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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l Chapters of 명의 왕비: Chapter 2731 - Chapter 2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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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2731화

원경릉은 입꼬리를 올리며 웃음을 지으려는 듯, “한기가 도나봐요. 할머님, 얼른 감기약 지어주시면 될 것 같아요.”“맥 좀 먼저 짚어보고!” 할머니는 한동안 원경릉의 맥을 짚어보더니 미간을 찌푸렸다.우문호가 옆에서 보면서 할머니의 안색이 평소와 다르자 얼른 경단이를 내보내고 물었다. “할머니, 왜 그러세요?”할머니가 손을 바꿔 계속 맥을 짚으며 되는 대로 우문호의 말에 답했다. “며칠은 걸려야 나아지겠는 걸.”“그럼 계속 약을 먹어야 겠네요.” 우문호가 가슴 아파했다.할머니가 약간 어색한 목소리로, “넌 가서 손난로 가져오라고 해. 이불 속 좀 따듯하게 해주게. 두 손이 어찌나 찬지.. 원.”“네!” 우문호가 재빨리 뛰쳐 나갔다.할머니는 원경릉의 두 손을 이불 속에 넣고 원경릉의 경동맥을 만지더니 청진기로 심장 소리를 듣고는 살짝 한숨을 내쉬었다. “이게 어떻게 된 거야?”“왜요?” 원경릉도 자신의 맥이 이상하다는 걸 진작에 눈치챘으나 만두쪽에서 아직 소식이 없어서 일단 모르는 척 해야 했다.“심장박동도, 맥도 아주 엉망이야. 게다가 조금 멈추기까지 해. 너도 의사니 왜 그런지 알지? 네 대뇌의 약품이랑 관련이 있는 거니?” 할머니가 물었다.원경릉은 움찔움찔 움츠러들었다. 이쪽 방면으론 할머니를 속일 수 없다는 걸 알아서 이렇게 말하는 수밖에 없었다. “저도 몰라요, 만두에게 자러 가서 주진에게 상황을 물어보라고 했어요.”“돌아갈 수 있니?” 할머니도 조금 당황하셨다.“경호로는 아직 못 가요. “ 원경릉이 한숨을 내 쉬었다.“그럼 다른 방법은 있고?” 할머니가 원경릉의 손을 잡고 물었다.원경릉도 할머니의 손을 꽉 잡았다. “걱정 마세요. 주진한테 다른 방법이 있을 거예요.”할머니는 그다지 믿음이 가지 않지만 이 일에 할머니가 도울 수 있는 게 없었다.“우문호한테는 일단 모른척 해주세요. 만두가 주진에게 물어본 뒤에 어떤 상황인지 알면 그때 말하기로 해요.” 원경릉이 속삭이자 할머니가 알았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서 사위를 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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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2732화

