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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2760화

Penulis: 유애
“안돼요. 우선 병원부터 가야 해요. 당장이라도 수술을 받으셔야 해요.” 원경릉이 주재상을 보며 말했다.

주재상이 의혹의 빛을 띠고 한참 망설이다가 물었다. “말씀하신 수술 치료라는 게 도대체 어떤 겁니까? 치료한 뒤에 제가 눈을 다시 쓸 수 있고, 죽지 않을 수 있다는 건가요?”

주재상은 원래 이곳에 오고 싶지 않았고, 단지 원경릉을 옆에서 지키고자 온 것이기에 자신의 수술에 대한 문제를 이제서야 제대로 고민하게 된 것이다.

“그럴 가능성이 커요. 재상, 안심하셔도 됩니다!” 원경주가 원경릉을 대신해 답하고는 끝에 한 마디 더 보탰다. “저는 당신의 집도의로 유사한 수술을 많이 진행했으며 이번보다 훨씬 복잡한 수술도 다 진행했어요. 성공률이 매우 높으니 걱정하지 마세요.”

주재상은 잠시 말이 없다가 입을 열었다. “전 두려운 게 아니라, 단지….”

“단지 태상황 폐하와 소요공이 곁에 계시기를 바라실 뿐이죠?” 원경주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그는 오랜 기간 의사 생활을 해 왔기에 곧 큰 수술을 받을 사람의 마음을 잘 알 수 있었다. 속으로 무엇을 망설이고 어떤 심리적인 의지가 필요한지 말이다.

주재상은 부인하지 않고 가만히 한 마디만 더했다. “저는 그저 그들의 평안한 모습을 보고 싶을 뿐입니다.”

원경릉은 주재상이 두 사람을 얼마나 걱정하는지 알기에 한 가지 제안했다. “그럼 이렇게 하죠. 우리 다 기다릴 필요 없이, 제가 우선 재상과 병원에 가고 만약 양 선생님이 두 분을 찾으면 모시고 병원으로 와서 우리와 합류하는 것으로 하는 거예요. 어때요?”

주 재상의 답을 기다리지 않고 원경주가 바로 말했다. “그럼 그렇게 하죠.”

원경주는 바로 차를 수배해 로양에게 감사 인사와 간단한 설명을 한 뒤 차를 몰고 떠났다.

주 재상은 보이지 않아 자신이 타고 있는 차가 어떤 차인지 모르지만, 속도감은 잘 느낄 수 있었기에 속으로 화들짝 놀랐다. ‘이건 도대체 무슨 마차지? 어떻게 이렇게 빨리 달릴 수 있지? 이렇게 달리면 하루에 천리라고 가겠어!’

이 나라가 북당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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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재상은 실명한 탓에 귀가 예민해져 원경릉과 엄마의 대화를 듣고는 순간 의구심이 들어 자신을부축하고 있던 주진에게 물었다. “태자비 마마께서 말하는 분께서 마마의 사부님이십니까?”주진이 답하지 못하고 있을 때 원경릉 오빠가 대신 말했다. “마마의 부모님이세요. 저는 마마의 오빠고요.”그러자 주재상은 깜짝 놀라 다시 물었다. “그럼 정후께서 이 곳에 계신단 말입니까? 마마의 오라비시면? 원륜문이 아닙니까? 어째서 목소리가 다른가요?”원경주는 약간 멍해졌다. 주재상은 얼굴에 의혹의 빛이 가득한채 ‘어떻게 된 거야? 사람은 데리고 왔으면서 아직 제대로 얘기를 안 한 것 같은데? 설마 유괴해서 데려온 건 아니겠지?’라며 생각했다.원경릉은 눈물을 머금고 고개를 돌려 미소를 지었다. “일단 들어가서 다시 얘기해요.”…한편, 어떤 병원 응급실에서는 나이 든 엑스트라 두 명이 교통사고로 이송되었다. 같이 온 사람은 울상을 짓고 있는 사람으로 두 사람은 얌전히 밖에서 기다리고 있었다.응급실에 이송된 뒤 얼마 후 한 간호사가 와서 물었다. “다치신 분 성함은 어떻게 되시죠? 약물 알레르기 있으세요? 앓고 계신 지병이 있으신가요? 최근 어떤 약을 사용하셨죠?”두 사람은 벙찐 채 서로 얼굴만 바라보았다. “모르는데요. 우리 차 두 대가 접촉 사고를 내서 병원으로 데리고 온 거예요.”간호사가 미간을 찡그렸다. “경찰은요? 그럼 경찰부터 불러서 조사해야죠.”두 사람이 놀라서 물었다. “아직 경찰에 신고 안 했어요!”간호사가 ‘어머’하며, “경찰에 신고를 안 하고 어떻게 보상 책임을 져요?”라고 답답한 듯 물었다. 두 사람은 이마에 흐르는 식은땀을 닦으며 쭈뼛거리며 말했다. “순간 당황해서 생각을 못했습니다.”“치료만 해주시면 우리는 보험이 없으니 보상 책임을 따질 필요가 없어요. 얼마가 나오면 둘이 나눠 내면 됩니다.”그러자 간호사는 고개를 저었었다. 이렇게 책임감이 부실한 사람들을 대하는 게 일 년에도 여러 차례였기에 치가 떨렸다. “의료비와 약제비는 나누실

