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대 거두는 배가 고파서 허겁지겁 달려들어 먹기 시작했다. 계속 반찬이 싱겁다고 하면서도 열심히 먹어 치웠다.주 재상이 아직 회복 중이라 담백하게 먹는 편이 나았기에 원경릉이 특별히 담백한 음식으로 주문한 것이였다. 식사를 하고도 아직 시간이 일러서 원경주는 영화나 보러 가자고 제안했다.“남는 시간에 연극 보시겠어요?”삼대 거두도 연극 보는 걸 좋아했으며 특히 소요공은 걸핏하면 부근 극장에 가서 연극을 보곤 했다. 고대는 소일거리가 많지 않아 연극을 보는 건 꽤 고상한 취미인 셈이었다.원경주가 인터넷으로 영화를 고르고 극장을 선택해야 했다. 극장은 비교적 후미진 곳으로 골라 사람이 별로 없는 상영관을 하나 골랐는데 일단 아무도 예매하지 않은 회차로 예매했다.“무슨 영화죠?” 원경릉이 다가와서 물었다.“SF영화인데 괜찮지?” 원경주가 대답했다.“괜찮죠. 어쨌든 저녁에 저분들 데리고 천문대 갈 거니까 미리 예열 좀 해드리죠. 뭐. 줄거리가 있으면 설명하기도 쉬우니까요.”“그래, 가는 데 30분 정도 걸리니까 45분에 가자.” 원경주가 말했다.삼대 거두는 여전히 즐거웠다. 다른 건 잘 못하지만, 연극을 보는 건 경험이 좀 있기 때문이었다.극장에 도착하자 사람은 별로 많지 않은 것이 원경주가 잘 고른 듯싶었다. 원경릉은 팝콘과 사이다를 사 왔고 아직 입장까지 15분 정도 남아서 옆의 의자에 앉아 검표를 기다리고 있었다.태상황이 계속 저쪽 흡연구역의 젊은 사람들을 쳐다보며 뭘 피우는지 살폈다. 연기가 뭉게뭉게 올라가는 모습에 흡연 욕구가 일며 조그맣게 원경주에게 물었다. “저 사람이 피우는 게 담배인가?”“예!”“담배가 참 독특하구먼, 나도 한 대 빨아볼 수 있을까? 아니면 연초도 괜찮은데. 과인이 담뱃대가 있거든!” 태상황이 말했다.원경주가 원경릉에게 어떻게 해야 하는지 물어보는 눈빛을 보내자 원경릉이 고개를 끄덕였다. “사다 드리죠. 아니면 내내 눈에 밟히실 거예요.”원경주가 말했다. “그래, 여기는 담배 파는 곳이 많이 없으니까, 내가
이 영화는 3D영화라 3D 맞춤 안경을 껴야 했다. 세 사람은 상당히 협조적이였다. 차를 부순 뒤로 확실히 호기심을 자제하며 원경릉이 뭘 하라고 하면 이해를 못 해도 일단 했다.이 영화는 미래 세계를 다룬 것으로 소행성이 지구에 부딪혀 지구는 사라질 예정으로 인류는 사흘 내에 우주비행선을 타고 지구를 떠나야 했다.SF느낌이 물씬 풍기고 캐릭터도 잘 살아있어서 삼대 거두는 눈이 휘둥그레졌다. 연극을 이렇게 할 수 있을 거라고 상상도 못 했다.그들은 모두 고도의 침묵으로 일관했다. 숨 쉬는 것마저 잊고 특히 엔딩에 일부 인류가 비행선을 타고 떠난 뒤 소행성이 지구에 부딪히는 그 순간 진동이 느껴지며 심장이 멎는 줄 알았다.“이…. 이게 정말이야? 사실이 아닌데도 어떻게 찍었지?” 주 재상도 경악하고 말았다.티비에서 방영되는 드라마는 전부 찍은 거라는 걸 아는 주 재상이였지만 전에 봤던 티비는 조금 과장해서 있을 수도 있는 일이었지만 이건 도무지 가능할 거 같지 않아 보였다. 