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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527화

“망할 상궁, 천한 신분 주제에…… 조부를 꾀어 내 인생을 망치다니! 모친께서는 이 수모를 참을 수 있으십니까? 딸이 이렇게 아파하는 데도 말입니다!” 주명양이 이를 부득부득 갈았다.

“알겠어! 알겠으니까 일단 뭘 좀 먹어라. 내가 희상궁을 찾아가 보마.” 주대부인은 주명양을 다독였다.

“모친께서는 지금 당장 가서 희상궁을 만나세요. 만났다고 소식을 들어야 제가 밥이 넘어갈 것 같습니다.”

주대부인은 참으로 난감했다.

희상궁은 태상황의 심복인데다가 주수보와도 각별한 사이인데, 과연 그녀를 찾아가도 되는 것일까?

주명양 말대로 희상궁을 위협한다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다. 그렇다고 은화를 써서 매수한다? 과연 이게 맞을까? 지나치게 도를 넘은 게 아닐까?

주대부인이 희상궁을 만나고 싶다고 서신을 보내자 희상궁은 매우 당황했다. 서신에는 주대부인이 체면을 봐서라도 꼭 나와달라는 말만 있을 뿐 다른 말을 적혀있지 않았다.

희상궁은 이를 원경릉에게 알렸다.

원경릉은 서신을 보더니 단번에 이해했다는 듯 웃으며 희상궁을 보았다.

“주명양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안 가겠습니다.”

“다녀오세요. 지피지기 백전백승 아닙니까?” 원경릉이 웃었다.

“저는 이런 소란에 휘말리고 싶지 않습니다. 왕야께서는 주씨 집안과 절대 혼인하지 않을 겁니다. 왕비께서는 걱정 마십시오.” 희상궁이 단호하게 말했다.

“다섯째는 절대 그럴 사람이 아닙니다. 하지만 저는 주씨 집안이 염려가 됩니다. 희상궁께서 주대부인을 만나 그들이 무슨 꿍꿍이가 있는지 들어보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희상궁은 원경릉의 말에 일리가 있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네요. 그럼 만나보겠습니다.”

“상궁님! 사식이를 데리고 가세요. 주씨 집안은 도통 믿을 수 없으니…… 주수보를 제외하고 주씨 집안 사람들은 속이 시커 메서 방심할 수 없습니다.”

“맞습니다. 주수보 빼고는 도리를 지키지 않는 사람들이죠.”

다른 사람이 자신이 사랑하는 사람을 칭찬하자 희상궁의 얼굴에는 웃음꽃이 피었다. 그녀의 얼굴에는 주름이 가득했지만 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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