  • 명의 왕비   제 2762화

    “1번!”“1, 다음은요?”“그냥 1번!” 간호사가 당황스럽다는 표정으로 의사를 바라보았는데, ‘혹시 이 분들 머리 부딪힌 거 아닌가요?’ 하고 묻는 듯 했다.의사도 역시 우선 검사부터 해봐야 한다는 생각에 태상황에게 물었다. “지니고 계신 돈 있으세요? 두 분 상황이 당분간 생명의 위협은 없으므로 이어지는 검사는 먼저 수납부터 해야 해서요.”“나 있지!” 소요공이 순간 뿌듯한 표정으로 말했다.그제서야 응급실에 의사와 간호사들이 전부 안도하며 소요공이 소매 속에서 꺼내는 물건을 바라보았는데… 웬 금덩어리?!“왜 금을 가지고 와? 종이돈은 안 가지고 왔어?” 태상황이 꾸짖었다. “종이돈을 쓸 수 있을지 없을지 제가 어떻게 압니까? 금은 공용이잖아요!” 소요공이 말했다.의사가 어이가 없다는 듯 입꼬리를 씰룩거렸다. “어르신, 드라마 소품은 넣어두세요. 가족 전화번호를 기억 못 하시겠으면 제가 주임에게 물어볼게요. 일단 검사부터 하고 수납할 수 있는지 봐야겠어요. 사실 두 분 연세에 차 2대에 치이신 거면 상황이 매우 심각한게 정상일텐데 초기 검사결과로는…. 에휴, 됐습니다. 일단 엑스레이 부터 찍으러 가시죠.”의사가 두 사람을 보고 아이러니를 느낀 것이 한 두가지가 아니였다. 이 둘이 처음에 왔을 때는 허리가 아프다 다리가 아프다고 했는런 지금은 일어나서 다리도 움직일 수 있고 아픈 증상이 없는 것이 오히려 머리에 좀 문제가 있어 보였다. 계속 영문을 모르겠는 말과 영문을 모르겠는 행동을 했기 때문이다.예를 들면 주사기를 무는 게 마치 예전 시대에 담뱃대를 무는 모습과도 같았다.의사는 돌아 나가며 간호사에게 계속 그들에게 이름과 집 주소 및 가족 정보를 물어보라고 했다.“어르신” 간호사가 노트를 들고 한숨을 쉬며, 이름, 나이, 집 주소등을 물어보았고, 태상황이 답했다. “과인은 우문호, 52세, 과인은 평생을 황제와 태상황을 역임했다네.”소요공이 킥킥 웃었다. “고작 52세라고? 72세겠지!”태상황이 얼굴을 굳히고는 엄숙한 목소리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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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명의 왕비   제 2764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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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경릉은 화들짝 놀랐다. 태상황이 진지하게 청진기를 꽉 쥔 채 주변 의사를 경계하는 눈빛으로 자신에게 건네주는 것을 보니 저 청진기는 이 의사에게 빼앗은 모양이었다.원경릉은 눈시울이 뜨거워졌다. 도망치기도 힘든 상황에 자신을 잊지 않다니. 원경릉은 청진기를 받아 들고, “어떻게 절 위해 이것까지 신경 쓰실 생각을 다 하셨어요?”태상황이 입을 열었다. “여긴 내가 모르는 곳인 데다, 사람들이 다 소복을 입고 있어서 과인이 영 마음이 헛헛했는데 이걸 가지고 있으면 마음이 놓였거든.”소복? 원경릉이 무심코 태상황의 눈이 향한 곳을 따라가 보니 옆에 서 있는 의사와 간호사로, 그들은 흰 가운을 입고 있었다…. ‘아, 이거 심각하게 오해하셨네.’“주 꼬맹이는?” 태상황이 다시 물었다.원경릉은 소요공도 그렇고 둘 다 걱정스러워하는 것을 보고 얼른 대답했다. “괜찮으시니 걱정하지 마세요. 막 검사 마치고 병실로 오셔서 수술을 기다리시는 중이세요.”“그럼 우리 셋이 같이 있게 해주면 되겠구먼!” 소요공이 얼굴을 들었다.원경릉은 오빠에게, “그렇게 할 수 있어? 저분들 떨어져서 못 지내시거든.”오빠가 말문을 열었다. “좋아, 그렇게 할 게. 재상께서 이 수술이 어떤 건지 이해를 잘 못하셔서 긴장하고 계시더라. 있다가 수술을 위해 이발할 때는 더 긴장하실 수 있는데 친하고 믿을 수 있는 사람이 곁에 있으면 훨씬 나으실 거야.”원경주가 호 의사에게 얘기했다. “호 선생, 내가 조치하면 되니까 가서 일 봐요!”“그러죠!” 호 의사는 두 노인을 한 번 더 바라보며 뭔가 이상하다고 생각했다. 처음엔 드라마 배우라고 생각했는데 나중에 저들이 하는 말을 들어보니 또 그런 것 같지도 않은 게 호칭이나 대화가 꾸밈이 없었다.병실을 옮기며 두 사람 짐을 챙기던 원경릉은 소요공의 침대에서 봉지 하나를 발견했다. 누런 비닐봉지가 묵직했는데 들려고 하자 옆에 있던 호 의사가 얼른 얘기해 줬다. “이 구리 덩어리 무거워서 바닥을 받치고 들어야지, 안 그러면 봉지 찢어질걸요.”구리

