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재벌 사위면 될까?: Chapter 2481 - Chapter 24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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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81장

”유훤아, 네가 몇 년 동안 날 살려 보겠다고 백방으로 뛰어다녔다는 걸 안다. 하지만 내 상황은 그리 쉽게 돌이킬 수 없다는 걸 나도 잘 알고 있어.”양제명은 부드러운 눈빛으로 양유훤을 바라보았다.따뜻하고 애틋한 눈빛이었다.“아쉽지만 할아버지는 더 이상 너의 든든한 뒷배가 되어 주지 못하는구나.”“할아버지는 한 달 정도밖에 못 살 것 같아.”“나한테 온 정신을 쏟느라 너의 찬란한 청춘을 낭비할 필요가 없어.”“내가 죽으면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잘 생각해 둬.”“우리 양 씨 집안은 남양 3대 가문 중 하나로 알려져 있지만 내가 이 지경이 되고 난 후부터는 그 영광이 사라졌지.”“가족 내부의 싸움이 치열해져서 네 삼촌들은 모두 너의 돈과 지위에 눈독을 들이고 있잖아. 남양의 다른 세력들은 내가 수련할 때 남겨 두었던 무예 비책을 손에 넣으려 안달이지.”“지금 내가 살아있기 때문에 남양 제일의 고수라는 이름으로 꿈틀거리는 사람들을 제압할 수 있는 거야!’“하지만 내가 죽으면 수많은 사람들이 널 공격하려들 거야!”“그래서 너의 미래를 잘 계획해야 한다, 유훤아.”“남양에는 절대 다시 돌아가면 안 돼.”“가장 좋은 방법은 대하의 영주권을 받아 한평생 대하에서 편안하게 사는 거야.”“절대 남양으로 돌아가서는 안 된다. 돌아가면 다시는 나올 수 없을 뿐만 아니라 너의 목숨도 잃을 수 있어!”“유훤아, 넌 천성적으로 아름답고 고운 사람이야. 그건 남자를 상대할 때 가장 좋은 무기가 되기도 해.”“하지만 네가 상대를 제압할 힘과 능력을 잃게 되면 그것이 오히려 널 해치게 될 것이야! 모든 남자들이 널 원하기 때문이지!”“내가 안심하고 갈 수 있도록 어떻게 해서든 스스로 퇴로를 잘 마련하겠다고 약속해 주겠느냐?”양유훤은 처량한 기색으로 고개를 끄덕였다.“할아버지, 걱정하지 마세요. 이미 내 길은 다 마련해 놓았어요. 뒷걱정은 하지 않으셔도 돼요.”“그럼 내가 이제 편안히 눈을 감을 수 있겠구나.”양제명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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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82장

하현은 잠시 생각에 잠겼다가 입을 열었다.“시신이 몸에 들어온 것은 단지 시작일 뿐이었어요.”“시신이 몸에 들어온 다음부터 어르신 몸에서 발작이 일어난 거예요.”“그래서 지금 어르신 상태는 시신 때문도, 다른 병 때문도 아니고 단순 중독일 뿐이에요.”“단순 중독? 정말이야?”양유훤은 충격을 받은 듯 믿기지 않는 표정으로 말했다.“얼마나 많은 의사들과 풍수사들을 불렀는데. 그들은 할아버지가 왜 이렇게 되었는지 정확히 진단도 못했어. 그냥 외부에서 사악한 기운이 침입했기 때문이라고만 했어.”“할아버지가 천 년이나 묵은 시체들의 기운을 들이마셨기 때문에 이렇게 되었다고 단언한 사람도 있었어.”“그런데 이제 와서 할아버지가 중독되었다고? 단순 중독?”양유훤은 얼굴을 찡그렸다.“하현, 당신도 알고 있을 거야. 무도를 수련하는 사람은 약리학에 대해 조금 알게 돼. 우리 할아버지는 스스로 자신의 몸을 검사해 봤어. 그런데 중독된 건 발견하지 못했어.”하현은 담담하게 물었다.“메스 있어?”양유훤은 잠시 어리둥절해하며 아무런 반응도 없다가 갑자기 무슨 생각이 들었는지 서둘러 정교하게 정리되어 있는 수술 장비를 가지고 왔다.