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의 왕비의 모든 챕터: 챕터 2781 - 챕터 2790

2911 챕터

제 2781화

그래도 어쨌든 선물로 주신 거니 못생겼다고 싫어할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복도에 걸어놓고 키우는거 어때? 벌레도 잡아서 먹여주고.”서일이 답했다. “섬전위가 그러는데 얘 벌레는 안 먹고 잔디에도 안 앉는데요. 풀어주면 오동나무를 찾아서 서식한대요! 마당에 마침 오동나무가 있으니 거기에 풀어줄까요?”우문호는 새끼 봉황 날개를 보니 아직 못 날겠다. “그래, 풀어줘!”서일이 새장을 들고 나가 ‘훠이~’하고 날리자, 아이들이 달려와 재잘재잘거리며 새에 대한 품평회를 시작했다.“이게 봉황이란 거야? 완전히 못생겼는데!” 만두가 솔직하게 말했다.“닭이 더 이쁘겠어, 근데 저 발톱은 진짜 이쁘다.” 찰떡이가 발톱을 뚫어지게 보는데 발톱 전체가 노란색으로 꼬리와 색이 같고 조그만 발에 예쁜 비늘이 있어 날려 보내주자, 땅을 아주 단단히 잡았다.“”걸을 수 있을까? 걸어봐!” 경단이가 새끼 봉황을 밀었지만, 새끼 봉황은 걷지 않고 그 자리에 가만히 호기심 어린 눈빛으로 눈앞에 5개의 사람을 쳐다봤다.“걷지도 못하고 여동생이 안 좋아할 게 분명해. 환타야 네 호랑이 여동생한테 줘.” 만두가 명령하자 환타가 대담하게 답했다. “그래, 우리 동생한테 주지 뭐!”칠성이가 말했다. “나도 줄래, 나도 우리 호랑이 여동생한테 줄래.”찰떡이도 말했다. “동생이 눈 늑대 좋아하면 나도 줄 거야.”만두도 잠시 생각해 보더니 따라 말했다. “그럼 나도 줄래.”그러고는 아무 말 없는 경단이에게 물었다. “넌 줄 거야, 안 줄 거야? 우린 다 줘서 여동생이 고르라고 할 거야. 고르면 바꿀 수 없어.”경단이도 희한하게 대범한 말투로 말했다. “은자도 줄 수 있는데! 눈 늑대는 말해, 뭐해.”이처럼 여동생은 5명에게 보물 같은 존재로 달님 같고 별님 같았다. 백옥같은 자신의 동생이 바라는 건데 뭔들 못 주겠나!우문호는 계란이를 안고 복도에서 흐뭇한 미소로 그들을 바라봤다. 모두 동생을 위하는 모습을 보자 뿌듯함이 들었다. 그러고는 고개를 살짝 숙여 자기 이마를 딸 이마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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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2782화

“갔어요!” 녹주가 마당문을 들어서며 얼굴이 새하얘졌다. “우리가 오늘 부엌에 준비해 둔 고기를 전부 싸서, 예쁜 대접 몇 개까지 가져갔어요. 새끼 봉황이 자기들에게 왔을 때 날아올라서 그릇을 몇 개 깨 먹었다면서 우리더러 배상하라고 했어요. 부엌에서 나갈 때 솥단지도 하나 가져가면서 그릇만 가져가면 깨지기 쉬우니까 솥에 넣어 가면 안정적이라고.”우문호는 어이가 없었다. 그 정도라고? 큰할아버지께서 그들을 그렇게 홀대하신다니.. 식기까지 가지고 다니면서.탕양도 들어와서 말을 보탰다. “그게 대숩니까? 본관에 왔을 때는 말이죠. 다리가 부러져서 마당에 놔둔 의자 2개가 있었는데, 나중에 고쳐야지 한 걸 바로 멜대에 달아 어깨에 메고 갔어요.”“안풍친왕 전하께서 그렇게 가난하신가?” 