  • 명의 왕비   제 2766화

    “신고했다고요? 그럼, 사정 청취가 있지 않아요?” 원경릉이 놀라서 태상황과 소요공을 바라봤다. 두 사람은 신분증이 없는 불법 체류자인 데다가 말이 영 앞뒤가 맞지 않고 뒤죽박죽이라 금방이라도 들통날 게 뻔했다. “우린 아무것도 몰라.” 소요공이 여전히 경계하는 투로 말하자 원경릉이 엄지손가락을 치켜들었다. “맞아요, 계속 그렇게 모른다고 얘기하셔야 해요!”어쨌든 이미 CCTV에 두 사람이 찍혔으니, 경찰들이 분명 찾아올 것이다.이때 주진이 원경릉에게 전화해 시간이 얼마 없으니 인제 그만 연구실로 오라고 했다.원경릉은 주재상의 수술이 마치고 가려 했으나 주진은 주재상 수술은 빠르면 빨랐지, 난이도도 그렇게 높지 않으니 지키고 있을 필요까지는 없다고 했다.원경릉의 엄마도 집에 만두가 왔으니 일단 집으로 오라고 했다.원경릉은 계속 정신이 없던터라 그제서야 자신의 가족들이 생각났다. 우문호가 소식을 기다리고 있을 테니 모두 안전하다는 소식을 빨리 전해줘야 했다. 원경릉은 곧바로 태상황 일행에게 상황을 설명하고 원경주의 차를 몰아 집으로 향했다.원경릉이 나가자, 태상황이 원경주에게 물었다. “태자비는 자네와 도대체 무슨 관계인가?”“제 여동생입니다!” 의혹의 눈빛으로 쳐다보는 태상황에게 원경주가 웃어 보였다. “일단 이 일은 제 동생이 와서 자세히 설명해 드릴 겁니다. 세 분은 이 병원에서 치료를 받으시고 동생은 다른 곳에서 치료를 받을 겁니다. 다들 금방 좋아지셔서 같이 북당으로 돌아가실 수 있을 겁니다.”태상황이 원경주를 한동안 바라보더니 불현듯 입을 열었다. “그럼 자네가 바로 태자비의 사촌 오빠인가?정후의 큰 조카?”우문호는 전장에서 부상을 당해 호송되어 올 때 태자비와 사촌 오빠라고 불리는 사람이 같이 우문호의 상처를 돌봐줬다는 얘기를 일부 들어 익히 알고 있었다. 태상황은 이 상황을 전에 한 번도 생각해본 적 없다가 지금 원경주의 말을 듣고 따져보니 앞뒤가 딱 들어맞았다.“맞습니다. 제가 바로 그 사람이에요!” 그러자 세 노인은 어리

