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있는 존재..." 이유영이 그 말의 의미를 이해하기도 전에 강이한이 계속 말했다. “하지만 지금 이 순간은... 유영아... 정말로 이 모든 게 그냥 내 꿈이었으면 좋겠어.”‘그래, 그저 한낱 꿈이었으면 좋겠다.’이전 생, 그들 사이에는 많은 일들이 있었지만, 마지막에 결국 그들의 인생에는 서로만이 존재했다.이유영에게는 박연준이 없었다!그리고 강이한에게도 이유영이 생각했던 것처럼, 한지음이 존재하지 않았다! 하지만 이제는 아무 의미가 없다. 지금의 이유영은 이 모든 것에 전혀 관심이 없는 듯했다.그녀는 아무것도 듣고 싶지 않았다. 이 모든 것들이 그녀의 세계 속에서 무엇인지 따져보고 싶지도 않았다.그녀는 이제 신경 쓰고 싶지 않았다. 모든 진실도, 존재의 의미도 전혀 신경 쓰고 싶지 않았다. 이제 그녀의 세계에는 박연준이 있고, 강이한의 세계에는... 버릴 수 없는 온건한 이온유가 있었다.지금의 이 길은 그들에게 막다른 골목이다! 강이한은 정말 이 모든 것이 그의 꿈이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그들 둘만이 존재하던 세계로 돌아갈 수 있기를 바라면서 말이다.오직 서로에게 서로만 있던 그 시절로 말이다."이것이 바로 인과응보야!" 이유영은 강이한의 눈에서 슬픔을 읽을 수 있었다.그의 말 속에서 후회가 느껴졌다.그가 어떻게 이 세계에 왔는지는 모르겠지만, 이유영은 그가 후회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그렇다.강이한은 후회했다.이 세계에 온 것을 말이다! 이번 생은 저번 생보다 더 어려웠다."그래, 이게 내 인과응보야." 이건 하늘이 준 기회가 아니라, 그에게 내려진 벌이었다."고통스럽다면 여기서 멈춰서." 이유영이 또박또박 얘기했다.멈추라니?강이한은 마음속으로 그 말을 되새겼다.잠깐이나마 그는 정말로 이유영을 포기하고 싶은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그 생각은 빠르게 사라졌다.대신 더 깊어진 집착이 마음속에서 피어났다."오늘부터, 너는 이 저택을 한 발짝도 벗어날 수 없어!" 눈에 서렸던 슬픔은 사라졌고, 그의
박연준이 도착했다. 강이한의 사람들이 그를 강제로 막아섰다. 강이한과 박연준은 한치의 예의도 차리지 않으려는 것만 같았다."저 자식한테 당장 꺼지라고 해!" 강이한의 목소리에는 차가움과 분노가 가득했다. 이 순간, 이유영은 그의 눈 속에서 스쳐 지나가는, 아픔 같은 감정을 보았다. 잠깐이지만 확실했다.그리고 이유영은 그 감정을 확실히 느꼈다. 강이한이 박연준 때문에 마음 아파하고 있다는 것일까? 그 이유는 무엇일까?“예.”집사는 고개를 끄덕이고 나갔다.이유영은 그의 옆모습에서 시선을 거두고, 큰 창 너머로 눈을 돌렸다. 나뭇잎 위에 떨어지는 빗방울 소리에 마음이 날씨처럼 답답해졌다.대체 언제부터였을까, 이유영이 비 오는 날을 싫어하게 된 것이.예전에 강이한과 함께 있을 땐 비 오는 날을 좋아했었다.강이한에게는 비 오는 날이 쉬는 날이라는 습관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는 비 오는 날을 일요일보다 더 소중하게 여겼다. 비가 오는 날이면 그는 언제나 홍문도에서 그녀와 함께 시간을 보냈었다.지금도 분명 중요한 전화가 와서 자리를 떴지만, 비가 내리자 얼마 지나지 않아 돌아왔다.하지만 아마도 이제는 강이한이 곁에 있는 것이 싫어져서인지, 이유영은 비 오는 날도 싫어진 듯했다.강이한은 그녀를 잠시 바라보다가 입술을 움직여 무언가 말하려고 했지만, 결국 목구멍으로 삼켜버렸다.