서일은 이해할 수 없었다. “제가 듣기로는 저들도 봉지와 생업이 있고, 소요공과 이리 나리처럼 부유한 제자가 있으니 그렇게 찢어지게 가난하게 사시는 건 아니죠?”“그건 몰라. 희상궁에게 물어봐야지.” 탕양이 말하자 녹주가 바로 희상궁에게 물어보러 갔다.삼대 거두가 원경릉과 현대로 간 뒤로 희상궁은 초왕부로 돌아와 아이들을 데리고 지냈는데, 삼대거두와 원경릉을 걱정하긴 해도 치료하러 간 데다 믿고 맡길 수 있는 태자비의 사부라고 생각하니 위기의식이 들지 않았다.안풍친왕 부하 얘기를 들은 희상궁이 웃으며 말했다. “적성루가 전에는 가난했죠. 하지만 분봉을 받은 뒤로 전답이 있고 왕비 마마도 장사를 하신 데다 나중에 방비부인께 유산도 받아서 살기 좋아졌어요. 안타까운 건 휘종제께서 보위에 오르신 뒤 안풍친왕 전하 부부께서는 경성을 떠나 돌아오지 않으시겠다며 수중에 은자와 재산을 전부 나눠주셨거든요. 아직도 기억하길 당시 왕비마마께서 아주 흥분하셔서 마침내 여기를 떠날 수 있다고, 또 이제 돌아올 필요 없다고 하셨어요. 적성루 물건을 산산조각으로 다 때려 부수며 아주 통쾌하기가 그지없었죠. 그런데 떠난 지 1년 만에 왠지 다시 돌아오셔서 저희와 오래 있지 않으시고 적성루 물건을 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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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2783화

주 재상은 수술 후 이틀째가 되는 날에 드디어 눈에 감긴 붕대를 풀 수 있었다.사실 어렴풋이 빛을 느끼고 있어서 붕대가 딱히 불편하지는 않았다. 원경주가 와서 주 재상이 붕대를 푸는 것을 도와주고 태상황과 소요공이 우선 원경주에게 한 가지를 부탁했다.태상황이 원경주의 귀에 대고 작은 소리로 속삭이자, 원경주가 조금 당황하는 듯 했다. 하지만 태상황의 요구는 거절하기 힘들었다. 주진 말에 의하면 이 노인네가 고집을 부리면 눈에 뵈는 게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원하는 대로 도와준 뒤 주 재상의 붕대를 풀어줬다.“천천히 눈을 뜨세요. 서두르실 것 없습니다. 우선 실눈을 뜨고 빛에 익숙해지셔야 해요.” 원경주가 친절하게 설명해 주었다.주 재상이 천천히 눈을 뜨자, 빛이 눈을 자극해 아파와서 얼른 다시 감았다. 그렇게 몇 번 반복하다가 마침내 눈을 크게 뜰 수 있게 되었다.주 재상이 눈을 뜨자 앞에 두 얼굴이 싱글벙글 웃는 얼굴로 있었다. 주 재상이 감동 받은 목소리로 크게 소리쳤다. “너희들….!”태상황이 머리를 긁적이며 무안한 듯 말했다. “과인 머리를 밀게 하는 건 탐탁지 않지만, 약간 짧게 자르는 거 정도는 괜찮지. 이렇게 너랑 보조를 맞추는 것도 괜찮지? 어쨌든 과인은 이제 부모님이 생존해 계시지 않으니, 머리카락을 잘라도 효에 거스르지 않다네. 하하.”소요공도 머리를 긁적였다. “이러니까 아주 상쾌하네. 어쩐지 여기 남자들이 전부 머리를 짧게 잘랐더라니.”주 재상이 산소호흡기를 치우고 두 사람을 보고 웃었다. “이게 방금 큰조카에게 너희들이 부탁한 거야? 어쩐지 솨 솨솨 윙 윙윙하는 소리가 들리더라. 이게 머리 깎는 소리였군.”“너랑 같이하려고 그랬다네!” 소요공이 천진난만하게 말했다.원경주는 이 모습을 보며 천천히 물러 나왔다.