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당!공부와 호부에서 회강의 물길을 나누는 것과 제방을 쌓는 것에 관해서 세 번의 상소를 올렸다. 명원제는 이를 읽고 타당하다고 여겨 즉시 호부에 명해 돈을 지급하고 공부에게 왕강과 협력해 공사를 진행하도록 했다.공사 규모가 이렇게 크고 태자가 직접 기안한 일이라 태자는 성지를 주청하면서 공사감독을 가는 것이 관례였다.명원제는 태자비가 주재상을 모시고 병을 치료하러 간 것을 알고 있었다. 태자가 집을 떠나면 집에 아이들만 있고 주인어른이 없는데 이게 어디 가당키나 한 일인가? 이번 출장은 회왕에게 맡겼다.그러나 회왕에게 성지를 내린 뒤 명원제는 새로운 생각을 품게 되었다.명원제는 등극한 다음 해에 회강의 재해 복구작업을 다녀온 적이 있었다. 안풍친왕 말에 따르면 명원제가 재위한 뒤로 이룬 가장 큰 업적으로, 그때 재해복구를 했던 회강을 이제야 마침내 치수 착공하는 것으로 한번 가보고 싶다는 마음이 들었다. 어쨌든 회강 일대는 명원제의 명성이 높은 곳이니 말이다.지금 태자는 이미 실권을 맡을 준비가 다 된 상태로 자신이 출행해도 태자가 나라를 감찰할 수 있었다. 이제 명원제가 손을 놓고 태자가 실지로 경험을 쌓을 수 있도록 해야 했다.북당 온 천하에 황제인 자신이 가 본 곳이 없으나 회강은 그나마 가볼 만했다.마음이 정해지자, 황제는 바로 자신은 남순하고 태자가 국정을 볼 것이란 성지를 내렸다!남순의 여정이 정해지자 회왕에게 성지를 내리고 손왕도 동행하게 했으며 구사에게 금군을 이끌고 어가를 호위토록 했다.후궁 중에는 유일하게 호비 모자만 데리고 가는데 십 황자는 성격이 좀 나아진 게 초왕부에서 얼마 묵었던 게 효과가 있었던 것 같다. 이번 출행은 십 황자의 견문을 넓혀 줄 좋은 기회였다.회왕이 출장을 가게 되니 예전이었으면 미색이 분명 따라갔겠지만, 지금은 쌍둥이가 아직 어려서 먼 길을 다닐 수 없으므로 사람을 몇 명 붙여 회왕을 호위하게 하고 자신은 같이 가지 않기로 했다.반대로 손왕은 손왕비와 군주를 데리고 가기로 했다.어가가 화창한
우리 계란이가 뒤집기를 했어!계란이는 우문호 껌딱지로 저녁에 우문호가 와서 같이 놀아주고 안고 있어 주어야 잠이 들었다.우문호도 인정하지 않을 수 없었다. 부모는 제 아무리 편애하지 않고 공평하게 대하려고 노력해도 결국 아주 조금 마음이 더 가는 아이가 있기 마련이라는 것을. 하지만 어쩌면 떡들과 쌍둥이가 다 자랐기 때문일 수도 있고, 또 어쩌면 처음부터 떡들과 쌍둥이는 우문호에게 달라붙어 기대지 않았기 때문일 수도 있다.어쨌든 딸에게 더 마음 약한 우문호였다.그래도 겉으로 행동할 때는 절대 편애하지 않으려고 노력했다. 떡들과 쌍둥이도 똑같이 예뻐해 주고, 밤마다 시간을 내서 함께 있었다. 아이들은 자라나는 매 순간 부모가 없어서는 안 된다는 원 선생의 말을 잊지 않고 있었다.집으로 돌아오니 홍엽이와 훼천이 와 있었다.훼천과 홍엽이는 이제 완전 친구가 된 게, 어쩌면 둘 다 늑대골 출신이란 공통의 화제가 있기 때문일 것이다….