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로맨스 / 명의 왕비 / 챕터 2711 - 챕터 2720

명의 왕비의 모든 챕터: 챕터 2711 - 챕터 2720

3038 챕터

제 2711화

진비는 냉궁에 갇힌 뒤로 울고불고 소리치며 요 부인에게 군주들을 데리고 자신을 보러 오라고 했다. 요 부인은 원래 가고 싶지 않았지만 진비가 심하게 난리를 쳐서 군주를 연루시킬까 봐 입궁할 수 있도록 성지를 청했다.명원제는 목여태감에게 요 부인과 함께 냉궁으로 가서 사단이 일어나지 않도록 했다.목여태감이 같이 냉궁으로 가서 문밖에서 기다리고, 요 부인 혼자 안으로 들어갔다.요 부인은 원래 진비가 그런 짓을 한 뒤 이미 생사를 두려워하지 않을 줄 알았는데, 더 심하게 죽기를 두려워하며 요 부인을 보더니 한 마디로 명령 질이었다. “네가 어떤 방법을 쓰든 반드시 폐하께서 내 죄를 면해주셔야만 해. 넌 방법이 있다는 걸 알아.”요 부인이 한참을 당황해서 쓴 웃음을 지으며, “진비 마마께서 절 정말로 과대평가하셨습니다. 전 그런 능력이 없을뿐더러 황자를 독살한 사람을 구할 방법은 더욱 없습니다.”진비의 얼굴이 일그러지며 차갑게 쏘아붙였다. “감히 내 말을 안 듣느냐!”마치 여전히 자신이 저 높은 자리에 있는 진비 마마이고, 요 부인은 그저 고개도 들지 못하던 과거의 며느리라고 여전히 생각하는 모양이었다. 하지만 과거의 요 부인은 도리상 진비에게 효를 다했을 뿐이었지만 그녀에게는 그다지 좋지 않은 기억들만 남았다. 하지만 그래도 두 군주의 할머니라는 생각에 요 부인은 참을성 있게 대꾸했다. “이건 말을 잘 듣는 것과는 무관합니다. 그리고 사안이 엄중한 만큼 황자를 독살했으면 사형이라, 누구도 사정할 수 없습니다.”진비가 퉁명스럽게 말했다. “죽은 건 호비의 아이야. 황귀비의 딸은 아무 일도 없잖아? 호비는 죽어 마땅해. 그러니 넌 호비를 증오해야지.”요 부인이 날카로운 목소리로 답했다. “제가 왜 호비 마마를 증오해야 하죠? 진비 마마도 왜 호비 마마를 증오하셔야 합니까? 호비 마마께서 마마를 해친 적이 있나요? 호비 마마께서 누구를 해쳤나요? 우문군이 죽은 뒤 원망하는 마음을 더는 고집하지 않으실 줄 알았습니다. 하지만 왜 더 심해지셨나요? 그런 행
더 보기

