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여혜가 말했다. “당신이 무슨 생각하는지 알아요. 아무 시체나 한 구 가져다가 원경릉의 뇌줄기세포를 이식하겠다는 거잖아요? 할 수는 있지만 가능성이 없어요. 주진씨, 잘 생각해 보세요. 원박사의 의식이 다른 세계의 원경릉은 제어하는데 왜 이 세계의 사람은 제어하지 못 할까요? 이 시대에 매일 죽어 나가는 사람이 얼마나 많은데, 왜 원경릉은 그런 사람은 제어하지 못하고 오히려 저 먼 북당에 있는 원경릉은 제어할 수 있는 거죠?”“왜죠?” 원경주가 목이 멘 채 물었다.양여혜는 원경주의 목소리에서 비통함과 애타는 마음을 느끼고는 위로의 목소리로 답했다. “왜냐면 사람의 의식은 결국 특정한 자기장 하에 액티베이션되는 것으로, 뇌파의 발사와 수렴도 마찬가지예요. 원경릉은 반드시 그녀와 같은 자기장을 가진 사람을 찾아야 하는 거죠. 물론 이 세상에 반드시 그녀와 부합하는 사람이 있어요. 하지만 우리에게 그걸 일일이 찾아서 걸러낼 시간이 없을 뿐이죠. 제가 이렇게 얘기해서 이해가 되실지 모르겠지만 알기쉽게 비유하자면 괴담에 보면 시체를 가지고 초혼하는 게 있잖아요. 그럴 때도 부합하는 시체를 찾아요. 조건에 맞는 시체가 아니면 의식은 있더라도 몸이 점점 썩어들어가는 것과 같은 원리예요.”마지막으로 양여혜는 한마디 덧붙였다. “꼭 기억하셔야 돼요. 사흘의 시간밖에 없습니다. 최대한 빨리 합의를 도출하시는 게 좋을 거예요. 사실 선택할 수 있는 게 없지만요… 그리고 원박사는 반드시 돌아와야 해요. 제가 방금 말씀드렸던 첫번째, 두번째, 세번째 가능성은 다 위험합니다. 그래도 첫번째 가능성이 발생할 경우 제가 아는 한 두명이 어쩌면 도울 수 있을지도 모르겠어요. 하루 이틀, 늦어도 사흘 안에 원박사를 시공의 터널에서 끌어내야 하니까요.”“누구죠?” 주진은 혹시몰라 물었으나 사실 양여혜가 아는 사람을 그가 다 알리가 없다.하지만 양여혜가 이름을 대는 순간 주진은 살짝 놀랐다.“라진이라는 분으로 주진씨가 아는 안풍친왕비 라만의 아버지세요. 이 분은 늘 시공간을 활보하시
만두는 떠나기 전에 외할머니를 껴안고 말했다. “외할머니, 엄마가 돌아오는 거 기다리세요. 이번에 성공하기만 하면 경호도 열려요. 그럼 엄마는 아무 때나 외할머니 곁에 올 수 있어요. 우리가 늘 엄마 곁에 있는 것처럼요.”할머니는 목이 메어 만두를 꼭 끌어안고는 가슴이 찢어지는 듯한 아픔을 느꼈다.만두는 북당으로 돌아가 모든 사실을 원경릉에게 알렸다. 양 박사의 말을 한 글자도 빠지지 않고 토시 하나까지 전부 그대로 전했다. 혹시라도 똑같이 말하지 않으면 양 박사가 한 말의 함축적 의미를 놓칠까봐 걱정되서였다.원경릉은 연구소에 화재가 났다는 소식을 듣고 문득 막 이 곳으로 온지 얼마 되지 않았을 때 주진이 자신에게 한 말이 떠올랐다. 주진이 있었던 시대에서 얻은 역사적 정보에 따르면 원경릉이 자료를 보관해 두었던 연구소에 불이 났다고 했다. 역사의 거대한 흐름은 자연스레 흘러가 수많은 상황이 바뀔 수 있지만 정작 바뀌는 건 미세한 개체일 뿐 큰 흐름은 바꿀 수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마치 숙명이라고 할까? 원경릉은 오히려 진정이 됐다. 