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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2755화

작가: 유애
last update 최신 업데이트: 2024-10-29 19:42:56
원경주도 갈피를 잡지 못했지만 우선 엄마를 위로했다. “문제없을 게 틀림없으니까 초조해하지 마시고 우선 기다립시다. 지금 많은 사람들이 출동해서 찾고 있으니 여기 있는 게 확실하면 반드시 찾아낼 수 있을거예요.”

“그래, 기다려보자. 무슨 일이 있으면 바로 나한테 전화하고!”

전화를 끊자마자 원경주는 깊은 숨을 토해내며 주진을 바라 보았다. 그들이 너무나도 걱정 되었다.

양여혜도 재빨리 차를 몰고 도착했다. 위아래 검은 슈트에 긴 머리를 뒤로 틀어 올려 깔끔하고 시원시원한 인상이었다.

양여혜는 두 사람과 인사를 나누고는 임시 지휘 본부로 들어갔다.

“어떻게 됐어요? 찾았나요?” 그러고는 바로 로양에게 물었다.

“아직 소식이 없어. 문제없다고 확신하지?” 로양이 다시금 확인했다.

양여혜가 잠시 미간을 찡그리더니 답했다. “문제 없을거예요. 제가 당겼으니까. 하지만 앞뒤로 2~3년의 편차가 있을 수도 있어서 떨어지는 곳은 차마 제가 수정할 수기 없었어요. 왜곡 정도는 지금이 최고치였다고 생각해요. 앞으로 점점 평소대로 회복하겠죠.”

“앞뒤 2~3년이라고? 그건 좀 곤란한데.” 로양이 경찰서에 얼른 전화를 걸어 정봉산에서 과거 2~3년 사이 누군가 산꼭대기에서 동사한 사건이 발생한 적이 있는지 물었다. 그러자 동사 사건은 있었지만 고전 복장을 한 사람이 동사한 사건은 없었다고 했다.

“바꿔 말해 과거 2~3년이 아니니 계산 착오가 있었다면 앞으로 2~3년이란 얘기니 그건 쉽지 않겠어요. 지금 시공간 왜곡이 상당히 심각해서 우리도 2~3년 후에 가서 그들을 데리고 돌아올 확률이 높지 않아요. 게다가 우리가 갈 수 있다고 치더라도 그 사람들이 시공간의 통로를 지나야하기 때문에 똑같이 잘못이 생길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이럴 경우 잘못이 발생할 비율이 더 높죠. 왜곡이 너무 심해서 출구를 판별할 수 없으니까요.” 양여혜가 미간을 찌푸리며 말했다.

주진과 원경주는 옆에 두 사람의 대화를 듣고는 심장이 얼어붙었다. 2~3년 후일 경우엔 원경릉과 주재상은 살 수 없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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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러자 주진과 원경주는 거의 동시에 의자에 털썩 주저앉았다. 팽팽했던 긴장이 조금 풀리며 등에 식은땀이 흘러 내렸다.산비탈을 따라 내려가자고 원경릉이 먼저 말을 뱉었지만 오히려 원경릉 본인이 기진맥진한 나머지 힘이 따라주질 않았다. 원경릉은 아직 산후조리 중이었기 때문이다. 사실 다른 세 사람은 썩 괜찮아 보였다. 차가운 바람이 연달아 몰아치니 머리도 무거워져서 원경릉은 한 걸음도 내딛을 수가 없었다. 결국 망토를 두르고 앉아 헐떡거리며 숨을 마구 내쉬었다.소요공은 원경릉이 거의 탈진한 것을 보고는 걱정되는 듯 말했다. “차라리 제가 경공을 시전해 사람이 있는지 내려가 보는 건 어떨까요?”원경릉이 재빨리 고개를 흔들었다. “그건 안 돼요. 여기가 어떤 곳인지 모르는데 길이라도 잃으면 우리를 찾아서 돌아올 수 없어요. 그럼 우린 헤어지게 될 겁니다.”“못 돌아올 정도는 아니죠. 여기서 기다리세요. 제가 사람을 못 찾으면 꼭 다시 돌아올 테니까 이렇게 하는 걸로 합시다!”태상황은 소요공이 미덥지 않아 안절부절못하더니 결국 따라 나섰다. “나도 같이 가지!”그러고는 뒤를 돌아 주재상에게 말했다. “꼬맹이는 여기서 꼼짝하지 마. 아무 데도 가지 말아. 알았지? 우리가 사람을 찾으면 너희를 찾으러 돌아올 테니까.”“그래, 조심하고!” 주재상도 여기서 가만히 죽음을 기다리느니 차라리 저들이 먼저 찾으러 나가보는 게 낫다고 생각이 들었다.그렇게 태상황과 소요공은 경공을 시전해 숲을 지나서 산 아래로 내려갔다.이 산은 비교적 높은 편이라 그들이 가는 길 내내 아무도 보이지 않았다. 연달아 산을 넘고 개천을 건너 드디어 산 아래에 도착하자 널찍한 길이 보였다.“십팔매, 이 길은 아주 평탄하군. 대체 뭐로 만든 거지? 길 양쪽에 이렇게나 많은 풍등도 걸려 있어!” 태상황이 고개를 들어 도로 양쪽으로 늘어선 가로등을 한동안 쳐다보았는데 호기심에 가득 찬 눈빛이였다.소요공도 쭈그리고 앉아 손으로 도도를 두드려보더니 놀라서 말했다. “아주 단단해. 풍등이 이렇게