제 2712화

요 부인이 망토를 두르고 한 걸음씩 냉궁이란 황폐한 곳을 떠나는 길이였는데, 장문전을 지나자 잠시 망설이다가 도리는 도리라는 듯 황귀비에게 가 문안을 올리기로 했다.그런데 호비가 이 곳에 있을 줄은 미처 생각지도 못했다.한편 호비는 마치 올 것을 알기라도 했다는 듯 요 부인에게 담담하게 말했다. “부인, 진비 일은 고민할 필요 없네, 폐하께서 처리하실 거야.”요 부인이 답했다. “전에 고부간이었기에 마지막으로 한 번 뵀을 뿐입니다.”황귀비가 요 부인을 바라보더니 진비 일은 언급을 피하며 미소를 머금고 말했다. “미색이 아이를 낳았다드던데 아주 수월했다고. 정말 잘 됐어.”요 부인이 웃으며 답했다. “그러게요. 제가 갔을 때는 벌써 아이를 낳았지 뭡니까? 저희 모두 다 깜짝 놀랐어요.”“잘 됐어. 고생할 필요도 없고!” 황귀비가 말했다.호비는 꼬마 공주님을 안고 와서 요 부인이게 보여주는데 호비 눈에서 사랑이 뚝뚝 떨어졌다. “공주님은 오늘 내내 손가락만 빨았어. 요 개구쟁이!”“어머 귀여워라!” 요 부인은 아기를 보자 순간 희성이 희열이 어릴 때 모습이 떠올라 마음이 말랑말랑해졌다. 방금 진비의 가시 돋친 악담은 완전히 기억에서 이미 날아갈 정도였다. 장문전을 떠나며 뒤를 돌아보니 호비와 황귀비가 얘기를 나누고 있었는데 무슨 말인지는 모르겠지만 황귀비가 웃으며 호비와 함께 공주를 쳐다보았다. 함께 어울린 모습이 참 보기 좋았다.요 부인이 출궁해서 원경릉에게 이 일을 얘기하자 원경릉이 말했다. “호비 마마가 입궁한 뒤로 황귀비 마마께서 계속 각별하게 돌봐주셨어. 매사에 일러 주시고 깨우쳐 주셨지. 안 그랬으면 과거 호비 마마의 거침없는 성격을 보면 벌써 온 후궁 마마들에게 밉보였을 거야. 호비 마마께서 총애를 받으셔서 마마를 해치려는 사람이 많아지면 많아질수록 그중에 누군가는 목적을 이룰 수도 있잖아. 하지만 후궁 마마님들 수단이 황귀비 마마보다 못 하거든. 황귀비 마마는 계략을 못 꾸미시는 게 아니라 그럴 가치가 없다고 느끼실 뿐이야. 허나
더 보기

제 2713화

사식이와 황귀비가 공주님을 낳고, 미색 또한 어여쁜 공주님이 있으니 우문호는 갈수록 원 선생 아이도 딸이 아닐까 바라게 되었다. 비록 다들 이미 딸이라고 말하지만 아이를 본 게 아니니 너무 큰 기대를 품어서는 안 되었기에 우문호는 매일 마음의 준비를 하고 있었다. 남자애든 여자애든 똑같이 사랑하고 공평하게 대할 거라는 마음의 준비 말이다. 하지만 소위 앉으나 서나 ‘아들일까? 딸일까’ 하는 생각 뿐이라 낮엔 아들을 낳을 거라고 생각하면 밤에 정말 아들을 낳는 꿈을 꿀 정도였다. 심지어는 꿈속에서 할머니가 아이를 안고 나와서 우문호에게 초왕부에 여섯째 공자님이 태어나셨다고 축하 인사를 건넸다. 우문호가 웃으며 아이를 받는데 마음속으로 실망이 피어나며 한 마디 말이 끊임없이 되풀이 되는 것이었다. ‘희망이 박살 났어, 박살 났다고. 내게 평생 딸은 없을거야..’놀라서 벌떡 일어나자 그게 꿈이었다는 걸 깨닫고 심호흡을 하고는 심장을 더듬거리며 조용히 생각했다. ‘아직 희망이 있어, 아직 희망이 있다고!’우문호는 원경릉 곁을 지키기 시작한 뒤로 그녀가 갑자기 낳을 거 같다고 할까봐 두려웠다. 왜냐면 쌍둥이를 낳을 때 쉽게 순풍 낳았고 미색도 이번에 순풍 낳았다니까 우문호의 잠재 의식 속에 원 선생은 세 번째 출산이니 쉽게 낳을 거란 생각이 들었다.그래서 전에는 새벽에 나가서 밤늦게 들어왔지만 지금은 점심때 나가서 해질 무렵이면 얼른 돌아왔다. 원 선생 곁을 떠나 있는 시간을 조금이라도 줄이기 위해 최선을 다하는 중이었다.하지만 한 해가 다 저물어 원경릉은 예정일이 거의 다 되다 못해 지났는데도 아이는 아직 나올 생각을 안 했다.우문호는 물론이고 온 초왕부 모두가 속으로 궁시렁댔다. ‘왜 아직 안 태어나?’태상황 쪽에서도 매일 사람을 보내 물었다. 지금 3대 거두는 다른 일은 일정 상관하지 않지만 아이를 낳는 경사만큼은 여전히 끼고 싶어 했다.새로운 생명이 탄생하는 것을 보는 것만큼 사람을 기쁘게 하는 건 없었기 때문이다. 진비는 황귀비의 딸이 한 달
더 보기