원경릉이 옆에서 그들에게 얘기해 주었다. “이건 진짜 찍은 게 아니에요. 컴퓨터 특수효과죠! 컴퓨터로 만들어낸 거예요. 저녁에 제가 어르신들께 이 원리를 설명드릴게요.”“그렇게 큰 배도 진짜가 아니고?” 소요공이 계속 배에 관심이 있었다. 저 큰 배를 만들 수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그리고 배가 바다에 떠 있는 게 아니라 하늘을 날다니 전율이 일었다.“네, 전부 특수효과예요.”“어쩐지. 배가 어떻게 하늘을 날 수 있겠어?” 소요공이 혼자 중얼거리다가 갑자기 소년 시절 사부님이 하늘을 나는 것을 모는 것을 본 기억이 났다. 어리둥절한 마음에 원경릉에게 물었다. “우리가 티비에서 본 그 비행기, 정말 하늘을 날 수 있습니까?”“비행기는 날 수 있어요. 교통수단 중 하나죠. 타시고 싶으면 제가 모시고 가서 태워드릴게요.” 원경릉이 말했다.셋은 아무 말 없이 그저 놀라움에 입을 다물 수 없었다. ‘정말 하늘을 날 수 있다고? 그러다 떨어지면 어떻게 하지? 타면 안 되겠어!’영화를
태상황이 고개를 숙이고 보더니 놀라서 물었다. “과인이 방금 본 게.. 뭐지?”“달이요!” 원경릉이 말했다.태상황은 믿겨지지 않았다. “이게 어떻게 달일 수가 있어? 이 울퉁불퉁한 것은 꼭…. 흙덩어리를 망치로 막 두들겨 놓은 거 같잖아.”“어디 저도 봅시다!” 소요공이 다가와서 뚫어지게 보더니 역시 그게 달이라는 것을 못 믿었다. 소요공 생각에 달은 옥 쟁반으로 휘영청 밝고 환한 것인데 아까 본 것은 솔직히 못생겼다.주 재상도 한 번 봤는데 눈을 떼지 못했다. 원경주가 더욱 선명하게 볼 수 있게 조절해 주자 울퉁불퉁한 부분이 한층 일목요연했다.“과인이 한 번 더 봐야겠어!” 태상황이 주 재상을 밀치고 눈을 대 보더니 중얼거렸다. “이게 어떻게 달일 수가 있어? 그럴 수 없어. 울퉁불퉁한 것이 뭔지는 모르겠지만 확실히 달은 아니야.”원경릉은 일단 설명하지 않고 전부 보기를 기다렸다가 그들을 데리고 플라네타리움으로 갔다.천문대에서 맨눈으로 볼 수 있는 별은 여기서 다 볼 수 있고 여기엔 가상 천체 시뮬레이터, 3차원 우주공간 시뮬레이터, 디지털 프로그램 방송 등 다양한 기능이 있어 그들이 다른 세계에 가 있는 듯 느끼는 게 보였다.놀라움, 전율, 경악. 이런 정서가 교차하며 오늘 본 SF영화가 다시 생각나는지 주 재상이 혼잣말했다. “여기에서 얼마나 많은 학문을 얻을 수 있는 거지. 얼마나 많이 배울 수 있는 걸까. 난 돌아가지 않을래. 난 여기 살 거야.”태상황도 더할 나위 없이 놀라워했다. “만약 이게 전부 하늘의 별이면 그럼 인간은 얼마나 보잘것없는 존재인가.”천문대는 11시에 문을 닫기에 원경릉은 별다른 설명 없이 그들을 데리고 볼 수 있는 것은 전부 보러 다녔다. 천문대가 문을 닫아야 할 때 셋 다 가기 싫어했다. 소요공이 원경릉을 잡아끌며 말발굽 금 얼마면 이걸 북당으로 사 갈 수 있는지 물었다. 소요공은 북당 사람들도 별을 볼 수 있게 하고 싶었다.돌아오는 차 안에서 원경릉은 비로소 천천히 모두에게 설명을 해주었다. 지금 주류를
