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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535화

우문호는 탁자를 내리쳤다.

“그럼 넌 아직도 주인을 섬기는 마음이 갸륵하여 초왕부에 들어와 왕비를 해하려고 한 것이냐!”

만아는 깜짝 놀란 표정으로 고개를 쳐들며 두 손을 빠르게 저었다.

“아니, 아닙니다! 왕야 쇤네가 어떻게 감히 어찌 그러겠습니까! 쇤네는 이미 주부를 나왔고, 둘째 아가씨는 더 이상 제 주인이 아닙니다. 저는 일을 하고 싶어서 초왕부에 온 것입니다!”

“방금 네가 초왕부에 온 이유가 네 뜻이라고?” 사식이가 물었다.

“쇤네는 정말로 그 누구의 명을 받거나 사주를 받고 온 게 아닙니다……”

“쇤네가 주부에서 쫓겨난 뒤 거리를 헤매다가 절름발이 거지 소년을 만났는데, 그가 서집(西集)에서 무예를 잘하는 계집을 찾는다고 하기에 저보고 한 번 가보라고 했습니다. 저는 정말 그곳이 초왕부인줄 꿈에도 몰랐습니다.”

“그 거지는 어디에 있어?” 사식이가 미심쩍다는 표정으로 고만아를 노려보았다.

“서집에서 멀지 않은 곳입니다.”

“그 거지 이름이 뭔데?” 사식이가 물었다.

만아는 거지 소년의 떠오를 듯 말 듯 한 표정으로 입술을 물어뜯더니 생각이 난 듯 고개를 들었다.

“호명(胡名)입니다!”

우문호는 서일을 보며 “서집은 여기서 멀지 않으니 나가서 호명이라는 사람을 데려오거라!”라고 명했다.

만아는 눈이 휘둥그레지더니 고개를 번쩍 치켜들고 다급한 목소리로 말했다.

“왕야! 그 자는 이 일과 전혀 상관 없습니다! 그 자가 처음엔 쇤네를 부둣가에 짐을 나르는 사람에게 소개했지만 부둣가에서 쇤네를 필요 없다고 하자 여기로 소개해 준 겁니다. 그도 좋은 마음으로 한 겁니다…… 왕야께서는 부디 그를 난처하게 하지 마십시……”

“당장 그 자를 데리고 오거라!”우문호가 큰 소리로 외쳤다.

고만아는 벌떡 일어나 서일을 가로막았다.

“아니! 그 자는 이 일과 상관이 없다고요!”

“비켜!” 서일이 그녀의 어깨를 밀쳤다.

“안됩니다! 그는 절대 이 일과 관련이 없다고요! 제발!”

고만아는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서일이 바짓가랑이를 잡았다.

“잠깐! 그 절름발이 거지가 회색 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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