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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로운 군신의 모든 챕터: 챕터 1741 - 챕터 1750

2419 챕터

제 1741화

정몽연은 화를 내기는커녕 오히려 웃으며 진희선에게 말했다.“이모, 저는 이모가 정말 안쓰럽네요. 사위한테 속고 딸은 사위의 편에 서서 같이 이모를 속이니….”하연수는 거의 울 것 같은 표정을 하고 있었다.“엄마, 그런 거 아니야.”“그럼 그게 무슨 말인가요?”정몽연이 물었다.“양준범 씨가 가짜 술로 이모를 속인 게 잘했다는 건가요?”“그건….”하연수는 말문이 막혔는지 대답을 하지 못했다.정몽연은 한숨을 내쉬고는 핸드백을 챙기며 자리에서 일어섰다.“이모, 죄송하지만 양준범 씨 같은 사람이랑 격이 떨어져서 같이 밥을 못 먹겠네요. 저는 이만 돌아가 볼게요.”말을 마친 그녀는 미련없이 자리를 떠났다.소청은 속으로 쾌재를 불렀다. 평소에 얌전하고 숙녀 같은 딸이지만 정몽연이 진짜 화나면 정말 거침이 없었다.“언니, 나도 양준범 같은 사람이랑은 같이 밥을 못 먹겠네요.”그녀는 강책을 불렀다.“사위, 돌아가자.”“네, 장모님.”소청과 강책이 자리를 떠났다.룸에 남은 사람들의 표정도 정말 각양각색이었다. 남아서 밥을 먹자니 양준범과 동급이 된 것 같아 기분이 나쁘고 떠나자니 진희선이랑 척을 질 것 같아서 그것도 난감했다.자리에 남은 사람들은 모두 굳은 표정으로 묵묵히 자리를 지켰다.한편, 호텔 밖.정몽연은 고개를 한껏 쳐들고 두 팔을 쫙 벌리며 환호를 질렀다. 밤바람이 그녀의 얼굴을 스치고 지나갔다.“그렇게 좋아?”강책이 다가가며 물었다.“응. 너무 좋아.”정몽연은 팔을 내려놓으며 말을 이었다.“당신은 모르지? 이모네 집 사람들이 그동안 우리 집을 얼마나 무시했는지 알아? 매번 만날 때마다 비꼬고 무시하는 말을 해서 정말 많이 참았거든! 마침 당신이 오늘 술을 선물하면서 양준범을 쓰레기로 만들었잖아. 진희선 그 여자는 딸한테 엄청 화났을 거야!”고개를 돌린 그녀는 호기심 어린 표정으로 그에게 물었다.“참, 그 술 못해도 천만원은 할 텐데 당신이 무슨 돈이 있어서 그걸 구했어?”사실 이 질문의 답을 강책은 미리 준비해 두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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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1742화

순간 강책은 자신이 행복의 바다에 빠진 것 같은 착각이 들었다. 만약 평생 이런 느낌으로 살 수만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자네도 어서 타. 집에 가야지.”소청이 그에게 말했다.“네, 장모님.”오늘의 달은 유난히 크고 밝았다.다음 날 아침, 강책은 아침 일찍 일어나서 혼자 차를 끌고 인지병원으로 왔다.소녀를 보러 오지 않은지도 이틀이 지났으니 아이의 상태가 궁금했다. 강책도 강책이지만 요즘 화상그룹 쪽도 상당히 조용했다.아마 지용수를 제거한지 얼마 안 돼서 그들도 몸을 사리는 것 같았다.하지만 이게 일시적인 현상이라는 건 강책도 알고 있었다.그들은 소녀를 손에 넣지 않고는 절대 가만히 있지 않을 것이다. 언젠가 신씨 형제는 소녀를 납치하러 다시 나타날 것이다.강책은 대문과 거실을 지나 안채로 들어갔다.신온이 한창 소녀의 머리를 빗겨주고 있었다. 며칠 동안의 정성들인 보살핌 덕분에 아이는 건강 상태가 많이 좋아졌다. 처음에 봤을 때처럼 허약하고 기운이 없던 모습은 이제 더 이상 보이지 않았다.잠시 후, 윤병철도 안채로 찾아왔다.그는 요즘 매일 병원을 찾았다. 아이의 상태가 걱정되기도 하고 이 아이한테서 더 많은 정보를 얻기 위해서였다.“강 선생도 계셨군요.”윤병철이 먼저 인사했다.강책은 고개를 돌리고 그에게 다가가며 말했다.“구청장님, 마침 잘 오셨네요. 보여드릴 것이 있습니다.”“뭔데요?”“나가서 말씀 나누시죠.”윤병철과 함께 작은 방으로 간 강책은 금으로 된 포트를 꺼내 윤병철에게 주었다.“이게 뭡니까?”윤병철이 의아한 표정으로 물었다.강책은 이틀 전에 있었던 일과 자신의 추측을 전부 윤병철에게 이야기했다.윤병철은 진지한 표정으로 강책의 말을 다 듣고는 눈을 가늘게 뜨고 사색에 잠겼다.만약 강책의 추측이 정확하다면 지금 강남구는 거대한 피바람을 눈앞에 두고 있다. 겉으로는 아주 평화로워 보이지만 사실상 폭풍우가 오기 전의 고요함이었다.만약 신씨 형제가 강남구의 기업인들을 통제하고 있고 그 사람들이 해독약을 먹지 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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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1743화

