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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의 왕비의 모든 챕터: 챕터 511 - 챕터 520

3039 챕터

제 511화

주명양의 계교이제 주명양에게 주었으니 처음부터 우문호의 주명취에 대한 사랑은 거짓이었다.주명취는 마음속에서 미움이 솟구쳐 주명양의 손에서 옥패를 낚아채 바닥에 던졌다. 옥패는 3조각으로 부서지고 주명취는 차갑게: “너희들 끼리 혼사를 정해 보렴.”주명양이 길길이 날뛰며 벌떡 일어나 채찍을 빼 들고 정면으로 주명취를 향해 휘둘렀다.채찍 자국이 주명취의 왼쪽 얼굴에서 뻗어 나와 마치 지네가 기어오르는 것 같고, 고통으로 주명취는 하마터면 혼절할 뻔 했다.자연히 하인들이 와서 말리고 주명취는 분해서 온몸을 덜덜 떨며 눈에 눈물을 머금고 바닥에 꿇어앉아 큰 소리로: “할아버지, 소녀가 간청 드려요. 나와서 시비를 가려주세요.”문지기가 뛰어 들어와 문을 두드리고, “어르신, 초왕, 예친왕 그리고 소요공께서 오셨습니다. 밖에서 어르신을 뵙겠다고 하십니다.”주재상은 뒷짐을 지고 나가는데 음침한 얼굴색으로 주명취와 주명양을 쏘아 보고는 진노해서: “둘을 데리고 가거라, 이게 무슨 체통 없는 짓이냐?”주명양은 꿇어앉아 완강하게: “할아버지, 손녀는 초왕이 아니면 시집가지 않겠습니다.”주명취도 하소연하며, “할아버지, 동생이 아무 이유 없이 사람을 때렸습니다. 이걸 좀 보세요……”주재상은 고개도 돌리지 않고 나갔고 말조차 듣지 않았다.주명양은 따라 나가고 주명취는 땅에 꿇어앉아 한동안 넋이 나가서 수치와 모욕, 분노와 미움으로 견딜 수 없었지만 아무런 방법이 없었다.주재상이 본관으로 가서 까맣게 모인 무리를 보고 미간을 찌푸리는데 초왕은 화가 난 얼굴이고 옆에 앉은 소요공과 예친왕도 안색이 좋지 않다. 주재상이: “무슨 일인가?”소요공이 우문호를 가리키며, “초왕이 나와 예친왕에게 와서 증인이 되달라고 했는데 뭘 증언하라는 건지는 모르겠네.”우문호가 일어나서 말하기 전에 쫓아온 주명양을 보고 마음속에서 열불이 뻗쳐올라, 날카로운 목소리로: “재상, 오늘 온 것은 어떤 일에 가르침을 받고자 해서입니다. 주부에서는 가정교육을 도대체 어떻게 하십니까? 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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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512화

목을 맨 주명양과 시녀 만아우문호는 한 손으로 주명양의 채찍을 빼앗고 직접 주명양의 목에 씌워지게 던지면서 서일의 허리띠를 풀어 채찍에 연결해서 묶으니 서일이 풀어지지 않도록 허리띠를 잡아당기며 주명양을 대들보에 달아 올렸는데 이 모든 과정이 단숨에 이루어져, “초왕부 문에 목을 맬 필요없이, 아예 여기서 죽어라.”서일이 얼른 저기 허리를 끌어 안고 옷이 벗겨지지 않게 했다.이 행동으로 주씨 집안의 하인과 시위들이 놀라 서둘러 달려와 도우려하자 우문호가 진노하며, “감히 누구든 앞으로 나서면 그 사람부터 끝장내겠다.”주명양은 숨이 막혀 얼굴이 시뻘겋게 되고 두 눈알이 목이 졸려 튀어나오기 일보 직전이다. 