  • 명의 왕비   제 2757화

    두 사람이 다시 차에 치여 땅바닥에 내동댕이쳐졌지만, 이번엔 다행히 사전에 준비가 돼서 내공으로 몸을 보호해 상처가 더 심해지는 정도는 아니었다.하지만 원래 한 사람은 머리, 한 사람은 다리를 다쳤던 상태였고, 두번을 치였으니 바로 일어날 수가 없었다.차에서 비틀거리며 내린 운전기사는 눈앞의 광경을 보고는 넋이 나가 주저앉았다. ‘아니 왜 이렇게 지지리도 재수가 없는 거지? 오늘 막 면허증을 따자마자 두 노인을 치여 죽인 거야…?’두 명의 운전기사는 떨어져 서로 마주 보며 울상을 지었다. 그들을 먼저 친 운전기사가 벌벌 떨며 주머니에서 담배를 꺼내 다른 운전기사에게 주더니 부들거리는 입술로 말했다. “형씨, 어떻게 생각해요? 병원으로 옮길까요? 아니면 그냥 모른 척 지나갈까요? 여기 본 사람은 아무도 없을거예요.”그러자 20대 초반으로 보이는 다른 운전기사는 두 손을 덜덜 떨며 담배를 받아 들고는 거의 울먹이는 목소리로 말했다. “제…. 제 차는 보험이 없어요!”먼저 친 기사가 마찬가지로 오열했다. “저도 보험이 막 종료된 지 사흘째인데… 아직 월급이 안 들어와서 한 달 뒤에 다시 갱신하려고 했죠!”담배에 불을 붙이고 한 모금 빨자 두 사람 눈에 갑자기 독기가 뿜어져 나오며 거의 동시에 휴대전화를 꺼내 119을 눌러댔다.한편, 원경릉과 주재상이 산속에서 기다린 지 한 시간 남짓. 마음이 급해지는 상황에 마침 멀리서 손전등의 강한 불빛이 보였다. 익숙한 빛이 비치자 원경릉은 거의 피가 용솟음치는 것을 느끼며 감격한 나머지 크게 소리쳤다. “거기 누구 있나요? 거기 누구 있어요? 우리를 데리고 하산해 주세요. 길을 잃었어요…!”그러자 빛이 원경릉쪽으로 비쳐들며 많은 사람들이 외쳤다. “찾았습니다. 찾았습니다!”찾았다는 한마디에 주재상과 원경릉은 너무 감격한 나머지 태상황과 소요공이 하산해서 데려온 사람이라고 착각해버리고 말았다. 원경릉은 원래 두 사람에게 거의 기대를 품고 있지 않아 정말로 사람을 찾아서 올려보낼 줄은 꿈에도 몰랐기에 더 감격했다

  • 명의 왕비   제 2758화

    “우리가 찾을 테니 당신들은 우선 산에서 내려가세요. 산속은 상당히 추우니 조심하시고요. 그리고 한 분은 맹인이시고, 한 분은 정신이 없어 보이니까 뒤에 무슨 일이 있는지는 돌아보지 마시고 가세요.” 경찰은 다른 경찰을 몇 명에게 하산을 돕도록 했다.원경릉은 원래 여기서 그들을 기다릴 생각이었으나 주재상이 눈이 보이지 않는 상태에서 새로운 시공간에 왔으므로 낯선 사람을 경계할 게 분명했다. 그리고 그의 상태가 비교적 심각해 일단 하산해 주진 등과 연락을 취하고 병원으로 보내 검사를 받은 후 내일이라도 바로 수술을 준비하게 한 뒤 자신은 다시 여기로 돌아와서 수색을 돕자고 결심했다.하지만 주재상은 오히려 하산하고 싶지 않다며 여기서 그들이 돌아오는 것을 기다리겠다고 했다.“우리가 이렇게 가면 그들이 돌아와서 우리가 없는 걸 보고 분명 당황할 겁니다. 전 안 가요. 전 여기 남아서 그들을 기다리겠어요.”원경릉이 말했다. “걱정하지 마세요. 이렇게나 많은 사람들이 찾고 있으니 그들도 우리처럼 반드시 찾아낼 겁니다. 어쩌면 벌써 찾아서 하산하고 있을지도 몰라요. 우리도 얼른 하산해서 그들과 합류하죠.”원경릉은 사실 태상황과 소요공이 걱정됐지만 주재상쪽 상황이 더 위급하다고 판단했다. 수술을 앞둔 사람이라 반드시 모든 지표를 확인하고 수술 가능 여부를 판단할 수술전 검사가 필요했다.그래서 빨리 입원하자고 주재상을 설득하는 수밖에 없었다.주재상도 산에 사람이 많은 것을 알고는 시간 낭비하지 않고 조금이라도 빨리 출발하는 게 낫겠다 싶어 원경릉 말을 듣고 함께 하산했다.하산하는 길에 카메라, 휴대전화 등 각종 촬영기재들이 두 사람을 향하고 있어 한밤중이 대낮같이 환했을 뿐만 아니라 각종 떠드는 소리가 뒤섞여 있어 정신이 없었다. 마침내 잃어버린 엑스트라를 찾았다는 말에 모두가, ‘그런데 무슨 드라마지? 이렇게 예쁜 배우가 고작 엑스트라라고?’라며 수군댔다. 원경릉은 얼떨떨한 게 영문을 모르겠지만 차마 주변 경찰에게는 물을 수가 없었다. 말이 많아지면 결국