화상그룹 회의실.오늘은 신태윤, 신태민 형제를 제외하고도 스무 명의 협력사 회장과 대표가 회의에 참석했다. 그 중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사람은 한양 금융의 반지석 회장이었다.한양 금융은 거대한 현금 창고로, 10개월 동안 지속적으로 화상그룹을 도와 자금 문제를 해결해 주었다. 화상그룹이 강남구에서 왕노릇을 할 수 있었던데는 한양 금융의 도움이 컸다.한양 금융이 없었다면 화상그룹이 이렇게까지 성장하지는 못했을 것이다.반지석 역시 지용수처럼 맨처음에는 화상 그룹을 가소롭게 생각했지만 신씨 형제의 악랄한 수법에 넘어가서 어쩔 수 없이 통제를 당하고 있었다.반지석은 신씨 형제가 어떤 방법을 써서라도 살려야 하는 사람이었다.반지석이 없다면 상상하지도 못할 위기가 닥칠 것이다.회의실에 무거운 침묵이 감돌았다.가장 먼저 입을 연 사람은 반지석이었다.“눈치만 보지 말고 하고 싶은 말은 솔직히 합시다. 상황이 이 지경이 됐는데 숨기는 게 무슨 의미가 있겠어요?”다른 사람들은 서로 눈치를 살피다가 그들 중 누군가가 먼저 입을 열었다.“신태윤 씨, 한마디만 묻겠습니다. 지용수의 죽음과 화상그룹이 관련이 있습니까?”상당히 날카로운 질문이었다.며칠 전 지용수의 죽음으로 강남구는 큰 충격에 빠졌다. 가장 크게 동요한 사람들은 당연히 지용수와 같은 상황에 처한 사람들이었다.그들은 화상그룹이 자신들의 비밀이 새나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지용수를 제거했다고 생각했다.지용수를 죽였다는 건 다른 사람들도 죽일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신태윤은 성난 민심을 달래기 위해 다급히 말했다.“당연히 아니죠! 지용수 대표는 우리의 중요한 파트너입니다. 그분의 죽음은 우리도 원하지 않았습니다! 저를 믿어주세요. 저는 지용수 대표를 죽일 생각은 정말 없었어요. 오늘 현장에 계신 여러분들도 마찬가지입니다.”표정 하나 바꾸지 않고 거짓말을 술술 해대는 신태윤은 정말 뻔뻔함의 극치라고 할 수 있었다.처음에 질문했던 사람이 말했다.“지용수는 곧 발병할 시기였어요. 그런데 독이 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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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1744화

