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명의 왕비: Chapter 2801 - Chapter 2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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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2801화

삼대 거두는 옥상에서 바람을 맞으며 구시렁거리고 있었다. 바람이 너무 추워서 옷 하나 더 입고 나올걸 후회했다. 잠시 후 소요공이 손잡이에 손을 대고 뭐가 뭔지 몰라 고민하며 말했다. “저 문이 어떻게 된 겁니까? 왜 밀어도 안 열리죠? 이렇게 당기면..! 아이고, 손잡이가 또 떨어졌네.”그러자 태상황이 제안했다. “열쇠를 가져와서 열어야 하는 거 아닐까?”“열쇠 구멍이 안 보여요. 그리고 우리가 돌아왔을 때 태자비도 열쇠 안 쓰고 바로 들어갔어요.”주 재상이 열심히 기억을 더듬어보더니, “돌아와서 문에 들어갈 때 띠띠 소리가 나고 문이 열렸어요. 확실히 열쇠로 문을 여는 건 못 봤지만, 손가락으로 저 문옆에 작은 상자를 만졌던 것 같았는데, 상식적으로 손가락은 열쇠가 아니니 쓸어도 문이 열릴 리 없고, 관건은 그 띠띠 소리인데. 문제는 띠띠 소리가 태자비 본인이 낸건지, 아니면 문 안에 뭔가가 소리낸건지요?”세 사람은 멀뚱멀뚱 서로의 얼굴만 바라보다가, 천천히 소요공 손에 든 손잡이를 보며 한 가지 계략을 떠올렸다.“가자!” 태상황이 손을 흔들자 두 사람이 바로 내려갔다. 그들은 얼른 안으로 들어가야 했다.하지만 얼마 되지 않아 셋은 허둥지둥 엘리베이터를 다시 탔다. 이번엔 문고리뿐 아니라 문까지 짊어지고. 이런 젠장할 경우가 있나. 문을 뜯었는데 안에 나무로 된 게 또 있다니. 나갈 때는 파악을 못 했는데 말이다.그들이 주차장을 떠난 지 얼마 되지 않아 아파트 경비가 순찰하다가 원경주의 차가 산산이 분해된 것을 보고 화들짝 놀랐다가 정신을 차리고 얼른 원경주에게 전화했다.원경주가 내려와 자신의 차가 무자비하게 분해된 것을 보고 너무 놀라 그 자리에 우뚝 멈춰 섰다. 경비는 원경주에게 도대체 누구한테 이런 원한을 맺었냐고 물었다.원경주는 바로 경비에게 CCTV를 보자고 하고 경비실에서 CCTV를 검색하다가 주차된 위치에 카메라가 없다는 것을 발견하고 다시 1시간 이내에 주차장에 출입한 사람을 봤는데 전부 단지 주민의 차로 엘리베이터를 탈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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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2802화

“우린 나갔잖아!” 태상황이 말했다.원경릉이 주재상과 소요공을 보자 소요공은 진지하면서도 약간 의아하다는 얼굴이였는데, 주 재상은 계속 눈을 피하며 똑바로 바라보지 못했다.원경주도 올라왔는데 대문이 떨어져 나간 것을 보고 이마를 짚으며 막 질문하려는 것을 원경릉이 원경주에게 눈짓했다. “오빠, 먼저 집에 가세요. 전 태상황 폐하께서 쉬시게 모셔다드릴게요.”원경주는 허탈한 웃음을 삼킨 채 그저 집으로 들어갈 수밖에 없었다.원경릉이 문을 열고 삼대 거두를 들여보낸 뒤 자리에 앉자 밝은 표정을 지으며 가만히 휴대폰을 꺼냈다. 