원경주는 원 교수 사무실로 가서 주 재상 상태를 얘기한 뒤 물었다. “저 세 사람과 얘기는 다 끝내신 거예요? 이곳이 어떤 곳이고, 대체 동생 일은 무엇인지요?”원 교수가 머리를 긁적이며 답했다. “저들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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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2784화

양여혜는 처음에 약 사용량을 조금씩 줄여 12시간 이내에 천천히 깨어나도록 했다.원경릉의 뇌에 상처는 이미 아물어서 수술이 끝나고 얼마 되지 않아 옅은 붉은 색의 흔적마저 남지 않을 정도였다. 더불어 전에 있었던 모든 상처까지 전부 사라졌다. 천연두 예방접종을 한 자국도 남김없이 사라져, 완벽하게 깨끗하게 갓 태어난 아기 피부처럼 투명하리만치 희고 부드러워졌다. 그리고 외모는 점점 원래의 외모와 닮아가는 것으로 볼 때 자체적인 유전자가 제대로 개조된 모양이었다.원경릉의 뇌세포는 여전히 죽어가고 있었지만, 죽어간 뒤 신속하게 자가 치유로 부활함에 따라 역시 시간 간격을 두고 억제제를 사용할 필요가 있었다. 그래야 원경릉을 위험한 지경에 빠뜨리지 않을 수 있기 때문이다.양여혜도 감회가 남다르지 않을 수 없었다. 원경릉이 처음 이 약을 개발했을 때 효과가 강력했다. 그리고 분량 조절을 못 한 채 주사하면서 지금 이런 결과를 낳게 된 것이다. 분량 조절을 못 한 원숭이 같은 경우가 많아 새로운 대뇌가 자라되 몇 년이 걸리는 정도는 빠른 축에 들지 않았다.원숭이의 대뇌에 양여혜는 같은 억제제를 사용했는데, 원경릉도 이와 형태가 적합한 상황이였다.용량을 천천히 줄여가며 했는데, 원래는 12시간이면 깨어날 거라 생각했으나 원경릉은 6시간이 채 되지 않아 깨어났다. 원경릉은 마치 꿈을 꾼 사람처럼 깨어났을 때 약간 당황했으나 자신이 수술을 마쳤다는 사실을 바로 의식할 수 있었다. “깼어요?” 양여혜가 침대맡에 서서 빙긋 웃으며 물었다.원경릉은 양여혜를 보고 무심결에 머리를 만져보더니 쓴웃음을 지었다. “머리 밀었네요.”“괜찮아요. 가발 쓰고 있으면 머리는 금방 자라니까요.” 양여혜가 위로해 주었다.“그래요.” 그러고는 원경릉은 양여혜에게 감동이 가득한 눈빛을 보냈다. “고마워요.”“의사의 본분인걸요! 기억은 전부 생각나나요?”원경릉이 웃으며 답했다. “수술할 때의 일 말고 나머지는 전부 기억해요.”“이건 제 예상 밖인데요. 부분적인 기억 결손이 있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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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2785화

원경릉은 옷을 갈아입은 뒤 바로 원경주게 전화해 주 재상의 상태를 먼저 물었다.양여혜는 원래 모두에게 12시간이 지나야 깨어날 거니 준비하라고 했기 때문에, 원경주는 12시간에서 1시간 먼저 동생을 마중 가려 했는데 벌써 깨어날 줄 몰랐다. 동생 전화에 너무 감격한 나머지 원경주는 주 재상의 상황을 얘기한 뒤 바로 차를 몰고 동생을 데리러 갔다.주 재상의 수술이 성공적이었다는 말과 눈이 다시 보인다는 얘기에 원경릉은 마음이 가벼워서 오빠가 오는 것을 기다렸다. 