하현은 깨끗하게 소독된 메스를 꺼낸 후 양제명의 오른손을 잡고 지그시 바라본 후 양제명의 손목을 칼로 찔렀다.양유훤은 깜짝 놀라 눈이 휘둥그레졌다.“하현, 지금 뭐하는 거야? 우리 할아버지는 지금 몸이 아주 허약한 상태라구!”그녀는 막으려고 했지만 양제명은 고개를 가로저었다.“괜찮아, 하현이 뭘 하는지 잘 보자구!”“어쨌든 이 늙은이는 손발에 감각이 없으니 아무렇게나 해도 괜찮아.”양제명의 말을 듣고 양유훤은 안쓰러운 눈길로 양제명을 바라보았다.그녀는 입술을 지그시 깨물며 하현을 쳐다볼 뿐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다.하현의 손놀림은 매우 재빨랐다.메스는 양제명의 손목에 있는 혈도를 찔렀다가 빠르게 다른 혈도를 찔렀다.이상하게도 그 과정에서 피가 튀지 않고 약간 희끗희끗한 빛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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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83장

양유훤은 표정이 말할 수 없이 굳어졌다.“도대체 누가 할아버지에게 독을 먹인 거야?”“그게...”하현은 말끝을 흐렸다가 잠시 후 말을 이었다.“극야한독은 몸 안에서 저절로 생기는 것이 아니야. 반드시 외부에서 유입이 되어야 하는 거지. 대부분은 음식이나 물에 섞어 먹이지.”“독을 넣은 사람이 누구인지는 우리는 추측할 수 없지만 어르신께서는 아마 알고 계실 거야.”하현은 확실히 단정하며 말했다.양유훤의 얼굴에 일순 정적이 감돌았다.그제야 그녀는 하현의 말뜻을 이해한 듯했다.독을 넣을 수 있는 사람은 분명 매우 가까운 사람이고 양제명의 신임을 받은 사람임이 틀림없다.이런 사람은 몇 명 되지 않기 때문에 찾아내려면 어렵지 않게 찾아낼 수 있다.다만 가족 중 누군가가 이 독극물을 넣은 것으로 밝혀진다면 양 씨 집안은 혼란에 휩싸이게 된다.그때 양제명이 갑자기 온몸을 움찔거렸고 얼굴에 검은 기운이 드리워지며 말할 수 없이 고통스러운 표정을 지었다.그는 언제라도 숨을 거둘 사람처럼 온몸을 사시나무 떨 듯했다.“독기가 발악을 한 거야!”하현의 안색이 어둡게 가라앉았다.자신이 양제명의 상태를 판단한 후 양제명이 체내의 독소를 억제하지 못해 발작할 줄은 몰랐다.하지만 이것도 정상적인 과정이었다.아마도 양제명은 독극물을 먹인 사람이 누구인지 떠올렸을 것이다.마음이 상처받는 것보다 더한 슬픔은 없다.이 때문에 양제명은 정신을 잃고 체내의 독소를 억제할 수 없었던 것이다.“할아버지, 어서 우리 할아버지 좀 살려 줘!”양유훤은 당황스러워하며 하현에게 말했다.“괜찮아, 서두르지 않아도 돼. 내가 할게!”하현은 재빨리 양제명의 가슴에 손을 얹어 여러 곳의 혈을 찍어서 그의 혈맥을 막았다.그러고 나서 하현은 또 메스를 가져와 양제명의 왼손에 있는 혈을 찔렀다.거무스름한 핏물이 상처를 타고 흘러나와 바닥에 뚝뚝 떨어지면서 바로 얼음으로 굳어졌다.검은 피가 다 흐른 뒤에야 하현은 양유훤에게 양제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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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84장