휴대폰은 지금 삼대 거두에게 꽤 익숙한 물건이나 게임 켜는 방법을 몰라서 한 번 만져보더니 태상황이 원경릉을 보고 부드럽게 말했다. “그래, 그래, 넌 돌아가 봐. 방금 네 오빠가 서두르는 모습을 보니 무슨 일 있는 거 아냐? 도적을 만났을지 누가 알아.”원경릉 톡이 울렸다. 보니 오빠가 보낸 것으로 이중문은 옥상에 있으니 물어볼 필요 없다고 했다.원경릉이 휴대폰을 넣고 쓴웃음을 지었다. “네, 우선 게임하세요. 전 가서 문 달테니까!”“가서 급한 일 봐, 우리 신경 쓰지 말고!” 태상황이 상냥하게 말했다.원경릉이 알았다고 하고 돌아서서 한마디 했다. “다시는 나가서 돌아다니지 마세요. 제가 찾지 못하는 일 없게요.”“안 나가, 안 나가!” 셋이 이구동성으로 소리쳤다.감히 어딜 나가?!원경릉이 문을 닫고 다시 집 안으로 돌아왔다.들어서자, 원경주가 계속 속이 타는지 왔다 갔다 하며 어이가 없다는 듯 말했다. “너 내 차 어떻게 됐는지 못 봤지? 고장난 건 말할 것도 없고 선은 죄다 뽑혀 있고.. 무슨 의자를 다 뽑아 놨어. 도대체 어떻게 한 거야? 그리고 그 문, 아이고 기가 막혀. 그거 이중문이라고, 무슨 힘으로 그 문을 통째로 뽑아낸 거야? 가서 CCTV를 봐. 문을 메고 당황한 채로 서둘러 엘리베이터를 타는 모습 좀 보라고. 어이가 없어서 웃어야 할지 화를 내야 할지 모르겠어.”말을 마치고 고개를 젓더니 다시 웃음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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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2803화

다행인듯 세 노인은 반나절 넘게 얌전히 있다가 한숨 자고 일어나 게임을 하는 동안 누군가 와서 문을 달았다. 문을 다 달자 원경릉이 세 사람에게 어떻게 문을 여는지 가르쳤다. 지문으로 열 수 있고, 비밀번호를 입력해서도 열 수 있었다.이건 가르치기 어렵지 않았으나 다 가르친 뒤 소요공이 갑자기 도어락을 보고 물었다. “이 안에는 또 뭐가 있지?”소요공이 흥미를 느끼자 다른 두 사람도 고개를 들이밀고 쳐다보는 모습을 보자 원경릉은 다시 머리가 지끈거리기 시작했다.저녁밥을 먹고 원경릉은 세 사람을 데리고 산책을 하기로 마음먹었다. 주변 환경에 익숙해져야 적어도 몰래 나갔을 때 돌아오는 길이라도 알 수 있기 때문이었다.그들은 단지를 나가 부근 광장으로 향했다. 아주머니들이 광장에서 춤을 추고 있었는데 원경릉은 삼대 거두가 신선하다고 느낄만한 것을 보면 죄 설명해 줘서 더 자세히 알겠다고 지나치게 호기심을 표현하는 일이 없도록 했다.하지만 그들은 걸으면서 둘러보고 특히 그 높다란 풍등을 자세히 쳐다봤다.30분쯤 걷자, 군밤 파는 사람이 보이자 원경릉이 물었다. “간식 좀 사 올 게요. 이 자리에서 기다리고 계세요. 아무 데도 가면 안 돼요.... 아니다. 저랑 같이 가죠.”태상황이 손을 저으며, “그럴 필요 없어, 가봐, 우린 저기 사람들이 굿하는 거 보고 있을게!”원경릉이 바로 잡아주었다. “굿이 아니라 신체 단련을 위한 광장무예요!”생각해 보니 오해해도 상관없다 싶어서 바로 군밤을 사러 갔다.원경릉이 가자 주 재상이 소요공과 태상황에게 물었다. “저 풍등이 왜 저렇게 높게 걸려 있는지 아나요? 등유… 아니면 동유를 쓰나요? 