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벌 사위면 될까?의 모든 챕터: 챕터 2461 - 챕터 2470

3671 챕터

2461장

”그래서요?”하현은 무덤덤한 표정으로 말했다.“죄송합니다. 사당으로 가서 화풍성 어르신을 살펴봐야겠습니다.”“사람을 구하기만 한다면 화풍성 어르신이 기꺼이 곳간을 열어 주실 테고 그것은 아마도 이것보다 천 배, 만 배는 더 많을 거라고 믿어요.”하현은 돈다발이 가득 든 트렁크들을 힐끔 쳐다보고는 그대로 돌아섰다.“에이!”하면의 모습을 보고 소서림은 언짢은 기색을 드러내며 시가를 물고 연기를 내뿜었다.“어린놈이, 내가 자기 체면을 세워주는 줄도 모르고 건방지게!”“결국 젊은 놈은 잘난 척만 할 줄 알았지 세상 물정을 모른다니까!”“저놈이 날 무시했어!”“흥! 반드시 혼쭐을 내주고 말 거야!”“사람 위에 사람 있고 뛰는 놈 위에 나는 놈이 있다는 걸 보여줘야지!”순간 소서림의 얼굴에서 옆집 아저씨 같은 푸근함은 온데간데없었다.표독한 발톱을 드러낸 사나운 맹수의 얼굴만이 그 자리를 채웠다.하현은 다시 뒤로 돌아서서 흥미로운 눈빛으로 소서림을 바라보았다.“풍수사님, 날 어떻게 해 보려는 겁니까?”“어떻게 해 보려는 게 아니라 스스로가 어떤 위치인지 똑똑히 가르쳐 주려는 거야.”소서림은 손짓을 하며 옆에 있던 여자에게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이예니, 하현이 제대로 반성 좀 하게 해 줘.”“제대로 반성하고 피를 흘려 귀신을 쫓는 비술을 우리에게 전수하고 내 문하로 들어오게 만들어.”말을 마친 후 소서림은 하현을 향해 살짝 미소를 지으며 서재를 떠났다.하현이 한 발자국 떼려 하자 이예니가 손을 뻗어 하현을 저지했다.“하현, 멈춰.”“여길 떠나려면 풍수사님의 조건을 들어주어야 해.”하현은 어이가 없는 듯 헛웃음을 터뜨렸다.“당신이 날 막을 수 있을 거라 생각해?”이예니는 하현을 말을 듣고 피식 웃으며 손바닥 위에 노란색 부적을 보여 주었다.동시에 그녀는 다른 손으로 뒤에 있던 복숭아나무 검을 집어 들며 하현에게 말했다.“풍수와 관상술은 사람을 구할 뿐만 아니라 사람을 죽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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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62장

”퍽퍽!”이예니가 들고 있던 검이 하현의 몸에 박히기도 전에 하현의 발이 그녀의 몸에 닿았다.순간 여자는 바로 공중으로 몸이 날려 뒤에 있던 책장에 부딪혔고 한참 동안이나 일어나지 못했다.그녀의 손에 있던 복숭아나무 검도 두 동강이 났다.이예니는 고통에 괴로워하면서도 이 상황이 믿기지가 않은지 연신 두 눈을 부릅뜨고 씩씩거렸다.하현은 쓰려진 사람들을 쳐다도 보지 않고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문을 나섰다.그는 사람들 속을 헤치고 곧장 걸어가 풍수판을 손에 쥔 채 뒷짐을 지고 있는 소서림에게 다가갔다.소서림의 제자들이 막을 사이도 없이 하현의 발걸음은 거침이 없었다.그들이 상황을 알아차렸을 때는 이미 하현이 소서림의 앞에 당당히 모습을 드러낸 뒤였다.풍수판을 든 소서림은 고개를 살짝 들고 하현을 힐끔 보았다.“풍수사님 죄송합니다.”하현은 소서림에게 다가온 소서림의 제자들을 한 방에 날려버렸다.그리고 온화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정말 인생 어디서도 쉽게 만날 수 없는 분을 이렇게 빨리 만나게 될 줄은 몰랐습니다.”하현의 모습에 소서림은 적잖이 놀랐다.자신의 기술을 전수받은 이예니가 하현 하나 붙잡지 못하고 이렇게 방자하게 소란을 피우며 이렇게 빨리 그의 눈앞에 나타날 줄은 몰랐던 것이다.자신의 앞길을 가로막고 있는 하현을 보며 소서림은 차가운 표정으로 입을 열었다.“지금 뭐하는 건가?”“별것 아닙니다.”하현이 활짝 웃으며 말했다.“그냥 말해 주고 싶어서요. 내가 오기 전에 화풍성 어르신이 나한테 전화를 하셨어요.”“당신이 그를 죽이려고 한다면 난 기꺼이 어르신을 구해낼 것입니다.”“그때 당신이 살아서 이 도성을 빠져나갈 수 있을 거라 생각해요?”소서림은 안색이 확 일그러지더니 화를 벌컥 내며 하현을 향해 욕을 퍼부었다.“무엄한 놈! 어디 감히 나한테 그런 모욕적인 말을 해! 자네 똑똑히 들어...”“퍽!”소서림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하현은 이미 소서림의 얼굴에 손바닥을 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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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63장

