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명의 왕비: Chapter 2771 - Chapter 27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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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2771화

원경주는 이쪽에 지식이 없었기에 주 재상에게 뭐라고 설명해야 좋을지 감을 잡을 수 없었다. “어쨌든 괜찮을 겁니다. 절 믿고 이쪽으로 오세요. 머리 밀어 드릴게요.”주 재상은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원경주의 부축을 받아 가만히 의자에 앉았다.태상황과 소요공 또한 미심쩍어했다. ‘머리통을 열었는데 살아 있을 수가 있다고? 전에 전장에서 적의 머리통을 깼을 때 바로 죽었는데 주 재상은 어떻게 살아있을 수가 있다는 거야?’머리를 다 밀자 동글동글한 것이 딱 볼링공 같은 게 오히려 젊어 보였다.하지만 태상황과 소요공은 주 재상의 상태가 영 이상하게 보였다. 머리카락이 순식간에 없어졌다니..!원경주가 나가자마자 주 재상은 입을 삐죽 내밀며 태상황과 소요공에게 물었다. “정후 집안에 큰 조카 수염 나 있었어?”태상황과 소요공이 동시에 고개를 저었다. “수염은 없었어.”주 재상이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나더러 자꾸 믿으라는데 정후 집안에 믿을 만한 사람이 얼마나 된다고. 그리고 수염도 안 났다면서. 옛 어른들이 수염도 안 난 사람이 하는 일은 다 미덥지 못하다고 했어. 머리에 피도 안 마른 녀석을 지금 어떻게 믿어?”“그러니까!” 소요공은 주 재상을 아무리 쳐다봐도 익숙해 지지가 않았다. 특히 이 동글동글한 머리에 구멍을 뚫는다고 생각하니 오금이 저렸다. 아이고 무서워!하지만 곧 닥칠 일이고, 수술하지 않으면 주 재상의 목숨을 보전할 수 없다고 하니 소요공은 그저 격려하기로 마음을 먹었다. “큰 조카, 그래도 꽤 성실해 보였어. 태자비도 그 사람을 아주 믿고 있고. 그러니까 우리 한번 믿어보는 게 어때?”셋이 같이 손을 맞잡고 한참을 침묵하더니 태상황이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주 재상의 머리를 수건으로 싸매주었다. “이마가 춥겠어!”“조금..” 주 재상이 대답하고 한참 있다가 말을 이었다. “십팔매 말이 맞아. 태자비가 저 사람을 믿는다는 건 저 사람이 그만큼 능력이 있다는 게 틀림없어. 그리고 전에 그 사람이 태자 전하를 치료했잖아. 말 안 했지만, 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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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2772화

원경주가 당황해서 소리쳤다. “이보세요, 뭐라고요? 늙어 보인다고요?!”소요공도 말을 보탰다. “맞아, 늙어 보여. 인자해 보인달까? 비록 수염은 나지 않았지만 딱 봐도 5~60세는 돼 보이는 게 경험이 많아 보이군.”주 재상의 둘의 말에 마음이 편안해져서 온화한 목소리로 원경주에게 집안 내력을 물었다. “자네 몇 살에 의원이 됐는가? 손자는 몇 살이고? 집안 사람들은 다 여기 있지? 북당으로 돌아간 적은 없고?”원경주는 많은 질문에 그만 슬퍼졌다.손자는 고사하고 원경주에게는 와이프마저도 없었기 때문이다.원경주는 얼른 몇 마디 얼버무리고는 밖으로 뛰쳐 나갔다.수술 전에 주진도 다가와 원경주에게 말했다. “조금 있다가 수술하려고 주 재상을 데리고 나갈 때 검사하러 간다고만 하세요. 다들 걱정하시게 수술 시작한다고 하지 마시고. 저분들은 걱정하면 가만히 앉아계시지 않고 나가서 난리를 치실 것 같아서요.”