또 등갓은 뭐로 만들었을까요? 우리 쪽 풍등이랑 달라요.”소요공이 말했다. “우리도 알고 싶어요! 우리가 막 왔을 때 마차…. 아니 계차에 치였던 그 길에도 이런 등이 많아서 엄청 궁금해했잖아요. 어떻게 이렇게 밝게 비추죠? 기름 안 먹나요? 아니면 아예 기름이 필요 없나요?”셋이 눈빛을 교환하더니 일제히 고개를 들어 높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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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2804화

“안 주무시고 샹들리에 연구하고 있으셔.” 원경주는 피곤한듯 소파에 널브러졌다. 목이 심하게 갈라져서 물 한 모금 마시고는 벌떡 일어났다. “아, 전기포트 사용하는 법 가르쳐 드리는 거 까먹었다.”“내가, 내가 할 게요!” 원경릉이 원경주를 막았다. “오빠는 일단 샤워부터 하고 가서 쉬어요. 내일 또 출근해야 하고, 점심때 시간 내서 우리 차도 보러 가야 하잖아요. 차가 없으면 불편해요.”“그래, 네가 가봐! “ 원경주가 솔직히 자신이 없어서 원경릉을 보냈다.‘고대에서 오신 이분들 정말 데리고 있기 힘드네…’원경릉이 열쇠를 들고 가서 어르신들에게 전기포트 사용하는 법을 가르쳐주고 누전 차단을 꼭 조심하도록 일러드렸다. 어르신들은 열심히 배웠고 다음은 샹들리에를 배울 차례였다.이 샹들리에는 전 집주인이 두고 간 것으로 좀 오래된 거지만 삼대 거두에겐 상당히 신선한 놀잇감으로 끝도없이 껐다 켰다 하느라 필라멘트 두 개가 나가버려 밝기가 전같지 않아 지자 어르신들이 더는 껐다 켰다 하지 않았다.원경릉은 저분들에게 전기의 발명과 원리에 관해 설명해 드려야겠다고 생각했다. 셋은 단정하게 정좌하고 앉아서 진지하게 들었다. 소요공이 코를 골지 않았으면 원경릉은 세분이 진짜 흥미를 느끼는 줄 알았을 것이다.태상황과 소요공은 소파에 기대서 잠이 들었고 주 재상은 진짜 열심히 듣고 있었다. 소요공과 태상황에게 있어 이런 건 무미건조한 일에 불과했다. 원리 같은 거 필요 없이 어떻게 쓰는지만 알면 됐다.주 재상은 끝까지 알고 싶어하는 성격이라 설명을 통해 대략 이해할 수 있었다. 전기는 일종의 에너지로 일련의 장치를 통과한 뒤 동력이나 힘을 발생시키며 어쨌든 일상생활에서 전기는 필수 요소이다.원경릉도 마침내 엔진에 대한 상식을 전달할 수 있었다.하늘을 나는 것, 도로를 누비는 것, 철길을 달리는 것 등 많은 것들은 전부 발전기가 석유를 운동 에너지로 전환해 움직인다고 했다. 물론 새로운 에너지를 사용하는 것도 있다. 주 재상에게 설명하는 건 그래도 편한 게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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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2805화