협박성 멘트이긴 하지만 자신의 생각을 정확하게 전달했다.사실 다른 사람들도 같은 생각이었다. 아무도 지용수가 어떻게 죽었는지, 배후에 화상그룹이 있는지 관심을 두지 않았다. 그들의 관심사는 해독약을 얻을 수 있는지 여부였다.반지석의 생각을 읽은 신태윤이 말했다.“걱정하지 마세요, 반 회장님. 이미 준비를 해두었습니다. 강남구 인지 병원에 있는 물건을 빼앗아올 생각입니다. 그리고 저의 아버지, 신태열 회장님 쪽에서도 최선을 다해 약을 개발하고 있습니다. 양쪽에서 동시에 힘쓰고 있으니 반 회장님은 무사할 겁니다.”반지석이 냉소를 지으며 말했다.“신 부회장, 혹시 잊어버렸을까 봐 말하는 거예요. 오늘을 제외하면 나에게는 이제 일주일의 시간이 남았어요. 만약 일주일 안에 물건을 빼앗아오지 못하거나 신 회장 쪽에서 새 약물을 개발하지 못한다면 미안하지만 난 죽기 전에 화상그룹을 물고 죽을 거예요! 난 한다면 하는 사람입니다.”말을 마친 그는 의자를 툭 차고 일어나서 밖으로 나갔다.대장이 떠났는데 다른 사람들은 당연히 계속 여기 남아 있을 이유가 없었다. 사람들은 분분히 자리에서 일어서서 밖으로 나갔다.커다란 회의실에 이제 신씨 형제 두 사람만 남았다.신태민은 미간을 찌푸리고는 이해할 수 없다는 듯이 말했다.“저 인간들 도대체 무슨 생각을 하는 걸까? 자기들의 목숨이 우리 손에 달렸고 해독약이 우리한테 있는데 감히 우리를 협박하다니!”신태윤은 쓴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해독약을 윤병철에게 빼앗겼잖아. 살아갈 희망을 잃어서 눈이 돌아간 거지.”이대로 가다가는 그들 형제가 힘들게 강남구에서 구축한 세력이 무너지는 건 시간 문제였다.절대 안 돼!그리고 이때 비서가 노트북을 들고 안으로 들어오며 말했다.“부회장님, 회장님께서 화상 통화를 원하십니다.”“회장님? 아버지?”신태윤은 다급히 비서에게 손짓해서 노트북을 내려놓게 했다. 그러고는 옷매무시를 정리하고 신태민을 끌고 노트북 앞에 마주 앉았다.통화가 연결되었지만 화면에는 신 회장의 얼굴이 아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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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1745화

신태윤은 너무 화가 치밀어서 상에 놓인 노트북을 집어 던지고 싶었다. 신태희의 의기양양한 얼굴을 떠올리면 이가 갈렸다.강남구를 점령하고 나면 신태희 앞에서 어깨를 펴고 자랑할 수 있을 줄 알았다.그런데 이런 일이 생길 줄이야.정말 짜증이 치밀었다.이때, 비서가 말했다.“부회장님, 급히 보고드릴 사항이 있습니다.”“말해.”“인지 병원 쪽에서 상황이 발생했습니다. 그쪽을 감시하고 있던 직원이 보낸 메시지로는 경찰들이 인지 병원 주변을 포위했다고 합니다. 식물인간 아이를 데려가려는 것 같습니다.”“뭐라고?”신태윤은 놀라서 자리에서 벌떡 일어섰다.‘큰일이네!’만약 윤병철이 아이를 경찰서로 옮긴다면 마지막 식물인간마저 확보할 방법이 없게 된다. 그러면 그들의 희망은 철저히 사라지는 것이다.‘안 돼!’아이를 데려와야 한다.신태민이 말했다.“형, 그냥 가서 빼앗자! 운송 과정에 덮치면 성공할 수도 있잖아. 애를 경찰서에 데려가면 정말 희망이 없어지는 거야.”신태윤도 그걸 모르는 건 아니었다.하지만….그는 경거망동하지 않기로 했다.“현장 화면을 보여줘.”“네!”비서는 바로 인지 병원 주변의 스파이들에게 연락해서 영상 통화를 걸었다.대량의 경찰차가 현장을 지나는 도로를 전부 봉쇄했고 일반 차량은 지나갈 수도 없게 만들었다. 행인들도 마찬가지였다.윤병철은 이번 행동에 대량의 인원을 투입했다.대략 10분 뒤, 식물인간 소녀처럼 보이는 아이가 부축을 받으며 차에 올랐다.아이는 소녀와 같은 옷을 입고 있었는데 얼굴은 가린 상태였다.아이가 탄 차는 수많은 경찰차의 보호를 받으며 경찰서로 향했다.조바심이 난 신태민이 소리쳤다.“형, 빨리 움직여야 한다니까!”신태윤이 눈을 가늘게 뜨며 말했다.“아니야. 뭔가 이상해.”“뭐가 이상하다는 거야?”“식물인간을 옮기는 중요한 일을 윤병철이나 강책이 이렇게 요란스럽게 할 사람들이야? 일부러 얼굴까지 가리고 사람들이 다 보는데서 애를 차에 올렸잖아. 너무 수상해.”“그러니까….”“내 말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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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1746화

