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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2782화

“갔어요!” 녹주가 마당문을 들어서며 얼굴이 새하얘졌다. “우리가 오늘 부엌에 준비해 둔 고기를 전부 싸서, 예쁜 대접 몇 개까지 가져갔어요. 새끼 봉황이 자기들에게 왔을 때 날아올라서 그릇을 몇 개 깨 먹었다면서 우리더러 배상하라고 했어요. 부엌에서 나갈 때 솥단지도 하나 가져가면서 그릇만 가져가면 깨지기 쉬우니까 솥에 넣어 가면 안정적이라고.”

우문호는 어이가 없었다. 그 정도라고? 큰할아버지께서 그들을 그렇게 홀대하신다니.. 식기까지 가지고 다니면서.

탕양도 들어와서 말을 보탰다. “그게 대숩니까? 본관에 왔을 때는 말이죠. 다리가 부러져서 마당에 놔둔 의자 2개가 있었는데, 나중에 고쳐야지 한 걸 바로 멜대에 달아 어깨에 메고 갔어요.”

“안풍친왕 전하께서 그렇게 가난하신가?” 서일은 이해할 수 없었다. “제가 듣기로는 저들도 봉지와 생업이 있고, 소요공과 이리 나리처럼 부유한 제자가 있으니 그렇게 찢어지게 가난하게 사시는 건 아니죠?”

“그건 몰라. 희상궁에게 물어봐야지.” 탕양이 말하자 녹주가 바로 희상궁에게 물어보러 갔다.

삼대 거두가 원경릉과 현대로 간 뒤로 희상궁은 초왕부로 돌아와 아이들을 데리고 지냈는데, 삼대거두와 원경릉을 걱정하긴 해도 치료하러 간 데다 믿고 맡길 수 있는 태자비의 사부라고 생각하니 위기의식이 들지 않았다.

안풍친왕 부하 얘기를 들은 희상궁이 웃으며 말했다. “적성루가 전에는 가난했죠. 하지만 분봉을 받은 뒤로 전답이 있고 왕비 마마도 장사를 하신 데다 나중에 방비부인께 유산도 받아서 살기 좋아졌어요. 안타까운 건 휘종제께서 보위에 오르신 뒤 안풍친왕 전하 부부께서는 경성을 떠나 돌아오지 않으시겠다며 수중에 은자와 재산을 전부 나눠주셨거든요. 아직도 기억하길 당시 왕비마마께서 아주 흥분하셔서 마침내 여기를 떠날 수 있다고, 또 이제 돌아올 필요 없다고 하셨어요. 적성루 물건을 산산조각으로 다 때려 부수며 아주 통쾌하기가 그지없었죠. 그런데 떠난 지 1년 만에 왠지 다시 돌아오셔서 저희와 오래 있지 않으시고 적성루 물건을 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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