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 / 로맨스 / 명의 왕비 / Chapter 521 - Chapter 530

All Chapters of 명의 왕비: Chapter 521 - Chapter 530

3039 Chapters

제 521화

만아가 초왕부에?번화가 한복판에서 두 사람이 100합이 넘게 겨뤄도 우열을 가리지 못하고 단지 숨만 좀 찰 뿐이다. 사식이가 초식을 거두고 웃으며: “그만 합시다. 충분해요.”만아는 흐트러진 머리카락을 정리하고 기뻐하며: “정말요?”상궁이 사식이에게 불평을 늘어놓으며, “어떻게 물어보지도 않는 것이냐? 집안이 어떤 지, 이름이 뭔 지.”사식이가 웃으며: “전 실기 담당이니, 필기는 상궁께서 보세요.”상궁이 만아에게 묻길: ‘이름이 무엇이냐? 나이는? 어디 사람이지? 경성에 온 지는 얼마나 됐고?”민아가: “저는 고만아(古蠻兒)로 경성에 온 지 3년 되었습니다. 올해 17살이고요, 전에 어느 대가집에서 몸종으로 있다가 나왔습니다.”“어디 사람이지?” 상궁이 물었다.만아가 멈칫멈칫 하며 소매를 꼭 쥐고 기어들어가는 목소리로: “신쟝 남쪽 지역이요.”“전에 있던 주인집은 어디냐?” 상궁이 물었다.“주부입니다.” 만아가 말했다.상궁이 당황해서, “주재상 어르신 집 말이냐?”“예.” 만아가 조금 긴장했다.상궁이 부드러운 말투로, “주씨 집안은 규율이 엄격한데 주부에 있었다니 규율을 잘 알고 있겠구나. 됐다. 너를 거두마.”만아가 ‘아’하더니, “저…...저는 그……신쟝 남쪽 사람으로……”상궁이 아무렇지도 않게 만아를 보고, “신쟝 남쪽 사람은 다리가 4개더냐? 그냥 평범한 사람 아니냐? 넌 챙겨야 할 게 있느냐? 언제부터 집으로 올 수 있지?”만아가 감동해서: “지금 돼요, 지금 바로 갈 수 있어요.”상궁이 진중하게, “그래, 하지만 순서에 따라 너와 얘기를 나눠야 할 게 있다. 장기 계약과 단기 계약 그리고 완전히 몸을 의탁하는 매매 계약이 있는데, 3년, 5년, 10년, 20년, 종신이다.”만아가 얼른: ‘10년이요.”상국이 웃으며, “아직 집에도 안 가보고 10년을 덥석 계약하려고?”“그럼 여기저기 일자리 찾으러 다니지 않아도 되니까요, 일자리 찾기가 너무 어려워요.” 만아가 말했다.상궁이 계약서를 쓰고: “서명을 하고 엄지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10-29
Read more

