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 회장이 한숨을 내쉬었다. “아시잖아요, 우리 골동품 수집가들이 모르면 몰랐지, 좋은 걸 보고 나서 어떻게 단념합니까? 담뱃대가 있는데 조각이 아주 세밀하고 아름다운 게 그렇게 좋은 걸 본 적이 없어요. 그때 억지로라도 팔라고 못 한 게 아쉽습니다.”이 말을 하면서도 그렇게 좋은 물건을 자기 수중에 가지고 있지 못하다는 사실에 미련이 남았다.그래서 삼 선생님 댁을 나오면서 바로 원 교수에게 전화해 만나서 말발굽 금에 관해 얘기 좀 하자고 했다.원 교수는 말발굽 금값을 비싸게 쳐 받았으나, 북당이 지금 역사에는 실존하지 않는 국가라는 사실에 줄곧 불안불안했다. 그런데 우 회장이 만나서 말발굽 금에 관해 얘기하자니까, 상대가 산 걸 후회하는구나 싶어 얼마를 모아서 돌려줘야 하는지 계산했다.그 돈은 집 사는 데만 쓰였고, 원경주의 차는 자기 돈으로 샀다. 경릉이는 금값으로 사라고 했지만, 원경주가 부득부득 자기 돈으로 사겠다고 했다. 그래서 지금 집값만 모으면 우 회장에게 충분히 돌려줄 수 있다. 집값으로 쓴 돈은 19억 정도였다.하지만 저축한 돈을 다 합쳐도 4~5억 정도 뿐이라 근심에 빠졌다.원 교수는 우 회장에게 날짜를 연기해서 집을 담보로 대출을 받아 갚겠다고 할 생각을 했다.방향이 서자 원 교수는 원경릉에게 우 회장의 초대 얘기를 하고 같이 가자고 했다. 말발굽 금에 대해 자기보다는 원경릉이 더 잘 알기 때문이었다.원 교수는 이번 일은 사기는 아니라고 생각했다. 물건을 팔 때도 우 회장을 속인 일이 없고 가격도 우 회장 본인이 제시했다. 따라서 우 회장이 자신들을 곤란하게 하지 않을 거란 판단이 서서 원경릉을 불러 같이 가자고 한 것이다.원경릉은 아빠가 고민하는 내용을 알아 차리고 웃으며 위로했다. “우 회장님은 후회돼서 물리시려는 게 아니에요. 우리더러 오라는 건 우리 손에 있는 다른 물건을 더 팔라는 게 틀림없을걸요.”“하지만 북당이란 왕조가 실지로 없었잖아.”“아빠, 북당은 실제로 존재해요. 비록 다른 세상이긴 하지만 시공간과 시
원 교수가 입을 열었다. “이 세 분은 제 선배님으로 말발굽 금도 다 저분들 겁니다.”“오, 이런! 제가 몰라뵀습니다!” 우 회장이 두 눈을 번뜩이며 얼른 앞으로 나와 공손하게 인사를 올렸다.그러자 셋이 미소를 지었는데 인사를 건네는 분위기가 예사롭지 않았다.대문을 열고 우 회장은 그들을 안으로 데려갔다.대저택은 밖에서 보기엔 유럽식이였지만 안으로 들어가니 중국식 인테리어로 둘러싸여 있었다. 문을 들어서니 바로 정원이 보였는데 정문 맞은 편에 있는 가림벽은 바깥의 시선을 차단하는 역할을 해 밖에서는 안이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가림벽은 금칠한 바탕에 붉은 용이 휘감아 돌며 구름과 안개를 몰고 있는 모습이 지극히 정교하게 조각되어 있었다.북당에서 이런 밝은 황금색과 붉은 용은 황실에서만 사용할 수 있지만 여기서는 일반 백성들도 편하게 쓸 수 있다는 것을 세 노인도 이미 잘 알고 있어 놀라지는 않았다. 삼엄한 계급의 구분이 없기 때문에 조각 기술을 칭찬하고 나니 딱히 뭔가 느껴지는 건 없었다.가림벽을 지나 안으로 들어가는 길은 익숙한 설계 방식의 정원으로 가림벽 바로 뒤가 마당이였다. 