간절한 눈빛으로 자신을 바라보는 두 사람을 보며 하현이 천천히 입을 열었다.“두 분, 제가 터무니없는 값을 부르는 사람처럼 보이세요?”“지금 당장은 아니라고 했던 말은 값을 더 높여 부르고 싶어서가 아니라 어르신 몸속의 독소는 단번에 제거할 수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에요.”“이 독은 이미 몸에 들어간 지 너무 오래되었기 때문에 뼈에 붙은 구더기처럼 착 달라붙어 있어요. 통상적인 방법으로는 어림도 없죠.”“다행히 어르신께서 한때 세상을 호령하던 고수셔서 아직은 희망이 있어요!”“자네 뜻은...”양제명의 머릿속에 뭔가가 떠오른 것 같았고 그는 뭔가 무언의 말로 하현에게 물음을 던지듯 의미심장한 눈빛을 보냈다.“어르신께서는 아마도 온몸을 사지로 몰어넣어야 살 수 있을 거예요.”하현이 조용히 말했다.“어르신 몸 안에 독소를 제거하려는 의지를 완전히 내려놓은 다음 독소가 완전히 발작하도록 내버려두어야 해요. 발작이 극에 달했을 때 단숨에 독소를 뽑아 버리면 완전히 제거되는 거죠.”“독소를 완전히 발작시킨다고?”양유훤은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말했다.“하지만 그러다가 만약 실패한다면 우리 할아버지는 그 자리에서 돌아가실 거잖아?”“맞아.”하현이 담담하게 말했다.“그래서 온몸을 사지로 몰아넣어야 살 수 있다고 한 거야.”“어르신의 현재 상황은 제가 방금 한 일을 포함해서 평범한 방법으로는 체내의 독소를 완전히 제거할 수 없어요.”“그러나 사지로 몰아넣는 기간은 기껏해야 열흘이나 보름 정도 일 거예요. 그런 다음에는 반드시 효과가 있을 거예요!”“독소를 완전히 발작시켜 한꺼번에 빼내는 것만이 위험하지만 생명을 구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에요.”양유훤의 표정이 사뭇 진지해졌다.분명 위험한 방법임에는 틀림없었다.까딱 잘못하다간 할아버지를 완전히 잃게 될 수도 있었다.그녀가 어려운 선택에 고심하고 있을 때 양제명이 갑자기 손을 흔들며 양유훤에게 가만히 기다리라는 듯 손짓을 했다.양제명은 눈을 가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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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85장

하현은 조심스럽게 말했다.“맞아. 독성이 강할수록, 나이가 드실수록 좋아.”“이렇게 해서 어르신 몸에 있는 극야한독을 완전히 발작시키는 거야.”“독은 독으로 공격하는 거지.”“독으로 독을 제거하는 거야.”양유훤은 갑자기 안색이 확 변하더니 조용히 입을 열었다.“자, 당신이 그렇게 말했으니 가능한 한 빨리 이 독극물들을 구해야겠어.”양제명도 처방전을 훑어보며 옅은 미소를 띠었다.“유훤아, 하현이 이런 처방을 쓰다니 정말 우리를 자기 사람으로 여기는가 보구나.”“어쨌든 진인사대천명이라 하지 않았습니까? 이번에 성공하든 실패하든 절 너무 탓하지는 마십시오, 네?”“자네 마음대로 하게. 어떠한 대가도 이 늙은이가 다 책임질 테니.”“최선을 다하겠습니다.”하현이 빙긋이 웃었다.“어르신, 7일 동안 버티셔야 합니다. 독이 완전히 발작할 때까지는 죽을 만큼 아픈 고통이 뒤따를 것입니다.”“어르신께서는 무도 고수이시니 잘 버티시리라 믿습니다, 그렇죠?”양제명이 결연한 눈빛으로 말했다.“이 지경에 와 보니 가장 두려운 게 뭔 줄 아나? 내가 의식을 잃고 아무것도 모르는 식물인간이 되는 걸세. 그게 가장 두려워.”“고통을 느낀다는 건 적어도 내가 아직 살아있다는 뜻이잖는가!”“그러니 자네 걱정 말게. 단 7일이잖는가. 잘 버텨 보겠네!”하현은 몇 마디 당부의 말을 전한 후 양유훤과 함께 그곳을 떠났다.양유훤은 얼른 어디론가 전화를 걸어 지시를 내린 후 하현을 돌아보며 말했다.“하현, 고마워.”“당신과 나는 원래 좋지 않은 관계로 만났는데 이렇게 선뜻 좋은 마음으로 날 도와줘서 고마워. 정말 어떻게 보답해야 할지 모르겠어.”하현은 흐뭇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우리 거래했잖아. 이건 당신과 나 사이의 거래일 뿐이야. 내가 최선을 다하는 건 당연한 일이라구.”“하지만 앞으로 7일 동안 당신은 특히 남양인들 단속 잘 해야 해. 만약 내가 당신 사람들 손에 죽임을 당한다면 할아버지의 목숨도 끝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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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86장

