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의 왕비의 모든 챕터: 챕터 2761 - 챕터 2770

2911 챕터

제 2761화

주재상은 실명한 탓에 귀가 예민해져 원경릉과 엄마의 대화를 듣고는 순간 의구심이 들어 자신을부축하고 있던 주진에게 물었다. “태자비 마마께서 말하는 분께서 마마의 사부님이십니까?”주진이 답하지 못하고 있을 때 원경릉 오빠가 대신 말했다. “마마의 부모님이세요. 저는 마마의 오빠고요.”그러자 주재상은 깜짝 놀라 다시 물었다. “그럼 정후께서 이 곳에 계신단 말입니까? 마마의 오라비시면? 원륜문이 아닙니까? 어째서 목소리가 다른가요?”원경주는 약간 멍해졌다. 주재상은 얼굴에 의혹의 빛이 가득한채 ‘어떻게 된 거야? 사람은 데리고 왔으면서 아직 제대로 얘기를 안 한 것 같은데? 설마 유괴해서 데려온 건 아니겠지?’라며 생각했다.원경릉은 눈물을 머금고 고개를 돌려 미소를 지었다. “일단 들어가서 다시 얘기해요.”…한편, 어떤 병원 응급실에서는 나이 든 엑스트라 두 명이 교통사고로 이송되었다. 같이 온 사람은 울상을 짓고 있는 사람으로 두 사람은 얌전히 밖에서 기다리고 있었다.응급실에 이송된 뒤 얼마 후 한 간호사가 와서 물었다. “다치신 분 성함은 어떻게 되시죠? 약물 알레르기 있으세요? 앓고 계신 지병이 있으신가요? 최근 어떤 약을 사용하셨죠?”두 사람은 벙찐 채 서로 얼굴만 바라보았다. “모르는데요. 우리 차 두 대가 접촉 사고를 내서 병원으로 데리고 온 거예요.”간호사가 미간을 찡그렸다. “경찰은요? 그럼 경찰부터 불러서 조사해야죠.”두 사람이 놀라서 물었다. “아직 경찰에 신고 안 했어요!”간호사가 ‘어머’하며, “경찰에 신고를 안 하고 어떻게 보상 책임을 져요?”라고 답답한 듯 물었다. 두 사람은 이마에 흐르는 식은땀을 닦으며 쭈뼛거리며 말했다. “순간 당황해서 생각을 못했습니다.”“치료만 해주시면 우리는 보험이 없으니 보상 책임을 따질 필요가 없어요. 얼마가 나오면 둘이 나눠 내면 됩니다.”그러자 간호사는 고개를 저었었다. 이렇게 책임감이 부실한 사람들을 대하는 게 일 년에도 여러 차례였기에 치가 떨렸다. “의료비와 약제비는 나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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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2762화

“1번!”“1, 다음은요?”“그냥 1번!” 간호사가 당황스럽다는 표정으로 의사를 바라보았는데, ‘혹시 이 분들 머리 부딪힌 거 아닌가요?’ 하고 묻는 듯 했다.의사도 역시 우선 검사부터 해봐야 한다는 생각에 태상황에게 물었다. “지니고 계신 돈 있으세요? 두 분 상황이 당분간 생명의 위협은 없으므로 이어지는 검사는 먼저 수납부터 해야 해서요.”“나 있지!” 소요공이 순간 뿌듯한 표정으로 말했다.그제서야 응급실에 의사와 간호사들이 전부 안도하며 소요공이 소매 속에서 꺼내는 물건을 바라보았는데… 웬 금덩어리?!“왜 금을 가지고 와? 종이돈은 안 가지고 왔어?” 태상황이 꾸짖었다. “종이돈을 쓸 수 있을지 없을지 제가 어떻게 압니까? 금은 공용이잖아요!” 소요공이 말했다.의사가 어이가 없다는 듯 입꼬리를 씰룩거렸다. “어르신, 드라마 소품은 넣어두세요. 가족 전화번호를 기억 못 하시겠으면 제가 주임에게 물어볼게요. 일단 검사부터 하고 수납할 수 있는지 봐야겠어요. 사실 두 분 연세에 차 2대에 치이신 거면 상황이 매우 심각한게 정상일텐데 초기 검사결과로는…. 에휴, 됐습니다. 일단 엑스레이 부터 찍으러 가시죠.”의사가 두 사람을 보고 아이러니를 느낀 것이 한 두가지가 아니였다. 이 둘이 처음에 왔을 때는 허리가 아프다 다리가 아프다고 했는런 지금은 일어나서 다리도 움직일 수 있고 아픈 증상이 없는 것이 오히려 머리에 좀 문제가 있어 보였다. 계속 영문을 모르겠는 말과 영문을 모르겠는 행동을 했기 때문이다.예를 들면 주사기를 무는 게 마치 예전 시대에 담뱃대를 무는 모습과도 같았다.의사는 돌아 나가며 간호사에게 계속 그들에게 이름과 집 주소 및 가족 정보를 물어보라고 했다.“어르신” 간호사가 노트를 들고 한숨을 쉬며, 이름, 나이, 집 주소등을 물어보았고, 태상황이 답했다. “과인은 우문호, 52세, 과인은 평생을 황제와 태상황을 역임했다네.”소요공이 킥킥 웃었다. “고작 52세라고? 72세겠지!”태상황이 얼굴을 굳히고는 엄숙한 목소리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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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2763화

