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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518화

거지와 만아, 돌아온 우문호

만아가 고개를 들어 거지를 보니, 온몸에 때가 꼬질꼬질한 더러운 소년이 살벌한 눈빛으로 적의에 가득 차서 쳐다보고 있다. 만아가 눈물을 쓱 닦으며, “내가 네 집에 앉았다고? 미안해. 내가 옮길 게, 옮겨 갈게.”

“손발이 멀쩡한데 가서 일을 찾아봐요.” 소년이 차갑게 말하며, “구걸할 필요가 어디 있어요?”

만아가 울음을 터트리며, “난 신쟝 남쪽 사람이라 어느 집도 신쟝 남쪽 계집은 필요 없다더라.”

“부두에 가서 짐을 날라요, 손발이 건장하니 힘도 세겠네.” 소년이 앉아서 뱃가죽을 만졌다. 오늘 또 아무 수확없이 돌아 왔다. 꼬마 거지는 벌써 이틀째 먹을 걸 못 구하고 물로 배를 채웠다.

만아가 몸을 일으켰다.

얼마 지나지 않아 만아가 돌아왔는데 손에 찐빵 두개가 들려 있고, 소년에게 건네며, “먹어.”

소년이 머뭇머뭇 하고 고개를 들어 만아를 보더니, “당신 혹시……”

“내가 산 거야, 훔친 거 아냐.” 만아가 귓불을 만지며, “원래 주인집에서 귀걸이 한 쌍을 나한테 줬는데, 팔았어. 돈으로 바꾸려고.”

“거지 아니었어요?” 소년이 받아 들고 한입 씩 먹는데 한 입을 한참을 씹고서야 넘겼다.

“아니야, 하지만 앞으론 구걸을 해야 할지도 모르지.” 만아가 슬프게 말하고 앉으며 소년에게, “부두에서 포대를 나르는 곳에서 여자도 쓴데?”

소년이 고개를 가로 저으며, “분명 아닐 걸요.”

만아가 ‘아이고’하며 부은 눈을 닦고는 어째야 좋을지 모르겠다.

소년이: “무술을 좀 할 줄 알아요?”

“조금 해.”

소년이: “내일 서집(西集)에 가봐요, 어떤 집에서 무술을 할 줄 아는 계집을 구한다 던데.”

“난 신쟝 남쪽 사람이잖아.” 만아는 일반 사람들이 신쟝 남쪽 사람을 싫어하는 걸 안다.

소년이 좀 짜증을 내며, “가서 한 번 부딪혀 봐요, 난 더이상 말 안 할거야.”

“어, 알았어.” 만아가 얼른 고개를 끄덕이며 소년이 사람은 꽤 괜찮다고 생각했다.

한편 우문호는 초왕부로 돌아온 뒤 어떻게 주명양의 죄를 묻고, 어떻게 주씨 집안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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