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명의 왕비: Chapter 2751 - Chapter 27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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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2751화

아이들도 원경릉을 둘러쌓는데 긴장한 모습이 한가득이었다.그러자 원경릉이 눈물을 꾹 참고 그들을 다독였다. “걱정하지 마, 우리는 반드시 돌아올 테니까. 아빠랑 잘 기다리고 있어.”우문호는 일시에 원경릉의 책임이 너무도 막중해 진 것을 알고 정신줄을 놓을 수 없었다. 슬픔과 눈물을 가까스로 견디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꼭 조심하고. 만두에게 언제든 가보라고 해서 당신이랑 서로 소식을 주고받을 수 있으니까 다행이네.” 우문호는 원경릉이 무사히 돌아올 수 있고 조금의 문제도 생각하고 싶지 않다는 듯 결심에 찬 말투로 말했다.“응, 당연하지!” 원경릉은 우문호를 하염없이 바라보며 이 모습을 가슴에 깊이 새겼다.“자, 준비하자!” 무표정으로 일관하던 안풍친왕의 얼굴에도 그제서야 한줄기 측은함이 번졌다.둘은 천천히 떨어져, 원경릉은 다시 우문호와 아이들을 한 번씩 바라보더니 호숫가에 섰다.소용돌이는 호숫가에서 대략 5~6m 거리에 있어 소요공과 태상황은 스스로 뛰어내릴 수 있지만 원경릉과 주재상은 누군가가 꼭 도와줘야 한다. 또한, 비록 시간 차는 호수에 뛰어내린 뒤 다시 조정해야 하지만 차이를 1초 이내로 통제해야 한다.“기억해, 우리가 세는 81초는 너희들의 한 걸음씩이야. 한 걸음 내딛을 때마다 0.5m 간격을 반드시 지켜. 0.5m는 이렇게......” 안풍친왕은 스스로 보폭을 0.5m에 맞춰 걸으며 먼저 시범을 보여주었다. 주재상은 볼 수 없었지만 모두가 잡아서 이끌어 주었다.“준비됐나?” 안풍친왕비가 네 사람에게 묻자 넷은 숨을 깊이 들이마시고는 함께 고개를 끄덕였다.“재상과 태자비가 먼저 뛰어내리니 태자가 데리고 가도록. 그리고 소용돌이에 도착한 뒤에는 반드시 바로 손을 놔야 해. 태자, 수면을 스치며 지나야지, 절대로 물에 발을 담가서는 안 되고. 할 수 있겠나?”우문호가 고개를 끄덕였다. “할 수 있습니다!”“좋아, 여섯째, 십팔매. 두 사람은 태자비가 움직인 직후 바로 움직이도록. 동시에 입수할 수 없더라도 최대한 간격을 좁혀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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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2752화

주재상과 원경릉이 막 뛰어 내리자마자 소요공과 태상황도 곧바로 뛰었다. 이렇게 첫 번째 난관은 다행히도 아주 잘 통제되어 소용돌이가 빠르게 돌더니 순식간에 모두 사라져 버렸다.넷이 몸을 제대로 가누기도 전에 칠흑 같은 어둠속에서 기류가 몰아쳐 왔다. 넷은 자세를 바로 하고 기류를 떠받쳤으나 어디로 가야 차마 갈피를 잡지 못했다. 바로 그때 안풍친왕 목소리가 들려왔다. “앞으로 가, 얼른! 한 걸음, 한 걸음 초를 세면서!”네 사람은 마음을 차분하게 하고 서로 손을 잡은 뒤 앞으로 나아갔다. 한 걸음, 두 걸음, 1초, 2초…그때 불꽃이 흩어지듯 순식간에 빛이 반짝이며 지나가고 한줄기 왜곡된 길이 보였다가 곧바로 다시 칠흑 같은 어둠이 지속되었다. 네 명의 심장 뛰는 소리가 북소리처럼 울리는 가운데 입을 여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행여 보폭을 잘못 잡을까 봐, 초를 잘못 셀까 봐, 두 손에 손을 꼭 잡고 실패할까 봐 모두 온 신경을 곤두세웠다.한 13걸음 정도 걸었을 때 갑자기 회오리바람이 덮쳐와 네 명의 다리와 얼굴을 강타했다. 