이렇게나 많은 난관을 극복해 왔는데, 가장 행복할 때 첫 단추를 잘못 끼워서 망가져버릴 수는 없다.이곳을 떠나 경호로 가려면 서둘러도 24시간은 넘게 걸리니 이 사실을 우문호에게 얼른 전해야 했다. 하지만 우문호에게 말하기 전에 문득 주재상이 떠올랐다.주재상의 몸은 상당히 안 좋은 상태로 원경릉이 떠날 경우 살아있을 확률은 없다.그럼 주재상을 데리고 경호에 뛰어 들어야 하나? 만약 원경릉에게 한 줄기 살 희망이 있다면 주재상에게도 있을 게 틀림없다. 어쨌든 가지 않으면 주재상한테도 희망이 없다.원경릉은 만두에게 얼른 얘기했다. “만두에 바로 다시 한 번 다녀와 줄래. 엄마가 어쩌면 재상을 같이 데리고 경호에 뛰어내릴 수도 있다고. 만약 우리가 무사히 도착하면 외할아버지와 외삼촌이 재상을 수술할 수 있도록 준비.. 아니다, 넌 우선 이게 가능한지 물어봐줘. 가능하다면 이쪽에서도 준비할 테니까.”만두가 얼른 고개를
우문호는 심장이 쿵하고 내려 앉았다. “무슨 위기?”원경릉은 공포로 얼룩진 우문호의 얼굴을 보자 차마 입이 떨어지지 않았지만, 이 일은 반드시 얘기해야만 했다. 절대 숨겨서는 안되기 때문에 최대한 아무렇지도 않은 듯 가벼운 말투로 입을 열었다. “만두가 그쪽을 다녀왔는데 연구소에 불이 나서 내 원래 몸이 해동이 되는 바람에 내가 바로 가서 수술을 받아야 해. 내가 계속 살아갈 수 있도록 받는 수술로 이 수술의 위험은 주진 말로 크지 않은데 경호를 통해 돌아갈 때 어쩌면 약간...... 미지의 위험을 만날 수도 있을 것 같다고.”우문호는 원경릉이 첫 마디를 꺼내자마자 심장이 입 밖으로 튀어나올 것 같고 숨이 멎는 것 같았다. 우문호는 입술의 경련을 일으키며 안절부절 못하고 허둥거렸다. “그.... 만약 당신이 못 돌아가면 어떻게 되는데?”“사흘 후에……” 원경릉은 숨을 아무리 내쉬어도 목이 메어 말을 다 끝내지 못했다. 그러고는 잠시 후.. “4흘 후에 난… 죽을 거야...”우문호는 잠시 가만히 있다가 얼굴에 핏기가 싹 가시더니 원경릉을 보고 숨도 제대로 쉬지 못했다.“끝에 4글자.. 비수 같아.”그러자 원경릉이 위로하듯 고개를 저었다. “아니, 돌아가서 수술을 받기만 하면 다 괜찮아질 거야.”“그럼 나도 같이 갈거야!” 우문호는 두 번도 생각하지 않고 바로 말했다.원경릉이 놀라 목소리를 낮춰 말했다. “자기는 나랑 같이 같 수 없어. 돌아가는 건 위험한 일이야. 우리 얘기했잖아. 같이 위험을 맞지 말자고. 반드시 한 사람은 안전하기로. 기억 안 나? 더욱이 계란이가 아직 태어난지 한 달도 안 됐어. 어떻게 엄마 아빠가 동시에 곁에 없을 수가 있어?”우문호가 고개를 흔들었다. “당신 혼자 위험하게 할 수는 없어. 나도 반드시 같이 있을 거야.”원경릉이 말했다. “자기가 나랑 같이 가도 위험이 낮아지는 건 아냐. 만약 우리 두 사람에게 한꺼번에 일이 생기면 얘들을 두고, 북당을 두고, 자기는 마음을 놓을 수 있겠어? 자기야, 지금은 감정이 앞설