주명양은 두 다리로 몸부림쳤지만 그럴수록 더욱 세게 죄어들었다.주명양의 목에서 끅끅 소리가 나고 도와 달라고 아래를 보는데 시녀 만아가 어느새 달려와: “왕야, 연약한 여자를 괴롭히다니 참으로 악랄하십니다!”우문호는 이 시녀의 키와 몸집을 보니 그녀가 주재상으로 분장하고 우문호에게 주술을 건 것이 틀림없다는 것을 알아챘다. 부아가 치밀어서 한발로 만아의 배를 걷어차자 곧바로 날아갔다.하지만 날아간 뒤 두 다리로 벽에 발을 디디더니 활시위를 떠난 활처럼 날아서 돌아왔다. 손에 비수를 꺼내 들고 허리띠를 자르더니 주명양이 수직으로 떨어지자 날아가서 받으려고 하는데 우문호가 채찍을 들어 만아에게 휘둘렀다.만아가 피하면 주명양은 땅바닥에 그대로 떨어진다.만아가 이 채찍을 고스란히 맞으면 주명양을 받을 수 있다.채찍이 다다라도 만아는 미동도 하지 않고 채찍이 만아의 정수리를 내리치도록 내버려두어 붉은 줄이 그어지더니 이를 악물고 손을 뻗어 주명양을 받아서 천천히 땅바닥에 내려 놓았다.주명양은 떨어진 후 크게 숨을 쉬더니 가슴이 터질 듯한 아픔으로 질식할 지경이다.우문호는 냉랭하게 주명양의 앞에 서있고, 시녀 만아는 경계하며 막고 있다. 방금 채찍은 힘이 세서 만아는 이마에서 정수리까지 전부 피가 배어 나와 검붉고, 눈빛이 음험해지며, “왕야, 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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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513화

주명양 겁탈 사건의 진상만아는 놀라서 멍 해졌고, 주명양도 놀라서 멈칫했다.우문호는 우뚝 서서 주명양을 노려보며 차갑게: “내가 최면에 걸린 줄 안 건가, 내가 그날 발생한 일을 기억하지 못할 것 같으냐? 네 시녀가 최면과 분장에 능한 모양인데, 그날 시녀가 주재상으로 변장하고 널 데리고 관아에 와서 날 찾았지. 너희들이 문을 들어오던 그 순간 나를 최면에 걸기 시작했지. 너희들이 말한 한마디 한마디를 나는 모두 기억하고 있다.”주재상의 얼굴빛이 새파랗게 질려서, 한발로 만아를 밟고 가라앉은 목소리로: “네가 감히 내 행세를 해? 죽고 마땅하다!”만아는 피를 토하더니 힘겹게: “어르신, 초왕이 거짓말 하는 것입니다. 증표, 둘째 아가씨 증표는요? 어서 증표를 꺼내서 어르신을 보여드리세요.”주명양이 서둘러: “그 옥패는 깨져서 마당에 있어요. 할아버지 사람을 시켜 가서 보세요. 하나로 모을 수 있을 거예요. 어쨌든 어제 초왕은 분명히 저를 안았고, 저는 정절을 더럽혔습니다. 저는 무조건 초왕에게 시집을 가야 합니다. 할아버지 억울함을 풀어 주세요.”우문호가 차갑게: “넌 도대체 어떻게 되 먹은 것이냐? 내가 아니면 시집가지 않겠다고 우기면 내가 너와 결혼해야 하느냐? 거울도 없어? 자기가 못 생겼는지 몰라? 이 두꺼비가 초왕의 백조고기를 먹으려고 들어? 쪽팔리지도 않느냐?”주명양이 화간 나서 얼굴이 일그러지며, “너……” 주명양이 가장 자랑스럽게 여기는 것이 바로 자신의 용모인데 초왕이 어이없게 주명양이 못 생겼다고 해?우문호도 주명양이 한쪽에서 얼굴을 일그러뜨리고 있는 것에 신경 쓰지 않고, 주재상에게: “재상, 이 일은 직접 가서 물어 보십시오, 관아 사람들이 모두 여기 있습니다. 