칼날 같은 바람에 피부가 아프고 바람에 밀려 몇 걸음 뒤로 후퇴하는 바람에 모두 당황했다. 얼른 초를 거꾸로 세려다가 대경실색하고 말았다. 방금 뒤로 밀려나갈 때 몇 걸음이나 물러섰는지 그래서 남은 거리는 대체 얼마나 되는지 갈피를 못 잡아서였다.참고할 수 있는 지형지물이 없는 지금 계속 앞으로 걸어갈 수 밖에 없는데 갑자기 만두 소리가 들렸다. “엄마, 방금 보폭으로 가면 아직 76초 남았어요.”그러자 원경릉은 심기일전해서 재빨리 76초부터 다시 세기 시작했다. 하지만 곧 안풍친왕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아니야. 다시 밀려나는 바람에 착오가 있어서 적어도 2초 정도는 차이가 날 거야. 나를 믿고 지금부터 74초를 세면 된다.”원경릉은 얼른 다시 초수를 조정했다. 당황스러운 마음이 한결 차분해지자 대뇌가 마치 슈퍼컴퓨터가 된 것처럼 순식간에 회오리바람의 저항력과 시공간의 역류를 고려해 이동한 초와 전진 속도에 따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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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2753화

우문호는 원경릉을 보낸 뒤 얼른 호숫가로 돌아와 눈도 깜박하지 않은 채 숨죽이고 있었다. 심장이 금방이라도 목구멍 밖으로 튀어나올 것만 같았다. 우문호에겐 81초란 개념이 있었으므로 마음속으로 따라서 셌다. 안풍친왕이 그들에게 주의를 줄 때나 찰떡이가 얘기할 때 우문호는 심장이 정말 밖으로 튀어나오는 줄 알았다.정신이 붕괴되기 일보 직전 상태였으나 안풍친왕과 아이들이 그들을 지켜보는데 자신이 방해되어 실수라도 할까 봐 차마 이름조차 부르지 못했다.81초가 지난 뒤에 안풍친왕이 걱정하며 말했다. “나갔어? 나간 거지?”만두가 답했다. “나갔어요. 그런데 맞나요?”모두 고개를 흔들며 찰떡이가 말했다. “몰라, 똑똑히 못 봤어… 빛이 너무 빨랐고 녹색 점이랑 붉은 점은 하나도 안 보였어.”그러자 우문호의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 “못 봤어? 너희들한테 보이는 거랑 저들에게 보이는 게 같은데.. 그럼 저들도 못 봤다는 거 아니야?”안풍친왕이 위로했다. “일단 걱정하지 말자. 재상이가 봤다는 말을 들었으니 문제없을거야.”하지만 우문호는 이미 울상이 되었다. “주재상은 아무것도 못 보는데 그 사람이 대체 어떻게 봐요…?”그제서야 모두 깨닫고 당황하기 시작했다. 주재상은 실명해서 볼 가능성이 그 중 가장 없는 사람이었다.우문호가 다급한 마음으로 답 할 기회도 주지 않은 채 마구 묻기 시작했다. “그럼 도착한거예요, 못한거예요? 잘못간거 아닌가요? 잘못 갔으면 어떡합니까? 거기도 경호가 있겠죠…?”아이들은 원래 침착한 편이었는데 우문호가 이렇게 말하니 그들도 당황스러운지 일제히 안풍친왕 부부를 쳐다봤다.안풍친왕비가 잠시 생각해 보더니 말했다. “일단 돌아가서 천천히 기다려 보자. 순조롭게 도착했으면 그쪽에서도 바로 통지가 올 거야.”우문호는 전신에 힘이 다 없어진듯 호숫가 바위에 걸터앉아 실성한 사람처럼 바로 뛰어들고 싶은 충동을 느꼈다.안풍친왕이 이 모습을 보고는 우문호를 잡아끌었다. “바보 같은 생각은 하지도 마. 네가 뛰어내리는 건 조금도 도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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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2754화