제 2714화

요 부인의 혼인은 완벽한 준비가 진행되어 정월을 지나 혼사날만 기다리고 있었다.정화도 너무 바쁘고 애들이 찰싹 달라붙어서 아무데도 갈 수가 없었기에 등불 축제에 오지 못했다. 그저 사람을 보내 동서들에게 즐겁게 놀고 오라는 말을 전했다.해질 무렵, 저녁 수라를 마치고 일행은 흥분된 마음으로 축제를 보러 출발했다.원경릉은 동서들만 불렀지만 각 집안 남자들도 같이 왔기에 우문호가 외로울 일은 거의 없었다.서일과 사식이도 사탕이를 데리고 외출하는데 아이가 아직 어려 사실 사람이 많은 곳에 가는 게 쉽지 않았지만 서일은 딸이 흥겨운 축제를 놓치는 게 싫었다. 개인적으로든 공무를 보는 것이든 상관하지 않고 서일은 항상 딸을 데리고 다니고 싶어 했다.이렇듯 요 부인과 훼천은 군주 둘을, 손왕 부부는 희동이를, 제왕 부부는 보배를, 서일과 사식이는 사탕이를 데리고 나왔고 구사 부부는 아들 하나 딸 하나, 우문호 부부는 그야말로 아들 한 무더기를 데리고 함께 나갔다. 우문호는 다들 딸이 있는데 자기만 시커먼 남자들 뿐이라 마음이 웬지 모르게 섭섭했다. 특히 보배가 일곱째 가슴에 착 안겨서 애교를 떨며 귀여운 목소리로 ‘이거 사주세요! 저거 사주세요’!하는 모습을 보고 있자니 온 몸에서 질투심이 흘러 나왔다. 희열이와 희동이는 나이가 조금 있으니 확실히 얌전하고 갈수록 대가집 규수 풍모가 보였다. 희성이는 아직 활발해서 보배랑 장난치느라 여념이 없다가 어쩌다 와서 사탕이를 보더니 또 이쪽 여동생을 데리고 노느라 신이 났다.떡들과 쌍둥이는 이렇게 시끌벅쩍한 곳에 오는 일이 거의 없었기에 눈을 어디에 둬야 할지 몰랐다. 떡들 셋 중에서 경단이가 본인이 용돈을 저축한 것을 제외하고 나머지 둘은 돈이 아예 없었다. 둘은 돈이 있으면 다 써버리는 성격으로 씀씀이가 아주 시원시원했다. 하지만 재미난 장난감이 보이면 돈이 없는 관계로 경단이 비위를 열심히 맟춰야 했다.경단이는 관념이 분명해서 동생에게는 사줄 수 있지만, 그들에게는 안 되었다. 그리고 한 번 돈을 빌려주면
더 보기