하현의 얼굴에 짙은 한기가 드리워졌다.마치 천년의 세월 동안 사람의 흔적이 없었던 동굴에서 뿜어져 나오는 듯한 스산하고 오싹한 한기였다.원래 그리 크지 않던 마당에 많은 사람들이 여기저기 널브러져 있었다.그러나 다행히 모두 살아남았다.비록 살기를 띠고 총구를 겨누었지만 정확히 겨누지는 않은 모양이었다.그들은 사당에서 나오려고 발버둥을 쳤지만 모두 한 발짝도 나오지 못하고 멈춰 서 있었다.하현이 안의 상황을 보려고 발걸음을 떼자 멀지 않은 곳에서 작은 목소리가 들렸다.“하현...”하현은 구석으로 눈길을 돌렸다.화풍성이 구석진 곳에서 낭패한 얼굴로 기대어 있었다.그의 앞에는 총에 맞고 죽은 사람이 있었는데 보아하니 난사당한 것 같았다.하현은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어르신, 이게 어떻게 된 일입니까?”화풍성은 입에 가득 품고 있던 피를 뱉어내며 입을 열었다.“내가 경솔했어. 그 소서림이란 놈이 문제를 해결해 줄 줄 알고 믿었더니.”“그놈이 술수를 부리다가 상황이 잘못되자 핑계를 대고 먼저 도망쳐 버렸어.”“그러다 보니 우리 같은 사람들은 나가지도 못하고 보다시피 이 꼴이 되었다네.”“귀신이 이렇게 만들었다고요?”하현은 의아한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들이마시는 공기에 약간 환각 성분이 느껴졌다.그제야 화풍성과 그 일행들이 왜 사당을 빠져나오지 못하게 되었는지 이해가 되었다.“그뿐만 아니라 귀신들이 아주 사납고 흉악해서 우리 같은 사람들은 당해낼 수가 없었어. 귀신 때문에 서로 죽이려고도 했어.”화풍성은 말을 하면서도 아직 귀신에 대한 두려움이 가시지 않는 듯 몸을 떨었다.그 귀신의 힘은 그의 상상을 초월한 것이었다.화풍성은 지금 눈앞에 하현을 보고도 그가 이 사태를 진정시키지 못할까 봐 전전긍긍했다.“하현, 자네가 날 데리고 이곳에서 도망갈 수만 있다면 오늘부터 난 당신 사람이 되겠네. 이 집도 모두 다 자네 것이네!”화풍성은 분명 하현이 그 귀신을 진압하지 못할 거라 믿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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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64장