제 522장

초왕부에 온 만아와 이를 본 서일서일이 사식이에게, “내가 뭘, 본 적이 있다는 게 뭐가 뻔뻔해?”“딱 봐도 예쁘장하니까 본 적이 있다 느니 하는 거잖아요. 당신 같이 밝히는 남자들 많이 만나봤거든요.” 사식이가 쌩하고 가버렸다.서일이 어리둥절하다가 사식이를 한손으로 붙잡고 벽으로 쾅 밀어붙이더니 한 손으로 벽을 치며 사식이를 자신의 큰 그림자 안에 가두고는, 얼굴을 들이밀고 엄숙한 말투로: “어디 똑바로 말해봐, 누가 밝히는 남자라고?”사식이가 깜짝 놀라서 정신없이 손으로 서일의 얼굴을 덮고 밀며, “뭐 하는 거예요?”사식이가 손을 밀자, 손가락이 서일의 눈을 찍어 눌러 서일이 얼른 손을 뻗어 쳐내니 사식이도 손을 뻗어 쳐내고 두 사람이 이렇게 몇 초식을 겨뤘다.서일이 화가 나서, “너 정말 일부러 분란을 일으키는데, 내가 너희 원씨 성을 두려워 한다고 착각하지 마라, 너 맨날 내가 멍청하다고 해도 너랑 다투지 않았더니 이제 와서 내가 밝히는 남자고 내 눈을 후벼파?”사식이도 화를 내며, “난 그냥 당신이랑 농담 좀 한 건데, 이 돼지 콧구멍이 못 알아듣나 보네?”“돼지 콧구멍은 너지.”“돼지 콧구멍이 누군지 몰라? 가르쳐줘?” 사식이가 몸을 앞으로 내밀며 화를 냈다.서일이 보니 사식이가 또 주먹이 앞설 자세라 손으로 그녀를 밀치며, “비켜……”하자사식이가 결국 폭발해서 서일이 손으로 밀친 곳 위치를 보고 얼굴이 시뻘게진 채로 벽력같이 소리치며, “서일, 이 여자나 밝히는 놈이 감히 내 몸에 손을 대?”사식이가 펄쩍 뛰어 올라 서일의 얼굴에 따귀를 날렸다.서일이 손으로 얼굴을 움켜쥐었다가 슬금슬금 손을 내리더니 의아하다는 듯 자기 손바닥을 내려다 본 다음 사식이의 가슴을 보더니 얼굴이 공포로 물들며, “맙소사, 너 진짜 여자였어.”“자다가 봉창 두드려? 내가 여자인줄 몰랐어?” 사식이 화가 나서 소리쳤다.서일이 목을 움츠리더니 멈칫멈칫하며, “맨날 왁자지껄 구는데 네가 여자인줄 누가 알겠냐?”“죽을라 고 이게!” 사식이가 주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10-29
Read more

제 523화

기왕비의 하소연만아가 고개를 흔들며, “아뇨, 그게 아니라 초왕부의 규칙이 엄하다고 들어서 실수할 까봐 걱정돼서 그래요.”“그래서 내가 규칙을 가르치는 게 아니냐, 기억하고 있으면 돼.” 희상궁이 말했다.만아가 영혼 없이 ‘에’하고 대답했다.기왕비는 병이 깊은 몸을 이끌고 매일 한 번씩 오는데 원경릉은 우선 기왕비를 치료한 뒤 회왕부에 갔다.며칠이 지나고 회왕부 쪽에 갈 필요가 없어져 기왕비의 치료에만 전념하면 되게 되었다.우문호 쪽은 사건이 이미 정리되어 정강부 관원들은 한 무더기가 처분을 받았으며 셋은 목이 달아났는데, 그 중 하나가 기왕비의 사촌 동생 막문이었다.그래서인지 이날 기왕비가 왔을 때 기왕비는 전신을 부들부들 떨고 있었다.그간 며칠 치료하면서 기왕비는 줄곧 병세를 제외하고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그래서 원경릉도 더욱 쓸데없는 말을 하지 않았다. 보통 주사를 걸어 놓고 방에 가서 쉬었다가 주사가 끝나면 나와서, 두 사람의 대화는 문진 외에는 거의 제로에 가까웠다.하지만 이 날 주사를 꼽자 기왕비는 갑자기 원경릉에게: “당신이랑 몇 마디 해도 되겠어요?”원경릉이 기왕비와 비교적 먼 의자에 앉아서, “어디 몸이 불편한 건 아니죠?”“아니요!” 기왕비는 마스크를 2개 하고 있어서 말 소리가 좀 웅웅 거리는데, “병세는 좋아지고 있어요, 처음보다 많이 좋아졌어요.”“그럼 할 말이란 뭐죠?” 원경릉이 물었다.기왕비는 고개를 들어 사식이와 희상궁을 보고, “하인들 내보낼 수 있나요?”“기왕비마마 할 말이 있으시면 그냥 하세요.” 희상궁이 말했다.기왕비가 쓴 웃음을 지으며, “왜 내가 초왕비를 해칠까봐? 난 지금 진짜 자격이 없어서 못해, 내 목숨도 초왕비 손에 있잖아. 너희는 가봐, 그냥 몇 마디 하려고 그러는 거니까.”원경릉이 희상궁과 사식이에게 고개를 끄덕이며, 나가라는 뜻을 전했다.오늘 확실히 아무 일정도 없다. 기왕비와 수다나 떨면 된다.희상궁과 사식이가 나가고 기왕비가 심호흡을 한 뒤 원경릉에게, “그때 당신이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10-29
Read more

