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매 도교 사원 성녀, 사비선...”하현은 그녀의 이름을 되뇌었다.이름과 작호만으로도 이미 범상치 않은 여자임을 설명하기에 충분했다.“자, 하현. 다른 사람 얘기는 그만하고 우리 둘 얘기나 해.”최영하가 갑자기 화제를 바꾸며 활짝 웃었다.“우리 둘?”하현은 어리둥절한 표정을 지었다.최영하의 말이 대체 무슨 뜻인지 감을 잡을 수 없었다.최영하의 요염한 얼굴에 수줍은 미소가 떠올랐고 그녀는 액셀을 강하게 밟으며 입을 열었다.“어젯밤 당신이 떠난 후 어떻게 하면 당신이라는 전차에 우리 최 씨 집안이 올라탈 수 있을지 계속 생각했어.”“어떻게 하면 당신이 우리 집안에 완전히 안심하고 마음을 열까, 우리 집안은 어떻게 해야 당신에게 완전히 마음을 열 수 있을까 고심에 고심을 거듭했지. 그래서 고민 끝에 한 가지 방법을 생각해냈어.”하현은 생수를 한 모금 꿀꺽 들이켜며 말했다.“무슨 좋은 방법인데? 말해 봐.”“내가 이래저래 많이 생각해 봤어. 세상에서 가장 불안전한 동맹은 이익이 걸려 있는 동맹이야.”“그런 동맹은 이익으로 맺어지고 결국 그 이익 때문에 깨지거든.”“마찬가지로 무력으로 맺은 동맹도 온당치 않아.”“우리 최 씨 집안이 지금 모든 것을 바쳐 당신한테 충성을 맹세하더라도 언젠가는 당신이 우리를 더 이상 믿지 않을 날이 올 수도 있잖아!”“또한 우리 최 씨 집안도 당신보다 더 강력한 대상이 나타나면 거기에 굴복할 수도 있고 말이야.”최영하는 능청스러운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하현은 고개를 갸웃거리다가도 이내 끄덕이며 최영하의 말에 일리가 있음을 시인했다.최영하는 액셀을 밟으며 달렸고 차는 송산 빌리지를 벗어나 서해안 쪽으로 방향을 틀어 해안 도로를 시원하게 달렸다.최영하는 차창을 내리며 바람을 쏘였고 잠시 마음을 가라앉힌 다음 입을 열었다.“그래서 밤새 곰곰이 생각해 보았어.”“하현, 당신 날 받아주면 안 돼? 날 비밀의 여자로 받아줘!”하현은 어안이 벙벙해서 벌린 입을 다물
”휙휙휙!”화살 깃이 허공을 가르는 소리가 들려왔고 화살은 그대로 끝 모를 절벽 아래로 떨어졌다.만약 조금만 더 반응이 느렸더라면 아마 지금쯤 그들이 탄 차는 고슴도치가 되었을 것이다.“당신은 여기 가만히 있어. 내가 나가 볼게.”하현은 조용히 입을 열었다.두 사람 사이를 감도는 어색하고 애매한 분위기를 타파하려는 의도도 다분했다.그는 얼른 차 문을 열고 밖으로 뛰쳐나온 후 바로 몸을 굴려서 풀숲으로 몸을 숨겼다.최영하도 얼른 정신을 차렸다.이 정도 일로 위축될 그녀가 아니었다.그녀는 얼른 총을 꺼내들고 예리한 눈빛으로 주변을 경계했다....백 미터 떨어진 언덕 위.삿갓을 쓴 중년 남자가 하현의 모습이 사라지는 것을 보고 미간을 잔뜩 찌푸렸다.그의 손에는 화살이 쥐여져 있었고 그의 등에는 오래된 화살들이 빼곡히 들어앉은 가방이 매달려 있었다.이미 화살 절반은 쓴 듯했다.자세히 보니 이 남자는 160센티미터로 키는 그리 크지 않았지만 손은 가늘고 유난히 길쭉했다.그의 시선은 매의 눈처럼 주변을 살피고 있었다.