마당으로 들어가면 본관, 본관 밖 동서 양쪽은 복도로 양쪽 어느 쪽에서나 안으로 들어갈 수 있었다.이런 인테리어 설계에 삼대 거두는 마치 북당으로 돌아온 것 같은 익숙한 기분이 들었다. 다섯 사람이 우 회장을 따라 본관으로 들어서자 본관 배치도 북당과 같았다. 정좌의 맨 위 상석은 태사의고 좌우 양쪽 의자는 손님용이었다.좌우 상석 태사의에는 두 사람이 앉아 있었는데 모두 백발이 성성한 노인으로 왼쪽 사람이 보기에 나이가 좀 더 들어 보이는 게 얼굴에 주름이 가득했다. 오른쪽 사람은 얼굴에서 붉은빛이 났고, 눈 밑에 주름과 백발을 제외하면 사실 그다지 노쇠해 보이지는 않았다.삼대 거두는 두 사람 중 특히 오른쪽 사람을 보고 약간 놀랐으나, 다행히 실례를 범할 정도는 아니었다.우 회장이 오른쪽 노인을 삼대 거두에게 소개 시켜 주었다. “이분께서 제가 여러분께 말씀드
다른 사람이었다면 태상황은 담뱃대를 꺼내지 않았겠지만, 눈앞에 두 사람은 너무도 친숙한 느낌이 들었고, 마음속으로는 경외감이 들어 태상황은 기꺼이 담뱃대를 내놨다.금룡 담뱃대가 삼 선생 앞에 놓이자 삼 선생은 보지 않고 우선 두 손으로 큰 선생님께 주었다. 큰 선생님은 받아 들고 자세히 보더니 삼 선생께 다시 전달해 주었다.삼 선생이 담뱃대를 받고 담뱃대에 새겨진 붉은 용을 보고 용 머리의 수염을 세 본 뒤 살짝 동요한 표정으로 고개를 들어 태상황에게 물었다. “자네 이름이 뭔가?”주 재상이 얼른 무례하다고 꾸짖으려 했으나 삼 선생의 눈빛을 본 순간 무례하다는 말이 쏙 들어가 버렸다.태상황은 이상한 기분이 들어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다. 이때 삼 선생님 작게 부르는 소리가 들렸다. “우문호?”그러자 태상황이 부르르 몸을 떨었다. 눈동자도 굴리지 않고 삼 선생님을 보며 도무지 믿을 수 없다는 표정이었다. 머리가 터질 것 같았다. 절대로 발생할 수 없는 일이 마침내 벌어지고만 것이다. 막장 아침 드라마가 뇌리를 스쳤다.잠시 후 태상황이 벌게진 얼굴로 한마디 했다. “너…. 혹시 과인의 동생이냐?”이렇게 추측할 수밖에 없었다. 아바마마는 밖에서 여자 여럿을 데리고 놀다가 아들을 낳았는데 집에 감히 데리고 들어오지는 못하고 몰래 밖에 숨겨두었고, 그 아들은 어쩌다 이 시대로 오게 되었는데…. 이 이야기가 아니면 아바마마와 이렇게 닮은 것과 자신의 이름을 아는 걸 설명할 길이 없었다.아침드라마 같은 무구한 상상 끝에 이젠 배다른 동생이 있다고 인정해야 하는지 태상황은 순간 갈피를 잡지 못했었다.이때 금룡 담뱃대가 공중으로 날아갔고, 삼 선생님이 화가 나서 소리를 질렀다. “무엄하다!”소요공이 한 손으로 담뱃대를 받아 쥐고는 크게 노했다. “무엄하다!”그리고 곧 무시무시한 기세로 태상황 앞을 가로막아 서며 태상황을 단단히 보호했다.그 자리의 우 회장과 원경릉 부자는 놀라서 어찌할 바를 몰랐다. ‘갑자기 분위기가 왜 이래?’큰 선생님이 일어나 우