아침을 먹고 주진은 원경릉에게 전화해 로양 쪽에서 어르신들 임시 신분증을 발급받았다고 했다.임시 신분증이 있으니, 이제는 기차나 비행기를 타고 어디든 놀러 갈 수 있다.하지만 주 재상이 지금 아직 멀리 가는 고생스러운 여정을 소화하기엔 적합하지 않은 컨디션이라 주변 여행부터 기획했다.처음 어르신들을 모시고 갈 곳은 천문대였다.어르신들에게 이 우주와 시공간의 개념을 충분히 이해시키는데 천문대가 제격이였다. 원경릉은 저녁에 천문 현상이 있어 천문 망원경을 개방한다는 것을 알고 낮에는 우선 둘러보고 부근에서 밥을 먹은 뒤 8시에 그들을 데리고 하늘을 구경하러 가기로 했다.북당에는 흠천감이 있어 왕강도 이쪽 분야 연구에 종사하고 있었다. 그러나 맨눈으로 밤하늘을 관찰하는 게 망원경으로 보는 것보다 분명 못할 것이다.하지만 삼대 거두는 밤에 하늘을 보러 간다는 것에 전혀 흥미를 느끼지 못했다.단지 태자비가 이렇게 애써서 준비했는데 안 가면 체면이 안 설 테니 답례의 의미로 가주는 느낌이었다.하지만 나중에 들어보니 하루를 가서 거의 새벽에 돌아와야 하는 여정이라 이게 얼마나 큰 배려인지 싶어서 종일 하늘만 보라고 강요할 수도 없었다.소요공이 태상황에게 거절하라고 밀었으나 태상황이 귀찮다는 듯 코를 비비며 나왔다. “그…. 하루나 걸려서 가야 해? 오늘 바쁜 일 없어? 네 시간을 너무 뺐는 거 아닌가?”원경릉은 이미 짐을 다 챙긴 상황이였다. “걱정하지 마세요. 오늘 아무 일도 없어요. 원래 오빠가 모시고 가려고 했는데…. 뭘 좀 사야 해서. 그래도 주진을 불러서 곁에 있어 달라고 했으니 저는 오늘 어르신들 전담입니다.”“그럼, 우리가 태자비 마마 오라버니와 물건 사러 가죠. 물건 사고 하늘 보러 가는 거예요.” 소요공이 얼른 다가와 말했다.“그건….” 원 경릉이 망설이더니 낮에는 안 가면 그만이지, 밤에 망원경 보러 가면 되니까. “그럼 그러죠.”솔직히 호기심이 있었다는 걸 부인하지는 못하겠다. 어르신들이 오빠가 차 사러 가는 걸 알면 어떤 표정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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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2806화

삼대 거두는 배가 고파서 허겁지겁 달려들어 먹기 시작했다. 계속 반찬이 싱겁다고 하면서도 열심히 먹어 치웠다.주 재상이 아직 회복 중이라 담백하게 먹는 편이 나았기에 원경릉이 특별히 담백한 음식으로 주문한 것이였다. 식사를 하고도 아직 시간이 일러서 원경주는 영화나 보러 가자고 제안했다.“남는 시간에 연극 보시겠어요?”삼대 거두도 연극 보는 걸 좋아했으며 특히 소요공은 걸핏하면 부근 극장에 가서 연극을 보곤 했다. 고대는 소일거리가 많지 않아 연극을 보는 건 꽤 고상한 취미인 셈이었다.원경주가 인터넷으로 영화를 고르고 극장을 선택해야 했다. 극장은 비교적 후미진 곳으로 골라 사람이 별로 없는 상영관을 하나 골랐는데 일단 아무도 예매하지 않은 회차로 예매했다.“무슨 영화죠?” 원경릉이 다가와서 물었다.“SF영화인데 괜찮지?” 원경주가 대답했다.“괜찮죠. 어쨌든 저녁에 저분들 데리고 천문대 갈 거니까 미리 예열 좀 해드리죠. 뭐. 줄거리가 있으면 설명하기도 쉬우니까요.”“그래, 가는 데 30분 정도 걸리니까 45분에 가자.” 원경주가 말했다.삼대 거두는 여전히 즐거웠다. 다른 건 잘 못하지만, 연극을 보는 건 경험이 좀 있기 때문이었다.극장에 도착하자 사람은 별로 많지 않은 것이 원경주가 잘 고른 듯싶었다. 원경릉은 팝콘과 사이다를 사 왔고 아직 입장까지 15분 정도 남아서 옆의 의자에 앉아 검표를 기다리고 있었다.