도망쳐 나간 사람은 결국 하현과 맞붙었다.그러나 하현의 몸놀림은 매우 빨랐다.하현의 한 방에 놈은 땅바닥에 널브러져서 비명을 지르며 고통스러운 듯 얼굴을 일그러뜨렸다.하현은 이에 멈추지 않고 발로 놈의 발을 짓밟았다.“빠직!”뼈가 부서지는 소리가 났다.“악!”처절한 비명이 들려오면서 결국 놈은 정체를 드러내었다.검은 피부에 고약한 체취를 풍기는 남양 복장을 한 사람이었고 생김새는 꼭 원숭이 같은 형상이었다.“빌어먹을! 죽여!”“빌어먹을 놈! 감히 내 일을 방해해!”“어서 놔! 이거 놓으라고!”“안 그러면 내가 당신 가족들 다 죽여 버릴 거야!”이 남양인은 이 지경이 되었는데도 여전히 패악을 부리고 있었다.“빠지직!”상대가 뭐라고 하든 상관하지 않고 하현은 몸을 움직여 다른 한쪽 발도 밟아 버렸다.“으아!”또다시 처절한 비명이 터져 나왔고 남양인은 가시덤불 속에 뒹구는 것 같은 고통을 느끼며 이리저리 몸부림쳤다.하현이 이렇게 무자비하게 밟을 줄은 몰랐다.매서운 눈초리로 하현을 노려보던 남양인의 눈빛은 어느새 두려움으로 휩싸였다.땅 위에 널브러져 있는 남양인을 보고는 화풍성이 잠시 어리둥절해했다.“원대조?”화풍성이 무의식적으로 하는 말을 듣고 하현이 눈빛을 반짝이며 물었다.“어르신, 이 사람을 아십니까?”“남양파 사람이네. 남양파는 항성에서 주로 이름을 떨치는 사람들인데 왜 우리 화 씨 집에 있는 건가?”남양파는 남양인들이 항성에서 조직한 세력으로 홍성과도 비등비등한 관계에 있었다.게다가 남양인들은 행동이 사악하고 교활해서 홍성도 그들을 함부로 건드리지 않을 때가 많았다.그래서 남양파는 항성에서 악명이 높았다.대부분의 상류층 사람들도 그들을 만나면 기꺼이 돈을 내주고 몸을 사렸다.남양파에게 미운 털이 박히면 목숨을 잃을 정도는 아니었지만 구역질이 나도록 끈질기게 괴롭힘을 당했다.하현은 잠시 원대조를 힐끔 보면서 입을 열었다.“내 추측이 맞다면 이 사람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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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65장

복잡한 심경이 가득한 하현의 눈빛이 화풍성을 향했다.독한 사람!속을 알 수 없는 이 늙은 여우가 독살스러워졌을 때 보이는 행동은 상상을 초월한 것이었다.하지만 하현은 이 총성이 늙은 여우의 독살스러움을 보여줄 뿐만 아니라 적을 향한 화풍성의 도전장이라는 걸 잘 알고 있었다.원대조를 죽인 것은 아무렇지도 않았다.가장 중요한 것은 화풍성의 이런 면모가 하현을 매우 흡족하게 했다는 것이다.“잘 하셨습니다!”하현은 손을 들어 화풍성의 어깨를 살며시 건드렸다.“어르신이 이렇게 성의를 보이시니 저도 성의를 보여야죠.”“날이 밝기 전에 사람을 보내 사당을 모두 불태운 뒤 굴착기 한 대로 있으면 문제를 해결하겠습니다.”화풍성은 잠시 머뭇거렸다.아무래도 후환이 두려운 것이었다.그러나 만약 자신이 방금 그런 태도를 보이지 않았거나 남양파가 두려워 하현을 팔았더라면 나중에 자신이 어떻게 죽을지 모를 일이었다.화풍성은 마른침을 삼키고 고개를 끄덕였다.“모든 것은 자네 뜻에 따르겠네.”그는 하현의 말에 전적으로 따르기로 했다.화풍성은 우선 하인들을 불러 사당을 불지르게 했다.그리고 날이 밝아오자 굴착기 한 대가 도착했다.하현은 불에 탄 사당 앞에 서서 잠시 눈을 가늘게 뜬 뒤 천장 아래를 손을 가리켰다.“여길 파헤쳐요.”비록 이곳은 화 씨 집안에서 가장 중요하고 명당인 곳이어서 화풍성은 가슴이 안타까웠지만 모든 것을 내려놓은 채 손을 흔들며 인부들에게 굴착기 작업을 시작하라고 손짓했다.바닥에 깔린 벽돌이 파헤쳐지자 조그마한 입구가 나왔다.그 입구는 점점 더 커지고 깊어져 얼마 지나지 않아 너비가 35미터나 되었다.한 시간쯤 지났을까.갑자기 누군가가 소리쳤다.“뭔가가 있습니다!”동그란 지하 공간에서 사람과 동물의 썩은 시신들이 나왔고 중앙에는 묻은 지 얼마 되지 않아 보이는 관이 놓여져 있었다.딱 보아도 묻은 지 며칠 되지 않은 것 같았다.옅은 음기가 하늘로 치솟아 올랐다.보고 있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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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66장