“분명 아닐 겁니다!” 원경릉이 하늘을 보며 말했다. 이 하늘은 북당의 하늘과 완전 딴판이었다. 북당의 하늘은 별이 총총하고 특히 이렇게 달빛이 그다지 밝지 않고, 온 하늘이 별로 뒤덮였는데 지금은 별이 몇 개 보이지 않았다. 오히려 그 안에 약간 익숙한 오염의 느낌이 났다.그들은 주재상을 부축하며 조심히 산에서 내려갔다.산은 황폐해 엄청나게 많은 잡초가 우거져 있어 발을 딛기도 힘들었다. 심지어 산비탈을 지나가는데 누군가가 지나간 흔적도 없었고 갈수록 황폐한 것이 잡초가 사람 키만큼 자라 어쩔 수 없이 비켜 가면서 길을 찾기를 바라는 수 밖에 없었다.셋은 다행히도 그나마 어슴푸레한 달빛을 빌려 윤곽을 알아볼 수 있었다.반면 주재상은 좀 힘든지 여기저기 몇 번을 부딪쳤으나 다행히 넘어지지는 않았다.날이 점점 추워졌는데 특히 산속이라 안개가 깊고 한기가 스며들어 걷기가 더욱 힘들어졌다.한편, 광원시 경찰서에는 긴급 명령을 하달해 광원시의 백여 명의 경찰 병력을 동원해 정봉산에서 촬영 중에 길 잃은 엑스트라 몇 명을 수색하도록 했다.엑스트라는 총 4명으로 3명은 노인이고 한 명은 여자인데 그중 노인 하나는 눈이 보이지 않는 사람이라고 했다. 정봉산 최저 기온은 무려 영하로 내려가 노인은 견디지 못할 것이므로 최선을 다해 수색하도록 했다. 로양이 직접 출동해 정봉산 아래 지휘 본부를 차리고 경찰들에게 통신 장비와 밤길을 다닐 수 있게 준비시켜 충분한 물과 전투식량을 가지고 수색에 들어가도록 했다.정봉산은 관광특구로 저녁 6시가 되면 모든곳이 문을 닫아서 원래 촬영팀은 6시경에는 하산해야 했지만 몇 명이 낙오되어 아무리 찾아도 보이지 않자, 인명피해를 막기 위해 경찰 출동을 요청한 것이였다. 관광특구 직원은 실종 사실을 SNS에 올렸고, 부근의 많은 주민들이 찾는 것을 돕거나 구경하기 위해 몰려들었다. 다수의 블로거들과 유튜버들이 든 카메라도 가세했다.산 아래 지휘 본부에는 주진과 원경주도 로양 곁에서 소식을 기다리고 있었다. 원경주는 산에 올라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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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2755화

원경주도 갈피를 잡지 못했지만 우선 엄마를 위로했다. “문제없을 게 틀림없으니까 초조해하지 마시고 우선 기다립시다. 지금 많은 사람들이 출동해서 찾고 있으니 여기 있는 게 확실하면 반드시 찾아낼 수 있을거예요.”“그래, 기다려보자. 무슨 일이 있으면 바로 나한테 전화하고!”전화를 끊자마자 원경주는 깊은 숨을 토해내며 주진을 바라 보았다. 그들이 너무나도 걱정 되었다.양여혜도 재빨리 차를 몰고 도착했다. 위아래 검은 슈트에 긴 머리를 뒤로 틀어 올려 깔끔하고 시원시원한 인상이었다.양여혜는 두 사람과 인사를 나누고는 임시 지휘 본부로 들어갔다.“어떻게 됐어요? 찾았나요?” 그러고는 바로 로양에게 물었다.“아직 소식이 없어. 문제없다고 확신하지?” 로양이 다시금 확인했다.양여혜가 잠시 미간을 찡그리더니 답했다. “문제 없을거예요. 제가 당겼으니까. 하지만 앞뒤로 2~3년의 편차가 있을 수도 있어서 떨어지는 곳은 차마 제가 수정할 수기 없었어요. 왜곡 정도는 지금이 최고치였다고 생각해요. 앞으로 점점 평소대로 회복하겠죠.”“앞뒤 2~3년이라고? 그건 좀 곤란한데.” 로양이 경찰서에 얼른 전화를 걸어 정봉산에서 과거 2~3년 사이 누군가 산꼭대기에서 동사한 사건이 발생한 적이 있는지 물었다. 그러자 동사 사건은 있었지만 고전 복장을 한 사람이 동사한 사건은 없었다고 했다.“바꿔 말해 과거 2~3년이 아니니 계산 착오가 있었다면 앞으로 2~3년이란 얘기니 그건 쉽지 않겠어요. 지금 시공간 왜곡이 상당히 심각해서 우리도 2~3년 후에 가서 그들을 데리고 돌아올 확률이 높지 않아요. 게다가 우리가 갈 수 있다고 치더라도 그 사람들이 시공간의 통로를 지나야하기 때문에 똑같이 잘못이 생길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이럴 경우 잘못이 발생할 비율이 더 높죠. 왜곡이 너무 심해서 출구를 판별할 수 없으니까요.” 양여혜가 미간을 찌푸리며 말했다.주진과 원경주는 옆에 두 사람의 대화를 듣고는 심장이 얼어붙었다. 2~3년 후일 경우엔 원경릉과 주재상은 살 수 없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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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2756화