삼 선생이 난감한 나머지 버럭 화를 내며 소리쳤다. “십팔매, 비켜!”십팔매란 한 마디에 소요공은 놀라 나자빠지며 입에서 튀어나온 말은, “휘종제 어르신?”주 재상이 태상황의 팔을 움켜쥐고 눈을 가늘게 뜨고 삼 선생님과 큰 선생님을 자세히 보더니 재빨리 무릎을 꿇고 인사를 올렸다. “소신 건종 태자 전하, 휘종제 폐하를 뵙습니다!”주 재상의 말에 소요공과 태상황도 따라서 무릎을 꿇었다.고개를 들어 당황한 와중에 힐끔 보니 삼 선생이 태상황을 노려보는 눈빛은 이미 상당히 부드러워져 있었다. 태상황은 이윽고 소리 없이 흐느꼈다. 휘종제의 시체가 도난당해 모욕을 당한 사실은 태상황 평생에 가장 뼈아픈 일이자 지울 수 없는 불효였다. 그뒤로 태상황은 단 한 번도 휘종제 일을 언급한 적이 없었고 다들 입에 담지 않았지만, 태상황은 때때로 아바마마께서 자신을 꾸짖고 책임을 묻는 꿈을 꾸곤 했다. 태상황이 만년에 출정하며 겁이 났던 건 죽어서 아바마마를 뵐 면목이 없는 것이었다.그런데 사실은 아버지가 죽지 않았고 심지어 아직도 이렇게 팔팔하게 살아있을 줄 어떻게 알았을까!엄청난 슬픔과 기쁨이 교차하는 가운데, 태상황은 순간 예전부터 가슴을 내리 누르고 있던 어둠이 서서히 걷히는 기분이 들었다. 눈에는 눈물이 그렁그렁했지만 말할 수 없이 푸근했다. 역시 인생은 아직 겪을 게 많고 갈 곳은 아직 멀었다.소요공도 바닥에 쓰려져 엉엉 우는데 마치 90kg짜리 아가가 우는 것 같았다.주 재상도 뜨거운 눈물이 솟아나는 걸 참지 못하고 따라서 눈물을 흘렸다. ‘휘종제 어르신이 아직 살아계신 태상황은 행복하다. 시체가 모욕당한 일 따위는 아예 있지도 않았다.’하고 싶은 수많은 말을 비록 가슴에만 담아두고 하지 않았지만, 모두가 알고 있었다.삼 선생님도 눈가가 촉촉해서 태상황의 머리를 때리며, “일어나, 일어나서 얘기해!”태상황이 점점 더 애처롭게 울었다. “소신이 불효해서 아바마마께서 아직 살아계신 줄 모르고 왕릉에….” 삼 선생이 태상황을 잡아 일으키자, 태
“아니요, 그럴 리가 없어요.” 태상황이 손을 휘휘 저으며 눈을 가늘게 뜨고 지난 날을 회상했다. “당시 안풍 친왕이 저한테 그랬어요. 저를 황제로 등극시키는 건 조정의 모든 중신이 상의한 결과였다고, 상의에 참여한 조정 신하는 모두 80명이었는데 반대하는 사람 하나 없이 전원이 지지했다고 했단 말입니다.”건종 태자와 휘종제가 서로 눈을 마주치더니 둘 다 당혹스러워했다. ‘당시에 그랬다고?’휘종제가 난감해하며 입을 열었다. “결정된 뒤 확실히 조정의 신하들을 부르긴 했지. 하지만 모든 조정 대신이 다 반대했어. 지지하는 자가 하나도 없었거든. 그러자 안풍 친왕이 신하들에게 한마디 했지. 우문호가 보위에 오르는 것에 동의하지 않으면 관직을 사임하고 돌아가 고구마나 심어 먹고 살아라, 대대손손 벼슬은 할 수 없다고 했더니 신하들이 전부 동의했지.”태상황이 안색이 확 변했다. 절대 생각도 못 한 일이였다. ‘그런 상황이었을 줄이야.’태상황은 이를 갈며 새로운 학문인 영어가 입 밖으로 튀어나왔다. “오 마이 갓!”당시 휘형이 돌아와서 그들에게 한 말은 아직도 기억하고 있었다. 여섯째가 보위에 오르게 하는데 십팔매와 주 꼬맹이가 보조를 맞춰야 하고, 너희들 셋은 특출난 인재로 북당의 정치 무대에서 반짝반짝 빛을 발할 운명이라며 장장 반 시진 동안이나 입에 침을 튀겼었다.그 말이 그들의 가슴을 끓어오르게 했고, 북당이 패권 대국이 되는데 자신들이 운명적으로 선택된 존재라고 느끼게 했다.태상황이 보위에 오른 뒤 북당은 온통 엉망진창이었고 전란이 오랫동안 계속되었으며 백성은 피폐했다. 가장 비참했던 건 바로 가난으로, 정말 찢어지게 가난했다.그 시기를 정말 힘들게 지났다. 사방이 곤경으로 둘러싸여 있었지만, 그때마다 휘형의 말을 떠올렸고, 모든 대신들의 지지가 있었기에 세 사람을 버텨나갈 수 있었다. 그리고 의외로 진짜 말처럼 됐다. 그때 대충 명단에서 아무나 짚은 게 마침 우문호였을 뿐이지, 누구든 황제가 될 수 있는 상황이었다. 안풍 친왕이 아마 다른 사