제 2715화

구경하며 앞으로 나가는데 아주 예쁜 상품들이 가득했다. 그리고 경단이가 ‘어머 이거 예쁘다’ 한마디만 하면 누군가가 바로 사다줬다.경단이는 단지 등롱 몇 개 값만 내고 등롱의 가치보다 엄청 큰 것들을 얻었다. 심지어 우문호마저 그 대열에 합류한 것이 경단이가 쌍둥이들에게 등롱을 사 준 것과 경단이 덕분에 사람들 앞에서 어깨가 으쓱했기 때문으로 그녀가 뭘 가지고 싶다고 하면 우문호는 두말 않고 얼른 원경릉에게 돈을 달라고 했다.원경릉은 경단이가 이 정도 능력이면 나중에 아마 장사꾼이 될 거라고 생각했다. 이리 나리는 이미 늑대파와 자신의 장사를 이어 받도록 경단이를 점찍어 두기도 했다.원경릉은 그 생각이 나 이리 나리에게 물었다. “이렇게 일찌감치 경단이로 낙점해 두셨다가 나중에 이리 나리 본인 아이는요?”이리 나리는 아주 그 답게 대답했다. “늑대를 바꾸면 돼!’원경릉은 이렇게 강하고 힘있는 말에 반박할 수가 없었다. 이리 나리를 생각하고 있는데 마침 소리 지리는 아이들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태사부님과 고모다!”모두가 돌아보니 흰옷을 입은 남다른 외모의 이리 나리가 우문령의 손을 잡고 천천히 이쪽으로 오고 있는 게 보였다. 두 사람도 원경릉 등을 봤는지 걸음이 다소 빨라졌다.우문령이 기뻐하며 반겼다. “너도 왔어? 와, 장난감을 이렇게나 많이 샀어? 이 등롱 예쁘네. 어디서 산 거야?”보배가 옛된 목소리로 말했다. “경단이 오빠가 사줬어요.”경단이는 자연스럽게 자신의 등롱을 우문령에게 주었다. “고모, 제가 고모 거 샀어요. 선물이에요.”우문령이 너무 좋아서 경단이를 안아 올쳤다. “어떻게 여기에 고모가 올 줄 알았어? 경단이 정말 착하네! 경단이 정말 이뻐 죽겠어.”경단이가 웃으며 답했다. “고모는 분명 올 거라 생각했어요. 고모는 떠들썩한 걸 좋아하시잖아요. 세상에, 고모 오늘 너무 예뻐요!”“우리 경단이는 말도 어쩌면 이리 달콤하게 할까? 가자 고모가 선물 사줄게!” 우문령은 웃음꽃이 활짝 피며 경단이를 내려놓고 손을 잡고 좌판으
더 보기

제 2716화

호랑이도 제 말하면 온다더니 수문장이 가기도 전에 사람들이 놀라 소리지르는 소리가 들려왔다. “불이야, 불이야....!“ 수많은 사람들이 숲에서 달려나왔는데 뒤에서 불이 활활 타오르고 있었다.날이 이렇게 추우니 숲에 있는 너무는 전부 이파리 하나 없었는데 어째서인지 바닥에 낙엽 더미가 쌓여 있어 쉽게 불이 붙은 것 같았다.하지만 경조부의 순찰 경비가 제 위치에 지키고 있었고 불꽃놀이를 하기 위해 소방 시설도 언제든 쓸 수 있게 갖추어져 있어 불길은 쉽게 잡혀 다행히 금방 쓸 수 있었다. 불길이 일어날 때부터 원경릉은 배가 좀 이상한 것이 태동이 잦아지고 커지는 것 같았다. 원경릉은 배를 움켜쥐고 괴로워했다.우문호는 계속 원경릉을 지켜보고 있다가 쓰러질 것 같은 원경릉을 얼른 일으켰다. “왜 그래? 배 아픈 거 아냐?”“배가 아픈 게 아니라, 뱃속에 애들이 엄청 움직여..“ 원경릉이 끙끙거리며 우문호에게 기댔다.“우리 먼저 내려 가는 게 어때?” 우문호는 원경릉이 바로 아이를 낳을까 봐 걱정이 됐다.“조금만 있으면 불꽃놀이도 시작하는데 이것만 보고 내려가자.” 원경릉은 배가 아픈 게 아니라 태동이 몇 번 있었던 것으로 천천히 안정되게 심호흡을 했는데, 다행히 그다지 불편하지 않았다. “버틸 수 있겠어?”“괜찮아.“ 그리고 고개를 돌려 제왕을 보고는 물었다. “불꽃 쏠 준비 됐나요?”제왕이 말했다. “곧 쏩니다. 이미 준비는 끝났으니요.”제왕이 말이 떨어지기 무섭게 징과 북소리가 울려퍼졌고, 사람들 모두 환호성을 질렀다. 곧 불꽃을 쏜다는 뜻이였다. 징과 북소리에 맞춰 성루의 횃불 절반이 꺼지더니 주변이 급격히 어두워지고, 시끄럽던 소리도 점점 잦아들었다. 다들 숨을 죽이고 기다리는 모습이 명절 분위기가 한껏 짙어져 보였다. 마침에 첫번째 불꽃이 쏘아 올려져 하늘에서 터지자 순간 어둡던 하늘이 찬란해지고, 뒤이어 두 번째가 쏘아져 올라갔고, 거대한 소리와 함께 휘황찬란한 불꽃이 하늘을 수놓았다.아이들은 넋을 잃고 바라보며 환호했다. 작
더 보기