화 씨 집안의 일을 해결하고 나자 하현은 그곳에 더 이상 머물고 싶은 생각이 없었다.소서림과 사송란 등도 더 이상 그가 신경 쓰지 않아도 될 것 같았다.화풍성의 행동 스타일로 보아 분명 그들은 응당한 대가를 치를 것이다.하현은 소서림과 사송란 등이 아마도 하구천의 사주를 받고 이런 일을 벌였을 것이라고 짐작했다.이 사람들이 살아 있든 화풍성의 손에 죽든 하구천은 도성 화 씨 집안에 눈엣가시 같은 존재가 될 운명이었다.하현은 그들을 제거할 의사가 전혀 없었다.오히려 그 가시가 더 깊이 자신을 찌르도록 할 생각이었다....화 씨 집안을 나오니 벌써 정오가 가까워져 있었다.최영하는 오랫동안 하현이 오지 않자 직접 빨간 페라리를 몰고 화 씨 집안 입구에서 기다리고 있었다.음기가 사라진 화 씨 집안은 편안하고 밝아 보였다.이제야 진정으로 대저택으로서의 면모를 되찾은 것 같았다.눈앞에 있는 화 씨 집안을 바라보던 최영하의 얼굴에 미소가 떠올랐다.“하현, 정말 대단해.”“내가 입수한 정보에 의하면 이번 일의 주모자는 사송란이고 집행자는 소서림이래!”“그들의 목적은 간단해. 화풍성을 죽이고 도성 화 씨 집안을 완전히 장악하는 거였어.”“어쨌든 화 씨 집안의 수중에는 현재 세 개의 카지노가 있고 도성의 거의 절반을 장악하고 있으니까. 만약 사송란이 하구천에게 화 씨 집안을 넘겨준다면 하구천은 더 이상 자금 문제를 걱정할 필요가 없어.”“역시 하구천 짓인가?”하현은 차에 올라타며 입을 열었다.“사송란이 하구천을 위해서 이런 짓을 했다고? 증거 있어?”“사송란은 오매 도교 사원 사람이잖아? 그런데 왜 하구천을 위해 목숨을 바치려는 거지?”최영하는 입꼬리를 말아올리며 빙그레 웃었다.예전에 보였던 냉랭한 모습은 온데간데없고 활짝 핀 오월의 장미 같은 매력적인 미소였다.“사송란도 여자야. 게다가 오매 도교 사원에서 수행하던 여자라구.”“수행한 지 여러 해가 지났지만 하구천 같은 걸출한 인물을 만났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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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67장

”오매 도교 사원 성녀, 사비선...”하현은 그녀의 이름을 되뇌었다.이름과 작호만으로도 이미 범상치 않은 여자임을 설명하기에 충분했다.“자, 하현. 다른 사람 얘기는 그만하고 우리 둘 얘기나 해.”최영하가 갑자기 화제를 바꾸며 활짝 웃었다.“우리 둘?”하현은 어리둥절한 표정을 지었다.최영하의 말이 대체 무슨 뜻인지 감을 잡을 수 없었다.최영하의 요염한 얼굴에 수줍은 미소가 떠올랐고 그녀는 액셀을 강하게 밟으며 입을 열었다.“어젯밤 당신이 떠난 후 어떻게 하면 당신이라는 전차에 우리 최 씨 집안이 올라탈 수 있을지 계속 생각했어.”“어떻게 하면 당신이 우리 집안에 완전히 안심하고 마음을 열까, 우리 집안은 어떻게 해야 당신에게 완전히 마음을 열 수 있을까 고심에 고심을 거듭했지. 그래서 고민 끝에 한 가지 방법을 생각해냈어.”하현은 생수를 한 모금 꿀꺽 들이켜며 말했다.“무슨 좋은 방법인데? 말해 봐.”“내가 이래저래 많이 생각해 봤어. 세상에서 가장 불안전한 동맹은 이익이 걸려 있는 동맹이야.”“그런 동맹은 이익으로 맺어지고 결국 그 이익 때문에 깨지거든.”“마찬가지로 무력으로 맺은 동맹도 온당치 않아.”“우리 최 씨 집안이 지금 모든 것을 바쳐 당신한테 충성을 맹세하더라도 언젠가는 당신이 우리를 더 이상 믿지 않을 날이 올 수도 있잖아!”“또한 우리 최 씨 집안도 당신보다 더 강력한 대상이 나타나면 거기에 굴복할 수도 있고 말이야.”최영하는 능청스러운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하현은 고개를 갸웃거리다가도 이내 끄덕이며 최영하의 말에 일리가 있음을 시인했다.최영하는 액셀을 밟으며 달렸고 차는 송산 빌리지를 벗어나 서해안 쪽으로 방향을 틀어 해안 도로를 시원하게 달렸다.최영하는 차창을 내리며 바람을 쏘였고 잠시 마음을 가라앉힌 다음 입을 열었다.“그래서 밤새 곰곰이 생각해 보았어.”“하현, 당신 날 받아주면 안 돼? 날 비밀의 여자로 받아줘!”하현은 어안이 벙벙해서 벌린 입을 다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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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68장