원경주도 마침 그렇게 생각하고 있어서 고개를 끄덕이고는 원경릉의 상태를 묻자 주진이 답했다. “수술은 아직 끝나지 않았지만 걱정은 마세요. 큰 문제 없을 거예요. 양 닥터는 이런 수술 경험이 많아요. 선배 수술은 당신이 주 재상 수술하는 것과 난이도는 같지만, 시간이 좀 더 오래 걸릴 뿐이에요.”원경주가 미간을 찌푸렸다. “안심하고 양 닥터에게 맡긴다고 해도 동생이 안전하다는 소식을 듣기전까지는 안심이 안 되네요.”“안심이 안 돼도 그 생각하실 틈이 있나요! 얼른 수술 준비하셔야죠!”“예! 알겠습니다!”간호사에게 주 재상을 휠체어에 태워 오는데 다시 검사를 받는 것으로 검사 시간이 어쩌면 약간 걸릴 수도 있으니, 검사를 마치면 곧 수술할 수 있도록 했다.세 사람은 믿겠다는 듯 고개글 끄덕였고, 간호사는 조심히 주 재상을 휠체어에 태워서 나왔다.두 사람한테 주 재상이 자리를 비운 시간이 너무 길게 느껴지지 않도록 주진이 특별히 들어와 배달 음식을 먹이고 티비 보는 법을 가르쳐 주었다.병실엔 이미 티비가 있었지만 세 사람이 들어와서 그동안 줄곧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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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2773화

한편, 북당.우문호는 아이들과 이미 경성으로 돌아가고 있었는데 만두는 가는 길 내내 거의 잠들어 있었다. 우문호는 고생한 만두를 안고 때때로 혹여나 만두가 깼는지 잘 살폈다.만두가 뱉는 한마디 한마디가 우문호를 들었다 놨다 했기에 더 잘 보호해야 했다. 다른 아이들도 점점 졸음이 쏟아졌다. 한참 뒤 만두가 깨어나 눈을 비비자, 아이들이 전부 둘러싸고 만두를 기대에 찬 눈빛으로 바라봤다.그러자 만두가 입을 열었다. “재상과 엄마는 수술 중이고 엄마 이번 수술은 6시진동안 지속될 거래요. 이제 외할머니 곁에 있어 드려야 해서 제가 계속 이 곳에 있을 수 없어요. 외할머니 혼자 집에 계시거든요. 걱정돼요.”“그래, 우리 만두 효자네!” 우문호는 대견하다는 듯 만두를 꼭 안고 목이 메어 말했다.만두가 다시 자려고 하자 우문호가 한 마디 먼저 물었다. “수술에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돕고 있어? 그 사람들 다 실력 좋은거지?”“그 얘기는 따로 없었어요, 하지만 주진이 우리보고 안심하랬어요. 엄마한테는 반드시 아무 일도 없을 거라고.” 만두가 말했다.우문호는 알겠다고 답하고는 손을 뻗어 만두의 볼을 만졌다. “알겠어, 이제 자러 가자.”“아빠, 좀 쉬세요. 눈이 너무 빨개요!” 만두는 우문호의 눈이 온통 붉은 실핏줄로 가득한 것을 보자 마음이 아팠다.다른 아이들도 우문호에게 달라붙었다. 엄마가 없으니, 얼마나 마음이 아플까.“아빠는 괜찮아. 얘들아, 자 자!” 우문호는 만두 등을 톡톡 두드리며 부드럽게 말했다.만두는 외할머니가 걱정되는 마음에 눈을 감자마자 곧 바로 잠에 들었다.서일과 나 장군은 밖에서 마차를 모는데 바람 소리가 너무 커 안에서 하는 얘기가 하나도 들리지 않았다. 궁금해 미쳐버리겠는 서일이 가끔 가리개를 젖히고 반짝이는 눈빛으로 우문호를 쳐다봤다. 소식이 오면 우문호가 얘기할 것이라는 믿음과 함께 말이다. 이번에 가리개를 젖히자 우문호가 드디어 작은 소리로 얘기해 주었다. “원 선생과 재상은 수술 중이고, 아직 자세한 상황은 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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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2774화