”빨리 여자를 데리고 가. 무카이 도련님이 이미 많이 기다리셨단 말이야!”“쯧쯧쯧, 대하 아가씨 인물 좋은 건 알아줘야 한다니까. 우리 무카이 도련님이 한눈에 마음에 드셨어. 우리가 꼭 데리고 가야 한다니까.”선두에 선 섬나라 남자는 옷에 카메시타라는 글씨가 쓰여 있었다.그의 얼굴은 사악한 미소로 가득 차 있었다.“이번에 항성에 온 것이 헛되지 않았구만!”말을 하는 동안 그는 여자의 몸에 손을 대며 만지작거리고 있었다.여자는 발버둥치는 듯 몸을 흐느적거렸지만 정신을 차리지 못해 제대로 방어하지 못했다.그녀의 얼굴에 드리워진 머리카락 때문에 하현은 그녀의 얼굴을 제대로 볼 수 없었다.하현은 불쾌한 듯 얼굴을 살짝 찡그렸다.이곳은 퇴폐 구역으로 유명했고 원조교제에 종사하는 여성들도 많았다.그래서 하현은 손을 쓸지 말지 망설였다.만약 여자가 자원해서 남자를 따라온 것이라면 자신이 말참견을 하게 되는 꼴이 되는 것이다.그들이 하현의 곁을 스쳐 지나가자 그는 무의식적으로 섬나라 남자들을 쳐다보았다.섬나라 남자 몇 명은 모두 얼굴에 음흉한 미소를 띠고 있었고 젊은 여자는 분명히 저항하는 듯 몸부림을 치고 있었다.다만 그녀의 상태는 술에 취해 섬나라 건장한 남자 여럿을 상대하기엔 역부족이었다.하현은 눈살을 찌푸렸다.순간 이상한 느낌이 온몸을 휘감았다.여자가 고개를 약간 젖히는 순간 그 여자의 얼굴이 똑똑히 보였기 때문이다.화 씨 집안 딸, 화소혜!?하현은 이곳에서 화소혜를 만날 줄은 몰랐다.게다가 술 취한 모습으로 끌려가는 모습일 줄은 더더욱 상상하지 못했다.간혹 이런 사건들을 듣긴 했지만 막상 눈앞에서 이런 일을 마주하게 되자 하현은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하현은 자신과 화소혜 사이의 불화는 생각할 겨를도 없이 자신도 모르게 몸을 돌려 남자의 멱살을 움켜쥐었다.“거기 서!”술에 취한 섬나라 남자들이 동시에 걸음을 멈추고 매서운 눈빛으로 하현을 노려보았다.“저리 꺼져!”멱살을 잡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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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87장

하현은 언짢은 듯 눈살을 찌푸리며 건달들을 향해 차갑게 입을 열었다.“당신들도 어쨌든 모두 대하인이잖아. 길바닥에서 굴러먹는 처지라고 해도 최소한의 양심은 가져야 하지 않아?”“섬나라 사람들이 우리 대하의 여인을 짓밟으려는 것을 보고도 말리지 않을 뿐만 아니라 오히려 앞장서서 나쁜 짓을 도와주고 있어?”“당신들 그러고도 남자야?”“짓밟는다고?”카메시타가 비아냥거리며 말했다.“우리 무카이 형님을 모시는 일이야말로 최고의 영광이야!”“이 대하 아가씨는 조상님이 은덕을 많이 쌓으셔서 그나마 우리 고귀한 섬나라 남자들을 섬길 수 있게 된 거라구!”“그런데 어떻게 그게 짓밟는 거라고 할 수 있어?”“섬나라 사람이라고만 하면 수많은 대하 여자들이 달려드는 거 몰라?”“당신들 대하인들이 잘 인정하지 않으려는 건 알지만 세상은 이렇게 돌아가는 거야. 강자가 더 많이 누리고 더 많이 소유할 수 있지!”“언뜻 봐도 어디 힘 하나 없어 보이는 남자가 꽃처녀랑 같이 노는 건 고사하고 보호하려 해? 당신은 절대 불가능해!”“어서 무릎 꿇고 사과해. 그리고 썩 꺼져!”“그렇지 않으면 바로 죽여 버릴 거야!”감히 항성에서 이런 횡포를 부리다니 이 남자, 정말 오만방자하기 그지없다.