“태자 전하, 부탁드릴 일이 있습니다!” 훼천은 말을 돌려 하는 법이 없어 언제나 단도직입적이었다. “다름이 아니라 우리 요아(요 부인)가 태자비 마마께서 돌아오실 때까지 혼사를 좀 미뤘으면 해서요. 태자미 마마 귀환 일정을 좀 당겨주실 수 있는지 서신 좀 보내주시면 안 될까요? 혼기가 일찌감치 정해진 거라 날짜를 바꾸는 건 불길합니다!”“불길하다?” 우문호가 훼천을 흘겨보았다. “설마.. 그걸 믿나?”“혼인은 인륜지대사인데 당연히 돌다리도 두드려보고 천천히 건너야죠.” 훼천이 얼굴색 하나 변하지 않고 말했다.그러자 우문호가 단번에 훼천의 마음을 꿰뚫어 보았다. “뭐가 그리 급해? 삼 년을 더 기다려도 어차피 자네 사람인데. 어디 도망 안 가.”훼천이 마음이 급해서, “삼 년이요? 그게 무슨 말씀입니까? 그 말은 태자비 마마께서 3년 후에 돌아오신다는 말씀입니까?”우문호가 콧방귀를 뀌었다. “말도 안 되는 소리 말아. 원 선생은 2달 5일 후에 돌아올 거야.”훼천이 거의 싸울 듯이 흥분해 있었다. “ 두 달이요? 저희
홍엽이 안고 있던 아이를 빼앗기자 씩씩거렸다. “와, 이렇게 속 좁은 인간은 생전 처음 봅니다!”“능력 있음 너도 낳던가!” 우문호가 화가 나서 말했다.“제가 굳이 낳을 필요 있나요, 수양딸이 있는데. 잘 보세요. 눈매가 누구를 더 닮았는지!” 홍엽이의 이 한마디가 우문호 가슴속 상처를 마구 후벼팠다.계란이는 원 선생을 닮았는데 확실히 홍엽의 얼굴 윤곽이 원 선생과 닮았다. 즉, 계란이가 홍엽과 약간 닮았다는 소리다.비록 아주 약간이지만 우문호는 불편했다. ‘내 딸이 왜 홍엽이 같은 걸 닮아?’다행히 계란이의 초롱초롱한 눈은 우문호를 더 닮았다.“가. 다시는 오지 마!” 우문호가 홍엽을 쫓아냈다.그러자 홍엽이 벌떡 일어나 희상궁에게 물었다. “젖 먹을 때가 됐지 아마? 어서 안고 가서 젖 먹이게. 우리 수양딸 배고프면 안 되니까!”우문호와 홍엽이 이런 만담이 주고받은 지 하루 이틀이 아니라 희상궁도 이미 익숙한 미소를 지었다. “젖 먹을 때가 됐어요. 전하, 군주 이리 주세요!”우문호는 좀 더 안고 있고 싶지만, 아이를 배고프게 할 수 없으니 희상궁 손에 넘겨 주었다. “그래, 그만 데리고 가게!”희상궁이 아이를 안고 나가자 우문호가 문득 홍엽을 향해 눈을 부라렸다. “다른 중요한 일도 없으면서 왜 왔어?”“우리 수양딸 보는 게 중요한 일이죠!” 홍엽이 당당하게 말하자 우문호는 머리가 지끈거렸다. “안 돼, 넌 특히 출장을 보내야겠어. 지금 너무 한가해.”전에 홍엽에게 일을 준 적이 있지만 사나흘 뭉개더니 결국 아예 안 했다. 홍엽은 아무런 구속 없이 자유롭게 사는 게 익숙해 나라에 매여있는 관리는 못 하겠다고 했다.우문호는 냉정언을 찾아가 홍엽에게 어떤 일을 시키는 게 좋을지 상의해봐야 겠다고 생각했다. “태자 전하....” 훼천이 꿋꿋하게 쫓아와서 애원했다.우문호가 관자놀이를 누르며 답답한듯 물었다. “훼천, 한 달도 더 못 기다려?”“혼례를 미루는 게 불길하다니까요!”“그냥 합방을 빨리하고 싶은 거잖아. 내가 모를 줄 알아?