잔혹한 고통이 지나가자 우문호는 점점 상황을 받아들이고 이성적인 사람으로 돌아왔다. 원경릉은 우문호가 슬픔을 참는 것이 결코 쉬운 일이 아니란 걸 잘 알고 있었다. 그래서 원경릉 또한 울 수 없었다. 그의 믿음을 저버릴 수는 없었다. 원경릉이 말한 모든 것들은 그에게 있어 낯선 영역으로 이해할 수 없었기에 그의 유일한 희망은 원경릉의 침착함과 굳센 믿음에서 왔기 때문이다. 두 사람은 준비를 마치고 내일 아침 일찍 먼저 주재상을 찾아가 그의 동의를 구한 뒤, 점심 때 집에 돌아와 원경릉의 친척과 지인들을 집으로 초대하기로 했다. 우선 원경릉에게 무슨 일이 있는지는 얘기하지 않고 경성을 당분간 떠나 있을 거라고만 얘기할 생각이다. 만약 원경릉이 돌아오지 못할 경우엔 마지막 이별이 될 것이겠지만 말이다. 원경릉은 이 일들을 다 마치고 해질 무렵 경호로 출발할 예정이다. 하지만 경호로 가는 일까지 아이들을 속일 수 없다. 원경릉이 말은 안 해도 아이들은 다 알고 있기에 원경릉은 경호에 갈 때 그들과 같이 가고 싶었다. 적어도 가는 길에 가족이 함께 있다면 안심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일들을 다 준비하는데 우문호는 이미 감정을 다 도려내 버린 듯 아무 기분도 들지 않았다.우문호는 원경릉이 곁에 없다는 것을 한 번도 생각해 본 적이 없다. 원경릉이 북당에 온 뒤로 단 한 순간도 그녀가 없는 순간이 없었기에 정말 너무나도 두려웠다. 두 사람에게 남은 시간이 고작 이것 뿐이라니….만두가 깨어나자 원경릉은 경단이, 철떡이, 쌍둥이를 데리고 나왔다. 아이들은 모두 원경릉의 머리에서 빛이 거의 꺼져가는 걸 알아차렸다. 쌍둥이도 비록 나이가 좀 어리지만 알건 다 알기에 모두 가만히 자신의 엄마를 지켰다.“외삼촌이랑 얘기했는데, 외삼촌이 직접 주재상을 집도할 수 있대요. 엄마랑 주재상이 안전하게 도착하면 반드시 주재상을 살릴 수 있다고요.” 만두가 눈시울을 붉혔다.원경릉이 눈물을 참고 만두 손을 잡더니 고개를 끄덕이며 목이 잠긴 채 말했다. “그래, 잘했어!”
거의 날이 밝아왔고 아이들도 곁에서 잠이 들었다. 우문호는 원경릉을 안고 반쯤 침대에 누웠는데 잠을 계속 설쳤다. 그들은 같이 있는 이 순간을 한 순간도 놓치고 싶지 않았다.우문호가 원경릉의 사실을 알고 나서 받아들이기까지 고작 몇 시간밖에 걸리지 않았는데 어깨에 책임감이 놓였을 때는 마음대로 슬퍼할 수조차 없는 것이 어른의 대가인지도 모른다. 원경릉은 우문호의 가슴에 엎드려 조용히 속삭였다. “자기야, 만약 이게 내게 남은 마지막 날이라면 분명 슬픔과 아픔 속에서 보내고 싶지 않을 거야. 전에 생각해 본 적이 있어. 만약 내가 죽을 때를 예견할 수 있으면 뭘 할까 하고 말이야. 그럼 난 사람들에게 가장 아름다운 미소, 가장 즐거운 순간을 남겨 줄 거야. 질질 짜면서 모두가 나 때문에 우는 걸 바라지 않을 거야. 그래서 이틀 동안 우리 최대한 즐겁게 지내자. 자기의 미소가 가슴에 와 박히도록. 자기도 내 미소를 그렇게 가슴에 간직해 주길 바래. 눈물 말고….”우문호는 가슴이 아파오는 것을 참고 울먹이며 답했다. “알았어. 최선을 다해서 그렇게 할 게.”두 사람은 해가 뜨도록 서로 안고 있다가 같이 일어나 머리를 빗고 씻은 뒤에 옆방에 계란이를 보러 갔다.한밤중에 두번이나 깨서 젖을 먹고 기저귀를 갈고, 지금은 깊은 잠에 빠진 아직 한달도 되지 않은 이 아기는 도자기 같이 희고 부드러운 모습을 하고 있었다. 무슨 꿈을 꾸는지 눈썹을 찡그렸다가 다시금 방금 웃었다. 원경릉은 살짝 계란이의 가슴을 쓸어주며 ‘걱정하지 마, 우리 아가. 엄마가 네 곁에 없어도 계속 너를 사랑해. 아빠와 오빠도 계속 네 곁에 있으며 네가 자라는 걸 지켜보며 앞으로 네 인생 길에 희노애락을 함께 겪을 거란다.’라고 속으로 전했다. 그러자 눈에 눈물이 차올랐다. 가장 발길이 떨어지지 않는 게 계란이 곁이였다. 계란이가 엄마라고 부르는 걸 들을 수 없고, 아장아장 걸음마를 배우는 걸 보지 못 하고, 웃으며 품으로 달려오는 것 마저 볼 수 없다.만두도 급한지 맨발로 달려왔다. 눈