이 몇 사람은 전부 직접 보고, 주명양과 시녀가 재상의 모습을 하고 관아에 와서 직접 내가 휴식을 취하는 곳으로 들어온 것을 말입니다.”주재상이 그녀를 한방에 때려 죽이지 못하는 게 한스럽다는 눈으로 매섭게 주명양을 노려보았다. 이 일을 처리할 면목이 없다.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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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514화

곤장을 맞는 주명양과 옥패를 주는 주명취이 말이 땅에 떨어지자 마자 이미 주재상의 나무 곤장이 내리쳐졌다. 막대기가 살에 떨어지는 투박한 소리만 들리고 주명양의 비명이 터지고 머리를 감싸고 땅바닥에 뻗더니 죽은 듯이 입술을 깨물고 한사코 신음 소리를 내지 않았다.주명취가 서둘러 달려와 이 장면을 보고 달려 들었으나 천천히 걸음을 멈추고 곤장이 주명양의 등과 엉덩이에 떨어지는 것을 보고 마음속에 말할 수 없는 후련함이 느껴졌다.주명양은 결국 울부짖었는데, 이번 매는 주재상이 세게 때려서 피부가 찢어지고 살이 터졌다.만아가 엎드리며 주재상의 곤장을 빼앗으려고 하는 걸 우문호가 잔을 던지니, 만아의 이마에서 깨져 순식간에 선혈이 흘러내리고 만아가 고개를 들고 흉악하고 악랄하게 우문호를 바라봤다. 피가 뚝뚝 떨어지고 말할 수 없는 음산한 공포로, “초왕 전하, 뜻밖에 일개 여자와 겨루다니 정말 남자가 아니군요.”“주씨 집안의 노비는 과연 이토록 방자하구나. 견문이 넓어졌어.” 예친왕이 차갑게 말했다.주재상의 곤장이 만아의 몸에 떨어지고 만아는 이를 악물고 그대로 받아내며, “어르신 때리세요, 쇤네를 때려 죽이시고 둘째 아가씨를 용서해 주세요.”주씨 집안 사람들이 하나 둘 꿇어 앉아 사정하고 주명양의 부모가 달려와 주명양이 맞아서 의식도 곧 잃을 것 같으니 다급히 말리며 땅에 꿇어 앉아 용서를 빌었다.주명양은 땅을 기는데 고통으로 전신에 힘이 없고, 입술은 깨물어 터져 선혈이 흘러내리며 우문호를 보고 팔꿈치를 살짝 짚고 독한 목소리로: “네가 오늘 내게 한 모든 것은 내가 명심했다가 다음에 열 배로 갚아주마.”우문호가 주명양을 쳐다보지도 않고 방금 속으로 세어보니 이미 30대가 충분했으므로 분도 상당히 가라앉아서 일어나 주재상에게: “재상, 물러가겠습니다!”용서하거나 화해한다는 말 없이 그렇게 갔다.서일이 얼른 따라갔다.소요공과 예친왕 모두 방치된 상태라 자연스럽게 소요공과 예친왕은 남아서 난장판이 된 상황을 수습하고 늘 그렇듯 몇 마디 덕담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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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515화