제 524화

기왕비와 원경릉의 독대원경릉이 처음엔 영혼 없이 듣고 있다가, 기왕비의 한 맺힌 목소리를 듣다 보니 고개를 들어 기왕비를 쳐다봤다.한 여인으로 기왕비도 선택의 여지가 없었던 것이다.만약 선택할 수 있었다면 만약 다른 길을 선택했다면 그녀를 기다리고 있는 건 적막한 인생일 뿐이다.하지만 이건 사람으로서 매몰차고 매정한 이유가 되지는 않는다.그래서 제아무리 그녀가 처참한 경우를 당했다 해도 함께 공감할 수는 없었다.원경릉이: “사람이 동물과 구별되는 점이 사고할 수 있다는 거예요. 해야만 하는 일이 뭔 지, 하지 말아야 할 일이 뭔 지 알면 누구나 최소한의 한계가 있기 마련이죠. 어떤 사람이라도 마찬가지예요. 당신이 저지른 수많은 악행은 전부 당신이 마음으로 원해서 한 일이지 누가 협박해서 억지로 한 게 아니에요. 기왕이 당신보다 백배는 더 나쁜 사람이라고 해서 당신이 무고하다는 뜻은 아니란 거예요.”“난 무고한 사람 아니에요. 내가 무고하다고 한 적 한번도 없어요.” 기왕비기 상당히 격양되어, “당신이 내 죄상을 일일이 나열할 필요 없이, 내가 이 병을 얻은 게 바로 인과응보인 걸 알아요.”“그래서, 무슨 말을 하고 싶은 거죠?” 원경릉이 담백한 눈으로 바라봤다.기왕비는 비틀비틀 일어나, “당신과는 도저히 동병상련이란 말을 못하겠어요.”“우린 동병상련이라 말할 수 없는 사이예요. 나도 알아요 당신은 누군가에게 하소연 하고 싶고, 기왕의 무정함을 하소연하거나 아니면 누군가에게 공감을 얻고 싶어서 무의식적으로 자신을 변명하죠. 하지만 당신이 찾는 그 사람이 나는 아니에요. 사람 잘못 찾았네요.” 원경릉이 말했다.기왕비가 차갑게: “위에서 내려다보는 시선으로 뭐하는 거예요? 지금이야 다섯째의 총애를 한 몸에 받고 있으니 자연스럽게 득의양양 하겠죠. 만약 당신이 시집온 지 얼마 되지 않아 다른 여자와 남편의 사랑을 놓고 싸워야 하면, 남편의 마음을 붙잡는데 모든 방법을 동원하지 않을 수 있겠어요? 당신도 나 같을 수밖에 없다고.”원경릉이 고개를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10-29
Read more