해동 과정이 이미 시작되어 원경릉의 신체가 탔을 경우 현대의 원경릉이든 북당의 원경릉이든 전부 생존이 불가능할 것이다. 여기까지 생각을 하자 불안한 생각에 휩싸여 주진은 자신의 뺨을 몇 번이고 세게 때려댔다.“주진씨, 주진씨!” 정신없는 가운데 누군가가 빠르게 달려와 그를 애타게 외쳤다.주진이 얼른 일어나 보니 원경주가 흰 가운을 입은 채로 달려오고 있었다. 주진은 또다시 눈물을 참을 수 없어 주저앉아 펑펑 울었다.원경주는 주진을 일으켜 초조한 얼굴로 물었다. “어떻게 된 겁니까? 동생은 구하셨나요?”주진이 울음을 멈추고 고개를 저었다. “아......아뇨. 아직 안에 있어요.”원경주가 경악하며 주진을 버려두고 불길로 뛰어들었다. 하지만 바로 소방대원들에게 막히자 원경주는 미친사람처럼 마구 소리를 질렀다. “이거 놔. 내 동생이 안에 있어… 내 동생이 안에 있다고. 당장 이거 놔!”그러자 소방대원 얼굴이 순식간에 돌변했다. “뭐요? 안에 아직 사람이 있다고요?”그러고는 서둘러 무전기를 들고 화재 현장에 있는 다른 소방원들에게 외쳤다. “긴급 상황, 긴급 상황. 화재 현장에 아직 사람이 있다. 어서 찾......”원경주는 소방대원이 얘기하는 사이에 그의 손을 뿌리치고 불길 속으로 뛰어들었다.“위험해요! 들어가면 안 됩니다.....!” 뒤에서 보안요원과 소방대원이 막으러 달려갔지만 원경주는 이미 안으로 뛰어든 뒤였다.모든 연구실은 이미 엉망진창이 되었고, 바닥에 불 탄 잔해들과 불을 끈 시커먼 물자국으로 물들어 있었다. 동쪽 편은 아직 불이 타고 있어 소방대원이 높은 사다리에 올라 아직까지도 물을 뿌리고 있었다.원경주는 다른데 주의를 기울일 틈 없이 안으로 돌진했는데 소방대원이 와서 원경주를 잡자 원경주가 뿌리치며 크게 소리를 질렀다. “내 동생이 어디 있는지 알고 있으니 당신들은 어서 날 따라와요!”사람을 구하는 게 우선이고, 원경주가 이렇게 다급한 것을 보고는 소방대원 세 사람을 같이 보냈다.냉동실이 있는 12층에 들어서자 그야말로 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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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2733화

두 사람은 피곤한 몸을 이끌고 원경주의 집으로 돌아갔다.원교수와 원경릉의 엄마는 이미 집에 있었는데 아직 연구실의 화재 사건은 모르고 있다. 하지만 이 일은 감출 수 있는 게 아니기에 단지 소식을 접하는 시간 차만 있을 뿐이었다.그래서 원경주는 숨기지 않고 바로 그들에게 말했다.원경릉의 엄마는 듣고난 뒤 너무 놀라 손발이 순식간에 차갑게 굳으며 그 자리에서 긴 시간동안 굳어 있었다. 원경주가 겨우 진정시켰지만 정신을 잃은 채 울뿐이였다. 전에 원경릉에게 사고가 났을 때 그녀는 우울증에 걸렸었다. 딸이 북당에서 행복하게 살고 있다는 것을 알고 안심했는데 지금 또 다시 이런 충격을 어떻게 받아들이란 말인가?원경릉 엄마가 울면서 말했다. “어떡하지? 이제 어떻게 해? 계란이가 막 태어났는데 우리 딸한테 무슨 일이라도 생기면 사위와 여섯 아이들은 어떻게 살라고… 버려두고 가는 건데?”원교수는 아내를 꼭 끌어안고 슬픔을 견딜 수 없어 눈물을 펑펑 흘렸다. 지금은 아내 뿐 아니라 원교수 본인도 충격을 이길 수 없었다.원경주는 눈물을 삼키고 두 사람을 위로했다. 원경릉 엄마의 상태가 좀 안정된 뒤 비로소 입을 열었다. “불이 난 원인은 아직 알 수 없고 소방대원이 조사할 겁니다. 하지만 동생 일에 대해선 우리가 그래도 방법을 생각해봤는데 주진씨가 한 가지를 떠올렸어요. 우리 같이 한번 상의해 보죠. 가능할지도 모르니깐요.”아직 희망이 있다는 말을 듣고 두 사람은 즉시 주진을 바라봤다. 