밥을 먹으며 태상황이 원 교수에게 물었다. “사위 우문호는 마음에 듭니까?”원 교수가 웃으며 고개를 연신 끄덕였다. “물론이죠! 아주 만족스럽습니다.”그러자 소요공이 의아해하며 물었다. “… 만나본 적도 없는데 어떻게 마음에 들죠?”태상황이 소요공에게 눈을 흘겼다. “여기에 안 왔었다고? 그때 출장을 다녀왔다며 우리에게 담배와 술을 가져왔을 때, 기억 안 나나?”소요공이 그제야 생각이 났는지 맞장구 쳤다. “맞네요, 태자 전하께서 오셨었군요? 전 모르고 태자 전하께 처가에 한 번 다녀오시라고 하려고 했었네요.”원경주가 고개를 들어 손가락으로 어느 한 곳을 가리키며 말했다. “그걸 이제서야 아셨습니까? 벽에 사진이 걸려 있는 것도 못 보셨나요?”원경주가 가리키는 곳에는 가족사진이 걸려 있었다. 삼대 거두는 순간 어리둥절해졌다. 정말이네! 소요공이 무안해져서 말했다. “이런 옷을 입고 있는데 누가 알아봅니까? 전혀 모르겠군요.”사실 이 거실에 소요공은 지금까지 딱 3번 왔다. 퇴원해서 돌아온 날 밥 먹으러, 두번째날에 아침 먹으러, 그리고 여행 출발 전에 한 번 더. ‘그때는 다른 생각들로 정신이 사나웠는데 여기저기 둘러볼 여유가 어디 있기나 했나? 그리고 이 사람이 태자일 거라고 상상이나 했겠어?’하지만 그와 달리 태상황은 영화에서 담배 피우는 모습을 본 뒤로 이미 어렴풋이 알아차리고 있었다.밥을 다 먹고 원 교수는 태상황과 두 사람의 결혼식을 상의했다.“비록 딸이 시집간 지 오래되었고 애도 여럿 낳았지만, 혼례에 저희가 참석 못 한 것이 두고두고 한이 됩니다. 그래서 말이죠, 우리가 걔들에게 결혼식을 한 번 더 치러주고 싶어요. 경호가 열린 뒤에도 세 분께서는 일단 돌아가지 마시고, 태자 전하께서 이쪽으로 건너와서 혼례를 치른 뒤 같이 돌아가시는 건 어떠십니까?” 원 교수가 입을 열었다. 태상황은 다시 혼례를 치른다는 얘기를 알고 있었다. 이번에 여행 갈 때 원경릉이 계속 언급한 게 여기도 신혼여행을 왔고, 저기도 신혼여행을 왔다고 했
원경릉이 당황하며 태상황을 바라봤다. 그녀는 태상황의 마음을 이해할 수 있었다.원경릉이 조용히 말했다. “좋아요. 그때 가서 우리 신중하게 논의할까요?”태상황이 그제야 만족스럽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우리가 돈이 부족한 게 아니니 반드시 혼례를 제대로 치러야 해!”주 재상이 다가와 옆에 앉으며 원경릉에게 말했다. “태자비 마마, 제가 상의드리고 싶은 일이 있습니다!”“말씀하세요!” 원경릉이 몸을 돌려 주 재상을 보고 말했다.“여기에 노인을 받아주는 학교가 있습니까? 제가 여기서 좀 배우고 싶은 게 있어서요.”“학교에 가시게요?” 원경릉이 살짝 놀라서 물었다. “뭘 배우고 싶으신 건가요?”“당장 뭘 배워야 하는지는 모르겠지만… 이건 어렵게 얻은 기회고, 여기는 배울 게 곳곳에 널려 있어서 뭐든 조금이라도 더 배울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그럼, 이번에 어떤 게 가장 흥미로우셨나요?” 