제 525화

우문호에 대한 주명양의 생각기왕비와 쓸데없는 얘기를 더 하기 싫어서 원경릉은 말을 마치고 갔다.사실 기왕비가 이런 말을 한 건 신분을 망각했거나, 지능을 상실했거나 둘 중 하나다.기왕비도 실은 알고 있었다. 주명양이 초왕부에 시집 올 수 없다는 것에 기왕비와 원경릉의 분석은 완전히 일치했다.하지만 기왕비가 주명양의 소식을 접하고 마음 속에 남모르는 기쁨과 희망의 불꽃이 타올라, 원경릉의 입에서 동병상련의 호응을 얻고 싶었다. 원경릉 말이 맞았다. 그녀는 자신의 처지에 동조해 줄 사람을 찾았던 것이다.기왕비는 자신이 이런 처지까지 내몰렸다는 생각에 비애를 금할 수 없었다.주명양은 이미 사흘간 음식을 먹지 않았다.초왕 우문호가 와서 시끄럽게 한 그날 이래 주명양은 초왕과 결혼하고야 말겠다고 결심을 굳혔다.이런 집요함은 아무도 말릴 수 없다.주명양은 우문호가 원경릉을 지키고 원경릉을 총애하는 모습을 봤고, 원경릉을 보는 눈빛을 봤다. 그 눈빛은 겉으로 드러내지 않았지만 기쁨이 넘쳐 하늘을 나는 듯했다. 주명양은 우문호가 자기도 모르게 원경릉에게 다가가 손을 잡는 것을 봤다. 그건 마치 아이가 몰래 훔친 사탕을 먹는 것처럼 달콤해 보였다.그게 바로 주명양이 갈망하는 남자다.주명양은 우문호를 사모한 적이 있다. 당시엔 우문호가 정말 뛰어난 무장이고 황실의 자손이기 때문이었지만 그가 원경릉과 결혼한 뒤 주명양은 우문호를 무시했다.하지만 원래 주명양이 무시한 건 원경릉 뿐이었다. 주명양은 우문호의 화를 돋울 심산이었지 우문호를 마음 속에 품은 적이 없다.우문호에게 후궁으로 시집을 가야한다고 두 번 얘기가 오갔으나 주명양은 그렇게 바라지 않았다.하지만 우문호가 원하지 않는다는 얘기를 듣고 열 받았다. 자기는 원하지 않을 수 있지만 우문호가 감히 뭘 믿고?결국 기왕으로 결정되어 주명양은 잠시 기뻤다. 왜냐면 연모하는 것을 제외하면 권세와 서열이 기왕 쪽이 훨씬 기대할 만한 가치가 있었기 때문이다.그러다 우연히 아무 생각없이 할아버지와 아버지의 대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10-29
Read more

제 526화

주명양은 3일 동안 물을 제외한 그 어떤 것도 마시거나 먹지 않았다.지금까지 그녀는 무엇인가를 쟁취하기 위해 이렇게 노력을 한 적이 없었다. 주대부인은 그녀의 침상 옆에서 눈물을 흘렸다.“너는 왜 이렇게 고집이 세! 우문호가 뭐가 그렇게 좋아서 조부의 화를 돋우는 것이야? 기왕비가 죽고 나면 정비의 자리로 올라갈 수 있을 텐데 기왕에게 시집을 가면 얼마나 좋냐는 말이다! 네가 초왕부로 시집을 간다고 쳐! 만약에 초왕비가 아들을 낳기라도 해봐 그 하늘을 찌르는 기세에 네가 살아남을 수 있겠느냐?”주대부인은 딸에게 화도 내보고 설득도 해보고 욕도 해봤지만 주명양의 생각은 변함이 없었다. 그런 딸을 바라보는 어미의 마음은 아프다 못해 갈기갈기 찢어지는 것 같았다.주명양의 꺾이지 않은 기세를 보고 주대부인이 다급하게 옆에 있던 주명취를 보았다.“네 동생을 좀 말려라! 가만히 앉아 있지 말고!”주명취는 사실 여기에 오고 싶지도 않았다. 어머니가 세 번이나 간곡하게 서신을 전하지 않았다면 주명취는 주명양의 규방에 들어오지 않았을 것이다.모친의 성화에 주명취는 한숨을 내쉬었다. “제가 설득한다고 쟤가 듣겠습니까? 어머니 말도 귓등으로 안 듣는 애를 제가 무슨 수로……”“나가.” 주명양이 차가운 목소리로 나지막하게 말했다.“나도 오고 싶지 않았거든? 어머니께서 와달라고 사정하지 않았으면 누가 여길 왔을 줄 알아? 그리고 너 정말 웃긴다? 이런다고 초왕이 너랑 혼인할 거라고 생각해? 어림없는 소리! 지금이라도 마음접고 기왕하고 혼사를 끝내. 그렇지 않으면 기왕도 마음이 바뀔 수 있어.”“입 닥치고 꺼지라고!” 주명양이 고개를 들고 독기가득 한 눈으로 주명취를 노려보았다.주명취는 자리에서 일어나 차가운 눈빛으로 주명양을 보았다.“내가 마지막으로 충고 하나 할게. 네가 여기서 굶어 죽더라도 조부께서는 절대 너를 초왕과 혼인시키지 않을 거야. 이전에 희상궁이 와서 조부를 만났을 때, 조부께서 초왕부에 주씨 집안의 여인은 절대 보내지 않겠다고 희상궁과 약속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10-29
Read more