그러자 주진과 원경주는 거의 동시에 의자에 털썩 주저앉았다. 팽팽했던 긴장이 조금 풀리며 등에 식은땀이 흘러 내렸다.산비탈을 따라 내려가자고 원경릉이 먼저 말을 뱉었지만 오히려 원경릉 본인이 기진맥진한 나머지 힘이 따라주질 않았다. 원경릉은 아직 산후조리 중이었기 때문이다. 사실 다른 세 사람은 썩 괜찮아 보였다. 차가운 바람이 연달아 몰아치니 머리도 무거워져서 원경릉은 한 걸음도 내딛을 수가 없었다. 결국 망토를 두르고 앉아 헐떡거리며 숨을 마구 내쉬었다.소요공은 원경릉이 거의 탈진한 것을 보고는 걱정되는 듯 말했다. “차라리 제가 경공을 시전해 사람이 있는지 내려가 보는 건 어떨까요?”원경릉이 재빨리 고개를 흔들었다. “그건 안 돼요. 여기가 어떤 곳인지 모르는데 길이라도 잃으면 우리를 찾아서 돌아올 수 없어요. 그럼 우린 헤어지게 될 겁니다.”“못 돌아올 정도는 아니죠. 여기서 기다리세요. 제가 사람을 못 찾으면 꼭 다시 돌아올 테니까 이렇게 하는 걸로 합시다!”태상황은 소요공이 미덥지 않아 안절부절못하더니 결국 따라 나섰다. “나도 같이 가지!”그러고는 뒤를 돌아 주재상에게 말했다. “꼬맹이는 여기서 꼼짝하지 마. 아무 데도 가지 말아. 알았지? 우리가 사람을 찾으면 너희를 찾으러 돌아올 테니까.”“그래, 조심하고!” 주재상도 여기서 가만히 죽음을 기다리느니 차라리 저들이 먼저 찾으러 나가보는 게 낫다고 생각이 들었다.그렇게 태상황과 소요공은 경공을 시전해 숲을 지나서 산 아래로 내려갔다.이 산은 비교적 높은 편이라 그들이 가는 길 내내 아무도 보이지 않았다. 연달아 산을 넘고 개천을 건너 드디어 산 아래에 도착하자 널찍한 길이 보였다.“십팔매, 이 길은 아주 평탄하군. 대체 뭐로 만든 거지? 길 양쪽에 이렇게나 많은 풍등도 걸려 있어!” 태상황이 고개를 들어 도로 양쪽으로 늘어선 가로등을 한동안 쳐다보았는데 호기심에 가득 찬 눈빛이였다.소요공도 쭈그리고 앉아 손으로 도도를 두드려보더니 놀라서 말했다. “아주 단단해. 풍등이 이렇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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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2757화

두 사람이 다시 차에 치여 땅바닥에 내동댕이쳐졌지만, 이번엔 다행히 사전에 준비가 돼서 내공으로 몸을 보호해 상처가 더 심해지는 정도는 아니었다.하지만 원래 한 사람은 머리, 한 사람은 다리를 다쳤던 상태였고, 두번을 치였으니 바로 일어날 수가 없었다.차에서 비틀거리며 내린 운전기사는 눈앞의 광경을 보고는 넋이 나가 주저앉았다. ‘아니 왜 이렇게 지지리도 재수가 없는 거지? 오늘 막 면허증을 따자마자 두 노인을 치여 죽인 거야…?’두 명의 운전기사는 떨어져 서로 마주 보며 울상을 지었다. 그들을 먼저 친 운전기사가 벌벌 떨며 주머니에서 담배를 꺼내 다른 운전기사에게 주더니 부들거리는 입술로 말했다. “형씨, 어떻게 생각해요? 병원으로 옮길까요? 아니면 그냥 모른 척 지나갈까요? 여기 본 사람은 아무도 없을거예요.”그러자 20대 초반으로 보이는 다른 운전기사는 두 손을 덜덜 떨며 담배를 받아 들고는 거의 울먹이는 목소리로 말했다. “제…. 제 차는 보험이 없어요!”먼저 친 기사가 마찬가지로 오열했다. “저도 보험이 막 종료된 지 사흘째인데… 아직 월급이 안 들어와서 한 달 뒤에 다시 갱신하려고 했죠!”담배에 불을 붙이고 한 모금 빨자 두 사람 눈에 갑자기 독기가 뿜어져 나오며 거의 동시에 휴대전화를 꺼내 119을 눌러댔다.