양여혜는 원경릉에게 주의해야 할 일을 얘기해 주었고 뇌세포의 과도한 분열로 자신도 제어하지 못하는 상황을 방지해 다시 한번 몸은 죽고 뉴런은 죽지 않는 상황이 되지 않도록 얼마 뒤에 억제제 주사를 맞으러 돌아와야 한다고 했다.원경릉은 잘 기억해 두었다. 뇌가 더할 나위 없이 깨끗한 상태에서 양여혜에게 말했다. “지금 정신이 좋은 것 외에 사고도 특히 명석한 상태로 이전에 북당에 있을 때는 제 전문 영역 일이 많았는데 잘 생각이 나지 않았어요. 처음엔 약간 멍해진 느낌이 들었는데 지금은 전혀 아니에요. 심지어 몸 상태는 제가 북당에 가기 전보다 더 좋아졌어요.”그러자 양여혜가 뿌듯한 미소를 지었다. “당연하죠. 이전에 대뇌는 여기 있고 사람은 머나먼 시공간을 넘어 있다가 지금은 수신기 같은 것을 머리에 직접 장착한 거랑 같으니까요. 선명한 게 당연하지 않겠어요? 시간이 지나 완벽하게 적응된 뒤엔 신기한 일을 더 많이 발견할 수 있을 거예요.”원경릉은 양여혜의 비유가 찰떡이라고 생각했다. 정말 꿈 같은 인생이다!원경주는 30분 정도 거리를 20분 만에 도착했다. 원경주는 주차장에 들어오기 전에 원경릉에게 기다리라고 하고는 데리러 갔다.원경릉은 양여혜에게 감사 인사를 전한 뒤 주차장으로 발걸음을 옮겼다.병실에서 나와 모퉁이를 돌아 엘리베이터에 탔는데 엘리베이터 입구에서 주차장까지도 위치도면을 전혀 보지 않았다. 머릿속에 경로가 깔끔하게 그려져 있어서 느끼는 대로 가기만 하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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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2786화

“주진이 안 갔어요?” 원경릉이 물었다.“주진이 감히 어딜 와! 태상황 폐하와 소요공께 미운털이 단단히 박혔지. 주 재상이 수술받으러 갔을 때 주진이 와서 시간을 끌어줬거든. 지금 태상황 폐하는 주진을 쳐다보시기는커녕 이름만 들어도 화를 내신다니까.”원경주와 원경릉은 웃음이 터졌다. “그렇구나. 뒤끝 있으시지.”“더 웃긴 건 아빠가 그분들께 여기 상황, 네 신분을 설명하신 건데, 결과적으로 양쪽이 합의에 이르지 못한 채 지금 그분들은 아빠와 그쪽에 있는 황 씨 부인이 불륜관계라고 단단히 오해하고 계셔.”원경릉은 순간 얼굴이 어두워졌다. “어쩌다가 그런 큰 오해를 낳은거지? 제대로 얘기해 봐요. 오빠. 단순하게 넘어갈 일이 아닌데… 제가 그분들을 데리고 나가야겠어요. 제가 그분들께 잘 설명할게요. 일단 서두르지 않기로 해요. 그분들이 의혹을 풀 시간이 그렇게 없는 건 아니니까, 사흘 밤낮을 설명해도 다 못하지만… 3개월은 돼야 돌아갈 수 있으니까 아직 시간이 있어요.”원경주는 이 말을 듣고 솔직히 기뻤다. 앞으로 3개월간 동생이 여기에 있다는 소식에 말이다. 지난번 돌아왔을 때 2~3일 만에 돌아가서 밥도 서둘러 먹었는데 이번엔 3개월을 있으니 만약 우문호도 있다면 결혼식도 할 수 있다.아쉽게도 지금 시공간 터널을 이용할 수 없어 우문호가 올 수 없어 이 좋은 기회를 버리게 생겼다.하지만 긍정적으로 생각하면 된다. 3개월 후엔 시공간 터널이 열릴 테니 곧 눈앞의 일이 아닌가? 이 3개월의 시간 동안 열심히 준비를 하면 된다. 결혼 준비를 하는데 다소 적은 시간 이긴 하지만 말이다. 