제 527화

“망할 상궁, 천한 신분 주제에…… 조부를 꾀어 내 인생을 망치다니! 모친께서는 이 수모를 참을 수 있으십니까? 딸이 이렇게 아파하는 데도 말입니다!” 주명양이 이를 부득부득 갈았다.“알겠어! 알겠으니까 일단 뭘 좀 먹어라. 내가 희상궁을 찾아가 보마.” 주대부인은 주명양을 다독였다.“모친께서는 지금 당장 가서 희상궁을 만나세요. 만났다고 소식을 들어야 제가 밥이 넘어갈 것 같습니다.”주대부인은 참으로 난감했다.희상궁은 태상황의 심복인데다가 주수보와도 각별한 사이인데, 과연 그녀를 찾아가도 되는 것일까?주명양 말대로 희상궁을 위협한다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다. 그렇다고 은화를 써서 매수한다? 과연 이게 맞을까? 지나치게 도를 넘은 게 아닐까?주대부인이 희상궁을 만나고 싶다고 서신을 보내자 희상궁은 매우 당황했다. 서신에는 주대부인이 체면을 봐서라도 꼭 나와달라는 말만 있을 뿐 다른 말을 적혀있지 않았다.희상궁은 이를 원경릉에게 알렸다.원경릉은 서신을 보더니 단번에 이해했다는 듯 웃으며 희상궁을 보았다.“주명양 때문입니다.”“그렇다면 안 가겠습니다.”“다녀오세요. 지피지기 백전백승 아닙니까?” 원경릉이 웃었다.“저는 이런 소란에 휘말리고 싶지 않습니다. 왕야께서는 주씨 집안과 절대 혼인하지 않을 겁니다. 왕비께서는 걱정 마십시오.” 희상궁이 단호하게 말했다.“다섯째는 절대 그럴 사람이 아닙니다. 하지만 저는 주씨 집안이 염려가 됩니다. 희상궁께서 주대부인을 만나 그들이 무슨 꿍꿍이가 있는지 들어보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희상궁은 원경릉의 말에 일리가 있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그러네요. 그럼 만나보겠습니다.”“상궁님! 사식이를 데리고 가세요. 주씨 집안은 도통 믿을 수 없으니…… 주수보를 제외하고 주씨 집안 사람들은 속이 시커 메서 방심할 수 없습니다.”“맞습니다. 주수보 빼고는 도리를 지키지 않는 사람들이죠.”다른 사람이 자신이 사랑하는 사람을 칭찬하자 희상궁의 얼굴에는 웃음꽃이 피었다. 그녀의 얼굴에는 주름이 가득했지만 마음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10-29
Read more