주명취와 우문호, 그리고 소요공의 판단“한가지만 물어보게요, 그때 나에게 결혼 약속했던 거 실행할 수 있어요?” 주명취는 서일이 같이 있는 것에도 불구하고 눈가를 붉히며 물었다.서일은 눈이 왕방울만해 져서 귀를 쫑긋했다.우문호는 서일을 노려보는데 서일이 있으니 참으로 말하기가 불편하다.“제왕비,” 우문호가 정색하며: “내 생각에 과거 일은 이미 과거이니 피차 아름다운 추억으로 남겨두는 것이 서로에게 좋을 듯 해.”주명취는 절망적인 눈빛으로, “결국 역시 원경릉 때문이군요, 설사 예전이라 해도 초왕은 저에게 원경릉처럼 그렇게 잘해주지 않았어요.”우문호가: “다행히 그녀가 내 아이를 낳고 키우길 원하니 그녀에게 잘해주지 않으면 하늘에서 벼락을 맞을 일이지, 일곱째가 너에게 잘하지 않느냐, 제왕비가 받은 복을 소중히 여기길 바래.”“제왕은 후궁을 맞았다고!” 주명취가 차갑게 말했다.우문호가 아무렇지도 않게: “그 후궁은 네가 일곱째를 위해 데려온 거잖아? 듣기로 네가 일곱째에게 후궁을 붙여주자고 직접 황후마마께 사정했다고 하던데, 네 스스로 청했으니 틀림없이 네가 흔쾌히 한 거잖아, 감당할 수밖에.”주명취는 한 걸음 앞으로 다가와 열렬한 눈빛으로 우문호를 보고 목소리를 낮추어 최대한 서일이 들을 수 없게, “마지막으로 한번만 물을 게요. 만약 내가 제왕과 헤어지면 당신은 원경릉과 헤어지고 나를 정비로 맞아들이길 원해요? 원경릉이 할 수 있는 일은 나도 할 수 있어요, 나도 당신을 위해 아이를 낳아서 기르고 싶어요, 절대 당신을 원망하지 않을 거예요.”서일이 듣더니 눈이 똥그래지고 찬 공기를 한 모금 들이 마시고, 안되겠어, 이 말은 반드시 왕비마마께 알려야 해, 앞으로 조심하시라고.우문호는 대답하지 않고 그저 평소처럼: “제왕비, 목소리가 너무 작아서 잘 안 들리는 군. 난 일이 있어서 그럼 이만!”말을 마치고 귀신에게라도 쫓기듯이 성큼성큼 밖으로 나갔다.말을 달려 떠나면서 서일이: “왕야, 방금 얘기 왕비마마께 말씀드려도 되겠습니까? 소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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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516화

대작하는 주재상과 소요공주재상은 자기에게 피를 봐야 끝이 날 재앙이 닥쳤다는 느낌이 들며 사람을 시켜 술을 가져오라고 하고 소요공과 나한상에 앉아서 양반다리를 하고 술을 마셨다.“다섯째 이 녀석이 속이 좁아.” 소요공이 슬쩍 웃으며, “너무 마음 쓰지 말게.”주재상이 아무렇지도 않게: “속이 좁다고? 오히려 그 반대일 걸, 공처가인 게 걱정이긴 하지만.”소요공이 껄껄 웃으며 술잔을 들고 주재상과 잔을 부딪히며, “자네 그 말엔 반박하지 않겠어, 확실히 그래. 여자를 위해서는 참으로 목숨을 던질 수 있으니 말이야, 자네한테 미운 털 박히는 걸 두려워하지 않다니.”주재상이 소요공을 째려보며, “우문호같은 황실 사람은 나한테 밉보이면 왜 안돼? 큰일나냐? 다른 사람이 이렇게 말하면 그렇다고 치지만 너는 나랑 사귄 게 얼만데? 아직도 이렇게 말하고 진짜 이렇게 좋은 술 주기가 아깝다.”말을 마치고 술을 빼앗아 갔다.소요공은 박수를 짝 치고 입맛을 다시며, “됐네 됐어, 삐쳤군 아니야? 너한테 한마디 했다고 그걸 듣기 싫어하냐, 사실 몇년간 주씨 집안이 방자하게 군 일이 어디 한둘인가? 수하 사람들 관리 좀 해야 하네, 막돼먹은 배짱이나 부리고 말이야, 어린 여자애도 시건방지게 다른 사람에겐 시집가지 않겠다고 감히 친왕에게 큰소리를 치지 않나.”소요공이 자기 얼굴을 두드리며, “얼굴을 어떻게 들고 다녀? 체면은? 내가 다 부끄러워서 어쩔 줄 모르겠네.”