신태민은 바로 회의실을 나가서 인원들을 집결시켰다.신태윤은 회의실에 앉아 전방의 소식을 주시했다.오늘은 날씨가 별로 좋지 않았다. 하늘도 기분이 안 좋은지 먹구름이 잔뜩 끼었고 당장이라도 비가 내릴 것 같았다.평범해 보이는 경찰차 한 대가 골목길을 질주하고 있었다.그 차는 넓은 도로를 포기하고 계속 골목길만 골라서 다니고 있었다.게다가 경적 소리도 울리지 않았고 행적을 감추려는 것처럼 은폐된 곳으로만 차를 몰았다.경찰서에 무사히 도착하는 게 그들의 임무였다.하지만 일은 예상대로 흘러가지 않았다.절반 정도 갔을 때, 논밭에서 소 한 마리가 튀어나오더니 경찰차의 길을 막았다.양 옆은 논두렁이라 지나갈 방법이 없었다.어떻게 해야 할까?뒤로 후진하기도 어려울 정도로 좁은 도로였다. 가장 좋은 방법은 소를 인도해서 길을 비키게 하는 것이었다.“일단 내려서 상황을 살피죠.”운전대를 잡은 형사가 차를 세우자 한 형사가 문을 열고 차에서 내려 주변을 살폈다.그는 주변에서 밭일을 하는 농사꾼을 찾았다. 하지만 주변은 고요할 뿐, 인기척도 들리지 않았다.형사가 고개를 갸웃하는 사이, 갑자기 논두렁에서 가면을 쓴 남자들이 튀어나왔다.그들은 신속하게 각목으로 형사의 뒤통수를 가격했고 형사는 그 자리에서 정신을 잃고 쓰러졌다.그들은 경찰차로 달려들었다.차 문을 열고 내리려던 운전기사를 차에서 끌어 내리고 인정사정없이 각목을 휘둘렀다.그러고는 차 문을 열고 제복을 입은 소녀를 잡아 자루에 넣고는 어깨에 둘러메고 도망갔다.불과 3분도 안 되는 시간에 벌어진 일이었다.한 형사가 피를 흘리며 윤병철에게 전화를 걸었다.“구청장님, 큰일 났어요. 놈들이 아이를 납치해서 도망갔습니다!”말을 마친 형사는 정신을 잃고 쓰러졌다.한편, 신태윤은 회의실에서 소식을 기다리고 있었다. 얼마 지나지 않아 신태민이 사진 한 장을 보내왔다.사진 속에는 자루에 담긴 소녀가 있었다.신태윤은 광기 어린 웃음을 터뜨렸다.“성공이야! 태민이 이 자식 머리는 둔해도 사람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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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1747화

신태윤은 화가 나서 미쳐버릴 것 같은 심정으로 소녀를 가리키며 소리쳤다.“식물인간이 아니잖아! 신태민, 어떻게 된 거야?”신태민도 어안이 벙벙한 표정이었다.분명히 신태윤이 시키는 대로 했는데 왜 아니라는 걸까?“난 그냥 차에 있는 여자애를 데려왔는데? 이거 봐. 아까 봤던 제복을 입고 있잖아. 난 사람을 잘못 데려오지 않았어.”신태민의 말은 틀리지 않았다.하지만….신태윤은 길게 숨을 들이마시고는 말했다.“망했어. 우리가 속은 거야! 강책이 술수를 부린다고 생각했는데 그 자식은 그냥 우리랑 심리전을 벌였던 거야.”“놈은 일부러 요란하게 아이를 차에 태워서 데려가고 가짜를 태운 차를 골목길로 돌아가게 했어.”“우리는 당연히 더 수상한 뒤쪽 차량이 진짜라고 생각하고 진짜 식물인간을 쉽게 보내준 거야. 놈들은 아마 지금쯤 무사히 경찰서에 도착했겠지.”“교활한 녀석들. 이 정도의 심리전을 펼치다니. 강책 이 자식은 괴물인가?”신태윤은 강책을 몇 번 상대한 적이 없기에 너무 그를 얕잡아본 게 패배의 원인이었다. 경성 사람들이었다면 이렇게 쉽게 넘어가지 않았을지도 모른다.신태윤이 너무 일을 단순하게 생각했던 것이다.하지만 일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신씨 형제가 머리를 싸매고 괴로워할 때, 비서가 달려들어오며 말했다.“부회장님, 큰일 났어요. 형사들이 회사로 쳐들어왔습니다. 막을 수도 없어요.”“형사들이 왜?”신태윤은 곧이어 들어온 강력계 형사에게서 답을 들을 수 있었다.수십 명의 형사들이 회의실로 들어오더니 강력계 팀장이 신씨 형제를 손가락질하며 근엄한 목소리로 말했다.“외근을 나갔던 우리 형사들이 도로에서 습격을 당했습니다. 많은 형사들이 다쳤고 그중 여형사 한 명은 납치를 당했죠. 신태윤 부회장님, 이걸 어떻게 해명하실 겁니까?”신태윤은 변명하려 했지만 자루에 담겨 회의실에 끌려들어온 여 형사가 여기 있는데 뭐라고 해명할까?하지만 형사들의 출동 속도가 너무 빨랐다.그들은 어떻게 여형사가 이곳으로 납치되었다고 확신했을까?아마 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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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1748화

