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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2712화

요 부인이 망토를 두르고 한 걸음씩 냉궁이란 황폐한 곳을 떠나는 길이였는데, 장문전을 지나자 잠시 망설이다가 도리는 도리라는 듯 황귀비에게 가 문안을 올리기로 했다.

그런데 호비가 이 곳에 있을 줄은 미처 생각지도 못했다.

한편 호비는 마치 올 것을 알기라도 했다는 듯 요 부인에게 담담하게 말했다. “부인, 진비 일은 고민할 필요 없네, 폐하께서 처리하실 거야.”

요 부인이 답했다. “전에 고부간이었기에 마지막으로 한 번 뵀을 뿐입니다.”

황귀비가 요 부인을 바라보더니 진비 일은 언급을 피하며 미소를 머금고 말했다. “미색이 아이를 낳았다드던데 아주 수월했다고. 정말 잘 됐어.”

요 부인이 웃으며 답했다. “그러게요. 제가 갔을 때는 벌써 아이를 낳았지 뭡니까? 저희 모두 다 깜짝 놀랐어요.”

“잘 됐어. 고생할 필요도 없고!” 황귀비가 말했다.

호비는 꼬마 공주님을 안고 와서 요 부인이게 보여주는데 호비 눈에서 사랑이 뚝뚝 떨어졌다. “공주님은 오늘 내내 손가락만 빨았어. 요 개구쟁이!”

“어머 귀여워라!” 요 부인은 아기를 보자 순간 희성이 희열이 어릴 때 모습이 떠올라 마음이 말랑말랑해졌다. 방금 진비의 가시 돋친 악담은 완전히 기억에서 이미 날아갈 정도였다.

장문전을 떠나며 뒤를 돌아보니 호비와 황귀비가 얘기를 나누고 있었는데 무슨 말인지는 모르겠지만 황귀비가 웃으며 호비와 함께 공주를 쳐다보았다. 함께 어울린 모습이 참 보기 좋았다.

요 부인이 출궁해서 원경릉에게 이 일을 얘기하자 원경릉이 말했다. “호비 마마가 입궁한 뒤로 황귀비 마마께서 계속 각별하게 돌봐주셨어. 매사에 일러 주시고 깨우쳐 주셨지. 안 그랬으면 과거 호비 마마의 거침없는 성격을 보면 벌써 온 후궁 마마들에게 밉보였을 거야. 호비 마마께서 총애를 받으셔서 마마를 해치려는 사람이 많아지면 많아질수록 그중에 누군가는 목적을 이룰 수도 있잖아. 하지만 후궁 마마님들 수단이 황귀비 마마보다 못 하거든. 황귀비 마마는 계략을 못 꾸미시는 게 아니라 그럴 가치가 없다고 느끼실 뿐이야. 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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