제 2717화

초왕부로 돌아온 시간은 대략 술시(저녁 7시~9시)로 초왕부에는 이미 산파가 대기하고 있었고할머니도 계셨다. 전에 미색이 아기를 낳을 때 있었던 여러 상황을 듣고, 우문호도 이미 적당한 준비를 갖춰두었다. 솥에는 항상 뜨거운 물을 끓여두게 했고 출산에 필요한 모든 것을 미리 준비해 두었는데 심지어 고기요리까지 언제든 먹을 수 있게 철저히 대비해 두었다.원경릉이 돌아온 뒤 할머니와 산파가 바로 와서 관례에 따라 우문호는 문 밖으로 보내고 원경병, 원용의, 사식이, 요 부인, 손 왕비, 그리고 우문령은 안으로 들어와 원경릉의 출산을 함께 했다.이렇게나 흥겨운 오늘밤에 만약 아이가 때맞춰 자시(밤 11시~1시) 전에 태어날 경우 정말 이성적일 것이다. 우문호는 뒷짐을 지고 불안한듯 밖에서 왔다 갔다했고, 떡들과 쌍둥이도 우문호처럼 마음이 조급해 보였다. 한편, 초왕부의 여섯 남자들은 전부 안에서 태어나는 아이가 자신과 다른 성별이기를 바라며 온 마음을 다해 간절히 빌고 있었다. ‘여자애가 태어나기를, 여자애가 태어나기를.’하지만 반 시진즈음 지나자 그들은 슬슬 걱정이 되어 아무 말 없이 ‘아무일 없이 평안하기만 하면 됩니다. 아무일 없이 평안하기만 하면 됩니다.’ 라고 기도했다. 원경릉의 진통은 아직 아주 분명한 상태는 아니였지만, 자궁 수축이 이미 시작되었으며 비교적 빈도가 잦은 것으로 볼 때, 머니는 자시 전에 태어날 가능성이 있다고 하셨다.사식이가 아이를 낳을 때는 거의 죽다가 살아났기 때문에 원경릉이 이렇게 가뿐한 모습을 보이자살짝 부러웠다. 하지만 그렇게 아프지 않은 게 좋기도 했다. 원경릉이 첫 애를 낳을 때는 정말 죽을 뻔 했으니까 말이다. 산실의 분위기는 가벼웠지만 바깥 분위기는 갈수록 무거워져서 제왕과 구사 등이 저마다 우문호를 위로하며 여자가 아이를 낳는 게 분명 고비인 건 맞지만 평안히 잘 지나갈 거라고 위로했다.우문호는 우글우글한 수컷들의 무리가 지긋지긋했다. 재잘재잘 끝이 없다. 우문호는 을 휘휘 내젓저으며 말했다. “됐으니 다
더 보기