  • 명의 왕비   제 2767화

    원경릉과 일행이경호를 떠난 뒤에도 우문호는 한참을 그 자리에서 떠나지 않고 계속 호숫가에 앉아 있었다. 속에서 뭔가를 캐내 간 듯 가슴이 뻥 뚫린 상태였다.아이들은 그런 우문호 곁을 지켰고, 한참을 만두가 잠들었다 일어나서 ‘엄마 아직 안 왔데요.’ 한마디 하고 다시 잠들기를 반복했다. 원경릉이 아직 도착하지 않았다는 말에 우문호는 금방이라도 경호에 뛰어들고 싶었다. 현대로 간 것 외에 다른 가능성은 아예 생각조차 하고 싶지 않았다. 그들은 분명 안전하게 도착했을 거라고.. 분명 그럴 거라고.. 긍정적인 생각만 했다. 한편, 안풍친왕 부부는 이미 도장으로 돌아가 버려서 잘 떠났는지는 우문호도 몰랐다. 나 장군과 서일은 경호 위쪽의 정자에서 우문호 일행을 지키고 있었다. 태자비 일행이 뛰어들어 사라진 것만 알지 우문호처럼 경호 아래 그런 곳이 존재한다는 걸 모르는 그들은 태자비와 태상황이 한 순간에 경호로 사라진 게 당황스러웠다. 원경릉과 태상황 일행이 사라졌을 때부터 서일과 나 장군 마음속엔 그들이 이미 죽었을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으로 가득차고 있었다.날이 밝을 때까지 지키고 있자, 드디어 만두가 깨어났다. 우문호는 만두를 끌어안고 핏발 선 눈으로 만두를 바라보았는데 차마 입을 열지는 못했다.그러자 만두가 우문호의 목을 끌어안고 속삭였다. “엄마를 봤어요. 엄마 잘 도착하셨어요.”우문호는 깊이 숨을 들이마셨다. 이제서야 심장이 다시 뛰기 시작했다. 우문호는 두 손으로 얼굴을 쓰다듬었다. ‘얼마나 오랜 시간 긴장하고 있었던가.’ 눈물이 미친 듯이 흘러내렸다. 안도하는 그 순간 모든 공포와 두려움이 순식간에 거대한 파도처럼 밀려 내려갔다. 아이들도 한시름 놓고 하나둘 우문호를 안더니 함께 기쁨의 눈물을 흘렸다. 곁에 있던 서일과 나 장군 또한 원경릉이 무사하자 매우 기뻤는데, 함께 펑펑 우는 그들을 보자 흐르는 눈물을 참지 못했다. 혹여나 아이들이 볼까봐 아무리 애써 고개를 돌렸지만 뜨거운 눈물이 흐르는 것을 막을 수는 없었다. 심장이 목구멍 밖으로

  • 명의 왕비   제 2768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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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경릉의 말은 그들에게 큰 충격을 안겨주었고, 자리에 있던 관리들은 기쁨과 동시에 두려움에 휩싸였다. 이 대인은 땅에 엎드려 온몸을 바르르 떨고 있었다. 그는 살아생전에 자신이 황제를 만날 수 있다는 생각은 단 한번도 해본 적이 없었다.평소 차분하고 신중한 주 지부도, 그도 감정이 격해져 아무 말도 할 수 없었고, 눈가에는 눈물이 가득했다.황후를 만난 것만으로도 큰 영광이라 생각했는데, 황제까지 오신다는 소식에 그의 마음은 흥분으로 가득 차기 시작했다.원경릉은 평생을 경성에서 다섯째와 함께 있었기에, 그녀는 그저 그가 온다는 사실을 간단히 전했을 뿐이었는데 말이다. 그녀는 다들 걱정 없이 역병을 치료하고, 언제나 황제가 그들의 뒤를 든든히 지켜줄 것이라고 말했다. 그리고 그들의 반응을 보니, 황제가 직접 오는 것이, 지방 관리들에게 얼마나 중요한 일인지 깨달았다.원경릉이 급히 말을 덧붙였다.“폐하게서는 그저 역병 때문에 온 것이니, 모두 각자 맡은 일에만 최선을 다하면 되네.”“예, 예, 마마의 명을 따르겠습니다.”주 지부가 눈물을 닦으며 답했다.그렇게 관아와 의서가 협력하여, 오계부를 조사하기 시작했다.원 할머니는 역병을 치료할 수 있는 처방을 몇 가지 내렸다. 경증 환자는 약차를 계속 마시고, 증상이 악화하거나 중증 환자는 그녀의 처방을 사용하도록 했다.전에 이미 근처 주부에 연락해 약을 보내라 명했고, 오계부에서 구비한 약까지 있으니, 이번 역병을 대처할 수 있었다.오계부 의서는 이번 역병을 과거의 역병과 동일하게 생각하고, 소홀히 한 것 외에는 준비가 충분했다.원경릉은 황제 일행이 저녁 무렵 오계부에 도착할 것이라 예상했다.주 지부는 원래 여러 관리와 함께 황제를 맞이할 예정이었지만, 원경릉이 이를 단호히 거부했다. 그녀는 황제가 미복 순행 중이니, 과하게 맞이하여 백성들에게 알리지 말라고 했다.그 말에 주 지부는 당황했다.황제가 오계부에 도착했는데, 아무도 맞이하지 않는다니, 어찌 그럴 수 있다는 말인가?그러나 그는 황