태상황과 소요공이 티비에 대한 연구와 함께 식사를 마치자 어느덧 2시간이라는 시간이 흘렀다.검사하러 간 주 재상이 아직 돌아오지 않자 태상황과 소요공은 걱정돼서 티비 속에 소인이나 주진의 흥미 있는 얘기 따위가 귀에 들어오지 않았다. 그들은 연신 밖을 내다보며 주 재상이 돌아오기만을 기다렸다.그러고는 불안한 마음에 주진에게 말했다. “너희들 몰래 재상 머리를 열기만 해봐. 우리가 같이 들어가서 곁이 있어야 해. 그 녀석 혼자서는 아무것도 못해. 심지어 늙은 데다 눈도 멀어서 무서울 거라고.”주진이 미소를 지으며 위로했다. “걱정 마세요, 같이 계실 수 있도록 꼭 얘기해 드릴 테니까요.”사실 태상황은 주진을 별로 신뢰하지 않았다. 아무래도 약간 교활하다는 생각이 드는 게 항상 그런 미묘한 눈빛으로 자신들을 바라봤기 때문이다. 그래서 다소 무서운 말투로 소리쳤다. “네가 감히 과인을 속인다면 과인이 네 목을 칠 것이다!”태상황은 주진에게 자신의 위엄을 알려야지, 그의 말을 잘 들을 것이라 생각했다. 여기 있으면서 아무도 자기한테 개의치 않을 뿐만 아니라 몰래 자신들을 비웃는 것이 영 체면이 구겨지는 기분이 들었었다. “속일 리가 있나요. 누가 감히 여러분들을 속이겠어요?” 주진이 달래며 속으로 몰래 쓴웃음을 지었다. 이 두 사람이 주 재상이 개두술 하는 걸 보면 깜짝 놀랄 건 말할 것도 없고 피를 보는 순간 원경주의 다리 몽둥이를 부러뜨려 놓을게 뻔했다. 직접 보느니 차라리 다른 사람을 통해 듣는 편이 낫겠다 싶었다. 태상황은 그제서야 안심이 되어서 티비로 눈을 돌렸다. 주진은 그들을 오래 속일 수 없다는 것을 깨달았기에 몰래 메시지를 보내 로양에게 응급실에 사정 청취하는 교통경찰에게 전화하도록 했다. 그들이 빨리 와서 두 사람에게 질문을 유도하도록 말이다.역시 주진의 예상이 틀리지 않았다. 태상황은 수도 없이 문밖에 주 재상이 왔는지, 안 왔는지 확인하다가 인내심의 한계를 느껴 결국 이불을 걷어차 버리고 침대에서 내려와 주진에게 물었다. “어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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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2775화

교통경찰은 오기 전에 상부로부터 미리 통지를 받았는데, 상해자 두 사람이 경증 혹은 중증도의 망상장애를 가지고 있다고 했다. 그래서 두 사람의 행동을 보고도 경찰은 크게 이상하게 여기지 않았다 했지만 아무리 알고 있었다고 해도 저들 상태는 이미 중도를 넘어 심각한 중증으로 보였다.경찰이 이름과 직업을 물을 때 소요공은 원경릉의 분부를 받들어 아무것도 모른다고 했다. 원경릉이 이름조차 기억나지 않는다고만 하면 유효한 신분증을 꺼낼 필요가 없다고 했기 때문이었다.교통경찰은 점점 미간을 찡그리며 이 질문이 무슨 의미가 있겠나 생각이 들었다. ‘자신의 이름조차 기억 못 하는 사람들이 사건 발생 당시 상황을 기억할 수나 있겠어?’그들이 상황을 서술하자 경찰은 말없이 주요한 단어들을 기록했다. 말 없는 마차 2대가 전후로 그들을 쳤는데, 첫 번째 마차와 부딪혔을 때는 허리와 다리가 부러질 것 같았다고 했다. 두 번째 마차가 쳤을 때는 경공을 사용했으나 실패했다. 두 번째는 그렇게 아프지 않았으나 놀라서 일어날 수 없었으며, 또 마차에 치일까 봐 무서웠다고 했다. 그 뒤로 또 세 번째 말이 없는 큰 마차가 자기들에게 왔다고 했다. 흰옷을 입은 사람들이 많았는데 남녀가 다 있고 자신들을 들어서 차로 옮겼고 상대가 공격성 무기를 가지고 있고, 자신들에게 낯선 길이라 이곳엔 엄호할 근위병도 없어서 참고 여기까지 온 것이라고 했다. 나중에서야 흰옷을 입은 이들이 자신의 상처를 치료하려고 했다는 것을 듣고 분명 좋은 사람들이었을 거라고 말했다. 교통경찰은 한마디로 정하기 어려운 기록을 마치고 물었다. “두 분을 친 기사는 당신들을 병원으로 이송했으나 병원비를 대신 지불하지 않고 도망갔어요. 그 사람들이 당신들에게 돈을 정산하고 돌아오겠다고 설명한 적이 있나요?”“없어. 그 두 사람은 아주 쓸데없이 말이 많아. 마차로 따라오는 내내 쓸데없는 소리만 지꺼렸다고! 그들은 돈이 없어 보였어.” 소요공이 옆에서 발굽 모양 금을 꺼내서 으쓱거리며 말했다. “그 사람들은 돈이 없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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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2776화