하현의 흔적을 찾지 못하자 그는 즉시 화살을 거두어 바로 뒤돌아 맹그로브 숲속으로 들어갔다.경험이 풍부한 킬러로서 그는 가장 중요한 원칙이 무엇인지 잘 알고 있었다.한 발에 맞추지 않으면 천리까지 도망갈 수 있다.비록 그는 궁수로서 매우 자신감이 넘쳤지만 지금 그의 눈에 하현은 발견되지 않았다.하지만 발각될 가능성이 단 1퍼센트만 있어도 그는 위험을 감수할 수 없었다.게다가 방금 그 많은 화살에도 하현의 털끝 하나 건드리지 못해서 그는 내심 불안했다.과거의 경험으로 보아 목표물을 죽이는 것은 결국 화살촉 하나면 된다.생각이 이에 미치자 남자는 매우 날쌘 몸놀림으로 그곳을 떠났다.그는 얼른 맹그로브 숲을 떠나 멀지 않은 곳에 있는 해변으로 향했다.해변에 가득한 관광객들에게 둘러싸이면 절대 자신의 정체가 발각되지 않을 것이라고 믿었다.“솨아!”이때 하늘이 갑자기
남양인은 눈을 가늘게 뜨고 차가운 눈동자를 하현에게 떨어뜨리며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우리가 들은 소식이 틀림없었군. 당신이 원대조를 죽인 장본인이구만.”남양인은 이른 아침에 원대조가 죽었다는 소식을 들었다.게다가 죽인 사람은 요 며칠 항성과 도성을 휩쓸고 다니는 하현임이 틀림없을 거라는 소문도 자자했다.그래서 남양파의 두목은 잘못 죽일지언정 놓쳐서는 안 된다는 생각에 남양 최고 궁수를 시켜 하현을 습격한 것이다.하현을 반드시 습격한 뒤 남양파의 체면을 세워야 했다.다만 남양 궁수조차도 하현이 스스로 원대조를 죽인 장본인임을 밝힐 줄은 몰랐다.“당신들 조직이 이렇게 체계적일 줄은 몰랐군.”“이렇게 빨리 날 찾아오다니.”비록 원대조를 죽인 사람은 화풍성이었지만 화풍성이 원대조에게 총을 쏜 것도 하현 때문이었으니 하현은 굳이 지금 그 사실을 부인할 의사가 없었다.“배후에서 누가 시킨 게 틀림없어, 그렇지?”“이렇게 하자구. 배후에서 당신에게 이 일을 지시한 사람 이름을 대고 나한테 무릎을 꿇고 사과한다면 오늘 일은 여기서 덮어둘게.”“아무 일도 없었던 걸로 할 거라구. 앞으로 당신은 당신의 길을 가고 난 나의 길을 가는 거야, 어때?”하현은 옅은 미소를 지으며 더 이상 큰 소란 없이 여기서 끝내려고 했다.하현의 말을 들은 남양 궁수는 하현의 태도가 약간 의외인 듯 어리둥절한 표정을 지었다.하지만 남양 사람들은 항상 약한 사람한테 강하고 강한 사람한테 약하다.하현이 자신을 설득하려고 하자 남양 궁수는 냉소적으로 말했다.“사람을 죽였으면 목숨을 내놓아야 하고 빚을 졌으면 빚을 갚아야 하는 게 사람의 도리란 걸 몰라?”“원대조가 당신 손에 죽었으니 나도 목숨으로 그 원한을 갚아야지!”“게다가 당신이 날 죽인다면 난 당신 가족들까지 모조리 죽이는 게 우리 남양 스타일이야!”“하현, 원래는 당신을 그냥 며칠 더 살려 두다가 며칠 후에 처리하려고 했는데 내가 잘못 생각한 거였어, 그렇지?”“이렇게 자