노트북, 쓰레기통, 노트, 펜, 찻잔, 의자… 그는 잡히는 대로 집어 던졌다.“악!”아무리 분풀이를 해도 분이 풀리지 않았다.이때, 핸드폰이 울렸다.그는 고개를 돌려 핸드폰을 찾았지만 핸드폰은 이미 바닥에 떨어져 액정이 깨진 상태였다.발신자는 신태희였다.신태윤은 분노를 억누르고 바닥에서 핸드폰을 집어들고는 통화버튼을 눌렀다.수화기 너머로 신태희의 얄미운 목소리가 들려왔다.“왜 말이 없어? 너무 창피해서 얼굴을 못 들겠어?”신태윤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신태희는 한숨을 내쉬더니 계속해서 말했다.“이미 관직에서 내려온 꼬맹이한테 속아서 정신도 못 차리다니! 신태윤 너는 정말 패배자야. 신태민은 잡혀가고 윤병철 그 성격에 쉽게 풀어주지도 않을 텐데 어떻게 할 거야?”“해독약도 없이 이제 널 따르던 사업가 나부랭이들도 더 이상 네 말을 들어주지 않을 거라고.”“그냥 돌아와. 회장님께서 걱정하셔. 신태민처럼 잡혀서 들어가지 말고. 그럼 회장님은 정말 속상해하실 거야.”연성으로 돌아간다?연성은 화상그룹의 천하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그곳에서 화상의 사람들은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고 하고 싶은 모든 걸 할 수 있었다. 하지만 신태윤은 이대로 돌아가기 억울했다.그가 강남구로 온 것은 자신이 신태희보다 실력이 뛰어나다는 것을 증명하기 위해서였다. 공들여서 10개월이나 작업했고 거의 성공에 가까워졌는데 이런 일이 생겨버렸다.강책이 돌아온 뒤로 풀리는 일이 없었다.강책이 다 죽어가는 윤병철을 살려낸 뒤로 윤병철은 사사건건 화상그룹이 하는 일에 제약을 걸었다.잠시 침묵하던 신태윤이 말했다.“지금은 돌아갈 수 없어.”“왜?”“이건 남자의 자존심이 달린 문제야!”“자존심?”신태희가 비웃음을 터뜨리며 말했다.“너 곧 집 잃은 개가 되게 생겼는데 자존심이 밥 먹여줘? 사람은 주제를 알아야 해. 당장 기어들어와. 내 뜻이 아니라 회장님 뜻이야. 알겠어?”신태윤은 한 번도 신 회장의 뜻을 거역한 적 없었다.하지만 이번은 좀 달랐다.신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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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1749章