눈물은 여전히 멈추지 않은 채로 가슴이 벌렁거리며 그래도 주진이 믿을만한 방안을 말해주길 간절히 바랬다.주진이 침을 꿀꺽 삼키고 말했다. “지금 뇌 줄기세포는 완전히 괴사된 것은 아닌 상태로 제가 일종의 약을 주사해 놓았습니다. 지금 원경릉의 몸은 사용할 수 없고 다시 냉동실로 돌려보낸다 해도 이미 늦었습니다. 우리에게 있는 유일한 수단은 원경릉의 대뇌를 위해 적합한 신체를 찾아주는 것으로 적당한 그릇이라고 하는 편이 좋으려나요. 적당한 온도에서 뇌세포가 재생되고 자가치유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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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2734화

만두가 북당에서는 울지 않았는데 이 곳에서 큰외삼촌이 묻는 말을 듣자 순간 두려운 마음이 들면서 으앙하고 울음을 터트려버린 것이다. 만두가 울자 원경릉 엄마는 가슴이 멎으며 몸이 마비가 된 것 같았다. 만두를 보는 원경릉 엄마의 눈에는 눈물이 한없이 흘러내렸다. 만두는 잘 울지 않는 아이인데 이렇게 심하게 우는 건 분명 원경릉에게 무슨 일이 생긴게 분명했다. 원경주가 슬픔을 참고 일단 만두를 다독이며 의자에 앉히고는 조심히 물어봤다. “엄마한테 무슨 일이 생겼구나.. 그렇지?”만두가 흐르는 눈물을 닦자 코끝이 빨개져서 특히나 불쌍해보였다. 어쩔 줄 몰라하며 외할머니와 외할아버지를 보더니 결국 외삼촌을 보고 힘들게 말했다. “엄마 빛이 거의 꺼지려고 해요.”다들 상황이 좋지 않다는 것은 진작에 알고 있었지만 만두가 이렇게 말하는 걸 들으니 가슴이 철렁 내려 앉을 수밖에 없었다. 원경주가 만두를 안고 가만히 있다가 문득 고개를 들어 주진에게 물었다. “주진씨가 얘기한 방법말인데요, 두번째는 우리가 시험해볼 시간이 그렇게 많지 않고, 어떤 환경 하에서 뇌 줄기세포가 다시 생겨나거나 회복되는지 심지어 완전한 대뇌로 자라는지 모릅니다. 우리에게는 첫번째 방법 밖에 없어요. 하지만 이 첫번째 방법이 일단 수술의 난이도는 차치하더라도 지금 시공간의 왜곡이 나타났는데 원경릉이 어떻게 돌아올 수 있죠? 주진씨가 전에 닥터 양여혜에게 물었던 적이 있고 닥터 양여혜도 동생을 돕는 셈 치겠다고 했다지만 동생이 무사히 돌아오는 걸 보장할 수 없다고요. 동생이 시공간의 흐름 속에서 길을 잃을 가능성도 있다고 했어요.”원경주의 이 말은 주진의 열정에 찬물을 끼얹었다. 모두가 근심에 빠져 말 그대로 속수무책이었다.원경릉 엄마는 소리를 참아가며 눈물을 삼켰는데, 손을 뻗어 만두를 안는 손가락 끝이 덜덜 떨렸다. 도무지 상상할 수 없었다. 딸이 이 아이들을 두고 가면 아이들은 앞으로 엄마 없이 얼마나 비참하게 살지를.. 그리고 한참 뒤, 주진이 휴대폰을 꺼내 통화기록을 뒤지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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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2735화