원경릉이 관심 있는 듯 묻자 주 재상이 방긋 웃었다. “솔직히 다 흥미로웠어요. 여기는 풀 한 포기 모래 한 알도 다 배우고 싶을 정도로 신기하니깐요.”원경릉은 고민에 빠졌다. 지금 남은 시간이 고작 2개월 뿐인데, 그동안 뭘 배울 수 있을까? 그리고 일단 배우기 시작하면 나가서 놀 수 없다는 의미인데 태상황과 소요공이 정말 그러자고 할까?역시나 소요공이 바로 물었다. “넌 나가서 안 놀 거야?”주 재상이 순간 남간한지 당황했다. “그게…. 나가고 싶기도 하고...”원경주가 옆에서 웃으며 말했다. “그거 역시 간단하지 않겠는데요? 전에 천문지식에 굉장히 흥미를 느끼지 않으셨나요? 동생에게 다니며 가르치게 하시죠. 태상황 폐하와 소요공께서도 이거에 관심이 있으신데.”소요공이 말했다. “그거 이미 얘기했는데, 우리 은하수도 다 알아!”원경주가 의자를 가져와서 어르신들께 설명했다. “동생은 전체적인 개요만 얘기한 거고요, 천문 우주에 대한 지식은 3개월은 말할 것도 없고 3년을 해도 다 못 배워요. 예를 들어 목성 아실 거예요, 그럼 목성이 가스로 된
우 회장은 알아볼 수 있었다. 상대는 착실한 사람으로 말발굽 금에 115억이나 낸다고 했으나 95억만 받겠다고 했다. 그들이 보물을 다 내놓는다해도 터무니없이 큰돈을 요구할 리는 없었다.말발굽 금에 대해 살펴본 결과 바닥에 북당 내탕고 주조라고 적혀 있는 것이, 그가 아는 북당은 주나라 왕조 시기의 서북 소수민족 주목왕 때로, 기록된 바에 의하면, 하권 ‘주목왕팔년춘, 북당래빈, 헌일준마, 시생빈이’라는 구절에 나오는 북당으로, 그 북당은 일개 소수민족 부족으로 이런 말발굽 금을 주조할 만큼 정교한 기술을 갖추고 있지 않았다. 하지만 우 회장은 자신이 잘못 볼 리가 없다는 걸 확신했다. 아직 발견되지 않은 아주 짧은 왕조나 문명이 있었던 건 아닐까? 라는 생각에 흥분돼서 어쩔 줄 몰라했다.우 회장은 직접 노 수집가를 찾아갔다. 노 수집가는 상당히 대단한 사람으로 고금해 통달해서 한 눈에 진위여부를 판단하는 건 물론이고, 핵심은 이 수집가가 말발굽 금으로 집안을 일으킨 사람이란 소문이 공공연하게 돈다는 것이며, 말발굽 금 아래 조각된 글자도 북당 내무부 주조라고 들었다. 직접 본 게 아니고 전에 업계 사람에게 어깨너머로 들은 거라 우 회장도 정확히는 몰랐다.“삼 선생님, 이거 좀 보세요. 제가 최근 모은 말발굽 금인데 아래쪽 글자 좀 보시라니까요!” 우 회장은 말발굽 금을 테이블 위에 올려놓고 못 참겠는지 서재 벽에 걸려 있는 고서화를 보며 침을 다셨다. 한 뼘이 천금의 가치가 있다는 말은 이 방에 있어서는 과장이 아니었다.테이블 뒤에 앉은 삼 선생님은 홍안백발의 노인이었다. 우 회장은 볼 때마다 삼 선생님이 일부러 머리를 흰색으로 염색해서 늙어 보이려는 게 아닐까 하는 의심이 들 수밖에 없는 게 얼굴이 자기보다 더 젊어 보였기 때문이었다.삼 선생님은 말발굽 금을 뒤집어서 아래 써 있는 글씨가 ‘북당 내무부 주조’라는 것을 보고 살짝 동요했다. “어디서 난 거지?”“어느 의사분이 가지고 있던 건데, 상대가 금 하나에 95억이나 요구했어요!”