제 528화

희상궁은 미소를 지으며 다시 한번 인사를 했다.“대부인께서도 앉으세요.”주대부인이 앉자 희상궁도 자리에 앉았다. ‘시녀를 데리고 올 줄 알았는데, 사내를 데리고 왔네?’주대부인은 사식이를 위아래로 훑어보더니 사식이에게 손짓했다. “너는 밖에 나가 있어라. 무슨 일이 있으면 부르마.”“아뇨. 희상궁님 옆에 있겠습니다.” 사식이가 말했다.주대부인은 입술을 깨물며 “너……”라며 말을 잇지 못하자 희상궁이 미소를 지었다.“저 아이를 신경 쓰지 마세요. 원씨 집안의 계집인데 성격이 보통이 아닙니다.”주대부인은 계집이라는 말을 듣고도 안색이 좋아지지 않았다. ‘원후궁도 제왕부에서 보통이 아니더니…… 성가신 집안의 사람이네.’사식이는 허리춤의 꽂힌 칼집을 꼭 잡고는 당당하게 서있었다. 그런 사식이 때문에 주대부인은 희상궁에게 말을 꺼내기가 쉽지 않았다.그들은 차를 몇 모금 마셨지만 본론으로 들어가지 못하고 주위를 맴도는 대화만 했다.사식이는 하품이 나오는 것을 참으며 잠을 깨기 위해 밖에 나와 바람을 쐤다. 찻집의 작은방 안에는 주대부인을 모시는 시녀 하나뿐이고 나머지는 모두 밖에 있었다. 주대부인은 사식이가 나가는 것을 보고 눈이 반짝였다. “마마님. 제가 단도직입적으로 부탁 하나만 드리겠습니다.”“소인에게 부탁하실 일이 무엇이 있겠습니까. 대부인 그런 말씀 하지 마세요.”주대부인은 희상궁의 손을 잡고 한숨을 내쉬었다.“마마님 지금 제 딸 명양이가 3일째 아무것도 먹지 않습니다. 그 아이가 초왕하고 꼭 혼인을 해야겠다고 합니다. 지금 기왕부와 혼사도 나눴는데 어휴… 제 딸이지만 저도 이해가 가지 않습니다.” 주대부인의 눈에는 근심이 가득했다. “그래서 말인데, 마마님 제가 부탁드릴 일은…… 마마님께서 집안 어른을 만나 몇 마디 해주시면 안 되겠습니까? 마마님 아니면 제 딸은 죽습니다. 사람 살리는 셈 치시고 딱 한 번만 도와주시면 안 되겠습니까?”희상궁은 주대부인의 말 뜻을 단박에 알아챘다. ‘초왕과 혼인을 하는데 가장 큰 걸림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10-29
Read more

제 529화

“알죠. 처음에 기왕비가 후궁을 들이지 않겠다고 해서 초왕을 택했죠. 그러고는 마마님께서 집안 어르신을 찾아오셨잖아요. 그래서 혼인이 엎어졌고…… 아차! 마마님 제 말을 오해해 듣지 마세요. 제가 그렇다고 마마님을 미워하는 것은 아닙니다.”“맞습니다. 소인이 이 혼인을 막았습니다. 근데 제가 아무런 이유 없이 그랬을까요? 황실 내에 주수보의 위치를 대부인께서는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모르겠습니다만 아무리 높은 직위라도 한낱 조정의 관원에 불과합니다. 황제의 신하이기에 절대로 황실의 뜻을 거역할 수 없겠죠. 현재 주씨 집안이 굶을 걱정 않고 영화롭게 사는 것도 모두 황실의 은총이요, 백성들의 공양입니다. 둘 중에 하나라도 없어서는 안되겠지요. 소인은 몇 년간 조정에 관여하는 일은 자제했습니다. 하지만 자신이 황실의 신하라는 것을 망각한 자들이 가끔 황실을 넘어 왕위를 좌지우지하려고 한다면 얘기가 달라지지요. 주대부인께서도 생각을 바꾸시지 않으면 큰 화를 당하실 겁니다.”희상궁의 말을 들은 주대부인은 화가 났다. “도와주고 싶지 않다면 그냥 싫다고만 하면 될 것이지. 신하라는 것을 망각했다느니 화를 당할 거라느니 그런 말을 하는 속셈이 뭡니까?”“속셈이요? 저는 그저 주씨 집안이 대대손손 잘 지내길 바라는 마음에서 한 말입니다.”희상궁은 말을 마치고 자리에서 일어났다.주대부인은 치솟는 화를 억누르며 희상궁을 보았다.“제가 잠깐 흥분을 했습니다. 마마님께서 저희 가문을 걱정해 주시는 것도 모르고…… 좀 더 마시다가 가세요. 급할 게 뭐 있습니까.”유모는 손을 흔들며 “아닙니다. 여기 있어봤자 도울 일도 없고 전 그만 일어나겠습니다.”라고 말했다.주대부인은 안되겠다 싶었는지 주머니에서 은화 한 묶음을 꺼내어 탁자 위에 놓았다.“이것은 희상궁님이 나와주신 값입니다. 일만 잘 처리해 주시면 두 배로 챙겨 드리겠습니다.”자세히 보지 않아도 은화는 족히 만 냥은 되어 보였다. 희상궁은 한숨을 내쉬며 주대부인을 보았다.“주대부인, 어머니의 마음으로 둘째 아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10-29
Read more