제 2718화

곁에 있던 사람들이 기쁜 눈으로 일제히 주재상을 바라봤다. 태상황이 손바닥을 주재상 눈 앞에 흔들더니 물었다. “정말 보여?”“손가락 4개!” 주재상이 태상황을 보더니 감탄의 눈빛으로 말했다. “엄지 손가락은 접었네.”태상황과 소요공이 손바닥으로 주재상의 어깨를 탁하고 치며 거의 동시에 울먹였다. “좋아졌구나!”희상궁은 너무 기뻐서 울며 주재상에게 기댔다.태상황은 하늘을 물끄러미 바라보다가 복이 임하니 생각도 틔였는지 갑자기 미친듯한 기쁨을 뿜어냈다. “과인의 꼬마 봉황이 드디어 태어나는구나.”그러자 소요공도 놀라서 물었다. “그래?”태상황이 재빨리 내전으로 돌아와 박달나무 상자에서 편지를 꺼내고는 기뻐서 어찌할 바를 모르며 달려나왔다. 편지를 펼쳐 본 뒤 바로 소요공에게 전해주고 소요공도 받아서 보더니 얼굴에 점점 놀라움이 번졌다. “....태어나기 전에 때마침 천년이 가도 만나기 어려운 기이한 현상을 맞닥뜨릴 것이니 난새가 태어나 왕부에 날아들 것이라!”소요공은 말을 마치고 놀란 가슴을 주체하지 못하고 얼른 물었다. “대주의 용태후 편지입니까?”“그렇다. 태자비가 아직 임신하기 전에 형수님이 사람을 시켜 이 편지를 과인의 손에 보냈어.” 태상황 또한 가슴을 벅차하며 말했다.“천년이 가도 만나기 어려운 기이한 현상이란 것이 바로 오늘 밤 이 현상이 아닙니까?” 주재상이 묻자 태상황이 고개를 돌려 외쳤다. “여봐라, 어서 마차를 준비하거라. 과인은 초왕부로 갈 것이다!”멀찍이 뒷짐을 지고 서있던 사람이 하늘을 뚫어지게 바라보다가 눈가에 기쁨이 일더니 혼자 조용히 말했다. “제자가 드디어 아이를 낳는구나!”매화나무 숲에 안풍친왕비 라만이 바깥에 놓인 안락의자에 앉았다. 매화가 분분히 흩날리는 것이 꽃비 같아서 신선이 사는 선경과도 같다. 안풍친왕비는 하늘을 보더니 눈빛이 마구 빛났다. 그리고는 고개를 돌려 곁에 서 있는 안풍친왕 우문소에게 팔을 휘감았다. “오늘 밤이군요.”우문소가 미소를 지었다. “응, 맞아!”“한 번 다녀 올까요? 애
더 보기

제 2719화

한편, 오늘의 주인공인 원경릉은 자궁 수축이 점점 심해지면서 진통이 더 세지는 것을 느꼈다. 실내 사람들은 바깥의 빛을 모르고 다들 가슴을 졸이며 원경릉을 바라봤다.하지만 그 순간 눈 앞이 갑자기 밝아지더니 곧 빛이 사라지고 마치 환각을 본 듯 사람들은 꿈을 잠시 꾼 건가 했다.다들 아직 정신을 차리지 못했는데 원경릉의 배가 격하게 아프더니 잠시 후 고통의 비명을 지르자 모두 걱정스럽고 기대가 가득찬 눈빛으로 원경릉을 바라봤다.할머니는 원경릉의 손을 잡고 조용히 옆에서 그녀가 안심하게 도와주었다. “당황하지 마라. 할미 여기 있어. 힘 주면 돼. 호흡을 가다듬고 자궁수축이 시작되면 숨을 내뱉고 들이쉬고......”그때 비명이 울려퍼지고 우문호는 가슴이 조마조마한데 귀를 문에 대고 모든 내력을 기울여 안쪽의 소리에 귀를 쫑긋했다. 온 몸에 식은땀이 흘렀다.‘평안하면 됩니다. 평안하면 됩니다.’ 우문호는 마음 속으로 이 말을 수도 없이 반복하며 기도했다.아이들도 우문호를 둘러 싸고 그와 함께 간절히 기도했다. 지금은 아이의 성별이 어떻든 원경릉이 무사히 아이를 낳기만을 바라기만 했다. 원경릉은 쌍둥이를 낳을 때 많이 힘들지 않아서 세번째 출산은 더 쉬울 줄 알았기에 이렇게 격하게 고통스럽고 견디기 힘들 줄은 꿈에도 몰랐다. 얼마나 아픈지 두 손으로 이불을 쥐어 뜯으며 산파와 할머니의 말에 따라 천천히 호흡을 하며 아이를 밀어내는데 산실 안에 여자들도 모두 곁에서 묵묵히 힘을 실어주었다.해시에 접어들었고, 마침내 우렁찬 울음소리가 사방에 울려퍼졌다. 모든 사람의 귀에는 이 소리가 천사의 소리처럼 느껴졌다. “낳았어, 낳았어!” 모두가 함께 기뻐하며 외쳤고 고개를 들어 그제서야 온 하늘을 수놓은 기이한 현상을 보았다. 빛은 이미 점점 사라지고 있어 엷은 홍색만 남은 채 흐려지고 있었다.우문호는 꽉 쥔 주먹에 힘을 빼고 무의식적으로 이마의 땀을 닦고서야 등이 긴장으로 축축하게 젖었고 두다리에 힘이 풀렸다는 걸 알았다. 마침내 낳았다니 정말 다행이였다.
더 보기