  • 명의 왕비   제 2759화

    한 시간 남짓 걸어 마침내 그들은 산 아래 지휘 본부에 도착했다. 주진과 원경주가 입구에 서 있다가 멀리서 원경릉과 주재상이 오는 것을 보고는 감격에 벅찬 표정으로 달려갔다. 정말 그들이 성공할 줄은 생각지도 못했다.원경주는 바로 엄마에게 전화해서 울먹였다. “엄마, 찾았어요. 드디어 찾았다고요!”수화기 너머 감격해 나무아미타불을 외치는 소리가 들려왔다.원경릉과 주재상이 산에서 나오자 기자들이 다가와 마구 사진을 찍어 대는데 경찰들이 기자를 재빨리 쫓아냈다. 모든 게 다시 고요해지자 원경주가 여동생을 보고 눈시울을 붉히며 감격해 약간 꺾인 목소리로 말했다. “일단 안으로 들어가서 얘기하자, 여긴 바람이 차.”원경릉은 눈물이 그렁그렁한 채로 고개를 끄덕였다. 목이 메어 말이 한마디도 나오지 않았다.그렇게 네 명이 지휘 본부 안으로 들어가자, 경찰이 따라 들어와 로양에게 아직 두 사람은 못 찾았다는 내용을 보고했다. 그러자 로양이 원경릉을 보고 이상하다는 듯 물었다. “어떻게 된 거죠? 같이 넘…. 실종된 거 아니었습니까?”주진은 원경릉이 이 사람을 모를 거란 생각에 얼른 귓속말했다. “이분은 안풍친왕비의 어머니이신 로 국장님으로, 경찰들에게 수색을 명해 실종된 엑스트라…. 그러니까 당신들을 찾으라고 명하신 분이에요.”원경릉이 알아듣고는 감사한 마음에 로양에게 무의식적으로 예를 취하려다가, ‘맞다 여기는 북당이 아니지’라 생각이 들어 얼른 자세를 고쳐 살짝 붉어진 눈으로 로양에게 인사를 건넸다. “저희가 산속을 오래 헤맸는데 나가는 길을 못 찾았어요. 저와 다섯째 할아버지는 힘이 달리고 지쳐서 더 이상 걸을 수 없는 상태라 18째 할아버지와 여섯째 할아버지가 사람을 찾으러 하산하셨는데 결과적으로 아직 돌아오지 않았습니다. 로 국장님, 그분들은 길이 익숙지 않은 분들로, 이곳은 잠재적인 위험 요소가 너무 많습니다. 계속 사람을 보내 찾아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로양은 너그러운 눈빛으로 원경릉을 보며 살짝 고개를 끄덕인 후 옆에 서 있던 양여혜에게 말했다

  • 명의 왕비   제 2760화

    “안돼요. 우선 병원부터 가야 해요. 당장이라도 수술을 받으셔야 해요.” 원경릉이 주재상을 보며 말했다.주재상이 의혹의 빛을 띠고 한참 망설이다가 물었다. “말씀하신 수술 치료라는 게 도대체 어떤 겁니까? 치료한 뒤에 제가 눈을 다시 쓸 수 있고, 죽지 않을 수 있다는 건가요?”주재상은 원래 이곳에 오고 싶지 않았고, 단지 원경릉을 옆에서 지키고자 온 것이기에 자신의 수술에 대한 문제를 이제서야 제대로 고민하게 된 것이다.“그럴 가능성이 커요. 재상, 안심하셔도 됩니다!” 원경주가 원경릉을 대신해 답하고는 끝에 한 마디 더 보탰다. “저는 당신의 집도의로 유사한 수술을 많이 진행했으며 이번보다 훨씬 복잡한 수술도 다 진행했어요. 성공률이 매우 높으니 걱정하지 마세요.”주재상은 잠시 말이 없다가 입을 열었다. “전 두려운 게 아니라, 단지….”“단지 태상황 폐하와 소요공이 곁에 계시기를 바라실 뿐이죠?” 원경주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그는 오랜 기간 의사 생활을 해 왔기에 곧 큰 수술을 받을 사람의 마음을 잘 알 수 있었다. 속으로 무엇을 망설이고 어떤 심리적인 의지가 필요한지 말이다.주재상은 부인하지 않고 가만히 한 마디만 더했다. “저는 그저 그들의 평안한 모습을 보고 싶을 뿐입니다.”원경릉은 주재상이 두 사람을 얼마나 걱정하는지 알기에 한 가지 제안했다. “그럼 이렇게 하죠. 우리 다 기다릴 필요 없이, 제가 우선 재상과 병원에 가고 만약 양 선생님이 두 분을 찾으면 모시고 병원으로 와서 우리와 합류하는 것으로 하는 거예요. 어때요?”주 재상의 답을 기다리지 않고 원경주가 바로 말했다. “그럼 그렇게 하죠.”원경주는 바로 차를 수배해 로양에게 감사 인사와 간단한 설명을 한 뒤 차를 몰고 떠났다.주 재상은 보이지 않아 자신이 타고 있는 차가 어떤 차인지 모르지만, 속도감은 잘 느낄 수 있었기에 속으로 화들짝 놀랐다. ‘이건 도대체 무슨 마차지? 어떻게 이렇게 빨리 달릴 수 있지? 이렇게 달리면 하루에 천리라고 가겠어!’이 나라가 북당을