아침 수라를 들고 부부는 황실 별장으로 향했다.주재상을 설득하기 위해 가긴 하지만 주재상은 북당과 떼어놓을 수 없는 존재이기에 난이도가 높았다. 주재상은 북당에서 나고 자라 아마 죽더라도 북당에서 죽기를 원할 것임이 틀림 없었다. 별장에 도착해 원경릉은 태상황, 주재상과 소요공에게 상황을 전했다. “상황이 지금 낙관적이지 못 해요 재상. 전 치료할 방법이 없지만 재상의 병을 치료할 사람이 있는 곳을 한군데 알고 있어요. 단지 그곳은 다소 위험한 곳으로 반드시 가야할 필요는 없습니다. 하지만 만약 시도하지 않으면 결과는 우리가 예상하는 그대로고, 다른 방법은 없어요.”태상황이 원경릉에게 물었다. “어디가 그렇게 위험한데? 북당인가?”원경릉이 고개를 저었다. “북당이 아닙니다. 그곳은 좀 기이한 곳으로 우리가 경호에 뛰어내려야 갈 수 있으며 위험은 가는 도중에만 있고 거기 도착하기만 하면 모든 게 안전합니다.”“경호에 뛰어내린다고?” 태상황이 화가난듯 원경릉을 노려보았다. “지금 경호에 뛰어내리게 하려는 참이냐? 그건 목숨을 내 놓으라는 거잖아?”원경릉이 변명했다. “경호는 표면 한 층만 물일 뿐 물을 뚫고 가면 아래는 통로로 되어 있어 우리가 가고자하는 곳으로 갈 수 있습니다. 하지만 지금 비교적 위험한 이유는 외부적인 요소의 영향으로 원래 노선대로 뻗어나가지 못하게 통로에 왜곡이 있기 때문에 다른 통로와 잘못 이어질 수 있는 거죠.”태상황과 소요공이 의심이 가득한 얼굴로 서로 마주봤다. ‘경호 아래에 어떻게 통로가 있다는 거지? 통로가 엇갈리면 고작 해야 길을 잘못 드는 건데, 길을 잘못 들었으면 다시 돌아오면 되잖아? 대체 뭐가 위험하다는 거야?’주재상은 지금 이 상황이 그렇게 단순하지 않다는 것을 알아차렸다. “됐어, 난 안 가. 그냥 이대로 있기로 하지. 한 사람이 얼마나 살지는 하늘이 정한 것으로 지금 난 여한도 없고 이렇게 가도 만족해. 제일 중요한 건 낙엽이 다시 뿌리로 돌아가듯 죽은 뒤에도 여기 묻히기를 원하네. 내가 돌아가야 할 이
원경릉은 뭐라고 해야 좋을지 감이 잡히지 않았다. 가자고 권하고 싶어도 얼마나 확신이 있는지 데이터로 증명할 길이 없고, 가자고 하지 않으면 살 수 있는 약간의 희망조차 사라진다. 그때 소요공이 결단을 내린 듯 말했다. “주대유 말은 신경쓰지 말아요. 주대유가 안 가면 제가 묶어서 가면 되니깐요. 태자비 마마, 우리에게 말한 이 계획에 몇 명이나 데리고 갈지, 어떤 능력을 가진 자가 필요하고 길은 얼마나 멀며 얼마나 거기 있어야 할지 모든 것이 준비되면 바로 출발합시다.”원경릉이 소요공에게 작은 소리로 말했다. “이번에 가는 건 많이 갈 필요 없어요. 제가 원래 결정한 것으론 저와 주재상 두 사람만 가고 다른 사람은 전부 데려가지 않는 겁니다.”“그게 어떻게 가능해요? 어떻게 두 분이서만 가십니까? 위험을 무릅써야 한다고 했잖아요? 