  • 명의 왕비   제3375화

    약을 쓰자, 주 지부의 열이 단번에 내려갔다.열이 내려가니 정신이 맑아져, 그는 그제서야 정신을 차릴 수 있었다. 그는 애써 자리에서 일어나 황후마마에게 예를 올리겠다고 고집 피웠다.원경릉은 그에게 누워 있으라고 말한 후, 역병에 관해 이야기하며 주 지부에게 이를 중시할 것을 당부했다.주 지부는 이를 듣고 깜짝 놀라 말했다.“소신은 매일 의서에 사람을 보내, 역병의 상황을 보고받고 있사옵니다. 매일 보고된 상황은 그다지 심각하지 않았습니다. 비록 역병이 발생했지만, 작년과 비슷한 정도였고, 약재도 충분한데, 어찌 이렇게 심각해진 것입니까?”“매년 역병이 발생했으나, 대대적으로 퍼지지 않아, 그다지 신경을 쓰지 않았기 때문이네.”원경릉이 답했다.“의서의 이 대인을 불러, 상황을 확인하겠습니다.”주 지부는 자리에서 일어나려고 했다.“어제 이미 그를 찾아가, 환자 수와 사망자 수를 조사하라 명했네. 하지만 그는 우리가 어디에 있는지 모를 것이네. 자네가 사람을 보내, 관아에 와서 상황을 보고하도록 하게.”“예!”주 지부는 곧바로 사람을 보냈다.푸른 옷을 입은 남자는 관아에서 일하는 관리였기에, 그는 반 시진도 채 되지 않아, 관아 내에서 병에 걸린 자가 얼마나 되는지 통계해냈다.관아 내에서 역병 증상을 보인 사람은 총 열여덟 명이었고, 그중 두 명은 병세가 심각하여 이미 집에서 쉬고 있는 상태였다. 주 지부는 관아에 이렇게 많은 사람이 병에 걸린 줄 몰랐고, 관리의 보고를 들은 후, 큰 충격을 받았다.의서의 이 대인은 하루 종일 쉬지도 않고, 바삐 움직였다. 서관 대인이 직접 오셨으니, 어떻게든 시키는 일을 완성해내야 했다.그는 사실 역병이 그다지 심각하지 않고, 그저 작년과 비슷하다고 여겼었다.하지만 여러 지역과 의원을 돌아보고 나서야, 이번 역병이 그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심각하다는 것을 깨달았다!처음엔 그저 서관 대인에게 보고만 하려고 했지만, 병세가 심각해지자 그도 조급해지기 시작했다.하지만 짧은 시간 안에 인원수를 통계하

  • 명의 왕비   제3374화

    다음 날 아침이 되어서도, 다섯째 일행은 여전히 도착하지 않았다.그래서 원경릉과 할머니는 다른 의관을 더 둘러보기로 하고, 몇 군데 더 돌아본 뒤 관아에도 갈 계획을 했다.그런데 한 의관에 들어서자마자, 푸른 옷을 입은 중년 남자가 다급히 뛰어오며 말을 걸었다. “수 의원, 대인께서 병세가 위중합니다. 어서 봐주셔야 합니다.”의원은 그 말을 듣자마자, 약상자를 집어 들고 다른 환자들을 그냥 남겨둔 채, 푸른 옷의 중년 남자와 함께 나가려 했다.원경릉이 그를 막아 세우며 말했다.“의관에 있는 환자들을 돌봐야 하지 않소? 우리 할머님께서도 의원이니, 지부 대인의 병은 할머님께서 봐 드릴 것이오.”푸른 옷의 사내는 초조한 듯 원경릉을 향해 소리쳤다.“말도 안 되는 소리 마시오!““대인의 병세가 급박한데, 혹여라도 지체되면 당신들이 책임질 수나 있겠소?”바로 그때, 원 할머니가 호패를 꺼내, 그의 눈앞에 들이밀며 단호하게 말했다.“길을 안내하거라!”조급한 표정을 짓던 푸른 옷의 사내는 호패를 보자마자 표정이 얼어붙었다. 이내 정신을 차린 그는 곧장 허리를 굽혀 예를 올리며 말했다.“서관 대인께서 오셨을 줄은 몰랐습니다. 무례를 범해 송구하옵니다.”“그만 사과하고 길 안내나 하시오.”원경릉이 말했다.“예, 예!”사내는 급히 물러서서, 예를 갖춰서 길을 가리켰다.“마차가 밖에서 대기 중입니다. 서관 대인, 이쪽으로 오시지요.”원경릉은 할머니를 부축해 마차에 올랐고, 곧장 관아로 향했다.지부 대인은 따로 사저가 없어 관아의 뒷마당에서 거주 중이었다. 혼자 지내는 데다 관아가 워낙 가까워 편리했기 때문이다.관아에 도착하자마자, 그들은 마스크를 착용하고 안으로 들어갔다.주 지부는 병세가 꽤 심각해져 있었다. 그는 어지럼증과 흉통에 시달려, 침대에 누운 채 말을 꺼낼 힘도 없었다.원경릉은 직접 치료에 나섰고, 약상자를 열어 체온 측정기와 청진기를 꺼냈다.푸른 옷의 사내가 의아해하며 물었다.“아가씨께서도 의원이십니까?”그러자 곁에 서