  • 명의 왕비   제 2761화

    주재상은 실명한 탓에 귀가 예민해져 원경릉과 엄마의 대화를 듣고는 순간 의구심이 들어 자신을부축하고 있던 주진에게 물었다. “태자비 마마께서 말하는 분께서 마마의 사부님이십니까?”주진이 답하지 못하고 있을 때 원경릉 오빠가 대신 말했다. “마마의 부모님이세요. 저는 마마의 오빠고요.”그러자 주재상은 깜짝 놀라 다시 물었다. “그럼 정후께서 이 곳에 계신단 말입니까? 마마의 오라비시면? 원륜문이 아닙니까? 어째서 목소리가 다른가요?”원경주는 약간 멍해졌다. 주재상은 얼굴에 의혹의 빛이 가득한채 ‘어떻게 된 거야? 사람은 데리고 왔으면서 아직 제대로 얘기를 안 한 것 같은데? 설마 유괴해서 데려온 건 아니겠지?’라며 생각했다.원경릉은 눈물을 머금고 고개를 돌려 미소를 지었다. “일단 들어가서 다시 얘기해요.”…한편, 어떤 병원 응급실에서는 나이 든 엑스트라 두 명이 교통사고로 이송되었다. 같이 온 사람은 울상을 짓고 있는 사람으로 두 사람은 얌전히 밖에서 기다리고 있었다.응급실에 이송된 뒤 얼마 후 한 간호사가 와서 물었다. “다치신 분 성함은 어떻게 되시죠? 약물 알레르기 있으세요? 앓고 계신 지병이 있으신가요? 최근 어떤 약을 사용하셨죠?”두 사람은 벙찐 채 서로 얼굴만 바라보았다. “모르는데요. 우리 차 두 대가 접촉 사고를 내서 병원으로 데리고 온 거예요.”간호사가 미간을 찡그렸다. “경찰은요? 그럼 경찰부터 불러서 조사해야죠.”두 사람이 놀라서 물었다. “아직 경찰에 신고 안 했어요!”간호사가 ‘어머’하며, “경찰에 신고를 안 하고 어떻게 보상 책임을 져요?”라고 답답한 듯 물었다. 두 사람은 이마에 흐르는 식은땀을 닦으며 쭈뼛거리며 말했다. “순간 당황해서 생각을 못했습니다.”“치료만 해주시면 우리는 보험이 없으니 보상 책임을 따질 필요가 없어요. 얼마가 나오면 둘이 나눠 내면 됩니다.”그러자 간호사는 고개를 저었었다. 이렇게 책임감이 부실한 사람들을 대하는 게 일 년에도 여러 차례였기에 치가 떨렸다. “의료비와 약제비는 나누실

  • 명의 왕비   제 2762화

    “1번!”“1, 다음은요?”“그냥 1번!” 간호사가 당황스럽다는 표정으로 의사를 바라보았는데, ‘혹시 이 분들 머리 부딪힌 거 아닌가요?’ 하고 묻는 듯 했다.의사도 역시 우선 검사부터 해봐야 한다는 생각에 태상황에게 물었다. “지니고 계신 돈 있으세요? 두 분 상황이 당분간 생명의 위협은 없으므로 이어지는 검사는 먼저 수납부터 해야 해서요.”“나 있지!” 소요공이 순간 뿌듯한 표정으로 말했다.그제서야 응급실에 의사와 간호사들이 전부 안도하며 소요공이 소매 속에서 꺼내는 물건을 바라보았는데… 웬 금덩어리?!“왜 금을 가지고 와? 종이돈은 안 가지고 왔어?” 태상황이 꾸짖었다. “종이돈을 쓸 수 있을지 없을지 제가 어떻게 압니까? 금은 공용이잖아요!” 소요공이 말했다.의사가 어이가 없다는 듯 입꼬리를 씰룩거렸다. “어르신, 드라마 소품은 넣어두세요. 가족 전화번호를 기억 못 하시겠으면 제가 주임에게 물어볼게요. 일단 검사부터 하고 수납할 수 있는지 봐야겠어요. 사실 두 분 연세에 차 2대에 치이신 거면 상황이 매우 심각한게 정상일텐데 초기 검사결과로는…. 에휴, 됐습니다. 일단 엑스레이 부터 찍으러 가시죠.”의사가 두 사람을 보고 아이러니를 느낀 것이 한 두가지가 아니였다. 이 둘이 처음에 왔을 때는 허리가 아프다 다리가 아프다고 했는런 지금은 일어나서 다리도 움직일 수 있고 아픈 증상이 없는 것이 오히려 머리에 좀 문제가 있어 보였다. 계속 영문을 모르겠는 말과 영문을 모르겠는 행동을 했기 때문이다.예를 들면 주사기를 무는 게 마치 예전 시대에 담뱃대를 무는 모습과도 같았다.의사는 돌아 나가며 간호사에게 계속 그들에게 이름과 집 주소 및 가족 정보를 물어보라고 했다.“어르신” 간호사가 노트를 들고 한숨을 쉬며, 이름, 나이, 집 주소등을 물어보았고, 태상황이 답했다. “과인은 우문호, 52세, 과인은 평생을 황제와 태상황을 역임했다네.”소요공이 킥킥 웃었다. “고작 52세라고? 72세겠지!”태상황이 얼굴을 굳히고는 엄숙한 목소리로

