알려주길, 누가 초왕비를 위협해 물에 빠뜨리려고 한다는 말에 바로 배로 쫓아간 것이다.우문호는 이제서야 만아가 부두의 뱃사람을 시켜 소식을 전한 것임을 알고 원경릉을 침대에 눕혔다. 눈 앞이 흐리고 원경릉의 핏기 하나 없이 창백한 얼굴을 쓰다듬는 손가락 끝이 여전히 심하게 떨렸다.원경릉은 아직 깨어나지 못했다. 꺼질 듯 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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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637화

깨어난 원경릉탕양이 당황해서, “그게……”“제왕부에 불을 지른 건 주명취가 가까스로 해 낼 지 몰라도, 사실 깊이 생각해 보면 이 화재가 간단한 것이 아니거든. 손왕부에 나쁜 놈을 집안까지 끌어 들인 뒤 사람을 죽이고 납치한 것은 물론이고 도주할 길을 물색해 배까지 준비해 두는 건 주명취 혼자 할 수 있는 일이 아니야.”살인청부업자와 접촉하려면 반드시 누군가 연락책이 있기 마련이다.살인 조직의 배후에는 총괄이 있어 가볍게 개인적으로 일을 맡았을 리 없다.그리고 살인청부 조직도 상당히 까다롭기 때문에 황실이나 관직에 있는 공인은 기본적으로 대상으로 삼지 않는다. 일망타진 당하지 않기 위해서다.하지만 그들은 직접 손왕부에 들어왔고 제왕부에는 불을 지르기까지 했으며 상당히 주도면밀 하게 방화 한 것이 몸종이 어쩌다가 할 수 있는 행동이 아니다.동시에 두 팀이 이 음모를 진행했을 경우 주명취가 일시에 통제가 가능했을까?탕양이 돌이켜 찬찬히 생각해보고 그제서야 얼굴이 하얘지면서: “왕야 참으로 주도면밀 하게 생각하셨습니다. 소인은 감히 생각조차 못했습니다.”우문호가 원경릉의 침대에 앉아 차갑게: “너는 내가 주재상에게 밉보일까 걱정이고, 내가 문책을 당해 직책에서 물러나는 죄를 지을까 두려워 해서지만, 만약 배후의 인물을 색출해내지 않으면 나는 먹지도 자지도 못할 것이다.”탕양이: “그렇다면 이 일은 소인이 직접 주씨 집안에 가서 애기하겠습니다. 서일아, 너는 관아로 가서 왕야의 명령을 전해라.”두 사람은 각자 떠났다.희상궁이 녹주에게 뜨거운 물을 준비하게 하고 왕비의 얼굴과 몸을 닦았다.뜨거운 물이 들어오자 우문호는 어두운 목소리로: “너희들은 다 나가서 왕비를 위한 죽을 준비하고 깨어나길 기다리려 무나.”모두 명을 받들고 나갔다. 우문호는 두 손을 적시고 손가락 끝으로 살살 우선 원경릉의 얼굴을 닦는데, 얼굴에 피로 얼룩진 곳이 많고 전부 굳어 있었다.원경릉은 얼굴에 상처가 없으니 이 피는 그녀의 것이 아니다.하지만 처음 봤을 때 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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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638화

주씨 저택으로 돌려보내진 주명취우문호는 원경릉을 안더니 작은 목소리로: “움직이지 마, 가만히 누워 있어, 조금 있으면 안 아플 거야.”원경릉은 우문호가 절절하게 아파하는 것을 보고 비로소 사식이를 떠올리고 서둘러: “사식이는?”우문호가: “사식인 복부를 다쳤는데 심각한 상황은 아니라고 해서, 원씨 저택에 돌려보냈어.”“만아는?”우문호는 고개를 흔들며, “아직 몰라.”“최선을 다해 만아를 구해줘.” 원경릉이 우문호의 손을 잡는데, 베개 위에 흐트러진 머리카락은 아직 피에 물들어 있다, “만약 만아가 아니었으면 난 벌써 죽었어.”우문호는 그윽한 눈빛으로 목이 메이며: “안심해, 만아는 괜찮을 거야, 무공을 수련한 사람이잖아, 체질이 너보다 좋고 상처도 중요한 부분이 아니라니까, 체력이 소모됐을 뿐이야, 쉬고 나면 괜찮을 거야.”원경릉의 머리가 베개로 떨어지며, 우문호를 향해 고개를 돌린 깨끗하고 창백한 얼굴에 한 줄기 선홍 빛이 떠오르며, “주명취는?”우문호는 손가락으로 원경릉의 입술을 쓸며 얼어붙을 듯한 눈빛으로, “주명취가 이렇게 많은 사람을 죽였으니 당연히 법의 심판을 받아야지.”“그럼 주명취의 죄는 어떤 판결을 받는데?” 원경릉이 물었다.“사형은 확정인데, 어떻게 죽는지 두고 봐야 지.” 우문호가 상당히 부드럽게 말했다.원경릉이 우문호를 보고, “왕야가 직접 심판할 거야?”“경조부의 책임을 다른 데 전가할 수는 없어.”“주명취와 왕야는……” 원경릉이 잠시 생각하더니 역시 말하지 않았다.우문호의 눈빛은 싸늘하기 이를 데 없이, “나랑 주명취는 그리워할 옛 사랑 따위 없고, 다른 사람이 뭐라고 지껄이든 상관없어. 남의 일에 오지랖 부리는 거까지 통제할 수는 없으니까.”원경릉이 고개를 흔들며, “난 다른 사람이 뭐라고 하는지 두려운 게 아니라, 주명취가 죄를 지었으니 당연하지만, 왕야가 마음 아파할 게 걱정일 뿐이야. 어쨌든 둘은 과거가 있으니까.”“과거에 뭐가 있다고? 난 눈곱만큼도 그립지 않아. 너한테 미안할 뿐이지. 하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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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639화