두 사람을 검사실에 보내자 의사가 금을 간호사에게 건네주었다. “잘 뒀다가 나중에 저분들께전해주세요.”간호사도 금을 들어보니 꽤 무거워서 무게를 재자 정말 금 열 돈의 무게와 같았는데 색을 보니 순금 같지는 않았다. ‘요즘은 드라마 소품을 이렇게 진짜 같이 만드나?’간호사가 잠시 생각해 보다가 얘기했다. “주임님께 좀 봐달라고 하죠, 만약 정말 금이면 잃어버리면 큰일이니깐요.”…소요공과 태상황은 CT실에 도착했다. 태상황은 방금 진짜 이름과 신분을 얘기한 것을 생각하고 나중에 문제시되지 않을까 싶어 소요공에게 잔소리해댔다. “저 사람들이 또 물으면 넌 자기 이름이랑 신분 얘기하지 마. 아무것도 기억 안 난다고 해.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지켜보고 있지 않는 틈을 타 우리 몰래 달아나자. 조금이라도 빨리 산으로 돌아가야지. 다들 산에서 얼어 죽었을까 봐 걱정이야.”소요공이 작게 속삭였다. “저 사람들 무공이 어느 정도인지 모르잖아요. 우리가 꼭 싸워서 이긴다는 보장이 없으니까요.”“그러니까 말이다.. 일단 지켜보자고. 먼저 모험하지 말고. 어쨌든 길도 낯설고 정말 무슨 상황이 생기면 금위위가 없는 상태니까.” “알겠어요. 태자비 마마를 번거롭게 해선 안 되죠, 기억하겠습니다.” 소요공이 말했다.CT실 문이 닫히자 간병인이 두 사람 몸에 금속을 지닌 게 없는지 묻고는 전부 벗으라고 했다.소요공이 ‘알겠다’하고는 소매에서 무엇인가를 꺼내는데 금 한 덩이, 두 덩이, 세 덩이, 네 덩이, 다섯 덩이.... 수도없이 나왔다. 태상황이 멍하니 보더니 놀라 또 잔소리를 해댔다. “넌 뭘 그렇게 들고 왔어!”“돈이 없으면 한 발짝도 움직이기 힘들잖아요. 궁에만 오래 계셨는지 바깥세상 현실을 아무것도 모르시네요.제가 금을 좀 가지고 있어야 그나마 먹고 마실 걱정이 없죠.” 소요공이 말했다.CT실 의사와 간호사는 눈이 커지고 입이 떡 벌어졌다. ‘이거 정말 금이야?’간병인이 빼놓은 금을 잘 보관해 두고 순서대로 들어가게 한 뒤 CT를 찍었는데 무슨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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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2764화