무공하실 수 있으세요? 자신도 보호하지 못하시면서 주대유까지 보호하실 걸 어떻게 기대하겠어요.” 소요공이 바로 반대했다.원경릉이 쓴웃음을 지었다. “그래도 전 반드시 가야해요.”태상황은 원경릉의 얼굴에 씁쓸한 미소와 어쩔 수 없다는 표정을 읽고 의문을 가졌다. “왜 넌 가야하지? 길을 잃을 지도 모른다는 건 너도 길을 모른다는 거잖아. 네가 지도를 그려주면 우리가 가면 그만이야. 넌 갈 필요 없지. 아직 한달도 안된 아이를 떼놓고 무슨 말도 안되는 소리를 하는 것이야?!”일이 이렇게 된 이상 원경릉도 숨길 필요없다는 생각에 우문호에게 눈치를 주고는 말했다. “제가 꼭 가야 하는 이유는 제가 길을 알아서가 아니라, 만약 가지 않으면 살 수 있는 가능성이 적어지기 때문이에요.”태상황의 안색이 변하며 원경릉을 홱 돌아보더니 경악과 걱정으로 어쩔 줄 몰라했다. “그게 무슨 말도 안 되는 소리야? 네가 어떻게…..?”원경릉은 태상황이 걱정하는 걸 알고 눈물이 터져서, “저.... 저도 전에 머리를 다친 적이 있어서 재상이랑 같은 상황이에요. 머리에 피가 고이고 없어지지 않아서 약을 먹어도 소용없고 그곳에 가서 저 사람들의 치료
그러자 태상황이 아무렇지도 않다는 듯 말했다. “이렇게 싸울 필요 없어. 과인은 이미 마음을 정했네. 이번 출타는 우리 셋이 같이 가는 것으로 하고 아무도 안 빠뜨릴 거야. 정말 위험을 만나면 우리 셋이 같이 죽으면 돼.”“안 됩니다!” 주재상이 급히 반대하며, “그럴 가치가 있나요? 아뇨 없습니다. 둘다 따라 오지 마세요.”“자신을 너무 과대평가 하는 거 아니야? 너를 따라가는 게 아니라 태자비 마마를 모시러 가는 거야.” 소요공이 말했다.한편, 원경릉은 눈만 멀뚱멀뚱 뜨며 싸우는 것을 가만히 구경했다. ‘뭐? 지금 저들을 우르르 다 데려가야만 하는 건가? 왜 정작 모두를 데려가야하는 내 뜻은 안 물어보는 거지?’잠시 후, 원경릉이 태상황에게 말했다. “이렇게나 많은 사람들이 갈 필요는 없어요. 저랑 재상이......”태상황이 원경릉을 살벌하게 노려보았다. “조용히 해, 네가 낄 자리가 아니야!”이 말에 우문호는 정말 어이가 없었다. ‘어라... 그럼 원 선생이 지금 저 셋을 데리고 가야 하는 거야? 그럼 원 선생 책임이 너무 막중할텐데.’주재상은 두 사람의 뜻을 차마 꺾지 못해 말 없이 한숨만 쉬었다. “자네들이 간다고 하면 희야도 분명 따라 나설 텐데? 어떻게 희야를 나랑 같이 위험에 처하게 할 수 있나? 아이고, 내 말 좀 들어. 안 가면 안 되나?”“안 돼. 희야가 가는 게 싫으면 우리가 이번에 가는 여정이 위험하다고 알리지 않으면 되잖아. 그냥 태자비를 데리고 병 치료하러 간다고. 우리는 호위하러 따라가는 거고. 초왕부에 와서 애들 보라고 해.” 소요공이 말했다.“다 안 먹힌다니까......” 태상황이 참지 못하고 짜증을 냈다. “됐어, 더 언급할 필요 없으니까 이렇게 정해진 것으로 해.”“하지만......”“시끄러워!” 태상황이 또 주재상을 째려보고는 원경릉에게 물었다. “언제 출발하지?”원경릉이 한숨을 내쉬며 답했다. “원래는 오늘 밤 출발하려 했습니다.”“그럼 원래대로 오늘 밤에 출발해. 다른 건 됐고, 오늘밤 유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