북당!공부와 호부에서 회강의 물길을 나누는 것과 제방을 쌓는 것에 관해서 세 번의 상소를 올렸다. 명원제는 이를 읽고 타당하다고 여겨 즉시 호부에 명해 돈을 지급하고 공부에게 왕강과 협력해 공사를 진행하도록 했다.공사 규모가 이렇게 크고 태자가 직접 기안한 일이라 태자는 성지를 주청하면서 공사감독을 가는 것이 관례였다.명원제는 태자비가 주재상을 모시고 병을 치료하러 간 것을 알고 있었다. 태자가 집을 떠나면 집에 아이들만 있고 주인어른이 없는데 이게 어디 가당키나 한 일인가? 이번 출장은 회왕에게 맡겼다.그러나 회왕에게 성지를 내린 뒤 명원제는 새로운 생각을 품게 되었다.명원제는 등극한 다음 해에 회강의 재해 복구작업을 다녀온 적이 있었다. 안풍친왕 말에 따르면 명원제가 재위한 뒤로 이룬 가장 큰 업적으로, 그때 재해복구를 했던 회강을 이제야 마침내 치수 착공하는 것으로 한번 가보고 싶다는 마음이 들었다. 어쨌든 회강 일대는 명원제의 명성이 높은 곳이니 말이다.지금 태자는 이미 실권을 맡을 준비가 다 된 상태로 자신이 출행해도 태자가 나라를 감찰할 수 있었다. 이제 명원제가 손을 놓고 태자가 실지로 경험을 쌓을 수 있도록 해야 했다.북당 온 천하에 황제인 자신이 가 본 곳이 없으나 회강은 그나마 가볼 만했다.마음이 정해지자, 황제는 바로 자신은 남순하고 태자가 국정을 볼 것이란 성지를 내렸다!남순의 여정이 정해지자 회왕에게 성지를 내리고 손왕도 동행하게 했으며 구사에게 금군을 이끌고 어가를 호위토록 했다.후궁 중에는 유일하게 호비 모자만 데리고 가는데 십 황자는 성격이 좀 나아진 게 초왕부에서 얼마 묵었던 게 효과가 있었던 것 같다. 이번 출행은 십 황자의 견문을 넓혀 줄 좋은 기회였다.회왕이 출장을 가게 되니 예전이었으면 미색이 분명 따라갔겠지만, 지금은 쌍둥이가 아직 어려서 먼 길을 다닐 수 없으므로 사람을 몇 명 붙여 회왕을 호위하게 하고 자신은 같이 가지 않기로 했다.반대로 손왕은 손왕비와 군주를 데리고 가기로 했다.어가가 화창한
우리 계란이가 뒤집기를 했어!계란이는 우문호 껌딱지로 저녁에 우문호가 와서 같이 놀아주고 안고 있어 주어야 잠이 들었다.우문호도 인정하지 않을 수 없었다. 부모는 제 아무리 편애하지 않고 공평하게 대하려고 노력해도 결국 아주 조금 마음이 더 가는 아이가 있기 마련이라는 것을. 하지만 어쩌면 떡들과 쌍둥이가 다 자랐기 때문일 수도 있고, 또 어쩌면 처음부터 떡들과 쌍둥이는 우문호에게 달라붙어 기대지 않았기 때문일 수도 있다.어쨌든 딸에게 더 마음 약한 우문호였다.그래도 겉으로 행동할 때는 절대 편애하지 않으려고 노력했다. 떡들과 쌍둥이도 똑같이 예뻐해 주고, 밤마다 시간을 내서 함께 있었다. 아이들은 자라나는 매 순간 부모가 없어서는 안 된다는 원 선생의 말을 잊지 않고 있었다.집으로 돌아오니 홍엽이와 훼천이 와 있었다.훼천과 홍엽이는 이제 완전 친구가 된 게, 어쩌면 둘 다 늑대골 출신이란 공통의 화제가 있기 때문일 것이다….