교통경찰이 질문할 동안 의료진과 원경주가 주 재상을 데리고 병실로 돌아왔다.태상황과 소요공은 이제서야 주 재상 혼자 개두술을 받고 온 것을 확인하고는 화가 나서 뚜껑이 열렸다. 태상황은 원경주의 멱살을 잡고 주먹을 날리려는 찰나 교통경찰이 얼른 말리며 속으로 투덜거렸다. ‘그냥 교통사고 따위 조사하러 와서 어쩌다가 도굴 사건과 의료진 폭행 건을 대처해야 하는 거냐고?’결국 원경주를 때리지는 못했지만, 태상황과 소요공 앞에서 원경주는 신용이 완전히 나락으로 떨어졌을 뿐만 아니라 주진도 같이 블랙리스트에 올랐다.게다가 주 재상이 수술 후 아직 깨어나지 않았다. 비록 정상적으로 호흡 했지만, 몸에 이렇게 많은 물건을 주렁주렁 달고 있는 게 너무 두려워서 태상황은 주 재상을 데리고 가겠다고 고집을 피우며 여기 남아있을 수 없다고 했다.원경주는 하는 수 없이 결국 원 교수에게 도움을 청했다. 어쨌든 나이 많은 노인이고 원 교수가 원경릉의 할머니 사진을 꺼내왔는데, 두 사람에게 자신이 사진 속에 이 나이 든 여자분의 아들이라고 하자 태상황이 그제서야 진정됐다. 태상황은 사진을 한동안 들여다보는데 비록 복식이 다르고 머리모양이 달라도 아무리 봐도 생긴 건 똑같았다.“자네가 주디 아들이라고? 그런데 자네는 대흥 사람이 아닌데? 여기가 설마 대흥인가?” 태상황이 의혹을 느끼며 물었다.“아니요, 대흥은 아닙니다. 사실 제 어머니도 원래는 이곳사람입니다.” 원 교수는 두 사람 마음이 안정되는 것을 보고 다행이다 싶었다. “이 일은두 분께 자세히 말씀드리기가 좀 그렇습니다. 어쨌든 경릉이가 수술을 마치면 두 분은 돌아가실 테고, 여기서 오래 머무실 필요가 없으시니까요. 하지만 얘기를 들어보니 경릉이 수술이 끝난 뒤 연구실에서 15일은 있어야 하고 15일 후에 반드시 좋아진다는 보장이 없으니 세 분께서는 우리가 있는 여기서 적어도 두세 달은 계시지 않을까 싶습니다. 그럼, 제 생각에 감춰서 좋을 게 없지, 싶어 얘기 드리는 겁니다.”소요공과 태상황이 어리둥절한 얼굴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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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2777화

원 교수도 고개를 끄덕였는데, 긴장한 듯 이마에 송골송골 땀이 맺혀 있었다. “예, 우리 곁에서 자랐죠.”“그러니까 태자비는 정후부와 자네 곁에서 동시에 자랐다? 그런가?” 태상황이 원 교수에게 말했다.원 교수가 땀을 닦으며 답했다. “에…. 예, 하지만 역시 아닌 것 같습니다.”원 교수는 자신이 똑똑하다고 생각한 걸 후회하기 시작했다. 어쩐지 딸이 얘기 안 했더라니, 이건 단박에 명확하게 설명할 수 있는 일이 아니었다. 알고 보면 간단한 일이지만, 모를 땐 상식에 어긋난다며 오해하기 쉽고, 자신도 쉽게 상대를 오해하도록 만들 수 있었다.“둘은 사실 같은 사람이 아닙니다. 정후부에서 자란 것은 원경릉이고 제 곁에서 자란 아이는….”“자란 아이는.. 뭐?” 두 사람이 원 교수를 보고 날카로운 눈빛을 보냈다. ‘왜 말을 하다가 말아?’그러자 원 교수가 자포자기한 심정으로 말했다. “역시 원경릉입니다. 하지만 정후부의 원경릉이 아닙니다.”“그러니까 자네 말은 원경릉이 두 명이란 소리군. 그러면 어떤 원경릉이 태자비인가?”원 교수가 숨을 크게 들이쉬었다. “둘다 입니다.”“그러니까 태자비가 둘이다?”원 교수가 당황해서 두 사람을 바라보고 주저하다가 고개를 끄덕였다.소요공과 태상황이 원 교수를 한동안 보더니 일제히 고개를 끄덕였다. “알았네!”