깊은 밤, 체구가 왜소한 노파가 화상그룹의 대문에 들어섰다. 얼핏 보기엔 평범해 보이는 이 노파가 상황 전체를 뒤집을 열쇠가 될 줄은 아무도 몰랐다.평생 살면서 이렇게 호화로운 건물을 처음 보는 노파는 신기한 눈빛으로 이곳저곳을 기웃거렸다.노파는 비서의 안내를 받아 미팅룸에 들어가서 소파에 앉았다.“차 드세요.”“고마워요.”노인은 탁자에 놓인 찻잔을 들어 한 모금 마셨다. 솔직히 너무 맛있는 건 아니었다. 집에서 끓인 보리차보다 떫고 썼다.하지만 노인은 이 차가 비싼 차라는 건 알고 있었다.그래서 맛은 별로 없었지만 억지로 몇 잔을 연거푸 들이켰다. 옆에서 지켜보던 비서마저 그 모습을 보고 웃음을 터뜨렸다.한참이 지나 신태윤이 안으로 들어왔다.“아이고, 부회장님!”노인은 자리에서 벌떡 일어서더니 우물쭈물하며 잔뜩 긴장한 기색으로 그의 눈치를 살폈다. TV에서만 보던 거물이 눈앞에 있는데 모든 게 꿈만 같았다.신태윤은 오전에 있었던 일 때문에 지금도 표정이 좋지 않았다.“앉으시죠.”“네.”노인은 얌전히 자리에 앉아 양손을 모으고 지시를 기다렸다.신태윤은 노인의 맞은편에 다리를 꼬고 앉아 경멸에 찬 눈빛으로 노인을 바라보며 입을 열었다.“당신이 늑대 할매라면서요?”노인은 어색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사람들이 그냥 헛소리를 지껄이는 겁니다. 늑대 할매라니요. 저는 정직하게 사는 사람입니다.”신태윤은 짜증스러운 표정으로 목청을 높였다.“늑대 할매가 아니라면 당장 여기서 꺼지세요.”“아….”노인은 당황해서 어쩔 줄을 몰라 했다.신태윤이 비서에게 눈짓하자 비서가 수표 한장을 탁자에 내려놓았다. 2억짜리 수표!“당신이 늑대 할매라면 나는 당신과 거래를 할 생각입니다.”노인은 수표에서 눈길을 돌리지 못했다. 그녀는 정당한 직업도 없고 기초생활 수급자로 살고 있었다. 이 돈이 있으면 죽을 때까지 돈걱정은 하지 않아도 될 것이다.“네! 제가 늑대 할매 맞아요!”노인은 흔쾌히 자신의 신분을 인정했다.신태윤은 그제야 만족스럽게 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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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1750화

정몽연은 아이가 앞으로 커서 음악이나 미술적인 재능을 발휘하기를 바랐다.“도착했어.정계산이 말했다.차에서 내린 두 사람은 음악교실로 걸어 들어갔다. 교실에 들어간 정몽연은 아이를 무릎에 앉혔다.정계산은 교실 밖에서 따분한 얼굴로 핸드폰을 보고 있었다.평소대로라면 오늘도 별볼일 없는 평범한 오후였다. 정계산은 딸이 음악 수업을 듣는 동안 핸드폰을 보는 게 일상이었다.시간이 지나감에 따라 사람들이 교실로 모여들었다.그들도 정몽연처럼 아이를 안고 있었다.그 중, 품에 사랑스러운 여자아이를 안은 한 노인이 정몽연의 옆에 앉았다.정몽연은 떨떠름한 표정으로 노인을 바라보았다.‘아무리 봐도 60대로 보이는데 이 나이에 아이를 낳을 수 있다고?’‘아니야. 손녀를 데리고 온 거겠지.’정몽연은 자신의 유치한 생각에 웃음이 나왔다.노인은 웃고 있는 그녀를 보자 인심 좋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아이가 참 예쁘네요.”“감사합니다. 할머니 손녀도 참 예쁘네요. 얌전하고 울지도 않네요?”“애 부모가 맞벌이라 이 늙은이가 매일 애를 돌보고 있잖아요. 잘 알지도 못하는 음악을 들으러 오는 것도 귀찮아 죽겠어요.”정몽연은 웃으며 말했다.“그래도 손녀가 이렇게 사랑스러우니 행복하시겠어요.”노인이 손을 흔들며 말했다.“행복은 모르겠고 애들 부담이나 덜어주려고 돌봐주고 있는 거죠.”그들이 잡담을 나누는 사이 음악 선생님이 교실에 들어섰다.“학부모님들은 아이가 울거나 뛰어다니지 않게 잘 돌보시고요 오늘은 중세기 프랑스 음악의 거장….”긴 소개 끝에 교실에 우아한 음악이 흘러나왔다.꽤 수준 높은 고전 음악이었다.음악을 듣는 사람들은 편안한 표정으로 눈을 감았다. 눈앞에 일망무제한 초원이 펼쳐지고 푸른 하늘과 뛰어다니는 야생마가 보이는 것 같은 착각이 들었다.아이의 청각발달에 도움이 되기도 하지만 부모의 심신안정에도 도움이 되는 그런 음악이었다.음악을 듣고 있던 학부모들은 꾸벅꾸벅 졸기 시작했다. 정몽연도 마찬가지였다.그녀는 아이를 품에 안은 채로 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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