어떻게 이런 말을 서슴지 않고 지껄일 수 있단 말인가?속에서 부글부글 끓어오르는 것과는 달리 하현은 카메시타의 말을 듣고도 무덤덤한 표정으로 일관했다.“여자를 놔줘. 내 말 못 알아듣겠어?”“손 대지 말라구!”“허허, 이러다 당신 사람 치겠어?”건달들의 눈동자에 살기가 어려 있었다.“우리가 누군지 알기나 해?”“우리는 홍성 사람들이야!”“항성과 도성 바닥을 주름잡고 있는 홍성이라고!”“우리가 당신 가족까지 손대길 바라지 않는다면 어서 순순히 무릎 꿇고 사과해!”“그렇지 않으면 당신 이 자리에서 바로 황천길 직행할 거니까!”카메시타의 비웃는 얼굴이 역겨웠다.그는 눈을 가늘게 뜨고 하현을 바라보며 매섭게 말했다.“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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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88장

”퍽퍽퍽!”하현은 인정사정 없이 몸을 날려 건달들을 발로 걷어찼다.한 줄기 날쌘 그림자가 여러 남자의 몸을 차례로 훑고 지나갔다.그 자리엔 고통에 나뒹구는 남자들이 어찌할 바를 모르고 꿈틀거리고 있었다.선두에서 건달들을 이끌던 남자의 안색이 갑자기 음흉해지더니 뒤춤에 꽂고 있던 비수를 뽑아들고 하현을 향해 돌진했다.“촤칵!”그러나 남자는 하현을 건드리기도 전에 하현의 손에 목이 끼여 천천히 들어 올려졌다.남자는 내심 하현의 실력에 놀랐으나 아무렇지도 않은 척하며 하현을 깔보며 말했다.“어이! 당신 본토 사람이지?”“그래서 우리 홍성 사람들이 어떤 존재인지 몰랐던 거구만!”“감히 나를 건드리면 홍성 사람들이 당신을 가루로 만들어 버릴 거야!”건달은 자신의 목이 하현의 손안에 있음에도 불구하고 홍성의 세력이 강하다는 걸 믿고 하현을 전혀 두려워하지 않는 것 같았다.하현은 차가운 얼굴로 남자의 목에 힘을 주었고 순간 남자의 목은 촤칵 소리를 내며 그대로 꺾여 버렸다.남자는 그대로 힘없이 땅바닥에 풀썩 주저앉았다.자신의 부하들과 자신의 안보를 책임지는 몇몇 홍성 건달들이 맥도 못 추는 것을 본 카메시타는 냉소적인 미소를 지으며 화소혜를 놓아주고는 차가운 눈빛으로 말했다.“어쭈! 제법 하는데!”“어쩐지 감히 겁도 없이 우리 섬나라 사람들을 귀찮게 하더라니!”“그런데 말이야. 당신 감히 우리 상대가 된다고 생각해?”말을 마치자마자 카메시타는 갑자기 칼을 꺼내 하현이 있는 곳을 향해 쏜살같이 날아갔다.하현은 조금도 흔들림 없는 표정으로 카메시타가 달려드는 모습을 지켜보았다.눈 하나 깜빡하지 않는 하현을 보고도 카메시타는 여전히 비아냥거리며 말했다.“가소로운 대하인 같으니라구! 조금 할 줄 안다고 자기가 무슨 천하무적이라도 된 줄 아나 봐?”“미인을 구해 내는 영웅이라고 되고 싶은 거야, 뭐야?”“유치하기는.”카메시타는 하현을 바라보며 득의양양한 미소를 지었다.“이 세상에는 사람 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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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89장

하현은 섬나라풍 술집 1번 룸으로 들어갔고 얼마 후 용전 항도 지부 사람들이 나타나 섬나라 사람들을 억류했다.동시에 최영하는 의사를 한 명 보냈고 제일 먼저 화소혜의 위를 세척해 주며 해독을 했다.화소혜는 술을 조금 마시기는 했지만 평소 주량으로 봐서 이렇게까지 취할 정도는 아니었다.완전히 인사불성이 되었던 것은 놈들이 약을 먹였기 때문이었다.최영하가 파견한 의사는 기술이 좋아서 능수능란한 손놀림으로 화소혜의 몸을 돌봤고 얼마 지나지 않아 화소혜는 안정을 되찾을 수 있었다.비로소 화소혜의 몸 안에 있던 뜨거운 열기가 순식간에 사라진 것이다.하현은 생수 한 병을 가져와 물컵에 따랐다.