이유영은 자리에서 일어나 밖으로 걸어 나갔다."어디 가는 거야?""못 들었어? 저 사람은 날 데리러 온 거야."이유영의 말투는 아주 차가웠다.말이 끝나자, 손목에 강한 힘이 느껴졌다.강이한은 더욱 세게 그녀의 손목을 잡았다. 이유영은 숨이 막힐 듯 아팠지만, 겉으로는 아무렇지 않은 듯 행동했다.그녀는 여전히 차갑고 무표정한 얼굴을 하고 있었다. "박연준이 널 어떻게 이용했는지 잊었어?"남자의 목소리에서는 위험한 기운이 느껴졌다. 그리고 또 분노가 깃들어 있었다. 예전에 박연준이 그녀 앞에 나타났을 때, 강이한은 그가 좋은 사람이 아니라고 말했었다.하지만
“...”순간 그는 목이 메었다.맞다. 과거에 이유영이 겪었던 모든 일은, 정말로 잔인했다. 그 일에 대해 무어라 여러 번 말하고 싶었지만, 항상 지금처럼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그는 모든 것을 떠올리며 침묵할 수밖에 없었다.어차피 저번 생의 일에 대해서는 이유영이 모든 걸 이미 말했었다. 그녀가 겪었던 고통들, 강이한이 한지음과 함께 이유영을 위해 무언가를 희생했던 모든 것.이는 모두 두 사람에게 업보로 돌아왔다. 이유영은 그들을 결코 용서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그리고 지금은...강이한이 입을 떼기 전에, 이유영이 다시 말을 이었다. “넌 이온유를 구하려고 했을 때, 소월이에게도 아주 잔혹했어.”강이한은 머릿속이 윙하고 울리는 것만 같았다. 머릿속은 백지장이 되어버렸다. 잔혹했다고? 그가 어떻게 자신의 딸에게 잔혹할 수 있겠는가? “아니야, 유영아!”“당신도 그렇게 하고 싶지 않았다는 걸 알아. 하지만 당신은 결국 그렇게 했어!”그녀의 한 마디 한 마디가 강하고 무겁게 그의 죄책감을 짓눌렀다.마치 죄책감이 강이한의 어깨 위로 무겁게 얹히는 것만 같았다.그들 사이에는 새로운 길이 생겼고 두 사람은 모든 것을 처음부터 시작한 것과 같았다. 강이한이 어떠한 강경한 태도와 집념을 품고 있든, 이유영의 가득 찬 증오를 막을 수는 없었다.그래, 이유영은 강이한을 증오하고 있다. 이유영이 직접 말하기도 했다. 이번의 증오는 이전의 증오와는 달랐다. 과거에는 그저 그와 서로 관계없는 삶을 살기 바랐다. 그러나 이번엔, 그녀가 서주에 온 만큼 그를 향한 증오로 인해 그와 죽고 못 살 원수가 될 것이 분명했다.“도대체 어떻게 했으면 좋겠는데?”이유영이 등을 돌리는 순간, 강이한은 완전히 무너져 내렸다.그의 목소리에는 고통이 스며들어 있었다.이유영은 발걸음을 멈추고, 뒤도 돌아보지 않은 채 눈을 감았다. 그녀의 눈에는 차갑고 날카로운 시선이 감춰져 있었다.강이한은 그녀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생각했다. 만약 그녀가 돌아본다
이유영이 가까이 다가오자 박연준은 그녀의 가냘픈 모습을 보며 눈빛이 어두워졌다. 그녀가 박연준의 곁에 다다르자마자 그는 서둘러 자신의 트렌치코트를 벗어 그녀의 머리 위에 덮어주었다. 그리고 그녀를 단단히 끌어안으며 귀가에 나지막이, 약간 질책하듯이 말했다.“그 사람이 너를 이렇게 내보낸 거야?!”남자의 차가운 향기가 이유영의 곁을 맴돌았다. 그리고 그녀의 뒤쪽 멀리서 뜨거운 시선이 느껴졌다.“가자.”이유영은 크게 숨을 들이쉬고 고개도 돌리지 않은 채, 박연준의 따스함에 대답하듯 담담한 목소리로 답했다.박연준은 말없이 멀리 서 있는 사람의 붉은 눈을 바라보며 입가에 쓴웃음을 지었다.그래서 누가 이긴 걸까? 이곳에 이긴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이유영은 너무나 차분했고 차가울 정도로 매정했다. 