  • 명의 왕비   제3373화

    이 대인이 원경릉에게 의학을 잘 모른다고 반박할 틈도 없이, 원 할머니가 먼저 입을 열었다. "말대로 하게. 하루만 줄 테니, 그 안에 역병에 관한 모든 자료를 가져오게. 사망자 수도 포함되어야 하네." 이 말까지 듣자, 이 대인은 더 이상 반박할 수 없었다. 비록 조사가 필요 없다고 생각하긴 했지만, 서관 대인이 멀리서 오계부까지 왔으니, 시키는 일은 해야지 대인의 마음에 들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결국 사람들을 보내 조사를 명한 후, 이 대인은 거처를 마련해 드리겠다고 했다. 하지만 원경릉이 말했다. "괜찮습니다. 의서에 의원이 많지 않으니, 대인도 바쁘실 텐데요. 저희가 직접 오계부를 돌아보겠습니다." 이 대인은 그녀가 원 할머니의 힘을 빌려 위세를 부린다고 생각해, 대꾸도 하고 싶지 않았다. 그는 그녀의 말에 답도 하지 않고, 원 할머니에게 예를 올렸다. "어르신께서 머무실 계획이 있으시면, 부디 저에게 알려주시기를 바랍니다. 오늘 밤 대인을 잘 대접하라, 명을 내리겠습니다." "그럴 필요 없네. 일이나 보게." 원 할머니는 말을 마치고 자리에서 일어나 원경릉에게 말했다. "먼저 좀 돌아보다, 객사를 찾아 머물자꾸나." "예!" 두 사람은 역병을 조사하기 위해 다급히 이곳을 찾아왔기에, 먼저 각지의 의원을 직접 돌아보려 했다. 아마 다섯째 일행은 빨라야 내일이나 모레쯤 도착할 것이었다. 두 사람이 의서를 나서자, 이 대인은 뒤따라 나오려다 원 할머니의 날카로운 눈빛에 움찔하며 발길을 멈췄다. 두 사람은 오계부의 거리로 향했다. 거리가 꽤 번화했고, 사람들도 제법 많아, 대낮에는 조금 붐볐다. 그들은 곧장 의원으로 향했다. 의원 앞에는 약차가 많이 진열되어 있었지만, 환자는 얼마 없었다. 겉보기엔 역병이 퍼졌다는 느낌이 들지 않았다. 원경릉은 안으로 들어가 의원에게 상황을 물었다. 그러자 의원은 요즘 들어 약차가 잘 팔리고 있고, 하루에 천 봉지가 넘게 팔린다고 답했다. 하지만 그도 역병