원소호는 냉랭한 표정으로 말했다.“비록 우리 남양의 국력은 아직 빈약하지만 그래도 당신들 대하인들과 일전을 벌였어!”“태국인이라면 절대 가질 수 없는 배짱을 우리는 가지고 있다구!”“하긴.”하현은 고개를 끄덕이며 웃었다.“그 얘기를 하니까 나도 비밀 한 가지 말해 줄게.”“당신들 남양은 미국을 등에 업고 우리 대하를 침략하려고 했지만 내가 모두 무찔렀지.”“남양 군대를 인솔한 사람이 그 무슨 원 뭐라고 하는 전쟁의 신이라는 거 기억나지?”“명성은 큰데 실력이 안 따라줘서 내 주먹에 죽었잖아.”“아, 참. 그놈도 칼 두 자루를 사용했던 것 같은데. 그가 혹시 당신 누구라도 돼? 형인가?”“당신 도대체 누구야?”원소호는 안색이 확 흐려졌다.하현이 말한 것은 남양에서도 극히 일부만 아는 것이었다.그리고 원 씨 집안의 전쟁의 신은 당시 남양의 젊은 세대 유일한 전신이자 원소호의 선배였다.그는 대하와의 싸움에서 장렬히 전사했다.그때 원 씨 집안 전신과 싸운 사람이 한 대하 젊은이라고 들었다.그리고 그 젊은이는 곧바로 대하 병부의 살아있는 전설이 되었다.“그 비밀을 어떻게 당신이 알아?”“설마 당신 당도대 사람이야?”“아니야, 아니야. 설마 당신이 우리 선배를 죽인 그 젊은이...”원소호는 자신이 말해 놓고도 그 사실이 믿기지가 않았다.그는 갑자기 안색이 일그러졌고 온몸에서 식은땀이 줄줄 흘렀다.만약 눈앞의 서 있는 이 사람이 전설의 그 젊은이라면 오늘 그의 행동은 스스로 무덤을 판 것이나 마찬가지였다.“그럴 리가 없어!”극도의 공포가 원소호의 온몸을 휘감았다.순간 그는 이를 갈며 온몸의 힘을 끌어모아 그대로 하현에게 돌진했다.“솩! 솨솩!”부메랑처럼 꼬부라진 두 칼자루가 엇갈리며 허공에서 칼춤을 추었다.하현은 한 걸음 내디디며 오른손을 들어 그의 얼굴을 쓸어버렸다.하현의 손바닥이 남양 궁수의 얼굴을 향해 떨어졌지만 남양 궁수는 가까스로 하현의 손을 피했다.남양 궁
하현은 여전히 흔들림 없는 모습이었다.그는 위험한 순간에 빠른 몸놀림으로 총탄을 피했다.하현을 향한 총탄이 계속 불발로 끝나자 화가 치밀어 오른 원소호는 미친 듯이 방아쇠를 당겼다.그러자 그때 ‘딸깍'하는 소리가 났다.장전된 총알이 없는 것이다.원소호는 순간 얼굴이 종잇장처럼 창백해졌다.하현을 죽일 가장 좋은 기회를 놓쳤다는 생각이 그의 머릿속을 스쳤다.그 순간을 놓치지 않은 하현은 바로 원소호의 곁으로 다가와 회심의 일격을 가했다.주먹을 쥐고 회오리처럼 다가오는 하현의 눈동자에서 원소호는 살기를 느꼈다.사방 천지 단 하나 하현의 주먹만이 그의 시야를 채웠고 순간 남양 킬러는 자신이 저 주먹을 피할 수 없다는 것을 직감적으로 알아차렸다.그는 무의식적으로 손에 든 총을 들어 하현의 일격을 막아 보려고 했다.“퍽!”하현의 주먹이 그대로 날아와 총을 밀치고 남양 궁수의 얼굴을 향했다.원소호는 몸이 심하게 흔들거리다가 뒤뚱뒤뚱 뒤로 나자빠졌다.하지만 하현의 주먹은 거기서 끝나지 않았다.“퍽!”원소호는 피하지 못하고 순식간에 땅바닥으로 나뒹굴었고 입에서는 분수처럼 피가 뿜어져 나왔다.다시 일어서려고 했지만 자신의 몸 안에 있는 에너지가 마음같이 일어서질 못했다.덕분에 원소호는 엉거주춤 그대로 무릎을 꿇은 자세가 되어 버렸다.원소호는 얼굴이 거의 초주검이 되었고 자신이 지금 전설의 그 사람을 만났다는 것을 알아차렸다.하현은 그가 무슨 행동을 하기도 전에 이미 앞으로 나와 원소호를 발로 걷어차서 넘어뜨린 후 그의 머리를 밟았다.“이제, 나한테 말할 수 있겠어?”“누가 보낸 거야?”원소호는 눈꺼풀이 파르르 떨렸고 입가에는 파도처럼 경련이 몰아쳤다.잠시 후 심호흡을 한 원소호가 드디어 입을 열었다.“말할게...”...저녁 8시, 항성 남양회관.이곳은 황금빛 찬란한 불빛들이 서로를 견주듯 사방으로 촉수를 뻗치고 있었고 차가 그칠 사이 없이 꼬리를 물고 이어졌다.불빛이 번진 거