우 회장이 한숨을 내쉬었다. “아시잖아요, 우리 골동품 수집가들이 모르면 몰랐지, 좋은 걸 보고 나서 어떻게 단념합니까? 담뱃대가 있는데 조각이 아주 세밀하고 아름다운 게 그렇게 좋은 걸 본 적이 없어요. 그때 억지로라도 팔라고 못 한 게 아쉽습니다.”이 말을 하면서도 그렇게 좋은 물건을 자기 수중에 가지고 있지 못하다는 사실에 미련이 남았다.그래서 삼 선생님 댁을 나오면서 바로 원 교수에게 전화해 만나서 말발굽 금에 관해 얘기 좀 하자고 했다.원 교수는 말발굽 금값을 비싸게 쳐 받았으나, 북당이 지금 역사에는 실존하지 않는 국가라는 사실에 줄곧 불안불안했다. 그런데 우 회장이 만나서 말발굽 금에 관해 얘기하자니까, 상대가 산 걸 후회하는구나 싶어 얼마를 모아서 돌려줘야 하는지 계산했다.그 돈은 집 사는 데만 쓰였고, 원경주의 차는 자기 돈으로 샀다. 경릉이는 금값으로 사라고 했지만, 원경주가 부득부득 자기 돈으로 사겠다고 했다. 그래서 지금 집값만 모으면 우 회장에게 충분히 돌려줄 수 있다. 집값으로 쓴 돈은 19억 정도였다.하지만 저축한 돈을 다 합쳐도 4~5억 정도 뿐이라 근심에 빠졌다.원 교수는 우 회장에게 날짜를 연기해서 집을 담보로 대출을 받아 갚겠다고 할 생각을 했다.방향이 서자 원 교수는 원경릉에게 우 회장의 초대 얘기를 하고 같이 가자고 했다. 말발굽 금에 대해 자기보다는 원경릉이 더 잘 알기 때문이었다.원 교수는 이번 일은 사기는 아니라고 생각했다. 물건을 팔 때도 우 회장을 속인 일이 없고 가격도 우 회장 본인이 제시했다. 따라서 우 회장이 자신들을 곤란하게 하지 않을 거란 판단이 서서 원경릉을 불러 같이 가자고 한 것이다.원경릉은 아빠가 고민하는 내용을 알아 차리고 웃으며 위로했다. “우 회장님은 후회돼서 물리시려는 게 아니에요. 우리더러 오라는 건 우리 손에 있는 다른 물건을 더 팔라는 게 틀림없을걸요.”“하지만 북당이란 왕조가 실지로 없었잖아.”“아빠, 북당은 실제로 존재해요. 비록 다른 세상이긴 하지만 시공간과 시
원 교수가 입을 열었다. “이 세 분은 제 선배님으로 말발굽 금도 다 저분들 겁니다.”“오, 이런! 제가 몰라뵀습니다!” 우 회장이 두 눈을 번뜩이며 얼른 앞으로 나와 공손하게 인사를 올렸다.그러자 셋이 미소를 지었는데 인사를 건네는 분위기가 예사롭지 않았다.대문을 열고 우 회장은 그들을 안으로 데려갔다.대저택은 밖에서 보기엔 유럽식이였지만 안으로 들어가니 중국식 인테리어로 둘러싸여 있었다. 문을 들어서니 바로 정원이 보였는데 정문 맞은 편에 있는 가림벽은 바깥의 시선을 차단하는 역할을 해 밖에서는 안이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가림벽은 금칠한 바탕에 붉은 용이 휘감아 돌며 구름과 안개를 몰고 있는 모습이 지극히 정교하게 조각되어 있었다.북당에서 이런 밝은 황금색과 붉은 용은 황실에서만 사용할 수 있지만 여기서는 일반 백성들도 편하게 쓸 수 있다는 것을 세 노인도 이미 잘 알고 있어 놀라지는 않았다. 삼엄한 계급의 구분이 없기 때문에 조각 기술을 칭찬하고 나니 딱히 뭔가 느껴지는 건 없었다.가림벽을 지나 안으로 들어가는 길은 익숙한 설계 방식의 정원으로 가림벽 바로 뒤가 마당이였다. 마당으로 들어가면 본관, 본관 밖 동서 양쪽은 복도로 양쪽 어느 쪽에서나 안으로 들어갈 수 있었다.이런 인테리어 설계에 삼대 거두는 마치 북당으로 돌아온 것 같은 익숙한 기분이 들었다. 다섯 사람이 우 회장을 따라 본관으로 들어서자 본관 배치도 북당과 같았다. 정좌의 맨 위 상석은 태사의고 좌우 양쪽 의자는 손님용이었다.좌우 상석 태사의에는 두 사람이 앉아 있었는데 모두 백발이 성성한 노인으로 왼쪽 사람이 보기에 나이가 좀 더 들어 보이는 게 얼굴에 주름이 가득했다. 오른쪽 사람은 얼굴에서 붉은빛이 났고, 눈 밑에 주름과 백발을 제외하면 사실 그다지 노쇠해 보이지는 않았다.삼대 거두는 두 사람 중 특히 오른쪽 사람을 보고 약간 놀랐으나, 다행히 실례를 범할 정도는 아니었다.우 회장이 오른쪽 노인을 삼대 거두에게 소개 시켜 주었다. “이분께서 제가 여러분께 말씀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