그때 화소혜가 천천히 눈을 뜨며 눈동자를 두리번거렸다.겨우 정신이 드는 것 같았다.어렴풋한 시선 너머로 한 남자의 모습이 보이자 화소혜는 자신도 모르게 몸부림을 치기 시작했다.“당신 누구야?”“뭘 원하는 거야?”“나 건드리지 마!”“내 아빠는 도박왕이야. 감히 날 건드린다면 아빠가 당신을 가만두지 않을 거야.”화소혜는 있는 힘껏 고함을 질렀다.보아하니 겁을 먹고 어쩔 줄을 모르는 모습이었다.하현은 침착하게 말했다.“화소혜, 진정해. 진정하라구. 나 하현이야. 당신을 해치지 않아.”“하현!?”화소혜는 정신이 번쩍 들었다.그녀는 눈앞에 있는 사람을 똑바로 쳐다보았고 새하얀 얼굴로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당신이 나한테 약을 먹이다니, 당장 아버지한테 말할 거야! 당신 대가를 톡톡히 치를 테니까 각오해!”“퍽!”하현은 조금도 망설이지 않고 화소혜의 뺨을 때렸다.순간 화소혜는 넋을 잃은 표정이 되었다.“이제 정신이 좀 들어? 이제 제대로 대답할 수 있겠어?”하현이 휴지를 꺼내 오른손을 닦으며 침착하고 차분하게 말했다.“자신이 왜 이 지경이 되었는지,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건지 당신 잘 모르겠어?”“누가 당신 몸을 더럽히려 했다구. 나중에 무슨 일이 일어날지 생각해 봤어?”화소혜의 얼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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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90장

화소혜의 말을 듣고 하현은 웃어야 할지 울어야 할지 갈피를 잡지 못했다.화 씨 집안의 천금 같은 딸이 자신을 미워해서 복수를 하려고 했다가 지금은 자신에게 마음을 빼앗겼다니.화 씨 집안의 일로 자신에게 원한이 생겼는데 섬나라 사람들을 이용해 자신을 상대할 생각을 했다는 것이 믿기지가 않았다.그녀는 아직 이쪽 세계를 잘 몰랐던 것이다.섬나라 사람들을 찾아간 순간 그녀는 그제야 뭔가 이상함을 감지했다.하지만 어쨌든 하현과 화소혜가 이런 인연으로 만나게 되었으니 이번 일로 양측 간의 껄끄러웠던 감정은 많이 완화되었다.이것은 앞으로 화 씨 집안의 지지를 얻는 데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다.하현은 잠시 생각에 잠겼다가 이내 입을 열었다.“화소혜, 이렇게 시원시원하게 말해 주니 당신이 사람을 찾아 나에게 복수하려고 했던 일은 내가 모르는 일로 해 줄게.”“다시는 그런 일이 없었으면 좋겠어.”“다신 그러지 않을 거예요.”화소혜는 아직도 좀 겸연쩍은지 머뭇거리며 말했다.“전에는 내가 철이 없어서 그랬어요. 용서해 주세요.”하현은 환한 미소를 보였다.더 이상 이 주제에 시간을 허비하고 싶지 않았다.그는 구속에서 울부짖고 있던 섬나라 사람들에게 시선을 돌리며 담담하게 말했다.“방금 당신을 구하면서 섬나라 사람 몇 명을 잡았어. 지금은 이놈들의 주인이 날 찾아오길 기다리는 중이야.”“적어도 3분이면 그들이 올 거라 생각해.”“우선 다른 사람들한테 부탁해서 당신을 먼저 집으로 데려다주라고 할까?”말을 하면서 하현은 자신의 찻잔에 차를 따르며 화소혜의 대답을 기다렸다.화소혜는 얼굴빛이 약간 변하더니 잠시 망설이다가 입을 열었다.“안 갈래요!”“당신이 날 구해주셨는데 내가 당신을 버리고 혼자 가 버리면 그건 우리 화 씨 집안 체면을 깎는 일이 되는 거예요!”“게다가 우리 화 씨 집안이 섬나라 사람 몇 명을 두려워할 처지도 아니구요!”말을 마치며 화소혜는 얼른 핸드폰을 꺼내 어디론가 메시지를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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