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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63장

하현의 얼굴에 짙은 한기가 드리워졌다.

마치 천년의 세월 동안 사람의 흔적이 없었던 동굴에서 뿜어져 나오는 듯한 스산하고 오싹한 한기였다.

원래 그리 크지 않던 마당에 많은 사람들이 여기저기 널브러져 있었다.

그러나 다행히 모두 살아남았다.

비록 살기를 띠고 총구를 겨누었지만 정확히 겨누지는 않은 모양이었다.

그들은 사당에서 나오려고 발버둥을 쳤지만 모두 한 발짝도 나오지 못하고 멈춰 서 있었다.

하현이 안의 상황을 보려고 발걸음을 떼자 멀지 않은 곳에서 작은 목소리가 들렸다.

“하현...”

하현은 구석으로 눈길을 돌렸다.

화풍성이 구석진 곳에서 낭패한 얼굴로 기대어 있었다.

그의 앞에는 총에 맞고 죽은 사람이 있었는데 보아하니 난사당한 것 같았다.

하현은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어르신, 이게 어떻게 된 일입니까?”

화풍성은 입에 가득 품고 있던 피를 뱉어내며 입을 열었다.

“내가 경솔했어. 그 소서림이란 놈이 문제를 해결해 줄 줄 알고 믿었더니.”

“그놈이 술수를 부리다가 상황이 잘못되자 핑계를 대고 먼저 도망쳐 버렸어.”

“그러다 보니 우리 같은 사람들은 나가지도 못하고 보다시피 이 꼴이 되었다네.”

“귀신이 이렇게 만들었다고요?”

하현은 의아한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들이마시는 공기에 약간 환각 성분이 느껴졌다.

그제야 화풍성과 그 일행들이 왜 사당을 빠져나오지 못하게 되었는지 이해가 되었다.

“그뿐만 아니라 귀신들이 아주 사납고 흉악해서 우리 같은 사람들은 당해낼 수가 없었어. 귀신 때문에 서로 죽이려고도 했어.”

화풍성은 말을 하면서도 아직 귀신에 대한 두려움이 가시지 않는 듯 몸을 떨었다.

그 귀신의 힘은 그의 상상을 초월한 것이었다.

화풍성은 지금 눈앞에 하현을 보고도 그가 이 사태를 진정시키지 못할까 봐 전전긍긍했다.

“하현, 자네가 날 데리고 이곳에서 도망갈 수만 있다면 오늘부터 난 당신 사람이 되겠네. 이 집도 모두 다 자네 것이네!”

화풍성은 분명 하현이 그 귀신을 진압하지 못할 거라 믿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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