  • 명의 왕비   제3372화

    늦게 출발한 원경릉은 신속하게 오계부로 향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오계부 근처 주현에 도착하자마자, 할머니가 현지 혜민서로 가야 한다며 잠깐 멈추자고 했다. 그러고는 혜민서에 오계부로 약을 공급할 준비를 하게 했고, 명을 받으면 바로 오계부로 보낼 수 있도록 미리 준비를 당부했다. 혜민서 산하의 의료기관들은 지난 몇 년간 개혁을 통해 뚜렷한 성과를 거두었고, 지역 간의 연결도 긴밀해졌다. 특히 역병을 상대하는 체계가 가동되면 상부에서는 전력을 다해 의원과 약을 지원해줄 수 있었다. 신신당부한 뒤에야 원경릉과 할머니는 오계부로 재빨리 향했다. 곧이어 오계부에 도착했는데, 우문호 일행은 아직 도착하지 않은 상태였다. 오계부는 인구가 500만 명에 이르는 곳으로, 두 개의 주부가 통합된 지역이었다. 열대에 있어, 경작지가 많고 산이 많아 농업을 위주로 삼고 있었다. 그래서 조정은 이곳을 서부의 주요 곡창지대로 삼고 있었던 것이었다. 농업이 발달한 지역은 상대적으로 경제도 번화했고, 현지 백성들은 벼 외에도 감, 자두, 리치 등을 대량으로 재배하고 있었다. 리치는 신선할 때 먹을 수도 있고, 말려서 건과로 만들어 팔 수도 있기에, 어느 정도 지역 경제 활성화에 도움이 되었다. 오계부는 백월국과 인접해 있었는데, 백월국은 북당의 속국으로 사이가 우호적이며 경제 교류도 활발했다. 이는 양국의 번영을 촉진하는 데 큰 역할을 했다. 오계부의 지부는 장씨 성을 가진 오계부 출신이었다. 장 지부는 훌륭한 관리이며 지역 백성들로부터 존경받고 있었다. 원경릉과 원 할머니는 오계부에 도착하자마자, 곧바로 지역 혜민서를 찾았다. 할머니는 혜민서의 서관(署館) 신분을 밝혔다. 그녀는 북당 각 주부의 의서를 총괄하는 인물이고, 총책임자이기도 했다. 혜민서의 이 의원은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그는 두 사람을 안으로 청한 후, 바로 예를 올렸는데, 마치 신선이라도 본 것처럼 목소리까지 떨고 있었다. "소인은 이자옥이라 합니다. 어르신께서 친히 오신 줄도

  • 명의 왕비   제3371화

    그녀는 일단 깊이 생각하지 않기로 하고, 냉 대인이 자세한 상황을 묻는 사이에 제 대인의 피를 뽑았다. 약상자는 기능이 꽤 다양하기에, 바이러스 검사도 문제없었고, 안에는 양여혜가 준 소형 현미경도 있었다. 하지만 바이러스 관찰이나 세균 배양에는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지체할 수 없었다. 그녀는 다른 사람들이 먼저 오계부로 향하고, 그녀는 이곳에 남아 제 대인을 치료하고 검사 결과를 기다리기로 했다. 그러면 바이러스든, 세균 감염이든, 결과가 나와야 제대로 된 치료 방안을 세울 수 있기 때문이다.미색이 말했다. "저도 이곳에 함께 남겠습니다. 제가 환자를 돌보는 것 정도는 도울 수 있지 않겠습니까?" "괜찮으니 먼저 가거라. 어쩌면 내가 더 일찍 도착할 수도 있으니깐." 원경릉이 말했다. 그녀는 혼자 빠르게 움직일 수 있었지만, 미색까지 데리고 가는 건 무리였다. "우리가 먼저 출발하는데, 어찌 더 일찍 도착할 수 있다는 것입니까?" 미색이 의아해하며 물었다. "가능한 일이다. 원 선생은 늘 기적을 만들어내니." 우문호가 말했다. 그는 더 이상 설명하지 않고, 원경릉에게 다가가 조심하라고 몇 마디 당부했다. "알았소. 지체하지 말고, 어서 떠나시오. 오계부에 도착하면 곧바로 관아를 찾아가, 의원의 빠른 대처를 명하라 하시오. 만약 내가 먼저 도착한다면, 내가 관아를 찾아가겠소." "알겠소. 그럼, 먼저 가겠소!" 우문호는 그녀와 입을 맞추고 싶었지만, 보는 이가 많으니 그저 참을 수밖에 없었다. 서일은 황후를 홀로 두고 가는 것이 걱정되어, 우문호를 따라나서며 계속 물었다. "정말 황후를 이곳에 혼자 남겨도 되는 것입니까?" "그럼, 네가 남을 것이냐?" 우문호가 그를 흘겨보며 말했다. "너도 원 선생이 얼마나 대단한 사람인지 알고 있지 않느냐?" 회왕 부부도 걱정은 되었지만, 다섯째의 여유로운 모습에 자신이 있을 것이라 믿었다. 다섯째 부부는 늘 비밀이 많은 사람들이라, 그들은 더 이상 신경