집안에 큰 경사를 치를 생각을 하니 액셀러레이터를 밟는 발이 가벼운 게 날아갈 듯 병원으로 향했다. 원 교수 부부는 병원 주차장까지 그들을 맞이하러 나왔다. 딸이 무사히 자신의 앞에 서 있는 모습을 보자 원 교수 부부는 기뻐서 어쩔 줄 몰라 하며 가슴 속에 납덩이같은 것이 완전히 사라져 버린 기분이 들었다.그들은 그동안 못했긴 이야기를 하며 병원 안으로 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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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2787화

“너….!” 태상황이 놀라 눈이 동그래져서 자신이 잘못 본 건가 싶어 눈을 마구 비벼댔다. 원경릉이 들어온 것을 보고 벌떡 일어섰다가 긴장이 풀려 다시 주저앉았다. 기쁨과 흥분의 미소가 얼굴에 번졌다.“어, 태자비 마마! 이제 괜찮으신 겁니까?” 소요공도 원경릉을 발견하고 고개를 돌려 원경릉을 보더니 다시 계속 티비로 눈을 돌렸다. 주 재상이 살짝 고개를 들더니 미소가 서서히 번졌다. “태자비 마마께서 드디어 돌아오셨군요!”주 재상은 수술을 마친 요 며칠 동안 진전이 빨라서 머리에 아직 붕대를 감고 있기는 했지만 정신은 상당히 또렷해졌다.병실 밖에 아무도 없는 관계로 원경릉은 법도대로 세 사람에게 예를 취하자, 예법을 본 세 사람은 일종의 격세지감 같은 것을 느꼈다.태상황이 원경릉을 끌어다 앉히고 뚫어지게 바라보며 티비에는 눈길도 주지 않고 원경릉을 위아래로 쭈욱 훑어보더니 물었다. “괜찮아?”“네, 괜찮아요.” 원경릉은 태상황을 보니 만감이 교차하는데 셋을 며칠 떼놓고 있었던 게 정말 미안했다.태상황이 눈빛을 빛냈다. “괜찮다니 됐어.”주 재상은 팔꿈치로 지탱하던 머리를 다시 들고 원경릉을 보며 부러운 듯, “태자비 마마는 어떤 의원에게 수술을 받으셨습니까? 어떻게 이렇게 금방 좋아지셨어요? 전 아직 며칠 더 있어야 걸을 수 있다고 하네요. 그리고 퇴원해서 돌아간 뒤에도 한동안 요양을 해야 해요.”원경릉이 미소를 지었다. “그건 제가 나이가 어려서 그래요. 어쩌면 체질적으로 제가 좀 좋을 수도 있고요. 재상께서는 퇴원하신 뒤에 몸을 잘 보살피시고 운동 잘 하셔야 돼요.”“그럼요, 이번에 큰 고비를 맞고도 안 죽었는데 당연히 몸을 소중히 관리해야죠! 마음에 담은 사람을 하루라도 더 볼 수 있으면 그게 바로 행운입니다.” 주 재상 답지 않게 감동적인 말을 했다.소요공은 티비를 보고 있다가 이 말을 듣고 주 재상을 째려봤다. “너 말을 왜 그렇게 해. 우리 다음 생에 못 만날 것처럼 말하냐! 이번 생에 누가 먼저 가도 다음 생에 전부 같이 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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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2788화