“태자 전하, 부탁드릴 일이 있습니다!” 훼천은 말을 돌려 하는 법이 없어 언제나 단도직입적이었다. “다름이 아니라 우리 요아(요 부인)가 태자비 마마께서 돌아오실 때까지 혼사를 좀 미뤘으면 해서요. 태자미 마마 귀환 일정을 좀 당겨주실 수 있는지 서신 좀 보내주시면 안 될까요? 혼기가 일찌감치 정해진 거라 날짜를 바꾸는 건 불길합니다!”“불길하다?” 우문호가 훼천을 흘겨보았다. “설마.. 그걸 믿나?”“혼인은 인륜지대사인데 당연히 돌다리도 두드려보고 천천히 건너야죠.” 훼천이 얼굴색 하나 변하지 않고 말했다.그러자 우문호가 단번에 훼천의 마음을 꿰뚫어 보았다. “뭐가 그리 급해? 삼 년을 더 기다려도 어차피 자네 사람인데. 어디 도망 안 가.”훼천이 마음이 급해서, “삼 년이요? 그게 무슨 말씀입니까? 그 말은 태자비 마마께서 3년 후에 돌아오신다는 말씀입니까?”우문호가 콧방귀를 뀌었다. “말도 안 되는 소리 말아. 원 선생은 2달 5일 후에 돌아올 거야.”훼천이 거의 싸울 듯이 흥분해 있었다. “ 두 달이요? 저희
홍엽이 안고 있던 아이를 빼앗기자 씩씩거렸다. “와, 이렇게 속 좁은 인간은 생전 처음 봅니다!”“능력 있음 너도 낳던가!” 우문호가 화가 나서 말했다.“제가 굳이 낳을 필요 있나요, 수양딸이 있는데. 잘 보세요. 눈매가 누구를 더 닮았는지!” 홍엽이의 이 한마디가 우문호 가슴속 상처를 마구 후벼팠다.계란이는 원 선생을 닮았는데 확실히 홍엽의 얼굴 윤곽이 원 선생과 닮았다. 즉, 계란이가 홍엽과 약간 닮았다는 소리다.비록 아주 약간이지만 우문호는 불편했다. ‘내 딸이 왜 홍엽이 같은 걸 닮아?’다행히 계란이의 초롱초롱한 눈은 우문호를 더 닮았다.“가. 다시는 오지 마!” 우문호가 홍엽을 쫓아냈다.그러자 홍엽이 벌떡 일어나 희상궁에게 물었다. “젖 먹을 때가 됐지 아마? 어서 안고 가서 젖 먹이게. 우리 수양딸 배고프면 안 되니까!”우문호와 홍엽이 이런 만담이 주고받은 지 하루 이틀이 아니라 희상궁도 이미 익숙한 미소를 지었다. “젖 먹을 때가 됐어요. 전하, 군주 이리 주세요!”우문호는 좀 더 안고 있고 싶지만, 아이를 배고프게 할 수 없으니 희상궁 손에 넘겨 주었다. “그래, 그만 데리고 가게!”희상궁이 아이를 안고 나가자 우문호가 문득 홍엽을 향해 눈을 부라렸다. “다른 중요한 일도 없으면서 왜 왔어?”“우리 수양딸 보는 게 중요한 일이죠!” 홍엽이 당당하게 말하자 우문호는 머리가 지끈거렸다. “안 돼, 넌 특히 출장을 보내야겠어. 지금 너무 한가해.”전에 홍엽에게 일을 준 적이 있지만 사나흘 뭉개더니 결국 아예 안 했다. 홍엽은 아무런 구속 없이 자유롭게 사는 게 익숙해 나라에 매여있는 관리는 못 하겠다고 했다.우문호는 냉정언을 찾아가 홍엽에게 어떤 일을 시키는 게 좋을지 상의해봐야 겠다고 생각했다. “태자 전하....” 훼천이 꿋꿋하게 쫓아와서 애원했다.우문호가 관자놀이를 누르며 답답한듯 물었다. “훼천, 한 달도 더 못 기다려?”“혼례를 미루는 게 불길하다니까요!”“그냥 합방을 빨리하고 싶은 거잖아. 내가 모를 줄 알아?