  • 명의 왕비   제3370화

    원경릉은 밖으로 나가, 오계부에 역병이 생긴 것 같다고 전했다. 오계부는 서쪽에 자리 잡고 있어, 기후가 더운 탓에 가끔 역병이 생기긴 했었지만 백성들은 고뿔 치료에 쓰이는 약초로 끓인 차를 즐겨 마시기에, 대규모로 역병이 돈 적은 없었다. 냉 대인이 말했다. "오계부에서는 이 상황을 조정에 알리지 않았습니다. 비록 해마다 역병이 생기긴 하지만, 빠르게 통제해 왔으니, 이번에도 예전과 같은 상황이지 않겠습니까?" 원경릉은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그런데 이번엔 더 심각할 수도 있습니다. 제 대인의 형도 역병으로 돌아가셨고, 그와 가까이 지낸 사람들도 병에 걸렸습니다. 이렇게 관아에만 역병에 걸린 자들이 많으니, 예전보다 더 심각할 것 같습니다." "그래도 너무 걱정할 필요는 없지 않습니까? 해마다 역병이 생겼으니, 그에 대한 대응책도 이미 있을 것입니다." 원경릉이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저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해마다 역병이 생겼지만, 대대적으로 유행하지 않았기에, 현지 관리들이 이를 대수롭지 않게 여겨 쉽게 통제될 것이라 생각하고, 방심할 수도 있으니깐요." 우문호가 물었다. "원 선생, 역병을 어떻게 통제해야 한다고 생각하오?" "역병 상황이 안 좋을 것이라 추측할 뿐, 정말 오계부의 상황이 어떠한지는 아직 모르네. 제 대인은 여전히 고열에 시달리고 있어, 수액을 맞히고 해열제를 먹였소. 냉 대인과 함께 들어가 상황을 자세히 물어봐야겠소. 하지만 꼭 마스크를 끼고, 병을 막아야 하오." 원경릉은 유행성 독감이나 변이된 인플루엔자 바이러스일 것이라 의심하고 있었다. 그녀가 살던 세계에서는 A형 독감의 대규모 변이가 십수 년마다 한 번씩 발생했는데, 그런 변이 독감은 현대에서도 의료 체계에 큰 부담이 되곤 했다. 그러니 지금 이곳에서는 더 말할 것도 없었다. 만약 역병이 다시 시작한다면, 가능한 한 빨리 통제해야만 했다. 원경릉의 말을 우문호와 냉 대인은 그렇게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않았다. 그도

  • 명의 왕비   제3369화

    원경릉은 청진기를 꺼내 그의 폐를 확인해 보았는데, 남녀가 가까이 접촉하는 것이 예의에 어긋난다고 생각한 제 대인은 이내 손을 뻗어 그녀를 막으려 했다. 하지만 병세가 심해 아픈 데다가, 마스크를 쓰고 있어도 묘한 위압감을 풍기는 의원의 단호한 눈빛과 기운에 그만 압도당하고 말았다. 원경릉은 앞쪽을 청진한 뒤, 그에게 옆으로 돌라고 한 다음에 꼼꼼히 살피고 미간을 살짝 찡그렸다. "며칠을 아프신 것입니까?" 제 대인은 꽉 막힌 코 때문에 콧소리를 내며 천천히 몸을 돌리고 답했다. "며칠 사이의 일입니다. 오계부를 떠날 때도 멀쩡했는데, 밤새 달리고, 말을 오래 타다 보니 고뿔에 걸렸나 봅니다." "기침 말고, 가슴 통증도 있습니까?" "예. 이곳이 아픕니다!" 제 대인은 가슴 근처를 손으로 누르며 말했다가, 숨쉬기가 어려운 듯 손바닥을 움직이며 한숨을 내쉬었다. "여기도 아프고, 온몸 뼈마디도 다 아픕니다." 그러자 원경릉은 더 자세히 증상을 확인한 뒤 말했다. "약을 준비할게요. 수액을 좀 맞으셔야 할 것 같습니다." "수액이요?" 제 대인은 멍하니 원경릉을 바라보았다. "예. 질문은 하지 마시고, 그저 치료에 협조만 해주십시오. 병세가 꽤 심각한 편입니다." 원경릉은 제 대인이 폐렴이라 확신했고, 중증 폐렴일 가능성이 크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제 대인은 병이 심하다는 말에 초조한 표정을 지으며 다급히 말했다. "의원 나리, 제발 최선을 다해 치료해 주십시오… 저에게는 아직 모셔야 할 노모가 있습니다. 지난달 병으로 형님께서 세상을 떠난 터라, 형님의 자식들도 제가 돌봐야 하니, 절대 이대로 목숨을 잃을 수는 없습니다." 원경릉이 답했다. "최선을 다할 테니, 걱정하지 마시고 치료에만 집중하시지요!" 제 대인은 감동을 받은 듯 감사 인사를 올렸다. "정말… 감사합니다." 원경릉은 곧바로 약을 지어 수액을 준비했다. 수액을 맞는 동안, 제 대인은 여전히 놀란 모습을 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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