  • 명의 왕비   제 2763화

    두 사람을 검사실에 보내자 의사가 금을 간호사에게 건네주었다. “잘 뒀다가 나중에 저분들께전해주세요.”간호사도 금을 들어보니 꽤 무거워서 무게를 재자 정말 금 열 돈의 무게와 같았는데 색을 보니 순금 같지는 않았다. ‘요즘은 드라마 소품을 이렇게 진짜 같이 만드나?’간호사가 잠시 생각해 보다가 얘기했다. “주임님께 좀 봐달라고 하죠, 만약 정말 금이면 잃어버리면 큰일이니깐요.”…소요공과 태상황은 CT실에 도착했다. 태상황은 방금 진짜 이름과 신분을 얘기한 것을 생각하고 나중에 문제시되지 않을까 싶어 소요공에게 잔소리해댔다. “저 사람들이 또 물으면 넌 자기 이름이랑 신분 얘기하지 마. 아무것도 기억 안 난다고 해.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지켜보고 있지 않는 틈을 타 우리 몰래 달아나자. 조금이라도 빨리 산으로 돌아가야지. 다들 산에서 얼어 죽었을까 봐 걱정이야.”소요공이 작게 속삭였다. “저 사람들 무공이 어느 정도인지 모르잖아요. 우리가 꼭 싸워서 이긴다는 보장이 없으니까요.”“그러니까 말이다.. 일단 지켜보자고. 먼저 모험하지 말고. 어쨌든 길도 낯설고 정말 무슨 상황이 생기면 금위위가 없는 상태니까.” “알겠어요. 태자비 마마를 번거롭게 해선 안 되죠, 기억하겠습니다.” 소요공이 말했다.CT실 문이 닫히자 간병인이 두 사람 몸에 금속을 지닌 게 없는지 묻고는 전부 벗으라고 했다.소요공이 ‘알겠다’하고는 소매에서 무엇인가를 꺼내는데 금 한 덩이, 두 덩이, 세 덩이, 네 덩이, 다섯 덩이.... 수도없이 나왔다. 태상황이 멍하니 보더니 놀라 또 잔소리를 해댔다. “넌 뭘 그렇게 들고 왔어!”“돈이 없으면 한 발짝도 움직이기 힘들잖아요. 궁에만 오래 계셨는지 바깥세상 현실을 아무것도 모르시네요.제가 금을 좀 가지고 있어야 그나마 먹고 마실 걱정이 없죠.” 소요공이 말했다.CT실 의사와 간호사는 눈이 커지고 입이 떡 벌어졌다. ‘이거 정말 금이야?’간병인이 빼놓은 금을 잘 보관해 두고 순서대로 들어가게 한 뒤 CT를 찍었는데 무슨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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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늑대파 사람이 안지여와 소여쌍을 질질 끌고 나가는데, 소여쌍은 여전히 미친사람처럼 웃어대기만 했다.이리봉청은 그들이 끌려 나가는 것을 보자, 눈앞에 안지여가 자신을 데리고 소여쌍의 침대 앞으로 가서 소여쌍의 그 악랄한 말을 듣던 순간이 떠올랐는데, 눈 깜짝할 사이에 여리여리하고 아름답던 그녀가 이렇게 변해 버린 게 꿈처럼 느껴졌다.풍도성을 접수한 뒤 안풍 친왕은 관리들을 새롭게 임명했고, 더 이상 성주 같은 것을 두지 않고 조정과 이부에 적합한 인사를 선발해 풍도성 지부로 앉힐 것을 요청했다. 풍도성은 더 이상 이전의 독립 자치 지역이 아닌, 다른 주나 현과 마찬가지로 조정에 귀속되어 통일서 있게 다스리게 되었다.더불어 안풍 친왕은 별도로 서신을 써서 황제인 우문호에게 보냈는데, 풍도성을 추천하지만, 이건어디까지나 건의와 추천이니 황제가 생각하는 마땅한 사람이 있으면 안풍 친왕의 추천에 신경 쓰지 않아도 된다는 내용이 담겨있었다.동시에 안지여의 잔당들이 계속 나타났다.안풍 친왕이 이번에 이렇게 많은 사람을 데려오고, 호랑이와 눈 늑대, 회색 늑대까지 출동시킨 건 바로 모든 세력을 강화하고, 신속하게 진압해 풍도성을 조정에 복귀시키고 보름 만에 비적을 토벌하며 기본적인 숙청을 마무리하기 위해서였다.박원은 잔당의 남은 불씨가 다시 타오르는 것을 막기 위해서 안풍 친왕의 영패를 가지고 부근에 5천 명의 군사를 파견시켜 풍도성을 지켰다. 이리 나리는 자금을 지원해 천문 세가의 묘를 이장하였는데, 이전 무덤은 안지여가 고른 곳으로 폐허에 가까워, 그는 천문 세가 사람들이 그런 곳에서 안식을 취하기를 원하지 않았다.풍도성에 온지 거의 한 달가량 될 때쯤, 대군은 경성으로 돌아갈 채비를 했다.돌아가기 전에 미색이 안지여와 소여쌍을 보러 갔다가, 돼지우리에서 죽느니만 못한 삶을 사는 것을 보고 그제야 비로소 맺혀 있던 한이 풀리는 기분이 들었다.미색은 이리 나리와 어머님에게 알리지 않은 것이, 두 사람은 이미 안지여가 누군지 잊은 듯 보였기 때문이었다.

  • 명의 왕비   제 3036화

    이리봉청에게 있어 모든 건 지나가지 않았고, 36년 전 일은 여전히 어제 일 같이 느껴졌다.“어머니, 그를 어떻게 처분하시겠어요?” 이리 나리는 이리봉청의 마음을 넘겨짚을 수 없어 함께 걷는 동안 아무 말도 하지 않다가 천천히 입을 열었다. “네 생각은 어떠니?” 이리봉청이 다시 되묻자 이리 나리가 원한에 사무친 눈빛으로 말했다. “제게 처분하라고 하면 전 그를 죽여 버릴 겁니다.”이리봉청은 알았다며 대답만 했다가, 다시 30분쯤 걷다가 정자에 앉아 을 때 말을 덧붙였다. “난 안 죽일 거야.”이리 나리가 약간 놀라서 물었다. “어머니, 또 마음이 약해지신 겁니까?”이리봉청이 고개를 흔들었다. “그 반대야. 그 인간을 죽이는 게 마음이 약해진 거지. 사실 며칠 동안 이전의 원한을 내려놓을 수 있을지 생각해 봤는데, 내려놓을 수 있다면 그 인간을 백번이라도 죽이겠지만, 난 그럴 수 없더구나. 아들아, 게다가 오늘 천문 세가 대문을 들어서는 그 순간, 더욱 마음을 굳혔단다.”이리봉청이 일어나 집안을 둘러봤다. 이곳은 그녀의 가족들이 살아 원래 온통 사람 소리로 가득한 곳이였다. 그들의 웃던 광경이 눈앞에 비치는가 하더니, 눈 깜박할 사이에 모두 사라지고 말았다. 그들은 다시 돌아올 수 없다는 것을 뜻한다. 천문 세가는 큰 잘못을 저지른 것도 없는데 멸문지화를 당했고, 가엾게도 그 중엔 아이들이 많아서 제일 어린아이는 이제 태어난 지 한 달밖에 되지 않았었다.이리봉청의 얼굴에 눈물이 타고 흐르며 가슴이 미어졌다. “그자와 소여쌍을 밖에 내버리고 사람을 시켜 지켜보도록 해. 죽게 두지 말고 계속 살려둬. 36년은 더 살면서 이 세상의 고생을 모두 겪어야, 내 마음에 맺힌 한이 풀리고 억울한 망자들도 안식에 들지!”이리 나리는 온몸으로 그 마음이 느껴져, 어머니가 눈물 흘리는 것을 더는 볼 수 없었다. “네, 전부 어머니께서 말씀하신 대로 할게요.”안지여와 소여쌍은 버려졌다. 짧은 며칠 사이에 안지여는 의기양양하던 성주에서 시궁창 쥐로 변해, 사람들이