주재상이 냉랭하게: “관리 좀 하라고? 안 하는 게 아니야, 너도 알다시피 내가 바쁘잖아, 주부의 일은 전부 큰애에게 맡겼는데 큰애 성격이 유약해서 됐네, 그만 하세, 운명이 다한 거면 조상의 음덕도 이게 끝인 거지, 확실히 나도 관 짝에 발 한쪽 넣고 있는 나이니 걔들을 관리해서 뭐하겠나? 죽을 사람은 죽은 건데, 짜증내지 말자고!”“자네가 죽어도 눈을 못 감을 까봐 걱정이라서 그래, 관을 박차고 뛰어나올라.” 소요공이 누에콩(茴香豆子)을 한 알 집어 먹으며 평소처럼 말했다.주재상이 손을 흔들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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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517화

쫓겨난 만아이 화제는 더이상 얘기하지 말자.소요공이 가고, 주재상은 사람을 시켜 만아를 헛간에 가두고 사람을 붙여 엄하게 심문했다. 만아는 신쟝(新疆) 남부지역 사람으로 집안이 몰락해 수도로 팔려와 기예를 팔다가 신쟝 남부 사람이란 신분때문에 쫓겨났는데 주명양은 본디 만아를 잘 대해줄 생각이 없었지만 재주가 있는 것을 보고 곁에 남아 있게 했다.신쟝 남부사람은 은혜와 원수를 확실히 따져서 어쨌든 주씨 집안 둘째 아가씨가 거두어 주었으니 충심으로 보답했던 것이다.주재상은 경조부 관아 계획은 만아가 세운 것이 아님을 알고 매를 쳐서 주씨 집안에서 쫓아냈다.그 만아가 짐을 꾸릴 때 주명양을 찾아가 작별 인사를 했다.주명양은 매를 맞아서 침대에서 일어날 수 없었는데 만아가 쫓겨난다는 얘기를 듣고 황급히 고개를 들어, “네가 어차피 쫓겨날 바엔 하나만 내 일을 도와라.”“둘째 아가씨 말씀하세요.” 만아가 말했다.“넌 신쟝 남부사람이니 무고를 할 줄 알 거야, 원경릉을 죽여버려.” 주명양이 이를 갈며 말했다.만아가 놀라서, “저…… 사람을 죽이는 일은, 쇤네는 할 수 없습니다.”“못 하는 거냐?” 주명양이 만아를 쳐다봤다.“아닙니다. 단지 아무 이유 없이 어떻게 사람을 죽인다는 말입니까? 쇤네는 초왕비와 원한관계가 없습니다.” 만아가 말했다.주명양이 큰 소리로 꾸짖으며, “이 쓸모없는 멍청한 것, 일 좀 시키니까 이리저리 핑계를 대고 안 해? 이번 일도 네가 먼저 가면을 벗지만 않았어도 경조부 사람도 감히 추적조사를 못 했을 것이다. 이 일을 망친 건 네 년이란 사실을 아직 벌하지도 않았건만.”만아가: “둘째 아가씨, 이 일과 가면을 벗은 것은 아무 관계도 없을 뿐더러 쇤네가 위험을 무릅쓰고 재상 어르신 흉내를 낸 것은 저희가 관아에 무사히 들어가기 위해서 였습니다. 이미 일을 다 끝이 났으니 다시 모험할 필요는 자연스럽게 없어진 것이지요.”만아는 앞에 꿇어 엎드려 고개를 들고 주명취를 흘끔 바라보며, “그리고 둘째 아가씨도 쇤네를 속이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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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518화