양여혜가 말했다. “당신이 무슨 생각하는지 알아요. 아무 시체나 한 구 가져다가 원경릉의 뇌줄기세포를 이식하겠다는 거잖아요? 할 수는 있지만 가능성이 없어요. 주진씨, 잘 생각해 보세요. 원박사의 의식이 다른 세계의 원경릉은 제어하는데 왜 이 세계의 사람은 제어하지 못 할까요? 이 시대에 매일 죽어 나가는 사람이 얼마나 많은데, 왜 원경릉은 그런 사람은 제어하지 못하고 오히려 저 먼 북당에 있는 원경릉은 제어할 수 있는 거죠?”“왜죠?” 원경주가 목이 멘 채 물었다.양여혜는 원경주의 목소리에서 비통함과 애타는 마음을 느끼고는 위로의 목소리로 답했다. “왜냐면 사람의 의식은 결국 특정한 자기장 하에 액티베이션되는 것으로, 뇌파의 발사와 수렴도 마찬가지예요. 원경릉은 반드시 그녀와 같은 자기장을 가진 사람을 찾아야 하는 거죠. 물론 이 세상에 반드시 그녀와 부합하는 사람이 있어요. 하지만 우리에게 그걸 일일이 찾아서 걸러낼 시간이 없을 뿐이죠. 제가 이렇게 얘기해서 이해가 되실지 모르겠지만 알기쉽게 비유하자면 괴담에 보면 시체를 가지고 초혼하는 게 있잖아요. 그럴 때도 부합하는 시체를 찾아요. 조건에 맞는 시체가 아니면 의식은 있더라도 몸이 점점 썩어들어가는 것과 같은 원리예요.”마지막으로 양여혜는 한마디 덧붙였다. “꼭 기억하셔야 돼요. 사흘의 시간밖에 없습니다. 최대한 빨리 합의를 도출하시는 게 좋을 거예요. 사실 선택할 수 있는 게 없지만요… 그리고 원박사는 반드시 돌아와야 해요. 제가 방금 말씀드렸던 첫번째, 두번째, 세번째 가능성은 다 위험합니다. 그래도 첫번째 가능성이 발생할 경우 제가 아는 한 두명이 어쩌면 도울 수 있을지도 모르겠어요. 하루 이틀, 늦어도 사흘 안에 원박사를 시공의 터널에서 끌어내야 하니까요.”“누구죠?” 주진은 혹시몰라 물었으나 사실 양여혜가 아는 사람을 그가 다 알리가 없다.하지만 양여혜가 이름을 대는 순간 주진은 살짝 놀랐다.“라진이라는 분으로 주진씨가 아는 안풍친왕비 라만의 아버지세요. 이 분은 늘 시공간을 활보하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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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2736화

만두는 떠나기 전에 외할머니를 껴안고 말했다. “외할머니, 엄마가 돌아오는 거 기다리세요. 이번에 성공하기만 하면 경호도 열려요. 그럼 엄마는 아무 때나 외할머니 곁에 올 수 있어요. 우리가 늘 엄마 곁에 있는 것처럼요.”할머니는 목이 메어 만두를 꼭 끌어안고는 가슴이 찢어지는 듯한 아픔을 느꼈다.만두는 북당으로 돌아가 모든 사실을 원경릉에게 알렸다. 양 박사의 말을 한 글자도 빠지지 않고 토시 하나까지 전부 그대로 전했다. 혹시라도 똑같이 말하지 않으면 양 박사가 한 말의 함축적 의미를 놓칠까봐 걱정되서였다.원경릉은 연구소에 화재가 났다는 소식을 듣고 문득 막 이 곳으로 온지 얼마 되지 않았을 때 주진이 자신에게 한 말이 떠올랐다. 주진이 있었던 시대에서 얻은 역사적 정보에 따르면 원경릉이 자료를 보관해 두었던 연구소에 불이 났다고 했다. 역사의 거대한 흐름은 자연스레 흘러가 수많은 상황이 바뀔 수 있지만 정작 바뀌는 건 미세한 개체일 뿐 큰 흐름은 바꿀 수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마치 숙명이라고 할까? 원경릉은 오히려 진정이 됐다. 이렇게나 많은 난관을 극복해 왔는데, 가장 행복할 때 첫 단추를 잘못 끼워서 망가져버릴 수는 없다.이곳을 떠나 경호로 가려면 서둘러도 24시간은 넘게 걸리니 이 사실을 우문호에게 얼른 전해야 했다. 