주재상이 고분고분 들어가는 것을 보자마자 원경릉은 바로 주진에게 전화를 걸어 무슨 소식이 있었는지 물었다.주진도 전화를 걸어봤는데 양여혜가 아직 찾지 못했다고 했다. 주진은 원경릉에게 차마 그렇게 말할 수 없어서 아직 찾고 있는데 산이 너무 커서 아마 한두 시간은 더 기다려야 할 것 같다고 했다.뭔가 문제가 생긴 건 아닌지 원경릉은 조금 걱정이 됐다.CT촬영을 마치고 결과를 기다릴 필요 없이 병실로 올라갔는데 원 교수는 주 재상을 위해 1인실을 배정해 주었다.주 재상이 온 지 10여 분이 채 되지 않아 원 교수가 보고서를 들고 와서 주 재상과 원경릉에게 얘기했다. “네 추측과 별반 차이 없이 뇌경부에 출혈이 있고 핏덩어리가 신경을 압박해 실명을 일으킨 거야. 지금 아직 신경이 괴사한 흔적은 없지만 시간을 더 끌 경우 좋지 않을 수 있으니, 수술은 빠르면 빠를 수록 좋겠어. 그러니 내일 하도록 하지.”원경주가 CT를 보고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요, 아빠. 그럼 이 수술은 제가 하죠. 그리 복잡한 게 아니니깐요.”“좋아, 네게 맡기마!” 그러고는 원 교수가 주재상을 바라봤다. 이 사람이 만두와 우문호에게 듣기로는 북당의 중신이며 재상으로 평생을 북당을 위해 노심초사한 충신이라고 했다. 원 교수는 이런 위대한 인물이 자신의 앞에 있으니 숙연한 마음과 함께 존경심이 들었다.막 몇 마디 인사를 나누려는 찰나 주재상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냄새를 맡았어요. 분명히 십팔매입니다. 태자비 마마 어서 나가 보세요. 그들이 찾아왔어요!”원경릉이 듣자마자 막 문을 밀어서 열려고 하는데 간호사 하나가 달려오며 원경주에게 말했다. “원 선생님, 방금 환자 두 분이 응급실에서 왔는데, 56, 57번 베드로 호 선생님께서 원 선생님이 좀 와서 봐주셔야겠다고 하셨습니다. 환자 두 분은 뇌진탕인데 2회 토했고 얌전히 있지를 않고 계속 도망 다니신다고 합니다.”“제가 가서 보죠.” 원경주가 말했다.간호사가 주 재상을 흘끔 보더니 신기해했다. “정말 신기하네요, 56,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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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2765화

원경릉은 화들짝 놀랐다. 태상황이 진지하게 청진기를 꽉 쥔 채 주변 의사를 경계하는 눈빛으로 자신에게 건네주는 것을 보니 저 청진기는 이 의사에게 빼앗은 모양이었다.원경릉은 눈시울이 뜨거워졌다. 도망치기도 힘든 상황에 자신을 잊지 않다니. 원경릉은 청진기를 받아 들고, “어떻게 절 위해 이것까지 신경 쓰실 생각을 다 하셨어요?”태상황이 입을 열었다. “여긴 내가 모르는 곳인 데다, 사람들이 다 소복을 입고 있어서 과인이 영 마음이 헛헛했는데 이걸 가지고 있으면 마음이 놓였거든.”소복? 원경릉이 무심코 태상황의 눈이 향한 곳을 따라가 보니 옆에 서 있는 의사와 간호사로, 그들은 흰 가운을 입고 있었다…. ‘아, 이거 심각하게 오해하셨네.’“주 꼬맹이는?” 태상황이 다시 물었다.원경릉은 소요공도 그렇고 둘 다 걱정스러워하는 것을 보고 얼른 대답했다. “괜찮으시니 걱정하지 마세요. 막 검사 마치고 병실로 오셔서 수술을 기다리시는 중이세요.”“그럼 우리 셋이 같이 있게 해주면 되겠구먼!” 소요공이 얼굴을 들었다.원경릉은 오빠에게, “그렇게 할 수 있어? 저분들 떨어져서 못 지내시거든.”오빠가 말문을 열었다. “좋아, 그렇게 할 게. 재상께서 이 수술이 어떤 건지 이해를 잘 못하셔서 긴장하고 계시더라. 있다가 수술을 위해 이발할 때는 더 긴장하실 수 있는데 친하고 믿을 수 있는 사람이 곁에 있으면 훨씬 나으실 거야.”원경주가 호 의사에게 얘기했다. “호 선생, 내가 조치하면 되니까 가서 일 봐요!”“그러죠!” 호 의사는 두 노인을 한 번 더 바라보며 뭔가 이상하다고 생각했다. 처음엔 드라마 배우라고 생각했는데 나중에 저들이 하는 말을 들어보니 또 그런 것 같지도 않은 게 호칭이나 대화가 꾸밈이 없었다.병실을 옮기며 두 사람 짐을 챙기던 원경릉은 소요공의 침대에서 봉지 하나를 발견했다. 누런 비닐봉지가 묵직했는데 들려고 하자 옆에 있던 호 의사가 얼른 얘기해 줬다. “이 구리 덩어리 무거워서 바닥을 받치고 들어야지, 안 그러면 봉지 찢어질걸요.”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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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2766화