한편, 원경릉과 주재상이 산속에서 기다린 지 한 시간 남짓. 마음이 급해지는 상황에 마침 멀리서 손전등의 강한 불빛이 보였다. 익숙한 빛이 비치자 원경릉은 거의 피가 용솟음치는 것을 느끼며 감격한 나머지 크게 소리쳤다. “거기 누구 있나요? 거기 누구 있어요? 우리를 데리고 하산해 주세요. 길을 잃었어요…!”그러자 빛이 원경릉쪽으로 비쳐들며 많은 사람들이 외쳤다. “찾았습니다. 찾았습니다!”찾았다는 한마디에 주재상과 원경릉은 너무 감격한 나머지 태상황과 소요공이 하산해서 데려온 사람이라고 착각해버리고 말았다. 원경릉은 원래 두 사람에게 거의 기대를 품고 있지 않아 정말로 사람을 찾아서 올려보낼 줄은 꿈에도 몰랐기에 더 감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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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2758화

“우리가 찾을 테니 당신들은 우선 산에서 내려가세요. 산속은 상당히 추우니 조심하시고요. 그리고 한 분은 맹인이시고, 한 분은 정신이 없어 보이니까 뒤에 무슨 일이 있는지는 돌아보지 마시고 가세요.” 경찰은 다른 경찰을 몇 명에게 하산을 돕도록 했다.원경릉은 원래 여기서 그들을 기다릴 생각이었으나 주재상이 눈이 보이지 않는 상태에서 새로운 시공간에 왔으므로 낯선 사람을 경계할 게 분명했다. 그리고 그의 상태가 비교적 심각해 일단 하산해 주진 등과 연락을 취하고 병원으로 보내 검사를 받은 후 내일이라도 바로 수술을 준비하게 한 뒤 자신은 다시 여기로 돌아와서 수색을 돕자고 결심했다.하지만 주재상은 오히려 하산하고 싶지 않다며 여기서 그들이 돌아오는 것을 기다리겠다고 했다.“우리가 이렇게 가면 그들이 돌아와서 우리가 없는 걸 보고 분명 당황할 겁니다. 전 안 가요. 전 여기 남아서 그들을 기다리겠어요.”원경릉이 말했다. “걱정하지 마세요. 이렇게나 많은 사람들이 찾고 있으니 그들도 우리처럼 반드시 찾아낼 겁니다. 어쩌면 벌써 찾아서 하산하고 있을지도 몰라요. 우리도 얼른 하산해서 그들과 합류하죠.”원경릉은 사실 태상황과 소요공이 걱정됐지만 주재상쪽 상황이 더 위급하다고 판단했다. 수술을 앞둔 사람이라 반드시 모든 지표를 확인하고 수술 가능 여부를 판단할 수술전 검사가 필요했다.그래서 빨리 입원하자고 주재상을 설득하는 수밖에 없었다.주재상도 산에 사람이 많은 것을 알고는 시간 낭비하지 않고 조금이라도 빨리 출발하는 게 낫겠다 싶어 원경릉 말을 듣고 함께 하산했다.하산하는 길에 카메라, 휴대전화 등 각종 촬영기재들이 두 사람을 향하고 있어 한밤중이 대낮같이 환했을 뿐만 아니라 각종 떠드는 소리가 뒤섞여 있어 정신이 없었다. 마침내 잃어버린 엑스트라를 찾았다는 말에 모두가, ‘그런데 무슨 드라마지? 이렇게 예쁜 배우가 고작 엑스트라라고?’라며 수군댔다. 원경릉은 얼떨떨한 게 영문을 모르겠지만 차마 주변 경찰에게는 물을 수가 없었다. 말이 많아지면 결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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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2759화

한 시간 남짓 걸어 마침내 그들은 산 아래 지휘 본부에 도착했다. 주진과 원경주가 입구에 서 있다가 멀리서 원경릉과 주재상이 오는 것을 보고는 감격에 벅찬 표정으로 달려갔다. 정말 그들이 성공할 줄은 생각지도 못했다.원경주는 바로 엄마에게 전화해서 울먹였다. “엄마, 찾았어요. 드디어 찾았다고요!”수화기 너머 감격해 나무아미타불을 외치는 소리가 들려왔다.원경릉과 주재상이 산에서 나오자 기자들이 다가와 마구 사진을 찍어 대는데 경찰들이 기자를 재빨리 쫓아냈다. 모든 게 다시 고요해지자 원경주가 여동생을 보고 눈시울을 붉히며 감격해 약간 꺾인 목소리로 말했다. “일단 안으로 들어가서 얘기하자, 여긴 바람이 차.”