거지와 만아, 돌아온 우문호만아가 고개를 들어 거지를 보니, 온몸에 때가 꼬질꼬질한 더러운 소년이 살벌한 눈빛으로 적의에 가득 차서 쳐다보고 있다. 만아가 눈물을 쓱 닦으며, “내가 네 집에 앉았다고? 미안해. 내가 옮길 게, 옮겨 갈게.”“손발이 멀쩡한데 가서 일을 찾아봐요.” 소년이 차갑게 말하며, “구걸할 필요가 어디 있어요?”만아가 울음을 터트리며, “난 신쟝 남쪽 사람이라 어느 집도 신쟝 남쪽 계집은 필요 없다더라.”“부두에 가서 짐을 날라요, 손발이 건장하니 힘도 세겠네.” 소년이 앉아서 뱃가죽을 만졌다. 오늘 또 아무 수확없이 돌아 왔다. 꼬마 거지는 벌써 이틀째 먹을 걸 못 구하고 물로 배를 채웠다.만아가 몸을 일으켰다.얼마 지나지 않아 만아가 돌아왔는데 손에 찐빵 두개가 들려 있고, 소년에게 건네며, “먹어.”소년이 머뭇머뭇 하고 고개를 들어 만아를 보더니, “당신 혹시……”“내가 산 거야, 훔친 거 아냐.” 만아가 귓불을 만지며, “원래 주인집에서 귀걸이 한 쌍을 나한테 줬는데, 팔았어. 돈으로 바꾸려고.”“거지 아니었어요?” 소년이 받아 들고 한입 씩 먹는데 한 입을 한참을 씹고서야 넘겼다.“아니야, 하지만 앞으론 구걸을 해야 할지도 모르지.” 만아가 슬프게 말하고 앉으며 소년에게, “부두에서 포대를 나르는 곳에서 여자도 쓴데?”소년이 고개를 가로 저으며, “분명 아닐 걸요.”만아가 ‘아이고’하며 부은 눈을 닦고는 어째야 좋을지 모르겠다.소년이: “무술을 좀 할 줄 알아요?”“조금 해.”소년이: “내일 서집(西集)에 가봐요, 어떤 집에서 무술을 할 줄 아는 계집을 구한다 던데.”“난 신쟝 남쪽 사람이잖아.” 만아는 일반 사람들이 신쟝 남쪽 사람을 싫어하는 걸 안다.소년이 좀 짜증을 내며, “가서 한 번 부딪혀 봐요, 난 더이상 말 안 할거야.”“어, 알았어.” 만아가 얼른 고개를 끄덕이며 소년이 사람은 꽤 괜찮다고 생각했다.한편 우문호는 초왕부로 돌아온 뒤 어떻게 주명양의 죄를 묻고, 어떻게 주씨 집안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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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519화

원경릉에게 주명취와의 일을 얘기하는 우문호우문호는 눈을 부라리며, “넌 나가라, 내가 알아서 말 할 테니까.”서일이 풀이 죽어 나갔다.원경릉이 두 사람의 ‘상호작용’을 보고, “응? 다른 얘기가 있어?”우문호가 또 물을 마시고, 침을 몇 번 삼킨 후에 조심스럽게 원경릉을 바라보며: “이건 진짜 나랑 별 관계 없는 건데, 그래도 내 생각에 너한테 일단 얘기는 해야 할 것 같아.”“말해.” 원경릉이 우문호의 얼굴에 이 일이 작은 일이 아니라고 써 있다.“그러니까 그게 나갈 때 있잖아, 나랑 같이 서일도 나갔거든, 그때 주명취가 쫓아와서……” 우문호가 기침을 하며 뭔가 부자연스럽게, “그러니까 그 제왕비가……”“주명취가 누군지 아니까, 빨리 말해!” 원경릉이 목소리를 높였다.우문호가, ‘응’하고 시선을 회피하며, “제왕비가 쫓아와서 그 옥패를 나한테 돌려줬는데, 가져갔던 그 옥패있잖아, 황조부께서 나한테 주신 그거, 너도 알지, 내가 원래 이 옥패를 소중히 여겼잖아, 그게 3조각이 난 걸로 주니까 열 받는 거야……”원경릉이 탁자를 치며, “핵심을 말해!”