사건을 고민하는 각자탕양이 주씨 저택에 와서 우선 재상에게 말씀드리니 재상이 초왕의 요구를 듣고, 예리한 눈을 치켜 뜨더니 탕양에게, “초왕이 그리하면 화를 자초할 수 있으니 너는 돌아가서 초왕에게 전하게. 이 일은 내가 입다물게 할 수 있으니 만조백관은 아무도 이 일을 추궁할 수 없을 것이다. 허나, 죽어 마땅한 사람도 반드시 죽을 것이다.”탕양이 조용히: ‘재상 어르신, 이 일은 어르신 생각에 제왕비 마마 혼자 가능하시다고 보십니까?”주재상이 다소 당황했으나 천천히 눈을 내리깔고 고결한 자세로, “알았네, 얼마든지 사람을 데려가도 돼.”탕양이 예를 취하고 물러났다.느지막이 경조부 사람이 와서 주명취를 옮겨 갔다.경조부 감옥은 어둠침침하고 축축했다.주명취에 대한 대우는 나쁘지 않아 비교적 채광이 좋은 감옥방에 자리를 펼 수 있었으며, 감옥에서는 등불로 벽에 구멍을 뚫어 송진을 넣은 뒤 조명용으로 쓰고 있었다.흔들리는 불빛이 주명취의 감옥 반대쪽에서 창백하고 텅 빈 얼굴을 비췄다.주명취는 이 감옥방에 들어온 이래 계속 눈을 뜨고 입을 크게 벌리고 숨을 쉬는 모습이 죽어가는 금붕어 같다.보좌관이 들어와 묻지만 주명취는 눈을 들어 보좌관을 노려볼 뿐: “우문호가 직접 오지 않으면 한 마디도 하지 않겠다.”보좌관이 우문호에게 돌아갔다.우문호가: “서두르지 마라, 일단 하루는 내버려 둬.”보좌관은 주명취가 죽을 까봐 걱정하자 우문호가: “안 죽어, 그 자금탕이면 이삼 일은 버텨.”보좌관이 물러났다.서일은 우문호가 왜 하루를 내버려 두라고 하는지 이해하지 못하자 우문호가 평소처럼: “기왕이 곧 후궁을 맞는데 어찌 이 불길한 일이 경사를 방해하게 할 수 있느냐?”“기왕부는 최근 오히려 굉장히 분수에 만족하던 데요.” 서일이 말했다.분수에 만족한다고? 우문호의 입꼬리에 비꼬는 듯한 웃음이 걸렸다.주명취를 심문해서 뭔가 나온다고 해도 무슨 증거가 있는 것도 아니다.하지만 우문호는 이 자백을 상부에 올릴 것이다.오늘밤, 많은 사람들이 잠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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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640화

주명양과 기왕의 결혼손왕비가 조용히 손왕 곁에 앉아 손왕의 두툼하고 살집이 좋은 어깨에 머리를 기댔지만 심장은 여전히 떨리고 있다.손왕이 손을 뻗어 왕비를 껴안으며 작은 목소리로: “두려워 마, 다 지나갔어, 무슨 일이 있던 내가 있어.”사실 이렇게 말하는 손왕도 위로를 받아야 할 사람 중 하나다.손왕비는 책임감이 있어서 손왕부의 대소사를 혼자 척척 해 내왔다.그런 손왕비가 지금 두렵고 약해져서 손왕의 이 말을 듣고 눈가가 붉어지며 콧소리로: “응!”“다섯째가 결코 그냥 끝낼 녀석이 아니라, 이 일이 만약 재판에 회부되면 당신은 사실대로 말하기만 하면 돼, 손왕부의 명성따위 생각할 필요 없어.” 손왕이 작게 말했다.“알았어요.” 손왕비도 죽은 여자 하인으로 마음이 아파서 주명취가 뼈에 사무치도록 미웠다.궁중은 당연히 이 일로 인해 마른 하늘에 날벼락이 떨어졌다. 명원제가 너무도 황당하다는 생각만 드는 게 일개 주명취가 전체 제왕부를 불태웠다고? 원씨 집안 사람에게 중상을 입히고 초왕비를 납치해 갔다고?무슨 농담처럼 들렸다.하지만 땅에 무릎을 꿇은 그 사람이 말하길 이것은 꿈도 아니고 농담도 아니다. 주씨 집안은 그동안 인재를 배출해 왔는데 이번에 분명 주씨 집안의 여자 인재가 이 사건을 해 냈다는 것이다.그래서 명원제는 눈을 부릅뜨고 역성을 내며 검어 진 낯빛으로 비꼬는 듯, “이혼을 앞두고 이런 변고가 일어날 수 있다니, 진심으로 기쁘게 이혼을 받아들이지 않을 수가 있겠는가?”말은 이렇게 했지만 엄명을 내려 우선 경조부가 순찰을 제대로 하지 못한 죄를 질책했다.원경릉도 우문호가 질책 당할 것을 알았고, 이 일은 그녀가 보기에 정상적인 수순이었다.어쨌든 도성에서 이런 큰 일이 터졌다. 제왕부가 불어 탔고, 손왕부에 자객이 난입했으며 다수의 사상자를 냈고, 현 황실의 친왕비 하나가 납치되었다. 만약 원경릉의 원래 시대였으면 아마 상당수의 책임자들이 문책을 당하고 옷을 벗었을 것이다.이런 그림자가 드리워진 상태지만 주명양은 시집을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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