태상황이 계속 저쪽 흡연구역의 젊은 사람들을 쳐다보며 뭘 피우는지 살폈다. 연기가 뭉게뭉게 올라가는 모습에 흡연 욕구가 일며 조그맣게 원경주에게 물었다. “저 사람이 피우는 게 담배인가?”“예!”“담배가 참 독특하구먼, 나도 한 대 빨아볼 수 있을까? 아니면 연초도 괜찮은데. 과인이 담뱃대가 있거든!” 태상황이 말했다.원경주가 원경릉에게 어떻게 해야 하는지 물어보는 눈빛을 보내자 원경릉이 고개를 끄덕였다. “사다 드리죠. 아니면 내내 눈에 밟히실 거예요.”원경주가 말했다. “그래, 여기는 담배 파는 곳이 많이 없으니까, 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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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2807화

이 영화는 3D영화라 3D 맞춤 안경을 껴야 했다. 세 사람은 상당히 협조적이였다. 차를 부순 뒤로 확실히 호기심을 자제하며 원경릉이 뭘 하라고 하면 이해를 못 해도 일단 했다.이 영화는 미래 세계를 다룬 것으로 소행성이 지구에 부딪혀 지구는 사라질 예정으로 인류는 사흘 내에 우주비행선을 타고 지구를 떠나야 했다.SF느낌이 물씬 풍기고 캐릭터도 잘 살아있어서 삼대 거두는 눈이 휘둥그레졌다. 연극을 이렇게 할 수 있을 거라고 상상도 못 했다.그들은 모두 고도의 침묵으로 일관했다. 숨 쉬는 것마저 잊고 특히 엔딩에 일부 인류가 비행선을 타고 떠난 뒤 소행성이 지구에 부딪히는 그 순간 진동이 느껴지며 심장이 멎는 줄 알았다.“이…. 이게 정말이야? 사실이 아닌데도 어떻게 찍었지?” 주 재상도 경악하고 말았다.티비에서 방영되는 드라마는 전부 찍은 거라는 걸 아는 주 재상이였지만 전에 봤던 티비는 조금 과장해서 있을 수도 있는 일이었지만 이건 도무지 가능할 거 같지 않아 보였다. 원경릉이 옆에서 그들에게 얘기해 주었다. “이건 진짜 찍은 게 아니에요. 컴퓨터 특수효과죠! 컴퓨터로 만들어낸 거예요. 저녁에 제가 어르신들께 이 원리를 설명드릴게요.”“그렇게 큰 배도 진짜가 아니고?” 소요공이 계속 배에 관심이 있었다. 저 큰 배를 만들 수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그리고 배가 바다에 떠 있는 게 아니라 하늘을 날다니 전율이 일었다.“네, 전부 특수효과예요.”“어쩐지. 배가 어떻게 하늘을 날 수 있겠어?” 소요공이 혼자 중얼거리다가 갑자기 소년 시절 사부님이 하늘을 나는 것을 모는 것을 본 기억이 났다. 어리둥절한 마음에 원경릉에게 물었다. “우리가 티비에서 본 그 비행기, 정말 하늘을 날 수 있습니까?”“비행기는 날 수 있어요. 교통수단 중 하나죠. 타시고 싶으면 제가 모시고 가서 태워드릴게요.” 원경릉이 말했다.셋은 아무 말 없이 그저 놀라움에 입을 다물 수 없었다. ‘정말 하늘을 날 수 있다고? 그러다 떨어지면 어떻게 하지? 타면 안 되겠어!’영화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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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2808화