감정이 철저히 사라진 듯한 그 차가움은 보는 이로 하여금 서늘함마저 느끼게 했다.박연준은 이유영을 태우고 차에 올랐다. 강이한의 사람들은 막지 않았다. 모든 것이 순조롭게 느껴질 정도였다.차 안에서 이유영은 창밖의 낯선 풍경을 바라보며 여전히 어두운 표정을 하고 있었다.“후회해?”박연준이 담배를 한 모금 빨아들이며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이유영은 그의 질문에 직접 대답하지 않고 말했다. “서주 식물은 파리랑 완전히 달라.”박연준은 입을 다물었다. ‘참... 사람 애태우는 데는 도가 텄다니까.’ 이유영이 생각했던 것처럼, 이곳의 모든 것은 파리와는 다르게 느껴졌다. 식물뿐만 아니라 건물조차도 그렇다. 이곳 사람들은 커다란 별장을 좋아하는 것 같았다. 강이한의 크리스탈 별장을 보았을 때도 그 규모가 상당하다고 생각했는데, 지금 보는 박연준의 별장도 그에 못지않게 독특한 분위기를 풍기고 있었다.나무로 된 복도 바깥에 비가 내리고 빗방울이 야자수에 떨어졌다. 이유영이 입을 열었다.“여기는 비가 자주 오는 것 같네.”“여기는 이런 날씨야. 한 달에 반 이상은 비가 내려서 날씨가 습해.”‘그렇구나.’이런 날씨가 꼭 좋은 것만은 아닌 것 같았지만 이유
한때 강이한은 한지음 때문에 이유영에게 이런 말을 여러 번 했다. 그때의 강이한은 어땠는가? 강이한은 이유영에게 여러 차례 말했었다. 이유영이 자신의 잘못에 대한 대가를 치러야 한다고. 강이한은 자신이 보고 들은 것이 전부 사실이라며 오만하게 굴었고, 세상의 모든 유언비어를 믿으면서도 그녀만은 믿지 않았다. 이유영은 수없이 해명했지만 돌아온 건 언제나 차가운 말 한마디뿐이었다. “이유영, 이건 네가 당연히 치러야 할 대가야.”맞아, 그녀가 가장 많이 들어야 했던 말이 바로 이거였다. “무엇이나 당연한 건 없어요. 그 사람들은 그저 당신을 따르기로 한 것뿐이죠.”이유영은 앞에 놓인 우유를 들어 한 모금 마시며 복잡한 어조로 말했다. 박연준은 이유영의 말에 온몸이 경직되었다가, 이내 눈빛을 누그러뜨리며 말했다. “그래, 그 얘긴 그만하자.”“...”“이제 서주에 왔는데, 앞으로 무슨 계획이라도 있어?”박연준이 그녀에게 물었다. ‘계획?’ 박연준의 질문에 이유영은 더욱 날카롭고 예리해진 박연준의 눈을 마주했다. 박연준은 멈칫하며 물었다. “왜 그런 눈으로 날 보는 거야?”“아무것도 아니야. 내가 지금 아무것도 안 해도, 네 곁에 있는 것만으로도 그 사람에게는 충분한 복수가 될 테니까.”박연준은 그 말에 잠시 멍해졌다. 사실 그녀의 말이 맞았다. 그녀가 아무것도 하지 않더라도, 그저 그의 곁에 약혼자라는 명의로 있는 것만으로도 강이한에게는 복수가 될 테니까. 하지만, 과연 이유영에게 있어서 복수가 정말 그런 것일까? 박연준은 그녀를 탐색하듯 바라봤다. 박연준은 이유영이 그렇게 단순한 사람이 아니라는 의심이 피어올랐다. 그녀는 로열 글로벌을 관리할 정도의 사람이면서 그냥 옆에 있는 것만으로 복수를 한다고 생각하는 건가? 박연준은 가볍게 웃었다. 못 믿겠다는 듯 말이다.이유영은 눈썹을 살짝 치켜올리며 물었다. “왜, 믿지 못하겠어?”“이유영, 내가 널 모른다고 생각하는 거야?”그랬다. 이유영에게 관심이