“신고했다고요? 그럼, 사정 청취가 있지 않아요?” 원경릉이 놀라서 태상황과 소요공을 바라봤다. 두 사람은 신분증이 없는 불법 체류자인 데다가 말이 영 앞뒤가 맞지 않고 뒤죽박죽이라 금방이라도 들통날 게 뻔했다. “우린 아무것도 몰라.” 소요공이 여전히 경계하는 투로 말하자 원경릉이 엄지손가락을 치켜들었다. “맞아요, 계속 그렇게 모른다고 얘기하셔야 해요!”어쨌든 이미 CCTV에 두 사람이 찍혔으니, 경찰들이 분명 찾아올 것이다.이때 주진이 원경릉에게 전화해 시간이 얼마 없으니 인제 그만 연구실로 오라고 했다.원경릉은 주재상의 수술이 마치고 가려 했으나 주진은 주재상 수술은 빠르면 빨랐지, 난이도도 그렇게 높지 않으니 지키고 있을 필요까지는 없다고 했다.원경릉의 엄마도 집에 만두가 왔으니 일단 집으로 오라고 했다.원경릉은 계속 정신이 없던터라 그제서야 자신의 가족들이 생각났다. 우문호가 소식을 기다리고 있을 테니 모두 안전하다는 소식을 빨리 전해줘야 했다. 원경릉은 곧바로 태상황 일행에게 상황을 설명하고 원경주의 차를 몰아 집으로 향했다.원경릉이 나가자, 태상황이 원경주에게 물었다. “태자비는 자네와 도대체 무슨 관계인가?”“제 여동생입니다!” 의혹의 눈빛으로 쳐다보는 태상황에게 원경주가 웃어 보였다. “일단 이 일은 제 동생이 와서 자세히 설명해 드릴 겁니다. 세 분은 이 병원에서 치료를 받으시고 동생은 다른 곳에서 치료를 받을 겁니다. 다들 금방 좋아지셔서 같이 북당으로 돌아가실 수 있을 겁니다.”태상황이 원경주를 한동안 바라보더니 불현듯 입을 열었다. “그럼 자네가 바로 태자비의 사촌 오빠인가?정후의 큰 조카?”우문호는 전장에서 부상을 당해 호송되어 올 때 태자비와 사촌 오빠라고 불리는 사람이 같이 우문호의 상처를 돌봐줬다는 얘기를 일부 들어 익히 알고 있었다. 태상황은 이 상황을 전에 한 번도 생각해본 적 없다가 지금 원경주의 말을 듣고 따져보니 앞뒤가 딱 들어맞았다.“맞습니다. 제가 바로 그 사람이에요!” 그러자 세 노인은 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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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2767화

원경릉과 일행이경호를 떠난 뒤에도 우문호는 한참을 그 자리에서 떠나지 않고 계속 호숫가에 앉아 있었다. 속에서 뭔가를 캐내 간 듯 가슴이 뻥 뚫린 상태였다.아이들은 그런 우문호 곁을 지켰고, 한참을 만두가 잠들었다 일어나서 ‘엄마 아직 안 왔데요.’ 한마디 하고 다시 잠들기를 반복했다. 원경릉이 아직 도착하지 않았다는 말에 우문호는 금방이라도 경호에 뛰어들고 싶었다. 현대로 간 것 외에 다른 가능성은 아예 생각조차 하고 싶지 않았다. 그들은 분명 안전하게 도착했을 거라고.. 분명 그럴 거라고.. 긍정적인 생각만 했다. 한편, 안풍친왕 부부는 이미 도장으로 돌아가 버려서 잘 떠났는지는 우문호도 몰랐다. 나 장군과 서일은 경호 위쪽의 정자에서 우문호 일행을 지키고 있었다. 태자비 일행이 뛰어들어 사라진 것만 알지 우문호처럼 경호 아래 그런 곳이 존재한다는 걸 모르는 그들은 태자비와 태상황이 한 순간에 경호로 사라진 게 당황스러웠다. 원경릉과 태상황 일행이 사라졌을 때부터 서일과 나 장군 마음속엔 그들이 이미 죽었을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으로 가득차고 있었다.날이 밝을 때까지 지키고 있자, 드디어 만두가 깨어났다. 우문호는 만두를 끌어안고 핏발 선 눈으로 만두를 바라보았는데 차마 입을 열지는 못했다.그러자 만두가 우문호의 목을 끌어안고 속삭였다. “엄마를 봤어요. 엄마 잘 도착하셨어요.”우문호는 깊이 숨을 들이마셨다. 이제서야 심장이 다시 뛰기 시작했다. 우문호는 두 손으로 얼굴을 쓰다듬었다. ‘얼마나 오랜 시간 긴장하고 있었던가.’ 눈물이 미친 듯이 흘러내렸다. 안도하는 그 순간 모든 공포와 두려움이 순식간에 거대한 파도처럼 밀려 내려갔다. 아이들도 한시름 놓고 하나둘 우문호를 안더니 함께 기쁨의 눈물을 흘렸다. 곁에 있던 서일과 나 장군 또한 원경릉이 무사하자 매우 기뻤는데, 함께 펑펑 우는 그들을 보자 흐르는 눈물을 참지 못했다. 혹여나 아이들이 볼까봐 아무리 애써 고개를 돌렸지만 뜨거운 눈물이 흐르는 것을 막을 수는 없었다. 심장이 목구멍 밖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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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2768화