제 530화

희상궁은 화가 나서 입술이 덜덜 떨렸다.“주씨 가문은 어쩜 그렇게 하나같이 파렴치합니까? 그 못된 핏줄은 어쩔 수 없다는 겁니까? 경박하게 어디서 협박을…… 지금 이 고비만 넘어가면 초왕부에서 부귀영화를 누릴 수 있을 것 같습니까? 천만의 말씀. 그런 꿈은 진작 접는 게 좋을 겁니다.”희상궁을 말을 마치고 밖으로 나가버렸다.사식이는 희상궁이 노발대발하며 나오는 것을 보고 깜짝 놀라 그녀를 부축했다.“왜 그러십니까? 설마 맞으셨습니까?”희상궁은 부들부들 떨며 “가자!”라고 말했다.사식이는 고개를 돌려 표독스럽게 주대부인을 노려보았다. 주대부인이 찻잔을 어찌나 세게 잡았는지 손가락 마디가 하얗게 변해있었다. 주대부인은 희상궁이 생각보다 쉽게 넘어오지 않자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다.“잠깐!” 주대부인이 벌떡 일어났다.사식이가 뒤를 돌아보았다.“왜요? 또 뭘 하시려고요!”“다시 한번 묻겠습니다! 마마님 정말 도와주지 않으실 겁니까?”희상궁은 주대부인을 거들떠보지도 않고 사식이를 끌고 초왕부로 향했다.주대부인은 화가 나서 찻잔을 밖으로 던졌다. ‘일이 생각보다 쉽게 풀리지 않네, 저 노인네가 저렇게 완고한 태도로 나오다니! 오만방자한 것……’주대부인은 희상궁이 주씨 가문을 얕보는 것 같아서 본때를 보여줘야 겠다고 생각했다.희상궁은 초왕부로 돌아와 이 일은 원경릉에게 보고했다.원경릉은 희상궁의 말을 듣고 화가 났다.“상궁을 협박했다고요? 주씨 가문은 눈에 뵈는 게 없답니까?”“주대부인은 소인이 은화를 받을 거라고 생각했나 봅니다. 주씨 가문이 저를 그렇게 생각하는 것 자체가 수치스럽고 끔찍합니다. 그 방법이 통하지 않자 소인을 협박했습니다.”“설마 주대부인이 그 일은 밖으로 퍼뜨리겠습니까?” 젊은 여자건 나이가 많은 여자건 구설수에 오르고 싶은 여자가 있겠는가. 원경릉은 희상궁이 걱정됐다.“그렇지는 못할 겁니다. 주수보도 걸린 일이니 쉽게 소문을 내지는 못 할 겁니다.”“그렇죠. 주수보가 그들을 가만히 둘 리가 없으니까요.” 원경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10-29
Read more
PREV
1
...
5152535455
...
304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