하지만 우문호에게 말하기 전에 문득 주재상이 떠올랐다.주재상의 몸은 상당히 안 좋은 상태로 원경릉이 떠날 경우 살아있을 확률은 없다.그럼 주재상을 데리고 경호에 뛰어 들어야 하나? 만약 원경릉에게 한 줄기 살 희망이 있다면 주재상에게도 있을 게 틀림없다. 어쨌든 가지 않으면 주재상한테도 희망이 없다.원경릉은 만두에게 얼른 얘기했다. “만두에 바로 다시 한 번 다녀와 줄래. 엄마가 어쩌면 재상을 같이 데리고 경호에 뛰어내릴 수도 있다고. 만약 우리가 무사히 도착하면 외할아버지와 외삼촌이 재상을 수술할 수 있도록 준비.. 아니다, 넌 우선 이게 가능한지 물어봐줘. 가능하다면 이쪽에서도 준비할 테니까.”만두가 얼른 고개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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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2737화

우문호는 심장이 쿵하고 내려 앉았다. “무슨 위기?”원경릉은 공포로 얼룩진 우문호의 얼굴을 보자 차마 입이 떨어지지 않았지만, 이 일은 반드시 얘기해야만 했다. 절대 숨겨서는 안되기 때문에 최대한 아무렇지도 않은 듯 가벼운 말투로 입을 열었다. “만두가 그쪽을 다녀왔는데 연구소에 불이 나서 내 원래 몸이 해동이 되는 바람에 내가 바로 가서 수술을 받아야 해. 내가 계속 살아갈 수 있도록 받는 수술로 이 수술의 위험은 주진 말로 크지 않은데 경호를 통해 돌아갈 때 어쩌면 약간...... 미지의 위험을 만날 수도 있을 것 같다고.”우문호는 원경릉이 첫 마디를 꺼내자마자 심장이 입 밖으로 튀어나올 것 같고 숨이 멎는 것 같았다. 우문호는 입술의 경련을 일으키며 안절부절 못하고 허둥거렸다. “그.... 만약 당신이 못 돌아가면 어떻게 되는데?”“사흘 후에……” 원경릉은 숨을 아무리 내쉬어도 목이 메어 말을 다 끝내지 못했다. 그러고는 잠시 후.. “4흘 후에 난… 죽을 거야...”우문호는 잠시 가만히 있다가 얼굴에 핏기가 싹 가시더니 원경릉을 보고 숨도 제대로 쉬지 못했다.“끝에 4글자.. 비수 같아.”그러자 원경릉이 위로하듯 고개를 저었다. “아니, 돌아가서 수술을 받기만 하면 다 괜찮아질 거야.”“그럼 나도 같이 갈거야!” 우문호는 두 번도 생각하지 않고 바로 말했다.원경릉이 놀라 목소리를 낮춰 말했다. “자기는 나랑 같이 같 수 없어. 돌아가는 건 위험한 일이야. 우리 얘기했잖아. 같이 위험을 맞지 말자고. 반드시 한 사람은 안전하기로. 기억 안 나? 더욱이 계란이가 아직 태어난지 한 달도 안 됐어. 어떻게 엄마 아빠가 동시에 곁에 없을 수가 있어?”우문호가 고개를 흔들었다. “당신 혼자 위험하게 할 수는 없어. 나도 반드시 같이 있을 거야.”원경릉이 말했다. “자기가 나랑 같이 가도 위험이 낮아지는 건 아냐. 만약 우리 두 사람에게 한꺼번에 일이 생기면 얘들을 두고, 북당을 두고, 자기는 마음을 놓을 수 있겠어? 자기야, 지금은 감정이 앞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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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2738화