밥을 먹으며 태상황이 원 교수에게 물었다. “사위 우문호는 마음에 듭니까?”원 교수가 웃으며 고개를 연신 끄덕였다. “물론이죠! 아주 만족스럽습니다.”그러자 소요공이 의아해하며 물었다. “… 만나본 적도 없는데 어떻게 마음에 들죠?”태상황이 소요공에게 눈을 흘겼다. “여기에 안 왔었다고? 그때 출장을 다녀왔다며 우리에게 담배와 술을 가져왔을 때, 기억 안 나나?”소요공이 그제야 생각이 났는지 맞장구 쳤다. “맞네요, 태자 전하께서 오셨었군요? 전 모르고 태자 전하께 처가에 한 번 다녀오시라고 하려고 했었네요.”원경주가 고개를 들어 손가락으로 어느 한 곳을 가리키며 말했다. “그걸 이제서야 아셨습니까? 벽에 사진이 걸려 있는 것도 못 보셨나요?”원경주가 가리키는 곳에는 가족사진이 걸려 있었다. 삼대 거두는 순간 어리둥절해졌다. 정말이네! 소요공이 무안해져서 말했다. “이런 옷을 입고 있는데 누가 알아봅니까? 전혀 모르겠군요.”사실 이 거실에 소요공은 지금까지 딱 3번 왔다. 퇴원해서 돌아온 날 밥 먹으러, 두번째날에 아침 먹으러, 그리고 여행 출발 전에 한 번 더. ‘그때는 다른 생각들로 정신이 사나웠는데 여기저기 둘러볼 여유가 어디 있기나 했나? 그리고 이 사람이 태자일 거라고 상상이나 했겠어?’하지만 그와 달리 태상황은 영화에서 담배 피우는 모습을 본 뒤로 이미 어렴풋이 알아차리고 있었다.밥을 다 먹고 원 교수는 태상황과 두 사람의 결혼식을 상의했다.“비록 딸이 시집간 지 오래되었고 애도 여럿 낳았지만, 혼례에 저희가 참석 못 한 것이 두고두고 한이 됩니다. 그래서 말이죠, 우리가 걔들에게 결혼식을 한 번 더 치러주고 싶어요. 경호가 열린 뒤에도 세 분께서는 일단 돌아가지 마시고, 태자 전하께서 이쪽으로 건너와서 혼례를 치른 뒤 같이 돌아가시는 건 어떠십니까?” 원 교수가 입을 열었다. 태상황은 다시 혼례를 치른다는 얘기를 알고 있었다. 이번에 여행 갈 때 원경릉이 계속 언급한 게 여기도 신혼여행을 왔고, 저기도 신혼여행을 왔다고 했
원경릉이 당황하며 태상황을 바라봤다. 그녀는 태상황의 마음을 이해할 수 있었다.원경릉이 조용히 말했다. “좋아요. 그때 가서 우리 신중하게 논의할까요?”태상황이 그제야 만족스럽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우리가 돈이 부족한 게 아니니 반드시 혼례를 제대로 치러야 해!”주 재상이 다가와 옆에 앉으며 원경릉에게 말했다. “태자비 마마, 제가 상의드리고 싶은 일이 있습니다!”“말씀하세요!” 원경릉이 몸을 돌려 주 재상을 보고 말했다.“여기에 노인을 받아주는 학교가 있습니까? 제가 여기서 좀 배우고 싶은 게 있어서요.”“학교에 가시게요?” 원경릉이 살짝 놀라서 물었다. “뭘 배우고 싶으신 건가요?”“당장 뭘 배워야 하는지는 모르겠지만… 이건 어렵게 얻은 기회고, 여기는 배울 게 곳곳에 널려 있어서 뭐든 조금이라도 더 배울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그럼, 이번에 어떤 게 가장 흥미로우셨나요?” 원경릉이 관심 있는 듯 묻자 주 재상이 방긋 웃었다. “솔직히 다 흥미로웠어요. 여기는 풀 한 포기 모래 한 알도 다 배우고 싶을 정도로 신기하니깐요.”원경릉은 고민에 빠졌다. 지금 남은 시간이 고작 2개월 뿐인데, 그동안 뭘 배울 수 있을까? 그리고 일단 배우기 시작하면 나가서 놀 수 없다는 의미인데 태상황과 소요공이 정말 그러자고 할까?역시나 소요공이 바로 물었다. “넌 나가서 안 놀 거야?”주 재상이 순간 남간한지 당황했다. “그게…. 나가고 싶기도 하고...”원경주가 옆에서 웃으며 말했다. “그거 역시 간단하지 않겠는데요? 전에 천문지식에 굉장히 흥미를 느끼지 않으셨나요? 동생에게 다니며 가르치게 하시죠. 태상황 폐하와 소요공께서도 이거에 관심이 있으신데.”소요공이 말했다. “그거 이미 얘기했는데, 우리 은하수도 다 알아!”원경주가 의자를 가져와서 어르신들께 설명했다. “동생은 전체적인 개요만 얘기한 거고요, 천문 우주에 대한 지식은 3개월은 말할 것도 없고 3년을 해도 다 못 배워요. 예를 들어 목성 아실 거예요, 그럼 목성이 가스로 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