  • 명의 왕비   제 3035화

    안지여는 풍도성 지하감옥에 갇혔다. 빛 한 줄기 없는 지하감옥에서 사방에 끝없는 어둠과 절망만이 안지여를 삼키고 있었다.훼천의 형벌은 12 시진 후면 사라져서, 앞으로 안지여는 그저 한 명의 폐인일 뿐이었다.안지여의 결사대가 성으로 공격해 들어오기 전에, 이리봉청은 오 선생을 찾아내 안지여가 저지른 모든 죄를 고백하게 하고 안풍 친왕이 친필로 받아 적었다. 안지여가 당시 천문 세가를 해친 경위를 소상히 써 내려간 뒤, 오 선생과 안풍 친왕의 직인을 찍고 인쇄해서 대중에게 공개했다.안지여의 죄악은 하늘을 찔러 백성들 모두 혀를 내두를 정도였다.안지여의 결사대의 옛 부하들이 본래 성을 공격해 들어가 안지여를 구출할 계획을 세워놓았으나, 안지여의 죄상이 공포된 뒤로 많은 사람들이 해산하였다. 유일하게 무대장군만이 수천 명을 데리고 성으로 쳐들어왔지만, 안풍 친왕과 이리 나리가 이미 대비해둔 덕분에, 경성에서 굴러온 돌이 무대장군의 박힌 돌을 빼내는 전투를 벌였다.풍도성에 온 지 7일째, 안풍 친왕은 풍도성을 접수하고 성에 살던 사람을 쫓아내며 서민으로 강등시켰다.안지여와 소여쌍에 대한 처분은 이리봉청에게 넘겼다.안지여는 캄캄한 지하감옥에서 6일을 지내는 동안, 처음엔 침착한 척 가장했으나 사흘째가 되자 울부짖으며 악독한 저주의 말을 내뱉더니, 나흘째가 되자 용서해달라고 애원하며 참회했다.손발의 힘줄이 끊어진 안지여는 일어나 걸을 수도 없고 심지어 스스로 몫숨을 끊을 힘도 없었다.그 와중에 매일 누군가가 먹고 마시도록 해주고, 상처도 치료해 주어 살 수 있다는 부질없는 희망을 품게 했다.훼천의 말에 따르면, 진정한 절망은 살아도 죽느니만 못하고, 죽고 싶어도 죽지 못하는 것으로, 온 마음으로 죽기를 바라지만 살지도 모른다는 희망을 품었다가, 안간힘을 쓴 뒤 다시 절망에 빠지는 것을 끊임없이 반복하는 것으로, 사람을 한없이 죽였다 살렸다 괴롭힌다고 했다.결국 안지여를 죽일지 말지 여부는 이리봉청에게 달렸는데, 그녀는 안지여를 단번에 죽여 천문 세가

  • 명의 왕비   제 3034화

    안지여의 이마에 파란 힘줄이 불끈불끈했으나 냉정을 가장했다. “내가 두려워할 줄 알았나 보지? 죽음도 두렵지 않은데 뭘 더 두려워하겠어?”“넌 두려울 것이야!” 이리봉청이 고개를 돌려 이리 나리를 보고 살짝 그의 팔을 잡았다. “내가 오는 길에 늑대파 사람이 그러던데, 천하에서 제일 잔혹한 형벌을 아는 사람이 늑대파에 있다고. 그게 사실인 것이냐?”이리 나리가 가볍게 답했다. “물론 사실이죠. 훼천이라고 합니다. 늑대골 출신이에요.”“안지여가 버틸 수 있는지 어디 한 번 보고 싶구나.” 이리봉청이 말했다.이리 나리가 엄숙한 태도로 명을 내렸다. “훼천!”그러자 훼천이 급히 나왔다. “이리 나리, 분부하시지요!”이리 나리는 그가 짐짓 냉정한 척하고 있으나 눈빛이 조금씩 허물어져 가고, 몸까지 부들부들 떠는 것이 아주 만족스러워 훼천에게 담담하게 말했다. “시작해!”안지여가 갑자기 큰 소리로 욕했다. “난 네 아버지거늘, 감히 나에게 손을 대다니, 천벌을 받아 마땅한 놈 같으니라고!”이리봉청이 이 말을 듣고 잠시 주저하는 눈빛으로 이리 나리를 바라봤다.이리 나리가 이리봉청의 손을 잡으며 말했다. “제 아버지는 오직 저를 키워주신 안풍 친왕뿐이십니다.”이리봉청이 살짝 안도했다. “저 인간이 단지 나만 해쳤으면 네 체면을 봐서 놔줬겠지만 천문 세가의 수백 명의 목숨을 앗아갔으니 난 용서할 수 없구나.”“이리봉청, 너 언제 이렇게 악랄하게 변했어? 죽이려거든 그냥 죽여. 난 천문 세가 사람을 죽이긴 했어도 그들을 괴롭히진 않았어. 네가 날 죽이려거든 깨끗하게 단번에 죽여!”안지여가 크게 노해 몇 번 몸부림을 치다가 상처가 벌어지는 바람에 배에서 선혈이 흘러나오고, 훼천이 가까이 다가가자, 눈에 두려움이 깊어졌는데, 늑대골 출신 훼천은 온몸에서 피비린내가 뿜어져 나와 안지여를 덜덜 떨게 했다.“이리율!” 안풍 친왕비는 시ㅈ가하기 전에 이리 나리를 불렀다. “내가 여기서 네 엄마와 같이 있을 테니 넌 먼저 나가 있거라!”이리 나리가 안풍 친왕비에게