원경릉은 이런 수술에 대한 지식이 많지 않았지만 꽤 힘들다는 사실은 알고 있었다. 하지만 양여혜를 믿기로 했다. “그럼, 전부 선생님께 맡길게요. 잘 부탁드립니다.“ “수술의 중요한 부분은 제가 담당하지만, 일부 선생님들께서 도와주러 오세요. 지금 수술실을 준비하고 계시고요.” 양여혜가 고개를 돌려 주진에게 말했다. “주진씨는 기본적인 검사랑 준비를 진행해 주세요. 수술은 3~4시간 후에 진행될 예정이고 수술 전에는 공복을 유지해야 하니 배가 고파도 꼭 참으세요. 우린 먼저 사전 작업을 해야 해요. 원래 몸의 뉴런을 꺼내 약품으로 신경 시냅스 연결을 촉진한 뒤 저온을 유지하고, 일단 휴지상태로 만든 뒤에 의식에 성공한 후 다시 가동하는것으로 하죠.”“알겠어요. 맡겨주세요!” 주진이 말했다.양여혜가 수술실에 들어간 뒤 주진은 일단 원경릉의 뇌전도 검사를 했다.잠시 후 겸사 결과가 나오자, 주진이 설명했다. “거리가 가까워서 그런지 지금 상황은 아주 위험한 정도는 아입니다. 대략 한 두 달 정도는 버틸 수 있겠어요. 하지만 이런 식으로 계속 연장할 수는 없으니 최대한 빨리 수술해야 마음이 놓일 거예요.”원경릉이 뇌전도파 그래프를 보며 말했다. “사실 여기로 돌아온 이후에는 머리가 무거운 느낌이 없었어.”“그게 정상이에요. 근거리에서 이미 전파를 받으니까 여러 층의 시공간을 지날 필요가 없는 거죠” 주진이 웃으며 말했다.“주진, 이 시공간의 터널이 혹시 웜홀이 아닐까?”주진이 미소를 지었다. “아, 시공간의 터널을 그쪽에서는 웜홀이라고 부르죠. 시공간의 모든 출입구는 전부 웜홀로 감싸져 있어서 어떤 공간으로든 다 갈 수 있어요. 과거든 미래든, 규칙만 파악되면요. 하지만 웜홀도 우주의 각종 자기장과 에너지의 영향을 잘 받아요. 아주 미미한 영향에 불과해도 웜홀에서는 수천수백 년의 편차를 일으킬 수 있거든요. 바로 선배가 여기 오면서 겪었던 회오리바람과 시공간의 왜곡 등이 규칙을 역전시켜 커다란 편차가 나타나는 거죠.” “정말 웜홀이 있었구나!” 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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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2769화