잔혹한 고통이 지나가자 우문호는 점점 상황을 받아들이고 이성적인 사람으로 돌아왔다. 원경릉은 우문호가 슬픔을 참는 것이 결코 쉬운 일이 아니란 걸 잘 알고 있었다. 그래서 원경릉 또한 울 수 없었다. 그의 믿음을 저버릴 수는 없었다. 원경릉이 말한 모든 것들은 그에게 있어 낯선 영역으로 이해할 수 없었기에 그의 유일한 희망은 원경릉의 침착함과 굳센 믿음에서 왔기 때문이다. 두 사람은 준비를 마치고 내일 아침 일찍 먼저 주재상을 찾아가 그의 동의를 구한 뒤, 점심 때 집에 돌아와 원경릉의 친척과 지인들을 집으로 초대하기로 했다. 우선 원경릉에게 무슨 일이 있는지는 얘기하지 않고 경성을 당분간 떠나 있을 거라고만 얘기할 생각이다. 만약 원경릉이 돌아오지 못할 경우엔 마지막 이별이 될 것이겠지만 말이다. 원경릉은 이 일들을 다 마치고 해질 무렵 경호로 출발할 예정이다. 하지만 경호로 가는 일까지 아이들을 속일 수 없다. 원경릉이 말은 안 해도 아이들은 다 알고 있기에 원경릉은 경호에 갈 때 그들과 같이 가고 싶었다. 적어도 가는 길에 가족이 함께 있다면 안심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일들을 다 준비하는데 우문호는 이미 감정을 다 도려내 버린 듯 아무 기분도 들지 않았다.우문호는 원경릉이 곁에 없다는 것을 한 번도 생각해 본 적이 없다. 원경릉이 북당에 온 뒤로 단 한 순간도 그녀가 없는 순간이 없었기에 정말 너무나도 두려웠다. 두 사람에게 남은 시간이 고작 이것 뿐이라니….만두가 깨어나자 원경릉은 경단이, 철떡이, 쌍둥이를 데리고 나왔다. 아이들은 모두 원경릉의 머리에서 빛이 거의 꺼져가는 걸 알아차렸다. 쌍둥이도 비록 나이가 좀 어리지만 알건 다 알기에 모두 가만히 자신의 엄마를 지켰다.“외삼촌이랑 얘기했는데, 외삼촌이 직접 주재상을 집도할 수 있대요. 엄마랑 주재상이 안전하게 도착하면 반드시 주재상을 살릴 수 있다고요.” 만두가 눈시울을 붉혔다.원경릉이 눈물을 참고 만두 손을 잡더니 고개를 끄덕이며 목이 잠긴 채 말했다. “그래, 잘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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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2739화

거의 날이 밝아왔고 아이들도 곁에서 잠이 들었다. 우문호는 원경릉을 안고 반쯤 침대에 누웠는데 잠을 계속 설쳤다. 그들은 같이 있는 이 순간을 한 순간도 놓치고 싶지 않았다.우문호가 원경릉의 사실을 알고 나서 받아들이기까지 고작 몇 시간밖에 걸리지 않았는데 어깨에 책임감이 놓였을 때는 마음대로 슬퍼할 수조차 없는 것이 어른의 대가인지도 모른다. 원경릉은 우문호의 가슴에 엎드려 조용히 속삭였다. “자기야, 만약 이게 내게 남은 마지막 날이라면 분명 슬픔과 아픔 속에서 보내고 싶지 않을 거야. 전에 생각해 본 적이 있어. 만약 내가 죽을 때를 예견할 수 있으면 뭘 할까 하고 말이야. 그럼 난 사람들에게 가장 아름다운 미소, 가장 즐거운 순간을 남겨 줄 거야. 질질 짜면서 모두가 나 때문에 우는 걸 바라지 않을 거야. 그래서 이틀 동안 우리 최대한 즐겁게 지내자. 자기의 미소가 가슴에 와 박히도록. 자기도 내 미소를 그렇게 가슴에 간직해 주길 바래. 눈물 말고….”우문호는 가슴이 아파오는 것을 참고 울먹이며 답했다. “알았어. 최선을 다해서 그렇게 할 게.”