“노인이요?” 원경릉이 백발이 성성한 소요공 머리를 보며 ‘지금 우리 아빠를 노인이라고 하는 건가?’“그래요, 그 흰옷 입은 노인 말이에요. 그날 우리한테 와서 뭐라고 막 얘기하는데 아무리 들어도 무슨 말인지 모르겠더군요. 그래도 난처하지 않게 해드렸어요. 어쨌든 태자비께서 설명해 주실 테니까.” 소요공이 주 재상에게 기대고 있었는데, 다리가 영 불편한지 이불을 마 차더니 좀 편해진 모양이었다. 아주 대감마님 포스를 보여주었다. 소요공이 이 말을 꺼내자 다들 기대하는 눈빛으로 원경릉을 쳐다봤다.그러자 원경릉이 미소를 지었다. “일단 좀 기다리세요. 가서 휠체어를 가져올 수 있나 물어볼게요. 재상 데리고 햇볕 좀 쐬러 나가요.”“드디어 나갈 수 있겠어!” 소요공이 길게 기지개를 켜며 기쁜 듯이 외쳤다. “이렇게 계속 답답하게 있다간 병날 뻔했어요!”원경릉이 오빠를 찾아가 얘기하니, 원경주가 데리고 갈 수 있지만 너무 오래 있으면 안 된다고 했다. 그러고는 간호사를 시켜 휠체어 2개를 가지고 왔다.몇 명이 소요공을 휠체어야 앉히는 걸 돕고, 다시 주 재상을 침대에서 내려 휠체어에 앉혔다.태상황이 소요공을 밀고, 원경릉은 주 재상을 밀어 네 사람이 병실을 나가 엘리베이터 쪽으로 갔다.“나 이거 알아요. 그때 우리가 바로 이걸 타고 여기로 올라왔었죠!” 소요공이 신기해하며 말했다.원경릉이 엘리베이터를 눌러 다들 들어가시라고 한 뒤 설명했다. “이건 엘리베이터라고 부르는 것으로 사람이 계단을 걸을 필요 없이 빠르게 20층에서 1층으로 오르내리게 하는 장치예요. 아주 편하죠.”“엘리베이터?” 세 사람은 이 신기한 문물이 이해가 되지 않았다. 하지만 모든 것을 아는 원경릉 앞에서는 아는 척할 필요 없으므로 원경릉이 의혹을 풀어주길 기다렸다.“엘리베이터와 어르신들이 병실에서 보시던 티비, 심지어 우리 일상생활의 거의 모든 부분, 예를 들어 밥하고 물 끓이고 씻고 일하고 하는 일들은 전부 전기와 떼려야 뗄 수 없어요. 아직 우리 북당엔 이런 게 발명되지 않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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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2789화

세 사람은 곧 자세를 바로 하고 일제히 원경릉을 바라보며 조용히 설명을 기다렸다.잠시 후 원경릉이 입을 열었다. “제가 말씀드릴 때 의문이 들더라도 일단 제 말을 자르지 마시고말을 마친 후 물어봐 주세요. 괜찮으시죠?”“그래, 얼른 얘기해 봐!” 셋이 동시에 고개를 끄덕였다. 소요공은 주 재상 머리를 바람이 들어가지 않게 꽉 싸맨 뒤 고개를 돌려 원경릉에게 말했다. “말씀하세요. 이해 안 되는 건 일단 기억해뒀다가 물어볼게요.”“저는 사실 북당의 사람이 아닌, 이 시대 사람입니다. 그리고 의약품을 연구하는.....”원경릉의 첫 마디에 모두 놀라서 수많은 질문을 묻고 싶었으나 그저 의문을 삼킨 채 원경릉이 계속 얘기하는 걸 지켜보는 수밖에 없었다.“저도 처음 시작할 때는 많은 동종업계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질병에 대한 대증 요법의 약품을 개발했어요. 그리고 나중에 점점 대뇌 개발 쪽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죠. 발표된 연구에 따르면 인간의 대뇌는 무한한 잠재력을 가지고 있으나 우리가 사용하는 건 아주 극소수 일부분에 불과하다는 것으로 당시에 그렇게 생각했어요. 만약 우리가 열쇠가 되는 약품만 개발할 수 있다면 숨겨진 잠재력의 대문을 활짝 열어젖힐 수 있는 게 아닐까? 