태상황이 고개를 숙이고 보더니 놀라서 물었다. “과인이 방금 본 게.. 뭐지?”“달이요!” 원경릉이 말했다.태상황은 믿겨지지 않았다. “이게 어떻게 달일 수가 있어? 이 울퉁불퉁한 것은 꼭…. 흙덩어리를 망치로 막 두들겨 놓은 거 같잖아.”“어디 저도 봅시다!” 소요공이 다가와서 뚫어지게 보더니 역시 그게 달이라는 것을 못 믿었다. 소요공 생각에 달은 옥 쟁반으로 휘영청 밝고 환한 것인데 아까 본 것은 솔직히 못생겼다.주 재상도 한 번 봤는데 눈을 떼지 못했다. 원경주가 더욱 선명하게 볼 수 있게 조절해 주자 울퉁불퉁한 부분이 한층 일목요연했다.“과인이 한 번 더 봐야겠어!” 태상황이 주 재상을 밀치고 눈을 대 보더니 중얼거렸다. “이게 어떻게 달일 수가 있어? 그럴 수 없어. 울퉁불퉁한 것이 뭔지는 모르겠지만 확실히 달은 아니야.”원경릉은 일단 설명하지 않고 전부 보기를 기다렸다가 그들을 데리고 플라네타리움으로 갔다.천문대에서 맨눈으로 볼 수 있는 별은 여기서 다 볼 수 있고 여기엔 가상 천체 시뮬레이터, 3차원 우주공간 시뮬레이터, 디지털 프로그램 방송 등 다양한 기능이 있어 그들이 다른 세계에 가 있는 듯 느끼는 게 보였다.놀라움, 전율, 경악. 이런 정서가 교차하며 오늘 본 SF영화가 다시 생각나는지 주 재상이 혼잣말했다. “여기에서 얼마나 많은 학문을 얻을 수 있는 거지. 얼마나 많이 배울 수 있는 걸까. 난 돌아가지 않을래. 난 여기 살 거야.”태상황도 더할 나위 없이 놀라워했다. “만약 이게 전부 하늘의 별이면 그럼 인간은 얼마나 보잘것없는 존재인가.”천문대는 11시에 문을 닫기에 원경릉은 별다른 설명 없이 그들을 데리고 볼 수 있는 것은 전부 보러 다녔다. 천문대가 문을 닫아야 할 때 셋 다 가기 싫어했다. 소요공이 원경릉을 잡아끌며 말발굽 금 얼마면 이걸 북당으로 사 갈 수 있는지 물었다. 소요공은 북당 사람들도 별을 볼 수 있게 하고 싶었다.돌아오는 차 안에서 원경릉은 비로소 천천히 모두에게 설명을 해주었다. 지금 주류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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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2809화

북당!공부와 호부에서 회강의 물길을 나누는 것과 제방을 쌓는 것에 관해서 세 번의 상소를 올렸다. 명원제는 이를 읽고 타당하다고 여겨 즉시 호부에 명해 돈을 지급하고 공부에게 왕강과 협력해 공사를 진행하도록 했다.공사 규모가 이렇게 크고 태자가 직접 기안한 일이라 태자는 성지를 주청하면서 공사감독을 가는 것이 관례였다.명원제는 태자비가 주재상을 모시고 병을 치료하러 간 것을 알고 있었다. 태자가 집을 떠나면 집에 아이들만 있고 주인어른이 없는데 이게 어디 가당키나 한 일인가? 이번 출장은 회왕에게 맡겼다.그러나 회왕에게 성지를 내린 뒤 명원제는 새로운 생각을 품게 되었다.명원제는 등극한 다음 해에 회강의 재해 복구작업을 다녀온 적이 있었다. 안풍친왕 말에 따르면 명원제가 재위한 뒤로 이룬 가장 큰 업적으로, 그때 재해복구를 했던 회강을 이제야 마침내 치수 착공하는 것으로 한번 가보고 싶다는 마음이 들었다. 어쨌든 회강 일대는 명원제의 명성이 높은 곳이니 말이다.지금 태자는 이미 실권을 맡을 준비가 다 된 상태로 자신이 출행해도 태자가 나라를 감찰할 수 있었다. 이제 명원제가 손을 놓고 태자가 실지로 경험을 쌓을 수 있도록 해야 했다.