  • 명의 왕비   제 3033화

    안지여에게 구원 병력이 없는 상황에서, 이리 나리 일행이 성을 제압하는 건 식은 죽 먹기였다.대오가 경성에서 출발하기 전에, 안풍 친왕비가 미리 사람을 풍도성으로 보내 각처, 특히 성 수비군과 군대에 잠입시켜, 음식에 효과가 천천히 나타나는 독을 풀어, 오늘 중독 증상이 나타나도록 독의 분량을 조절했다.적어도 내일까지는 안지여를 도우러 올 사람은 없었다. 독성은 적어도 이틀이 지나야 깨끗해지기 때문에 이틀 동안 그들은 설사와 전신 무기력으로 성에 무슨 일이 있다는 걸 알아도 와서 도울 수 없었다.그리고 그들이 기력을 회복할 때쯤이면, 안지여는 벌써 죽었을 것이다.안풍 친왕과 이리 나리는 성을 통제하고, 안지여 부부를 제압해 두 사람을 줄로 묶고 지혈시켜 주었다.안지여는 요 몇 년 동안 자신이 상당히 대단하다고 여겼다. 이는 풍도성이 부유하기 때문으로, 돈으로 많은 사람을 살 수 있었으며, 여러 곳에서 추켜세워 주었기 때문이었다. 그가 처절하게 패배한 적이 없었던 이유는 진정한 적이 없기 때문으로, 주변의 떠돌이 비적은 작은 마을 규모로 너무 작아서 소탕할 수 있었던 것이다. 결코 그가 능력이 있어서가 아니라 적이 너무 약해서였다.조정 사람과 비교했을 때, 그는 제대로 훈련받은 적 없는 비적었기에 일격도 감당할 깜냥이 못됐다.이리 나리는 둘을 중정에 묶어 두었다. 온 바닥에 남은 음식과 깨진 기와가 널브러져 있는 것을 본 안지여는 마음속 깊이 분노가 일었다. 자신의 생일날, 그를 다치게 한 것이 바로 그의 친자식이라는 사실을 받아들일 수 없었다. 더욱이 오늘 이렇게 많은 고수가 현장에 있었는데도 제대로 싸워보지도 못하고 이런 결말을 맞다니 너무 불쾌했다. 이리 나리가 이리봉청을 부축하고 안지여 부부 앞으로 가서, 그녀가 안지여 부부를 내려다보자, 그들은 낭패에 달가워하지 않는 기색으로, 이리봉청은 분노하는 마음과 함께 서글픈 마음도 들었다. 그들을 죽이면 커다란 복수는 이뤄 천문 세가 망자의 원혼은 달랠 수 있었다.하지만 저들을 이렇게 쉽게

  • 명의 왕비   제 3032화

    “그럴 필요 없을 것 같은데?!” 이리 나리가 검을 휘두르며 안지여를 겨누자, 안지여가 공중으로 뛰어올라 후퇴했다.공자들은 돕고 싶었으나 검은 옷을 입은 노인들에게 바로 제압당했다. 안지여는 이리율 것으로 그들은 주변 사람을 제압하기만 할 뿐 옆에 서서 전투를 관전하고 있었다.이리율의 무공이 얼마나 뛰어난지 그를 가르친 안풍 친왕 부부를 제외하고, 사실 많은 사람들은 모르고 있었다.이리율의 검법은 신속하고 맹렬해서 안지여는 상대하느라 쩔쩔매고 구석으로 몰리고 있었다. 성안의 호위들은 늑대 무리와 늑대파, 홍매문 사람들에게 막히는 바람에 안지여는 홀로 고전을 면치 못했는데 그래도 아직은 버틸 수 있었다.하지만 30분을 못 가서 안지여는 질게 틀림없었다.놀란 나머지 계속 실성해 있던 소여쌍이 갑자기 이리봉청을 향해 바싹 마른 손을 뻗어, 그녀의 목을 조르며 광적인 집착과 분노에 사로잡혀 성질을 부렸다. “멈춰, 다들 멈추라고. 안 그러면 내가 이년을 죽여버릴 것이니까!”소여쌍은 무공을 할 줄 알았지만 잘하지 못한 것이 어릴 때부터 계속 중병을 앓아 무공 연습에 소홀했고 성주 부인이 된 뒤로는 더욱 병기에 가까이할 일이 없었지만, 공력만큼은 아직 약간 있었다.소여쌍은 증오의 힘으로 이리봉청의 목을 졸랐는데, 소여쌍이 조금만 더 힘을 주면 이리봉청의 목을 부러뜨릴 것만 같았다.안풍 친왕이 차가운 눈빛으로 나서려 하자, 안풍 친왕비가 말리며 고개를 살짝 흔들었는데, 그럴 필요 없다는 뜻으로 뒤에 있던 사람들에게도 참으라는 눈짓을 하자 누구도 나서지 않았다.모두가 이리봉청이 제압당했다고 생각했는데, 그녀가 고개를 돌리자, 손가락으로 뭔가를 쥐고 있어 소여쌍의 어깨 위를 휘감고 팔을 눌러 소여쌍이 머리를 돌리게 했다. 이리봉청 손에 쥔 것은 바늘로, 그대로 소여쌍의 오른쪽 눈을 찌르고 들어갔다.소여쌍이 절규하며 이리봉청을 놔주고 선혈이 흐르는 눈을 움켜쥔 채 비틀거리다 바닥에 쓰러져 데굴데굴 구르며 새된 소리를 지르는데, 원망과 저주의 말을 끊임없이 쏟아