검사를 마친 주진은 원경릉에게 원숭이의 대뇌를 보여주었다.원숭이의 대뇌는 유리 상자에 넣어 냉동된 상태로, 기존 냉동고 온도와는 조금의 차이도 없었다.유리 상자에는 선이 여러 개 꽂혀 있었는데 바깥에 있는 뇌파 검사기구와 온도 모니터에 연결되어 있었다. 원숭이의 대뇌는 선홍색으로 대략 손바닥 정도 사이즈인데 크기로 볼 때 원숭이 본래의 대뇌보다 더욱 발전된 것을 알 수 있었다. 주진은 뒤를 돌아 종이 하나를 원경릉에게 건네며 물었다. “이건 원숭이의 정보를 읽어내서 분석한 그림인데 혹시 무엇인지 알아볼 수 있나요?”원경릉은 종이 위에 그림을 뚫어지게 보았는데, 산 형태인 것이 왠지 모르게 마음이 울컥하게 했다. “늑대골인가..?”“정말 늑대골인가요?” 주진이 물었다.“확신은 못 해. 난 늑대골에 안 가봤으니까. 그냥 느낌이…. 그래.” 원경릉이 잠시 생각해 보더니 순간 이렇게 추측하는 게 반드시 정답이 아니란 생각이 들었다. 어쨌든 산 그림은 맞으나 산은 다 비슷하게 생겼으며 원경릉은 늑대골에 가 본 적이 단 한 번도 없다. “그럼 이거 빼고 또 읽어낸 게 있어?”“아직은 없어요. 그럼, 이 일은 일단 그냥 두죠. 선배 일부터 잘 해결할고 다시 얘기하기로 해요!”원경릉은 그림을 마음속에 새겨두었다. 돌아간 다음에 이 그림을 그려서 홍엽이나 훼천에게 보여줄 생각이였다. 만약 늑대골인 것을 확인할 수 있다면 원숭이를 구할 방법이 있을지도 모른다.원경릉의 수술은 극비였기에 주진은 상부 사람들과 연락한 뒤 요 며칠 동안 아무도 연구소를 들락거릴 수 없도록 했다. 로양도 직접 나서서 사람들을 데려와 지켰는데, 원경릉은 그중에서 한 사람이 상당히 낯이 익었다. 하지만 헤어스타일이나 옷, 분위기가 매우 달라서 의아해 했는데 원경릉이 물어보기도 전에 그 사람이 먼저 말을 걸어왔다. “제자 어머님, 접니다. 기억하시나요?”“기화인가?” 원경릉은 눈을 동그랗게 뜨고 상고머리를 한 그 남자, 기회를 보고는 순간 어찌할 바를 몰라했다. “여기 사람이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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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2770화

그 말을 듣자 원경릉은 약간 긴장됐다. 원경릉이 걱정하는 건 다름 아닌 기억 상실이었기 때문이다. 원경릉은 주진의 손을 꽉 잡고 처량한 눈빛으로 물었다. “정말 기억을 잃지난 않는 거지?회복하는 데는 얼마나 오래 걸려?”“15일 정도요. 선배의 대뇌엔 선배가 원래 주사한 약품이 있어서 우리가 아무것도 안 해도 이식 수술이 성공하기만 하면 선배의 모든 기억은 천천히 응집될 거예요. 심지어 어릴 때의 사소한 일이라 전에는 완전히 잊혔던 사실까지 영원히 기억할 수 있게 되죠.”기억을 잃지 않는다는 말에 원경릉은 그제서야 안심했다. ‘기억이 없어져 남편과 아이들, 북당에서 일을 기억하지 못하면 얼마나 가슴이 무너졌겠나...’잠시 후 마취약을 주사하자 원경릉은 금세 마치가 된 듯 눈을 감았다.주진은 원경릉을 들여보내기 전에 원경릉 엄마에게 전화해서 수술이 곧 시작된다고 알렸다.원경릉 엄마는 안에 들어올 수 없었는데 양여혜가 의사와 간호사가 노출되는 것을 금지했기 때문이었다. 원경릉 엄마는 그저 연구실 밖에서 기다리는 수밖에 없었다.기화는 주진이 원경릉을 수술실로 밀고 들어가는 걸 도와준 후 다시 밖으로 나왔다. 주진은 비록수술실에 들어갈 수 있었지만 병원에 있는 세 노인의 돌발 상황에 대처해야 해 어쩔 수 없었다. 주진은 지금 이 세계에서 그들을 잘 아는 유일한 사람이기 때문이다. 물론 그들은 주진이 누구인지 전혀 모르지만 말이다…한편, 소요공은 다리를 깁스로 고정하고 있었다. 펄쩍펄쩍 뛰어다니던 사람이 땅을 밟지도 못하고 침대에 누워서 쉬어야 하니 얼마나 답답할까. 태상황은 다행히 가벼운 뇌진탕으로 약을 먹은 뒤 두통이 그렇게 심하지 않고 구토도 하지 않았으나 조금 더 관찰이 필요한 상태이다.주재상의 수술도 준비 중이었다.원경주는 엄마가 연구실 밖에서 기다리는 것을 알고 그녀에게 안심하고 집으로 돌아가라고 설득하는 전화를 했다. 하지만 원경릉 엄마는 심장이 너무 뛰고 걱정이 되어 가고 싶지 않아 했다. 원경주는 그녀가 정신적으로 버티지 못할 게 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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