”촤락!”쇳소리가 울린다 싶더니 하현의 손에서 커브칼이 모습을 드러내며 곧바로 사정없이 벽에 박혔다.하현은 손가락 한 번 튕겼을 뿐인데 남양 남자는 깜짝 놀라 입을 다물지 못했다.남양 남자의 눈동자에는 믿을 수 없다는 표정이 가득했다.사태를 알아차린 남양 남자는 하현이 있는 곳을 향해 펀치를 날렸다.남양 남지권!이 권법은 태국의 무에타이만큼 치명적이지는 않지만 그래도 상대를 제압하는 데는 매우 유용하고 비범한 기술이었다.그러나 안타깝게도 상대는 하현이었다.하현은 심드렁한 표정으로 반 걸음 뒤로 물러섰다가 복도에 있던 장식용 꽃병을 손에 쥐고 남양 남자의 머리 위로 떨어뜨렸다.“철퍽!”꽃병이 정확하게 남양 남자의 머리를 때렸고 남자는 피를 흘리며 비틀비틀 뒤로 물러섰다.남양 남자가 정신을 차리며 고개를 들려고 하자 하현은 틈을 주지 않고 발을 들어 그를 땅바닥에 넘어뜨렸다.“풉!”남양 남자는 빨간 피를 한 모금 내뿜었다.그의 얼굴이 고통으로 말할 수 없이 일그러졌다.그는 일어서려고 발버둥을 쳐 보았지만 도저히 마음대로 되지 않았다.“잘 쉬어. 30분 뒤에나 움직일 수 있을 거야. 그런데 그때는 이미 당신은 아무 소용 없을 거야.”하현은 한 걸음을 내디디며 다른 발로 앞에 있는 나무 문을 걷어차려고 했다.그러나 하현이 발을 들어 올린 순간 정교한 무늬가 조각되어 있는 나무 문이 양쪽으로 스르르 미끄러져 열렸다.하현의 시야가 순식간에 탁 트였다.바로 앞쪽에 남양 치파오를 입은 옥같이 아리따운 여자가 앉아 있었다.윤기가 흐르는 가느다란 그녀의 손, 완만하게 흔들리는 거문고 줄, 서로의 높이를 알맞게 뒤섞은 거문고 가락이 듣기에 참 좋았다.하현은 박수를 치며 조롱기가 가득한 미소를 날렸다.“여운이 사흘 동안은 계속 남겠는데.”“그렇지만 양유훤, 나 이미 문지기까지 처리했는데 아직도 거문고 줄이나 튕기고 있을 거야?”“대범하다고 해야 하나 대단하다고 해야 하나?”남영 여인은 고개
하현이 순식간에 긴장을 내려놓은 듯한 표정을 짓자 양유훤은 살짝 의아한 눈빛을 띠었다.그러나 그녀는 여전히 조용히 미소만 짓고 있었다.하현의 말에 조금도 흔들림이 없었다.바로 그때 문 쪽에서 발걸음 소리가 가까워졌다.수십 명의 남양 남녀가 질서정연하게 다가왔다.손에는 총기를 하나씩 쥐고 있었다.이미 안전장치를 푼 총 외에도 열두 개의 석궁이 서슬 퍼런 푸른빛을 띠고 있었다.양유훤은 여유로운 눈빛으로 하현을 바라보며 그의 심기를 관찰하는 듯했다.그리고 나서 그녀는 한숨을 내쉬며 가볍게 손을 흔들었다.방금 나타난 남양 남녀들이 갑자기 모두 물러났다.하현이 지금 자신을 죽이려 한다면 수십 명의 부하들이 그 자리에 있은들 아무 소용이 없다는 걸 그녀는 알아차렸다.그렇다면 차라리 물러나는 게 낫다.양유훤은 차를 한 잔 마시고는 하현 앞에도 한 잔 내려놓았다.찻잔을 집어 든 양유훤이 한두 모금 마시다가 옅은 미소를 지으며 입을 열었다.