자기가 생각하고도 화들짝 놀랐다. 이 일은 너무 이상하고 비상식적이다.하긴 자신이 겪어왔던 일에 비하면 이 정도가 뭐?태상황을 생각하니 기뻤다. ‘그 나이에 아버지가 아직 살아계시다니 얼마나 행복하겠어.’원 교수도 안심이 됐다. 여기 올 때 딸이 상대가 물건을 물리는 일은 없을 거라고 했지만, 머릿속으로 환불금을 따져보지 않을 수 없었다. 하지만 지금은 상대가 말발굽 금을 아끼고 있다는 것을 알았고, 말발굽 금은 제 가치로 팔았다는 것이 증명되어 속인 게 아니라 안심이다.한참 뒤 문을 열고 소요공이 원경릉에게 말했다. “먼저 가세요, 우린 내일 가도록 하겠습니다.”“무슨 일이 있었던 건 아니죠?” 원경릉이 소요공의 붉어진 두 눈을 보고 묻자 소요공이 고개를 흔들었다. “있을 리가 없죠. 있다고 하면 경사죠. 태상황 폐하 입장에서는 이번에 온 최대 수확이 바로 이걸 겁니다!”이 말로 원경릉의 추측이 맞다는 것이 증명되었다. 마음이 따듯해졌다. “그거 잘됐네요. 우리 먼저 돌아갈게요. 잠시 계시다가 돌아오고 싶으시면 전화하세요, 제가 모시러 올 게요. 전화하실 줄 아시죠?”소요공이 안심하라는 듯 다정하게 말했다. “당연히 가능하지요, 전화를 안 해본 것도 아니고. 가봐요, 어서. 주저하지 마시고!”“알았어요. 저희 갈게요!”원경릉이 얼른 안을 들여다보니 역시 태상황은 삼 선생님 곁에 앉아 계속 삼 선생님을 바라보는 모습이 보였다.원경릉은 미소를 지으며 원 교수와 같이 나오는데 우 회장이 어리둥절해하며 오늘 아마도 그에게 떨어지는 게 아무것도 없다는 것을 알았으니 같이 나오는 수밖에 없었다.원경릉이 돌아가 주진을 찾아 지난 일을 물었다.주진도 대답하지 않고 한동안 가만있었다. “아마도 정말 하늘은 뜻이 있는 사람을 저버리지 않나 봅니다!”주진이 이전 일을 들추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주진에게도 잊을 수 없는 기억으로 들추면 가슴이 몹시 아플 것이다. 돌아가는 것과 돌아가지 않는 것 사이에서 현실과 미래 중에 버리기 힘든
휘종제 대 저택 안에 군신과 부자는 여전히 얘기 보따리를 풀어놓는 중이었다.예전에 휘형이 그들을 데리고 상처를 치료하러 왔다는 말에 태상황은 호기심을 참지 못했다. “휘형은 나중에 어떻게 돌아갔어요?”휘종제가 말했다. “돌아가서 지켜보겠다고, 북당이 태평성대를 이루면 꼭 돌아오겠다고 했지.”태상황이 경건한 마음이 들어 숙연한 목소리로 말했다. “휘형은 북당을 위해 정말 혼신을 다하는 사람이에요.”휘종제가 콧방귀를 뀌었다. “원래 돌아가기 싫었는데 장인이 돌아가라고 해서 간 거야. 안 돌아가면 아내를 아프리카에 수박 농사 보내고 부부는 10년에 8년은 떨어져 지내게 할 거라니까 방법이 있나, 돌아가야지.”태상황이 큰 결심한듯 이를 갈았다. “세상은 돌고 도는 법이죠, 업보를 제대로 갚아주지 못했군요!”모두 깊이 공감했다. 그 자리에 있는 사람 중 안풍 친왕 때문에 가슴이 철렁해 보지 않은 사람이 있을까?