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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543화

우문호와 원경릉의 맹세와 희상궁

우문호는 원경릉이 아직 화가 나 있다고 생각했다.

“원, 화내지 마, 그런 말 한 거 정말 후회하고 있어.” 우문호가 후회막급이라 깊은 시름에 잠긴 표정이다.

원경릉은 복도에 의자를 놓고 앉았는데 복도 앞에 양 뿔로 된 풍등이 스무 걸음 앞에 걸려 있다. 황혼 같은 불빛에 우문호의 멀끔하고 온화한 얼굴을 비추고, 눈썹뼈에서 귀부근까지 일직선으로 선명하게 그어졌던 흉터도 상당히 흐려졌다.

원경릉이 우문호를 고요한 눈빛으로 바라보며, “나 화 안 났어, 정말로.”

우문호는 원경릉의 얼굴을 뚫어지게 바라보는데, 그녀는 전혀 생기가 없고 정숙한데 눈빛은 쓸쓸하고 얼굴 윤곽이 부드러운 빛에 포위되어 일종의 환각을 보는 듯한 감각을 느끼게 했다.

원경릉의 입술이 스마일 모양을 그리며 미소를 띠려고 노력하지만 이 미소도 쓸쓸하기만 하다.

원경릉의 이런 모습을 보고 우문호의 마음이 갑자기 아파왔다.

“나 정말 화 안 났어.” 원경릉이 우문호의 얼굴을 매만지며 손가락으로 우문호의 흉터를 덮으며 가볍게 쓰다듬으며 부드러운 목소리로: “난 그냥 어떤 일을 이해할 수 없어서 그래. 좀 우스운 원칙 문제인데 그 문제가 내 사랑을 방해하지 못해.”

우문호의 마음이 무엇인가에 격렬하게 부딪혔다.

그는 빠르게 고개를 들고 원경릉을 보니 눈에 무언가 밀물처럼 가득 차 있고 입술이 가늘게 떨리고 있다. “너……뭐라고 했어?”

원경릉이 웃으며 우문호를 보고, 가볍게 탄식하며 물방울 떨어지듯 부드러운 목소리로, “그래, 내가 왕야를 좋아한다고 말했 적이 아마 없었을 거야.”

우문호가 순식간에 원경릉을 품 안에 넣고 자신의 숨결로 그녀 전부를 덮으며, 우선 입술로 그녀의 이마에 도장을 찍고 그녀의 입술을 찾아 내려갔다.

한참 뒤 우문호는 숨을 내 쉬고 원경릉을 꼭 끌어 안은 채 그녀의 허리를 손으로 만지며 맹세와 다름 없이 침착하게 말하는데: “사랑해, 평생 네 손만 잡기를 원해. 다른 사람은 없어, 만약 어느 날 나 우문호가 너 원경릉을 배신하면 지옥에 떨어져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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