만약 그게 가능하다면 우리 인류가 할 수 있는 일은 수도 없이 많아질 거야. 마침, 저와 같은 연구 방향을 가진 생명과학 투자자가 절 찾아내 저에게 최고의 조건을 제공해 주며 제가 오직 그쪽 연구에만 몰두하도록 해 주겠다고 했어요. 시쳇말로 대뇌를 여는 열쇠를 만들어 내는 과정은 두말할 필요도 없이 힘들었어요. 하지만 제 연구는 조금씩 성과를 내면서 처음엔 원숭이 몸에 실험했죠. 실험이 아직 성공했다고 할 수 없고 약간 미흡한 게 보이니까 계속 개량해서.... 그때 전 흥분으로 일종의 주화입마(走火入魔) 상태였어요. 결국 영장류를 스킵하고…. 원숭이 몸에 실험하고 바로 저 자신에게 이 약품을 주사했어요. 이게 엄청난 문제를 일으킨 거죠. 약의 강력한 기운을 감당할 수 없었던 제 신체는 코마 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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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2790화

원경릉이 웃으며 말했다. “좋아요, 여러분들만 좋으시면 어디든지 모시고 갈 수 있죠.”태상황이 입을 열었다. “난 여기 군사 역량을 좀 보고 싶어. 참고로 할 만한 곳을 좀 봤으면 하는데.”원경릉이 쓴웃음을 지었다. “하하. 그건 만족시켜 드리기 어렵겠는데요. 여기서 저는 그저 일반 백성에 불과해서요.”“권문세가는 귀족이 아닙니까?” 소요공이 경건하게 옷깃을 여미며 말했다. 권문세가의 귀족 출신이 아닌 사람이 이렇게 큰 능력을 갖추고 있어 사람의 몸을 제어할 수 있을 뿐 아니라 기사회생시킬 수 있는 의술을 가지고 있다니, 이런 의술이 북당에 있었으면 받들어 모시고도 남았다.원경릉이 미소를 지었다. “여기엔 소위 권문세가 귀족이란 게 없어요. 관리의 자제라도 특권이 없고 보통 사람의 아이와 마찬가지로 학교에 가서 공부하고 시험을 봐요. 물론 돈이 있으면 다른 나라에 유학을 갈 수도 있고 견문을 더 넓힐 수 있죠. 그리고 이 세계엔 노비가 없어요. 돈이 있는 사람은 사람을 고용해 일을 시킬 수 있지만 법률이 이 사람들을 보호해 이들도 고용주와 마찬가지로 평등한 권리를 가졌어요. 싫으면 바로 그만둘 수 있는 거죠. 노비문서가 존재하지 않아요.”삼대 거두는 서로 쳐다봤다는데, 모두 당황스럽고 복잡한 심경이었다. ‘관리의 자제도 일반 아이들과 같다고? 이게 진정한 의미의 공평일까?’“이.. 이렇게도 세상이 돌아가나?” 태상황이 중얼거렸다.원경릉은 사실 이들에게 하려는 말이 더 있었다. 이 세상이 표면적으로는 공평한 듯해 보이지만 실질적으로 일부 숨겨진 규칙이 있어 권력자나 부자는 일반인보다 많은 기회를 가지지만 적어도 가난한 사람과 평민도 경쟁의 기회는 가질 수 있다는 점을 말이다. 하지만 이 이야기는 굳이 꺼내지 않아도 된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직 3개월의 시간이 있으니 천천히 얘기하며 저들에게 이 세계에 대한 견문을 넓혀주는 것이다.원경릉은 셋을 병실로 데려다주고 집으로 돌아갔다.삼대 거두는 꽤 당혹스러워하는 것 같았는데, 원경릉의 신분이나 그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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