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876화

강이한이 그렇게 말하자 이유영은 뭐라고 해야 할지를 몰랐다.

그러니까 강이한이 서주의 음식을 잘 먹는 것도 그런 이유라는 거겠지.

대충 먹던 이유영은 결국 참지 못했다. 국물을 좀 마시려고 했는데 그마저도 단맛이었으니. 단 국물은 이유영이 싫어하는 것이었다.

“국수 좀 삶아달라고 할까?”

이유영이 통 먹지 않자 강이한이 미간을 찌푸렸다.

“됐어.”

생각하지 않아도 알 것만 같았다. 국수도 단맛이겠지. 게다가 서주의 요리사가 파리나 청하의 음식을 만든다고 해도 단 맛일 것이다.

하지만 준비하지 못했다는 말이 더욱 가슴 아팠다. 그러니까 이유영이 온다는 걸 알면서도 준비하지 않았다는 말이지 않은가. 만약 이온유나 한지음이었다면? 제대로 준비했을 것이다.

핸드폰에 박연준의 번호가 떴다.

“뭐 하려고.”

“돌아갈 거야.”

“이유영!”

강이한은 잔뜩 화가 난 말투로 얘기했다.

“난 그 사람 곁으로 돌아가야 해.”

그 사람은 바로 박연준이었다.

강이한은 이유영이 하는 모든 말에 짜증이 났다. 결국 그는 이성을 잃고 이유영의 핸드폰을 들고 바닥에 던져버렸다.

이유영은 눈을 감았다.

“이러면 화가 좀 풀려?”

한바탕 싸우고 난 후, 이유영은 조금 진정이 되었다. 아까처럼 감정적이지 않았다.

‘화가 풀리냐고?’

그 말에 강이한은 더욱 화가 났다.

“지금부터 우리 사이 모든 일은 내가 결정하는 거야.”

강이한은 모든 것을 인정할 수 없었다.

“그래?”

이유영은 강이한을 보면서 비웃었다.

“우리 사이에 언제 한번 내가 결정한 적이 있어?”

“...”

“내 망막도...!”

“...”

망막...

그건 두 사람이 다시는 마주하고 싶지 않은 일이다.

그건 강이한도 다시 돌이키고 싶지 않은 것들이다.

“믿을지는 모르겠지만 난 한 번도...”

“됐어!”

강이한이 말을 마치기 전에 이유영이 그의 말을 끊어버렸다.

그녀는 이제 더는 듣고 싶지 않았다.

하지만 강이한은 달랐다.

이유영은 그때 사인을 한 적이 없다고 했다. 그러면 누군가가 그녀의 필체를 모방해서 사인을 한 것이다.

입술을 달싹인
잠긴 챕터
앱에서 이 책을 계속 읽으세요.

관련 챕터

최신 챕터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