“아셨다고요?”“응!” 태상황은 동정 어린 시선으로 원 교수를 바라봤다. 태상황은 주디의 아들이 머리가 좋지 않다는 걸 자연스럽게 눈치챈 것이다.원 교수는 약간 마음이 급해졌다. “정말 아시겠습니까?” ‘설명을 제대로 못 했는데 어떻게 바로 안다는 거지?’태상황이 원 교수의 어깨를 두드리며 이해했다는 듯 답했다. “이해했네. 우리가 자네와 주디 관계를 얘기해 보도록 하지. 자네는 주디의 아들이야? 주디는 대흥국 사람이 아니고. 주디는 여기 사람이지. 나중에 고향을 등지고 대흥으로 갔어. 이렇게 된 거 맞지?”원 교수는 어리둥절했으나 듣고보니 영 틀린 말도 아니라 고개를 끄덕였다. “예, 그렇게 된 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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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2778화

태상황이 약간 웃긴 듯 머뭇거리며 말했다. “그건 아마 자네가 아직 눈을 가리고 있어서 그런 것 같은데. 하하.”주 재상이 놀라서 천천히 손을 들어 눈을 만져보니 역시나 붕대가 감겨 있었다. 부끄러운 듯 웃음이 터져 나왔다. “아! 하하하.”마취에서 깨자, 주 재상은 통증을 느끼기 시작했다. 태상황과 소요공은 곁에 있어주는 것 외에는아무것도 도와줄 수 없다는 생각에 마음이 아팠다.원경주의 능력이 돋보였다. 원경주가 오면 항상 주 재상의 통증이 경감됐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약을 주거나 진통 주사를 놔서 주 재상의 상태가 호전되게 했다. 그런 원경주의 모습에 태상황과 소요공은 원경주에 대한 의심이 없어지고 상당히 신뢰하기 시작했다.원경주는 두 사람에게 주 재상의 상태를 얘기해 주었다. “시신경을 누르고 있던 핏덩어리를 포함해 핏덩어리를 완전히 제거해서 시력을 회복하실 겁니다. 내일 눈을 가린 붕대를 풀거니 두 분을 보실 수 있을 거예요.”태상황은 원경주의 이 말을 듣고 재상의 상황에 대해 안심했으나 원경릉의 상황이 걱정됐다. “태자비는 어디로 갔지? 몰래 수술받고 있는 거 아냐? 수술은 어떻게 됐어?”그러자 태상황은 느낌이 딱 왔다. 원경릉은 수술하러 갈 때 자신을 속일 거라고 짐작했기 때문에 그렇게 물었던 것이다. 원경주가 고개를 끄덕이고 사실 본인도 걱정이 되는 게 수술이 12시간이 아니라 지금까지 이미 15시간째가 지났기에 걱정되어 주진에게 전화를 해 봤지만, 아직 안 나왔다고 했다.“상황이 어때?” 셋이 이구동성으로 물었다.원경주는 그저 그들을 위로하는 수 밖에 없었다. “아직 모르겠어요. 수술이 안 끝나서. 동생 수술은 비교적 복잡한 거라 아마 이렇게 빨리 끝나지는 않을 거예요. 하지만 세 분 다 안심하셔도 되는 게 동생을 수술하는 사람은 신의라고 불리는 엄청 능력 있는 사람으로 세 분께서 이번에 오신 것도 전부 그 사람이 도와주신 덕택이거든요.”“태자비도 개두술을 하나?” 주 재상이 물었다.“네, 동생도 합니다.”“그럼, 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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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2779화