”휙휙휙!”화살 깃이 허공을 가르는 소리가 들려왔고 화살은 그대로 끝 모를 절벽 아래로 떨어졌다.만약 조금만 더 반응이 느렸더라면 아마 지금쯤 그들이 탄 차는 고슴도치가 되었을 것이다.“당신은 여기 가만히 있어. 내가 나가 볼게.”하현은 조용히 입을 열었다.두 사람 사이를 감도는 어색하고 애매한 분위기를 타파하려는 의도도 다분했다.그는 얼른 차 문을 열고 밖으로 뛰쳐나온 후 바로 몸을 굴려서 풀숲으로 몸을 숨겼다.최영하도 얼른 정신을 차렸다.이 정도 일로 위축될 그녀가 아니었다.그녀는 얼른 총을 꺼내들고 예리한 눈빛으로 주변을 경계했다....백 미터 떨어진 언덕 위.삿갓을 쓴 중년 남자가 하현의 모습이 사라지는 것을 보고 미간을 잔뜩 찌푸렸다.그의 손에는 화살이 쥐여져 있었고 그의 등에는 오래된 화살들이 빼곡히 들어앉은 가방이 매달려 있었다.이미 화살 절반은 쓴 듯했다.자세히 보니 이 남자는 160센티미터로 키는 그리 크지 않았지만 손은 가늘고 유난히 길쭉했다.그의 시선은 매의 눈처럼 주변을 살피고 있었다.하현의 흔적을 찾지 못하자 그는 즉시 화살을 거두어 바로 뒤돌아 맹그로브 숲속으로 들어갔다.경험이 풍부한 킬러로서 그는 가장 중요한 원칙이 무엇인지 잘 알고 있었다.한 발에 맞추지 않으면 천리까지 도망갈 수 있다.비록 그는 궁수로서 매우 자신감이 넘쳤지만 지금 그의 눈에 하현은 발견되지 않았다.하지만 발각될 가능성이 단 1퍼센트만 있어도 그는 위험을 감수할 수 없었다.게다가 방금 그 많은 화살에도 하현의 털끝 하나 건드리지 못해서 그는 내심 불안했다.과거의 경험으로 보아 목표물을 죽이는 것은 결국 화살촉 하나면 된다.생각이 이에 미치자 남자는 매우 날쌘 몸놀림으로 그곳을 떠났다.그는 얼른 맹그로브 숲을 떠나 멀지 않은 곳에 있는 해변으로 향했다.해변에 가득한 관광객들에게 둘러싸이면 절대 자신의 정체가 발각되지 않을 것이라고 믿었다.“솨아!”이때 하늘이 갑자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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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69장

