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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529화

“알죠. 처음에 기왕비가 후궁을 들이지 않겠다고 해서 초왕을 택했죠. 그러고는 마마님께서 집안 어르신을 찾아오셨잖아요. 그래서 혼인이 엎어졌고…… 아차! 마마님 제 말을 오해해 듣지 마세요. 제가 그렇다고 마마님을 미워하는 것은 아닙니다.”

“맞습니다. 소인이 이 혼인을 막았습니다. 근데 제가 아무런 이유 없이 그랬을까요? 황실 내에 주수보의 위치를 대부인께서는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모르겠습니다만 아무리 높은 직위라도 한낱 조정의 관원에 불과합니다. 황제의 신하이기에 절대로 황실의 뜻을 거역할 수 없겠죠. 현재 주씨 집안이 굶을 걱정 않고 영화롭게 사는 것도 모두 황실의 은총이요, 백성들의 공양입니다. 둘 중에 하나라도 없어서는 안되겠지요. 소인은 몇 년간 조정에 관여하는 일은 자제했습니다. 하지만 자신이 황실의 신하라는 것을 망각한 자들이 가끔 황실을 넘어 왕위를 좌지우지하려고 한다면 얘기가 달라지지요. 주대부인께서도 생각을 바꾸시지 않으면 큰 화를 당하실 겁니다.”

희상궁의 말을 들은 주대부인은 화가 났다.

“도와주고 싶지 않다면 그냥 싫다고만 하면 될 것이지. 신하라는 것을 망각했다느니 화를 당할 거라느니 그런 말을 하는 속셈이 뭡니까?”

“속셈이요? 저는 그저 주씨 집안이 대대손손 잘 지내길 바라는 마음에서 한 말입니다.”

희상궁은 말을 마치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주대부인은 치솟는 화를 억누르며 희상궁을 보았다.

“제가 잠깐 흥분을 했습니다. 마마님께서 저희 가문을 걱정해 주시는 것도 모르고…… 좀 더 마시다가 가세요. 급할 게 뭐 있습니까.”

유모는 손을 흔들며 “아닙니다. 여기 있어봤자 도울 일도 없고 전 그만 일어나겠습니다.”라고 말했다.

주대부인은 안되겠다 싶었는지 주머니에서 은화 한 묶음을 꺼내어 탁자 위에 놓았다.

“이것은 희상궁님이 나와주신 값입니다. 일만 잘 처리해 주시면 두 배로 챙겨 드리겠습니다.”

자세히 보지 않아도 은화는 족히 만 냥은 되어 보였다.

희상궁은 한숨을 내쉬며 주대부인을 보았다.

“주대부인, 어머니의 마음으로 둘째 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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