원경릉은 눈물이 그렁그렁한 채로 고개를 끄덕였다. 목이 메어 말이 한마디도 나오지 않았다.그렇게 네 명이 지휘 본부 안으로 들어가자, 경찰이 따라 들어와 로양에게 아직 두 사람은 못 찾았다는 내용을 보고했다. 그러자 로양이 원경릉을 보고 이상하다는 듯 물었다. “어떻게 된 거죠? 같이 넘…. 실종된 거 아니었습니까?”주진은 원경릉이 이 사람을 모를 거란 생각에 얼른 귓속말했다. “이분은 안풍친왕비의 어머니이신 로 국장님으로, 경찰들에게 수색을 명해 실종된 엑스트라…. 그러니까 당신들을 찾으라고 명하신 분이에요.”원경릉이 알아듣고는 감사한 마음에 로양에게 무의식적으로 예를 취하려다가, ‘맞다 여기는 북당이 아니지’라 생각이 들어 얼른 자세를 고쳐 살짝 붉어진 눈으로 로양에게 인사를 건넸다. “저희가 산속을 오래 헤맸는데 나가는 길을 못 찾았어요. 저와 다섯째 할아버지는 힘이 달리고 지쳐서 더 이상 걸을 수 없는 상태라 18째 할아버지와 여섯째 할아버지가 사람을 찾으러 하산하셨는데 결과적으로 아직 돌아오지 않았습니다. 로 국장님, 그분들은 길이 익숙지 않은 분들로, 이곳은 잠재적인 위험 요소가 너무 많습니다. 계속 사람을 보내 찾아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로양은 너그러운 눈빛으로 원경릉을 보며 살짝 고개를 끄덕인 후 옆에 서 있던 양여혜에게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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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2760화

“안돼요. 우선 병원부터 가야 해요. 당장이라도 수술을 받으셔야 해요.” 원경릉이 주재상을 보며 말했다.주재상이 의혹의 빛을 띠고 한참 망설이다가 물었다. “말씀하신 수술 치료라는 게 도대체 어떤 겁니까? 치료한 뒤에 제가 눈을 다시 쓸 수 있고, 죽지 않을 수 있다는 건가요?”주재상은 원래 이곳에 오고 싶지 않았고, 단지 원경릉을 옆에서 지키고자 온 것이기에 자신의 수술에 대한 문제를 이제서야 제대로 고민하게 된 것이다.“그럴 가능성이 커요. 재상, 안심하셔도 됩니다!” 원경주가 원경릉을 대신해 답하고는 끝에 한 마디 더 보탰다. “저는 당신의 집도의로 유사한 수술을 많이 진행했으며 이번보다 훨씬 복잡한 수술도 다 진행했어요. 성공률이 매우 높으니 걱정하지 마세요.”주재상은 잠시 말이 없다가 입을 열었다. “전 두려운 게 아니라, 단지….”“단지 태상황 폐하와 소요공이 곁에 계시기를 바라실 뿐이죠?” 원경주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그는 오랜 기간 의사 생활을 해 왔기에 곧 큰 수술을 받을 사람의 마음을 잘 알 수 있었다. 속으로 무엇을 망설이고 어떤 심리적인 의지가 필요한지 말이다.주재상은 부인하지 않고 가만히 한 마디만 더했다. “저는 그저 그들의 평안한 모습을 보고 싶을 뿐입니다.”원경릉은 주재상이 두 사람을 얼마나 걱정하는지 알기에 한 가지 제안했다. “그럼 이렇게 하죠. 우리 다 기다릴 필요 없이, 제가 우선 재상과 병원에 가고 만약 양 선생님이 두 분을 찾으면 모시고 병원으로 와서 우리와 합류하는 것으로 하는 거예요. 어때요?”주 재상의 답을 기다리지 않고 원경주가 바로 말했다. “그럼 그렇게 하죠.”원경주는 바로 차를 수배해 로양에게 감사 인사와 간단한 설명을 한 뒤 차를 몰고 떠났다.주 재상은 보이지 않아 자신이 타고 있는 차가 어떤 차인지 모르지만, 속도감은 잘 느낄 수 있었기에 속으로 화들짝 놀랐다. ‘이건 도대체 무슨 마차지? 어떻게 이렇게 빨리 달릴 수 있지? 이렇게 달리면 하루에 천리라고 가겠어!’이 나라가 북당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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