제 2720화

원경릉의 눈가엔 눈물이 고였다. “괜찮아, 그렇게 안 아파.”우문호가 한 손으로 원경릉의 얼굴을 쓰다듬으며 다른 손으로 원경릉과 깍지를 끼고 물끄러미 바라보며 사랑을 담아 말했다. “고생했어.”원경릉이 고개를 돌려 부드러운 목소리로 말했다. “얼른 우리 아기 좀 봐.”우문호가 침대에 앉아 아이를 안자 우리 떡들과 쌍둥이도 침대 곁으로 와서 엄마 안부부터 물은 뒤 아빠와 아이를 봤다.원래 눈을 감고 자던 아이가 우문호가 안아 들자 천천히 눈을 떴다. 달을 꽉 채워서 눈매가 또렷하고 이목구비가 반듯한 것이 우리 떡들과 쌍둥이가 태어났을 때보다 나았다. 특히 검게 빛나는 눈동자를 또록또록 굴리는 모습은, 막 태어난 아이 같지 않고 검은 눈동자 속에 한 줄기 빛이 흐르는 것만 같았다.우문호는 마음이 따듯해지며 사랑스러움과 기쁨이 뭉개뭉개 피어나서 속삭였다. “네가 아빠의 복덩이가 아니어도 아빠는 똑같이 널 사랑해.”그러자 원경릉이 미소를 지으며 물었다. “왜 복덩이가 아니야? 딸인데, 아무도 얘기 안 해줬어?”우문호는 원경릉이 미소 짓는 것을 보고 그제서야 강력한 기쁨이 쓰나미처럼 덮쳤다. 자신의 떡들과 쌍둥이도 그와 마찬가지였다. 우문호는 얼른 품 안의 아이를 보더니 세상을 다 가진것처럼 기뻐했다. “정말 딸이야? 정말로?”“그럼 거짓말이겠어?” 할머니가 웃으며 다가오셨다. 원경릉의 배에 뜨거운 쑥찜질을 하시며 사위를 놀렸다. “이렇게 이목구비가 또렷한 아이인데 한 눈에 딸인 걸 알아봤어야지.”“맞아요 맞아!” 우문호는 입이 찢어져서 귀에 걸렸다. 기쁨을 가눌 수가 없었다. 안았을 때 깃털처럼 가볍던 아이가 마치 천금의 무게처럼 막중한 책임감으로 다가오는 것이 아들을 낳을 때보다 묵직했다.방금까지 마음속으로 아들도 똑같다고 느낀 건 자신을 위로하는 말에 불과 했으며 진짜로는 딸을 바랐고 지금 그 소원이 이루어진 것이다.“동생 좀 봐요, 여동생 좀 봐요!” 아이들이 앞다투어 다가왔고 검게 빛나는 눈동자의 여리여리한 여동생을 한없이 바라봤다. “너무
더 보기
이전
1
...
270271272273274
...
304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