  • 명의 왕비   제 3031화

    풍도성 중정에는 안지여의 아들들과 사위가 그의 곁에 남았는데, 크고 작은 부상을 입어 점점 공포에 질려가고 있었다.‘이 사람들, 아주 대단하구나!’안지여는 이리봉청을 보고 비록 조금 냉정해 보였지만, 여전히 놀라운 마음을 감출 수 없었다.갑자기 소여쌍이 큰 소리로 웃으며, 몸을 앞뒤로 흔들며 눈물을 찔끔거리더니 완전히 미친 사람처럼 갑자기 웃음을 멈추고 부들부들 떨리는 손가락으로 이리봉청을 가리키며 원망했다. “뜻밖에 네가 안 죽었단 말이지? 게다가 아들까지 있고. 참으로 황당하구나. 정말 너무 황당해. 원래 죽어야 했을 인간은 죽지 않고, 잘 살아야 할 사람은 36년간 괴로움을 당했어. 이리봉청 네가 날 비참하게 만들었으니 넌 이제 지옥에 떨어져야 해.”이리봉청은 소여쌍의 말을 들은 체 만 체했는데, 그녀 눈에는 지금 안지여만 들어왔다.안지여는 36년을 살아왔지만, 이리봉청에게 있어 36년은 마치 사라진 시간처럼 멸문지화의 원한이 어제 일 같았다.안지여도 이리봉청의 눈에서 분노와 악랄함을 보고, 처음으로 마음속에 두려움을 느꼈다.안지여는 억지로 감정을 가라앉히고 말했다. “네 사람을 데리고 가. 지난 일을 묻지 않을 테니. 그렇지 않으면 풍도성에서 곧바로 10만 대군이 올 것으로, 살아서 도망갈 생각은 꿈도 꾸지 않는 게 좋아.”이리봉청의 목소리가 낮게 잠겼다. “우리는 이 많은 사람들을 데리고 바로 네 성으로 쳐들어갈 수 있어. 넌 이미 졌어.”안지여가 웃었다. “졌다고? 그래?”안지여는 수하의 대장군이 믿음직해서, 그들을 당하게 놔줄 수도 있다고 여겼다. 대장군의 부대는 분명 치밀하게 준비되어 있을 것으로, 아마 지금쯤이면 궁수들이 이미 배치를 마치고 그들을 전부 쏴 죽이기 위해 기다리고 있을 것이기 때문이었다.이리 나리가 이리봉청의 손을 잡고 말했다. “어머니, 저자와 말 섞으실 필요 없어요. 앉아서 지켜보시기만 하면 됩니다!”말을 마치고 의자를 올리더니 이리봉청을 부축해서 앉혔다.안지여가 이리 나리를 보는데 복잡한 기분이 들었다

  • 명의 왕비   제 3030화

    안지여가 퍼뜩 눈을 돌려 이리 나리를 보았다.‘이리봉청이 저자를 아들이라고 불렀다는 건러니까?이리 나리는 그 자리에 있는 사람을 찬찬히 훑어보더니 빠르지도 느리지도 않은 목소리로 말했다. “오늘 안 성주와 좀 오래된 원한을 따져야 하는데, 관련되기 싫으신 분은 자리를 피해 주시지요!”그때 한 사람이 검을 짚고 일어나 호통을 쳤다. “넌 도대체 어떤 놈이냐? 무슨 자격으로 자리를 피해라 마라야? 안 성주를 귀찮게 할 생각이면 일단 나부터 통과해 보시지!”그는 말이 떨어지기도 전에, 장검을 뽑아 파죽지세로 이리 나리를 향해 휘둘렀다.이리 나리는 손을 살짝 움직여 손바닥으로 칼자루를 밀자, 검이 날아가며 그 사람의 귀를 베어 한 줄기 피가 공중에 뿌려지더니, 방금까지 기고만장하던 자가 비명을 지르고 귀는 바닥에 떨어졌다.검이 다시 이리 나리 수중으로 정확히 돌아왔다.이 모든 게 3초 안에 벌어진 일이었다.“회선검?” 검법을 아는 사람들이 깜짝 놀라며 외쳤다.현장은, 숨소리마저도 들리지 않았다.회선검은 검마의 검법으로, 그렇다는 건 저 사람이 검마의 계승자?사람들은 자기도 모르게 무리에서 검마를 찾았다. 과연 두 손으로 검을 안고 있는 사람이 있는데, 고개를 숙이고 있는데도 차가운 안광이 느껴졌다.과연 진짜 검마구나, 사람들의 등에 식은땀이 흘렀다.검마가 천천히 고개를 들어 이리 나리를 흘끔 보더니 속으로 의아해했다. ‘이 자식, 언제 내 비장의 검법을 배운 거야?’이리 나리의 검 끝에선 아직 선혈이 떨어지는데, 여전히 빠르지도 느리지도 않은 속도로 말했다. “이 아수라장에 끼고 싶은 거라면, 제가 무례하다고 원망할 생각 마세요.”“무엄하도다!” 안지여가 몹시 놀랐다가 천천히 정신을 차리고 눈을 치켜뜨며 이리 나리를 노려봤다. “너는 내가 누구인 줄 아느냐? 내가 네 아버지다!”이리 나리가 코웃음을 쳤다!안지여의 몇몇 아들이 달려 나와 소리쳤다. “아버지, 저희가 지켜드리겠습니다.”안풍 친왕이 젓가락을 던지고 일어나 차갑게 명을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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