북당 온 천하에 황제인 자신이 가 본 곳이 없으나 회강은 그나마 가볼 만했다.마음이 정해지자, 황제는 바로 자신은 남순하고 태자가 국정을 볼 것이란 성지를 내렸다!남순의 여정이 정해지자 회왕에게 성지를 내리고 손왕도 동행하게 했으며 구사에게 금군을 이끌고 어가를 호위토록 했다.후궁 중에는 유일하게 호비 모자만 데리고 가는데 십 황자는 성격이 좀 나아진 게 초왕부에서 얼마 묵었던 게 효과가 있었던 것 같다. 이번 출행은 십 황자의 견문을 넓혀 줄 좋은 기회였다.회왕이 출장을 가게 되니 예전이었으면 미색이 분명 따라갔겠지만, 지금은 쌍둥이가 아직 어려서 먼 길을 다닐 수 없으므로 사람을 몇 명 붙여 회왕을 호위하게 하고 자신은 같이 가지 않기로 했다.반대로 손왕은 손왕비와 군주를 데리고 가기로 했다.어가가 화창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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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2810화

우리 계란이가 뒤집기를 했어!계란이는 우문호 껌딱지로 저녁에 우문호가 와서 같이 놀아주고 안고 있어 주어야 잠이 들었다.우문호도 인정하지 않을 수 없었다. 부모는 제 아무리 편애하지 않고 공평하게 대하려고 노력해도 결국 아주 조금 마음이 더 가는 아이가 있기 마련이라는 것을. 하지만 어쩌면 떡들과 쌍둥이가 다 자랐기 때문일 수도 있고, 또 어쩌면 처음부터 떡들과 쌍둥이는 우문호에게 달라붙어 기대지 않았기 때문일 수도 있다.어쨌든 딸에게 더 마음 약한 우문호였다.그래도 겉으로 행동할 때는 절대 편애하지 않으려고 노력했다. 떡들과 쌍둥이도 똑같이 예뻐해 주고, 밤마다 시간을 내서 함께 있었다. 아이들은 자라나는 매 순간 부모가 없어서는 안 된다는 원 선생의 말을 잊지 않고 있었다.집으로 돌아오니 홍엽이와 훼천이 와 있었다.훼천과 홍엽이는 이제 완전 친구가 된 게, 어쩌면 둘 다 늑대골 출신이란 공통의 화제가 있기 때문일 것이다….“태자 전하, 부탁드릴 일이 있습니다!” 훼천은 말을 돌려 하는 법이 없어 언제나 단도직입적이었다. “다름이 아니라 우리 요아(요 부인)가 태자비 마마께서 돌아오실 때까지 혼사를 좀 미뤘으면 해서요. 태자미 마마 귀환 일정을 좀 당겨주실 수 있는지 서신 좀 보내주시면 안 될까요? 혼기가 일찌감치 정해진 거라 날짜를 바꾸는 건 불길합니다!”“불길하다?” 우문호가 훼천을 흘겨보았다. “설마.. 그걸 믿나?”“혼인은 인륜지대사인데 당연히 돌다리도 두드려보고 천천히 건너야죠.” 훼천이 얼굴색 하나 변하지 않고 말했다.그러자 우문호가 단번에 훼천의 마음을 꿰뚫어 보았다. “뭐가 그리 급해? 삼 년을 더 기다려도 어차피 자네 사람인데. 어디 도망 안 가.”훼천이 마음이 급해서, “삼 년이요? 그게 무슨 말씀입니까? 그 말은 태자비 마마께서 3년 후에 돌아오신다는 말씀입니까?”우문호가 콧방귀를 뀌었다. “말도 안 되는 소리 말아. 원 선생은 2달 5일 후에 돌아올 거야.”훼천이 거의 싸울 듯이 흥분해 있었다. “ 두 달이요? 저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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