두 사람은 해가 뜨도록 서로 안고 있다가 같이 일어나 머리를 빗고 씻은 뒤에 옆방에 계란이를 보러 갔다.한밤중에 두번이나 깨서 젖을 먹고 기저귀를 갈고, 지금은 깊은 잠에 빠진 아직 한달도 되지 않은 이 아기는 도자기 같이 희고 부드러운 모습을 하고 있었다. 무슨 꿈을 꾸는지 눈썹을 찡그렸다가 다시금 방금 웃었다. 원경릉은 살짝 계란이의 가슴을 쓸어주며 ‘걱정하지 마, 우리 아가. 엄마가 네 곁에 없어도 계속 너를 사랑해. 아빠와 오빠도 계속 네 곁에 있으며 네가 자라는 걸 지켜보며 앞으로 네 인생 길에 희노애락을 함께 겪을 거란다.’라고 속으로 전했다. 그러자 눈에 눈물이 차올랐다. 가장 발길이 떨어지지 않는 게 계란이 곁이였다. 계란이가 엄마라고 부르는 걸 들을 수 없고, 아장아장 걸음마를 배우는 걸 보지 못 하고, 웃으며 품으로 달려오는 것 마저 볼 수 없다.만두도 급한지 맨발로 달려왔다. 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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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2740화

아침 수라를 들고 부부는 황실 별장으로 향했다.주재상을 설득하기 위해 가긴 하지만 주재상은 북당과 떼어놓을 수 없는 존재이기에 난이도가 높았다. 주재상은 북당에서 나고 자라 아마 죽더라도 북당에서 죽기를 원할 것임이 틀림 없었다. 별장에 도착해 원경릉은 태상황, 주재상과 소요공에게 상황을 전했다. “상황이 지금 낙관적이지 못 해요 재상. 전 치료할 방법이 없지만 재상의 병을 치료할 사람이 있는 곳을 한군데 알고 있어요. 단지 그곳은 다소 위험한 곳으로 반드시 가야할 필요는 없습니다. 하지만 만약 시도하지 않으면 결과는 우리가 예상하는 그대로고, 다른 방법은 없어요.”태상황이 원경릉에게 물었다. “어디가 그렇게 위험한데? 북당인가?”원경릉이 고개를 저었다. “북당이 아닙니다. 그곳은 좀 기이한 곳으로 우리가 경호에 뛰어내려야 갈 수 있으며 위험은 가는 도중에만 있고 거기 도착하기만 하면 모든 게 안전합니다.”“경호에 뛰어내린다고?” 태상황이 화가난듯 원경릉을 노려보았다. “지금 경호에 뛰어내리게 하려는 참이냐? 그건 목숨을 내 놓으라는 거잖아?”원경릉이 변명했다. “경호는 표면 한 층만 물일 뿐 물을 뚫고 가면 아래는 통로로 되어 있어 우리가 가고자하는 곳으로 갈 수 있습니다. 하지만 지금 비교적 위험한 이유는 외부적인 요소의 영향으로 원래 노선대로 뻗어나가지 못하게 통로에 왜곡이 있기 때문에 다른 통로와 잘못 이어질 수 있는 거죠.”태상황과 소요공이 의심이 가득한 얼굴로 서로 마주봤다. ‘경호 아래에 어떻게 통로가 있다는 거지? 통로가 엇갈리면 고작 해야 길을 잘못 드는 건데, 길을 잘못 들었으면 다시 돌아오면 되잖아? 대체 뭐가 위험하다는 거야?’주재상은 지금 이 상황이 그렇게 단순하지 않다는 것을 알아차렸다. “됐어, 난 안 가. 그냥 이대로 있기로 하지. 한 사람이 얼마나 살지는 하늘이 정한 것으로 지금 난 여한도 없고 이렇게 가도 만족해. 제일 중요한 건 낙엽이 다시 뿌리로 돌아가듯 죽은 뒤에도 여기 묻히기를 원하네. 내가 돌아가야 할 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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