소요공의 관심사는 평생 백성들과 다른 엉뚱한 부분일 것이다. 휘종제와 건종 태자의 얼굴을 뚫어지게 보던 소요공이 의문을 제기했다. “휘종제 어르신은 왜 건종 태자 폐하보다 이렇게 젊어 보이십니까?”휘종제 안색이 순간 미세하게 변하며 횡설수설했다. “이게…. 무예가 고강하면 신체가 보양 되는 것이 당연한 일로….” 건조에 태자가 건조하고 매정하게 한마디 했다. “쟨 보톡스 했어!”소요공이 화들짝 놀라서 물었다. “보톡....스요?” ‘그 작업을 하면 영원히 청춘을 간직할 수 있는 건가?’주 재상이 소요공을 발로 툭 찼다. “보톡스. 네가 여기 지식이 없어서 그러는데, 미용 수술의 하나로 태자비 마마께서 과학 상식 설명할 때 얘기해 주셨어.”소요공이 공부가 젬병인 사람 특유의 맹한 표정으로 물었다. “이미 얘기하셨다고? 난 못 들었는데...”주 재상이 신경 쓰지 않고 휘종제에게 물었다. “왜 보톡스를 하셨나요? 젊어 보이기 위해서요? 기왕 그러실 거면 머리는 왜 염색 안 하셨나요?”“두피가 예민해서 염색하면 머리에 계속 딱지가 앉거든!” 건종
전화를 걸고 소요공이 말했다. “삼 선생님께서 태자비 마마를 좀 뵙자고 하십니다. 선물 챙겨오시는 거 잊지 마세요, 삼 선생님이 손위 어른이십니다.” 손을 꽉 쥐고 고개를 돌리며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 “어서 오세요. 엄청난 비밀이 있어요. 마른하늘에 날벼락 같은 엄청난 비밀입니다!”전화를 마치고 열띤 모습으로 휴대전화를 내려놓는 모습이 흡사 늘 전화하던 사람처럼 경쾌했다!소요공은 속으론 좀 떨렸지만, 자신이 정말 이 세계에 융화된 느낌이 들었다.원경릉은 주진과 같이 있다가 소요공의 전화에 웃음을 터뜨리자 주진이 물었다. “무슨 일인데요?”“소요공이 저더러 오래요. 마른하늘에 날벼락 같은 엄청난 비밀을 알려주겠다며!” 원경릉이 웃었다. 소위 날벼락 같은 거대 비밀이 뭔지 원경릉은 이미 예측하고 있었다.그런데 소요공의 흥분한 말투를 듣고 있으려니 어찌나 웃기는지! “그들에게 있어서는 확실히 마른하늘에 날벼락 같은 엄청난 비밀이죠. 누가 꿈이나 꿨겠어요? 북당의 건종 태자와 첫 번째 황제가 기꺼이 권력을 내려놓고 여기 와서 은거하고 있을 줄을? 사실, 휘종제 폐하는 정말 대단하신 것 같아요. 많은 사람들이 이루지 못하는 일을 이뤘잖아요. 곤룡포를 몸에 둘렀다는 건 절대적인 권력을 지녔다는 말인데, 인간이 가장 헤어 나오지 못하는 게 바로 권력 아니겠어요. 휘종제 폐하는 정말 대단하세요!”원경릉은 정말 그렇게 생각했다. 북당의 우문군과 안왕은 그 황위를 빼앗기 위해 목숨까지도 내걸지 않았던가? 하지만 휘종제는 반대로 황위에서 손을 뗐다. 내려놓겠다고 말만 하는 줄 알았는데 정말 내려놨다. 얼마나 도량이 넓은가? 얼마나 담담하고 욕심이 없냔 말이다.선물을 사서 차를 몰고 저택으로 갔다. 정정당당하게 진짜 조상님을 알현하러 가는 것이다.그리고 휘종제는 증손주 며느리를 보자 기쁨에 겨워했는데 특히 아들 5명에 딸 하나를 낳았다는 말에 더할 나위 없이 놀라며 그 자리에서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웠다. “좋아, 우리 우문 가문의 사람은 역시 달라. 태자는 아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