주진은 크게 놀랍지 않았다. 사실 이식한 뒤에 나타난 일련의 문제는 주진도 처리한 적 있었다. ‘아이들이 다 자가 치유 능력이 있는데 원경릉한테 원래 몸의 주인이 어떻게 없을 수가 있겠어?’“사실 약물을 주사한 건 현대 원경릉인데 어째서 그쪽 아이들에게 유전된 거죠?” 주진이 물었다. 이 일에 대해 자신만의 견해가 있었지만 양여혜의 설명을 듣고 싶었다.“요 몇 년간 현대 원경릉이 북당의 원경릉의 신체를 제어했어요. 그래서 북당 원경릉의 유전자를 바꿔 북당 원경릉의 몸을 현대의 몸과 같이 되게 한 거죠. 유전자 돌연변이가 나타난 뒤 원경릉 본인이 유전자 암호 한 벌은 다시 쓴 거예요. 유전자 돌연변이로 인해 발생하는 질병을 전부 없앴지만 어쨌든 시공간이 떨어져 있으니 원경릉의 능력에 한계가 있어서 신체를 보호함과 동시에 북당 원경릉의 뇌세포를 완전히 제거할 수 없었던 거죠. 따라서 대뇌가 쇠약해지며 사망하는 상황이 발생했고, 이런 상황에서 이식하지 않으면 계속 쇠약해지다 죽는 거죠. 다행히 전에 두 번째 아이를 배면서 태아 대뇌가 발육하는 과정에서 탯줄을 통해 모체를 살릴 수 있는 세포가 나왔지만, 흡수하는 과정이 필요했어요. 그래서 원경릉이 쓰러졌고 흡수를 마치자 깨어났죠. 세 번째 임신했을 때는 대뇌가 상당히 심각하게 쇠약해졌고 현대 쪽에서 사고까지 일어나는 바람에 계속 지탱할 수 없었던 거죠. 이식만이 유일한 방법이었어요.”주진은 비록 이쪽 연구에 종사하는 인력이지만 양여혜의 말을 듣고 역시 좀 놀랐다.주진이 쓴웃음을 지었다. “전 계속 과학의 끝은 신학이라고 주장해 왔는데 보아하니 제가 틀렸네요. 과학은 과학이고, 예전 인류는 미지의 사건이나 영역에 대해 늘 신의 영역이라고 해 왔는데 저도 같은 실수를 범했어요.”양여혜가 미소를 지었다. “그 말이 꼭 틀린 것만은 아니에요!”“어째서요?”양여혜가 손을 내 저었다. “스스로 알아보세요!”깨달은 자의 말은 원래 한두 마디에 그치는 법이다. 주진이 알아듣고 더이상 묻지 않았다.한 사람의 능력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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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2780화

꿈도 꾸지 않고 생각도 하지 않는, 좀처럼 있기 힘든 고요함 속에서 그저 고요하게 누워만 있었다.만두는 이쪽에서 반나절을 있다가 돌아갔다. 돌아가니 우문호가 자신들을 데리고 초왕부로 돌아가고 있었다.우문호는 여전히 만두를 지키고 있었다. 만두가 깨자 원 선생이 수술을 마쳤고 순조로웠다는 소식을 들을 수 있었다. “엄마랑 얘기해 봤어?” 우문호가 얼른 물었다.“아직 안 깨어나셨어요. 며칠이 지나야 깨어나신대요. 큰 수술이었잖아요.” 만두가 말했다.우문호는 자기도 모르게 또 걱정이 앞서서 흥분했다. “얼마나 더 있어야 깨어난대? 혹시 무슨 일이 있는 건 아니지?”“그럴 리 없어요! 전혀!” 만두가 얼른 아빠를 안심시켰다. “주진이 그러는데 엄마 상태가 좋데요.”우문호는 그 쪽에도 총명한 사람들이 많으니 걱정할 필요 없다는 걸 잘 알지만 막상 원 선생에 관해서는 좀처럼 안심할 수가 없었다.그래도 털고 일어나 할 일을 해야 한다. 안 그러면 원 선생이 진짜 돌아왔을 때 집이 엉망진창이 되어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우문호는 벌떡 일어나 만두의 손을 잡고 나갔다. “우리 여동생 보러 가자.”계란이는 오늘 요 부인이 만들어준 붉은색 긴 옷을 입었는데 아주 예뻤다. 백옥같이 뽀얀 얼굴에 검은 포도알 같은 눈동자가 콕 콕 박혀있었고, 두 주먹을 꼭 쥔 채 포대기에 침을 흘리며 혀를 날름날름 내밀며 귀여움을 보여주었다. 우문호는 그때 딸의 미간에서 옅은 붉은색 불꽃무늬가 있는 것을 발견했다. 자세히 보지 않으면 잘 보이지 않아 전에는 몰랐는데, 오늘 노느라 흥분해서 혈기가 위로 올랐는지 옅은 불꽃 인장이 보이게 된 것이다.우문호가 계란이를 안고 살살 두드려주자, 불꽃 인장이 사라졌다.그러자 만두가 이상하다는 듯 바라봤다. “계란이가 삶은 계란이 됐어요.”만두가 손을 뻗어 여동생의 볼을 꾹 누르며 다가와서 말했다. “동생, 얼른 자라자. 오빠가 어흥이 줄께.”“뭐?”“호랑이요, 동생한테 호랑이 주려고요.”“네 건 눈 늑대 아니었어?”“쌍둥이 거를 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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