우문호가 고개를 숙이고 발음도 불분명하게 잽싸게 말하는 게, “제왕비가 나한테 묻길, 만약 자기가 합의 이혼하면 나도 너랑 이혼하고 자기를 정비로 맞아줄 수 있냐고.”원경릉이 눈이 휘둥그레져서, “맙소사!”우문호가 얼른 변명하며, “난 아무 말도 안 했어, 바로 서일을 끌고 나왔어.”원경릉이 우문호를 보고 쓴 웃음을 지으며: “우문호, 너를 못 잊어 하는 여자가 도대체 몇 명이야?”“하지만 난 너만 그리워하잖아.” 우문호가 원경릉의 손을 잡아당겨 끌어 안고, 그녀의 이마에 입을 맞추며, “맹세해, 너 외에 절대 딴 마음 먹지 않는다고.”원경릉이 우문호의 가슴에 기대, “난 왕야를 믿어, 하지만 분명 나보다 좋은 사람이 나타나겠지.”특히 앞으로 만약 우문호가 정말 황제가 된다면, 구중궁궐의 비빈들이……원경릉은 생각만해도 머리가 지끈거렸다.“지금 너보다 좋은 사람이 있다고 해도, 좋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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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520화

인력 시장에서 만아와 만난 사식이와 희상궁희상궁과 사식이가 요 며칠 비교적 바빴지만, 초왕부에 인력이 부족한데다 앞으로 왕세자가 태어난 뒤엔 각종 일로 더 바빠질 게 분명하니 초왕부는 믿고 맡길 만한 사람을 찾아야 했다.제일 좋은 건 무술을 좀 할 줄 아는 것으로 이건 사식이가 제안한 것인데, 왕비가 드나들 때 무술을 할 줄 아는 시녀가 따라다니는 것이 안심이라는 이유에서 이다.그래서 다음날 일찍, 사식이는 희상궁을 데리고 서집(西集)에 갔다.둘은 자기들이 초왕부 사람이란 얘기를 하지 않고 단지 솜씨가 괜찮은 시중드는 여자를 구한다고만 말한데다 돈도 충분히 내놓았다. 그래서 매일 지원하는 사람은 상당히 많지만 마땅한 사람을 찾지 못하고 있었다. 사식이 요구 조건이 높아서 그런 것인데 지원자는 10 초식을 받아내야 하기 때문이다.안타깝게도 3초식까지도 못 갔다.오늘의 좌판을 벌여 놓고 인력소개꾼이 다가와 묻자 사식이가 손을 내젓고는, “그만 둬요, 우리가 알아서 찾을 테니까.”사식이는 인력소개꾼을 믿지 않는데, 말하는 거나 성격 등 조목조목을 전부 외우게 해서 진짜인지 아닌지 알아볼 수가 없다.인력소개꾼이 실실 웃으며, “이삼 일을 보시고도 한 사람도 못 찾으셨는데 제가 데리고 있는 아이들은 왜 안 보세요? 마르고 가냘픈 미인, 풍성한 미인, 원하는 여자는 다 있답니다.”사식이가 시큰둥하게: “우리가 몸매 보고 사람 뽑습니까? 우리한테 필요한 사람은 성격이 단정하고 무술을 좀 아는 사람이란 말입니다. 가세요. 가. 길 막지 말고, 바로 누가 올 테니.”인력소개꾼이 흥미를 잃고 떠났다.호랑이도 제 말하면 온다고 건실해 보이는 여자였는데 사식이가 무술을 할 줄 아느냐고 물어보니 여자가 힘이 세서 큰 가마솥도 단숨에 들 수 있다고 했다.하지만 초식을 겨뤄보니 사식이가 호미걸이로 그녀를 땅바닥에 넘어뜨렸다.“아무리 솥을 들 수 있어도 소용없어요.” 사식이가 탄식했다.희상궁이 웃으며: “됐어. 건장한 아이 몇을 찾으면 돼지. 이 나이에 무공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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