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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525화

우문호에 대한 주명양의 생각

기왕비와 쓸데없는 얘기를 더 하기 싫어서 원경릉은 말을 마치고 갔다.

사실 기왕비가 이런 말을 한 건 신분을 망각했거나, 지능을 상실했거나 둘 중 하나다.

기왕비도 실은 알고 있었다. 주명양이 초왕부에 시집 올 수 없다는 것에 기왕비와 원경릉의 분석은 완전히 일치했다.

하지만 기왕비가 주명양의 소식을 접하고 마음 속에 남모르는 기쁨과 희망의 불꽃이 타올라, 원경릉의 입에서 동병상련의 호응을 얻고 싶었다. 원경릉 말이 맞았다. 그녀는 자신의 처지에 동조해 줄 사람을 찾았던 것이다.

기왕비는 자신이 이런 처지까지 내몰렸다는 생각에 비애를 금할 수 없었다.

주명양은 이미 사흘간 음식을 먹지 않았다.

초왕 우문호가 와서 시끄럽게 한 그날 이래 주명양은 초왕과 결혼하고야 말겠다고 결심을 굳혔다.

이런 집요함은 아무도 말릴 수 없다.

주명양은 우문호가 원경릉을 지키고 원경릉을 총애하는 모습을 봤고, 원경릉을 보는 눈빛을 봤다. 그 눈빛은 겉으로 드러내지 않았지만 기쁨이 넘쳐 하늘을 나는 듯했다. 주명양은 우문호가 자기도 모르게 원경릉에게 다가가 손을 잡는 것을 봤다. 그건 마치 아이가 몰래 훔친 사탕을 먹는 것처럼 달콤해 보였다.

그게 바로 주명양이 갈망하는 남자다.

주명양은 우문호를 사모한 적이 있다. 당시엔 우문호가 정말 뛰어난 무장이고 황실의 자손이기 때문이었지만 그가 원경릉과 결혼한 뒤 주명양은 우문호를 무시했다.

하지만 원래 주명양이 무시한 건 원경릉 뿐이었다. 주명양은 우문호의 화를 돋울 심산이었지 우문호를 마음 속에 품은 적이 없다.

우문호에게 후궁으로 시집을 가야한다고 두 번 얘기가 오갔으나 주명양은 그렇게 바라지 않았다.

하지만 우문호가 원하지 않는다는 얘기를 듣고 열 받았다. 자기는 원하지 않을 수 있지만 우문호가 감히 뭘 믿고?

결국 기왕으로 결정되어 주명양은 잠시 기뻤다. 왜냐면 연모하는 것을 제외하면 권세와 서열이 기왕 쪽이 훨씬 기대할 만한 가치가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다 우연히 아무 생각없이 할아버지와 아버지의 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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