“세 가지라는 게 무엇인지 말해 봐.”“일면식도 없는 하현이 나에게 와서 말하려는 게 대체 뭔지 궁금하군.”“첫째, 원대조가 죽었어. 내 손에.”하현은 화풍성이 직접 쏘긴 했지만 결코 개의치 않고 말했다.“그는 도박왕 화풍성을 죽이려 했지만 운이 없게도 날 만나고 말았지.”“저런, 정말 운이 없었군그래.”양유훤이 한숨을 내쉬었다.“그런데 말이야, 화풍성을 죽이라는 건 내 생각이 아니었어.”“원대조는 우리 남양회관 밑에 그 이름이 있긴 하지만 사실 난 그 사람한테 아무 권한이 없어.”“그가 한 일은 우리와 무관해.”양유훤은 소파에 유유히 기대어 앉아 당연하다는 듯한 표정으로 말했다.그녀의 말을 듣고 하현이 입을 열었다.“이젠 두 번째 일에 대해 말해 봐.”“원소호가 죽었어.”“짐작했어.”양유훤은 한숨을 내쉬었다.“하현, 당신이 날 찾아온 걸 보고 이미 짐작했어. 내가 아무리 머리가 없어도 그 정도도 생각 못 하겠어?”“당신의 능력이나
눈앞에서 도발하는 여인을 보며 하현은 남자로서의 충동을 멈출 수가 없었다.하지만 그는 다시 정신을 다잡고 눈앞의 여인에게 시선을 주시했다.양유훤은 유혹을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하지만 그녀는 사람을 홀리는 데 타고난 요물 같았다.아마 이 세상 남자 99%가 그녀에게 눈독을 들일 수밖에 없을 것이다.마음속으로 깊은 한숨을 내쉰 하현은 양유훤을 바라보며 아무렇지도 않은 듯 말했다.“세 번째 일에 대해 이야기할게.”“당신들 남양 사람들이 무슨 목적을 가지고 있는지 모르지만 원대조는 화풍성을 죽이려고 했다가 목숨을 잃었어.”“그리고 당신들은 원소호를 보내 날 습격했어. 비록 실패했지만 화풍성에 이어 또 날 습격한 거야.”“두 번의 습격을 받은 내가 당신네 남양 사람들 다 죽여 버리겠다고 해도 지나치지 않을 거야?”“하지만 오늘 당신에게 기회를 줄게.”하현은 표정이 어두워졌고 앞에 놓인 뜨거운 차를 한 번에 다 마신 뒤 입을 열었다.“난 당신들한테 어떤 문제도 일으키지 않을 거야. 그렇지만 지금부터 당신들은 용전 항성 지부를 포함해 도성 화 씨 집안, 도성 최 씨 집안에 절대 손대지 마.”“내 말 알아들었어?”하현은 아무렇지도 않은 듯 말을 마치고는 미소를 지었다.그러나 양유훤의 눈빛은 약간 굳어 있었고 그녀의 얼굴에서 미소도 사라졌다.그녀는 원대조가 그렇게 나선 것이 배후의 하구천 때문이라는 걸 잘 알고 있었다.하구천의 목적은 간단했다.화 씨 집안의 재산을 획득하려는 것이었다.누군가 하구천의 길을 막는다면 그 사람에겐 단 하나, 죽음의 선택밖에 없다.남양파가 이 일에 개입하게 된 유일한 이유는 항도 하 씨 가문의 입김이 너무 강했기 때문이었다.하구천이 일을 하려고 하는데 누가 감히 그의 의지를 거역하겠는가?남양파는 홍성과 거의 대등하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하구천의 뜻을 거스를 수는 없었다.항성과 도성은 항도 하 씨 가문 천하였으니까.말하자면 항성 4대 가문, 도성 화 씨 가문, 여타 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