남양인은 눈을 가늘게 뜨고 차가운 눈동자를 하현에게 떨어뜨리며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우리가 들은 소식이 틀림없었군. 당신이 원대조를 죽인 장본인이구만.”남양인은 이른 아침에 원대조가 죽었다는 소식을 들었다.게다가 죽인 사람은 요 며칠 항성과 도성을 휩쓸고 다니는 하현임이 틀림없을 거라는 소문도 자자했다.그래서 남양파의 두목은 잘못 죽일지언정 놓쳐서는 안 된다는 생각에 남양 최고 궁수를 시켜 하현을 습격한 것이다.하현을 반드시 습격한 뒤 남양파의 체면을 세워야 했다.다만 남양 궁수조차도 하현이 스스로 원대조를 죽인 장본인임을 밝힐 줄은 몰랐다.“당신들 조직이 이렇게 체계적일 줄은 몰랐군.”“이렇게 빨리 날 찾아오다니.”비록 원대조를 죽인 사람은 화풍성이었지만 화풍성이 원대조에게 총을 쏜 것도 하현 때문이었으니 하현은 굳이 지금 그 사실을 부인할 의사가 없었다.“배후에서 누가 시킨 게 틀림없어, 그렇지?”“이렇게 하자구. 배후에서 당신에게 이 일을 지시한 사람 이름을 대고 나한테 무릎을 꿇고 사과한다면 오늘 일은 여기서 덮어둘게.”“아무 일도 없었던 걸로 할 거라구. 앞으로 당신은 당신의 길을 가고 난 나의 길을 가는 거야, 어때?”하현은 옅은 미소를 지으며 더 이상 큰 소란 없이 여기서 끝내려고 했다.하현의 말을 들은 남양 궁수는 하현의 태도가 약간 의외인 듯 어리둥절한 표정을 지었다.하지만 남양 사람들은 항상 약한 사람한테 강하고 강한 사람한테 약하다.하현이 자신을 설득하려고 하자 남양 궁수는 냉소적으로 말했다.“사람을 죽였으면 목숨을 내놓아야 하고 빚을 졌으면 빚을 갚아야 하는 게 사람의 도리란 걸 몰라?”“원대조가 당신 손에 죽었으니 나도 목숨으로 그 원한을 갚아야지!”“게다가 당신이 날 죽인다면 난 당신 가족들까지 모조리 죽이는 게 우리 남양 스타일이야!”“하현, 원래는 당신을 그냥 며칠 더 살려 두다가 며칠 후에 처리하려고 했는데 내가 잘못 생각한 거였어, 그렇지?”“이렇게 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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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70장

원소호는 냉랭한 표정으로 말했다.“비록 우리 남양의 국력은 아직 빈약하지만 그래도 당신들 대하인들과 일전을 벌였어!”“태국인이라면 절대 가질 수 없는 배짱을 우리는 가지고 있다구!”“하긴.”하현은 고개를 끄덕이며 웃었다.“그 얘기를 하니까 나도 비밀 한 가지 말해 줄게.”“당신들 남양은 미국을 등에 업고 우리 대하를 침략하려고 했지만 내가 모두 무찔렀지.”“남양 군대를 인솔한 사람이 그 무슨 원 뭐라고 하는 전쟁의 신이라는 거 기억나지?”“명성은 큰데 실력이 안 따라줘서 내 주먹에 죽었잖아.”“아, 참. 그놈도 칼 두 자루를 사용했던 것 같은데. 그가 혹시 당신 누구라도 돼? 형인가?”“당신 도대체 누구야?”원소호는 안색이 확 흐려졌다.하현이 말한 것은 남양에서도 극히 일부만 아는 것이었다.그리고 원 씨 집안의 전쟁의 신은 당시 남양의 젊은 세대 유일한 전신이자 원소호의 선배였다.그는 대하와의 싸움에서 장렬히 전사했다.그때 원 씨 집안 전신과 싸운 사람이 한 대하 젊은이라고 들었다.그리고 그 젊은이는 곧바로 대하 병부의 살아있는 전설이 되었다.“그 비밀을 어떻게 당신이 알아?”“설마 당신 당도대 사람이야?”“아니야, 아니야. 설마 당신이 우리 선배를 죽인 그 젊은이...”원소호는 자신이 말해 놓고도 그 사실이 믿기지가 않았다.그는 갑자기 안색이 일그러졌고 온몸에서 식은땀이 줄줄 흘렀다.만약 눈앞의 서 있는 이 사람이 전설의 그 젊은이라면 오늘 그의 행동은 스스로 무덤을 판 것이나 마찬가지였다.“그럴 리가 없어!”극도의 공포가 원소호의 온몸을 휘감았다.순간 그는 이를 갈며 온몸의 힘을 끌어모아 그대로 하현에게 돌진했다.“솩! 솨솩!”부메랑처럼 꼬부라진 두 칼자루가 엇갈리며 허공에서 칼춤을 추었다.하현은 한 걸음 내디디며 오른손을 들어 그의 얼굴을 쓸어버렸다.하현의 손바닥이 남양 궁수의 얼굴을 향해 떨어졌지만 남양 궁수는 가까스로 하현의 손을 피했다.남양 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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