이유영은 박연준을 바라보며 미소를 지었다. 그녀는 미소를 짓고 있었지만, 그 순간 박연준은 그 미소에서 깊은, 그리고 위험한 무언가를 느꼈다. “내가 뭘 하려는 것 같아?”“...”이유영은 앞에 놓인 물을 한 모금 마시고는, 박연준이 뭐라 하기도 전에 자리에서 일어나며 미소를 머금고 말했다. “당신의 약혼녀로서, 최소한의 자유는 있는 거지?”“물론이지.”“점심은 기다리지 말고 알아서 먹어.”이 말을 남기고 이유영은 돌아서서 나갔다. 박연준은 그녀의 뒷모습을 지켜보았다. 그 순간, 그의 심장은 쿵쿵 뛰고 있었다. ...이유영이 별장에서 나서자, 장혜주의 차가 도착해 있었다. 장혜주는 여진우가 붙여준 사람이었다. 차에 타자 장혜주는 봉투 하나를 이유영에게 건넸다. “요청하신 자료입니다.”“응, 고마워.”이유영은 자료를 받아 봉투를 열어 내용을 확인했다. 그 안에는 서주 지역 내부의 박연준과 강이한의 세력 분포도가 담겨 있었다. 그녀는 이 문서를 보고서야 비로소 그들의 세계가 얼마나 혼란스러운지 깨달았다. 그리고 이 문서가 그들에게 어떤 의미인지도 알 수 있었다. “한 가지 더 부탁할 게 있어.”“말씀하세요.”장혜주는 정중하게 대답했다. 그녀가 서주에 도착하는 순간부터 여진우의 사람들이 그녀의 주위를 철저히 감시하며 보호하고 있었다. 파리에서 이곳으로 오기까지, 정씨 가문 사람들은 이유영의 안전을 보장하기 위해 만전을 기하고 있었다. 이유영의 결정을 바꾸지는 못하지만 그녀의 안전은 지켜야 한다고 생각하면서 말이다.“박연준과 강이한 사이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 조사해 줘.”결국, 이유영은 이에 대해 알아보기로 했다. 과거엔 그다지 중요하지 않았지만, 이제는 달라졌다. 본인이 두 사람의 원한에 휘말렸을 가능성이 높다는 걸 알아버렸으니까 말이다. 예전에는 상관없었지만, 이제는 알아봐야 한다. 도대체 어떤 갈등 때문에 그녀가 이 혼란 속에 휘말린 것인지. “알겠습니다!”장혜주는 고개를
“만약 누군가를 찾으려 한다면...”강이한은 말하다가 갑자기 멈췄다.‘누군가를 찾는다고? 대체 누굴 찾으려는 거지?’강이한은 순간 생각에 잠겼다. 오래전에 기억이 떠오르는 듯하면서 마음이 찝찝했다....얼마 지나지 않아 박연준도 이유영이 여진우 쪽 사람과 함께 있다는 걸 알게 되었다.강이한과 마찬가지로 순간 화가 치밀어 올랐지만 그는 애써 화를 억눌렀다. 그러나 그의 눈빛은 소름 돋을 정도로 섬뜩했다.“여진우 쪽 사람들 잘 감시해!”“네.”문기원이 고개를 끄덕였다.이 타이밍에 이유영과 여진우가 연락을 맺고 있다는 게 그냥 넘어갈 일이 아니었다. 게다가 이유영이 서주에 왔다는 것만으로도 심상치 않았다.사람들은 박연준 약혼녀 신분으로 나타난 그녀를 박연준 라인 사람으로 생각할 것이다. 그러나 박연준이든 박연준 쪽 사람이든 다들 그렇게 쉬운 사람들이 아니었다.이유영이 아무리 덤덤한 태도를 보인다고 해도 그 일을 쉽게 넘길 리는 없을 것이다. 이번엔 강이한 뿐만 아니라 박연준까지 처리하려고 할 수도 있는 상황이었다.만약 이유영이 십 년 전 강이한이 그녀에게 접근한 이유와 박연준이 십 년 동안 그녀를 이용했다는 걸 알게 되면 어떤 일이 일어날지 다들 속이 빤했다.“되돌려보낼까요?”문기원은 은근히 걱정되었다.강이한과 달리 문기원은 박연준 곁에 오래전부터 함께 해온 사람이었기에 모든 일을 거의 다 꿰뚫고 있었다. 그래서 문기원도 이유영에게 들켜서는 안 된다는 걸 더 잘 알고 있었다.박연준은 담배 한 대를 물고 길게 빨아들이며 눈살을 찌푸렸다.강이한이 이유영이 서주로 오는 걸 계속 원치 않고 심지어 오는 걸 막았던 이유가 바로 이것이었다.그런데 박연준은 그와 달리 계속 당당한 태도를 보였었다. 그러나 지금 이유영이 여진우와 연락하고 있다는 소식을 듣게 되자 약간 마음이 켕겼다.‘설마?’“문기원.”“네, 대표님.”“네가 보건대 이유영이 모든 사실을 알게 되면 나를 더 미워할까 아니면 강이한을 더 미워할까?”“...”문기원은 순간 흠
“하지만 이유영 씨가 힘들어할 때마다 옆에 같이 있어 주셨잖습니까. 이유영 씨가 어떤 태도를 보이든지요.”“...”“연준 님은 이유영 씨가 기댈 곳이었습니다.”문기원이 진지한 말투로 얘기했다.박연준은 미간을 약간 찡그렸다.하지만 문기원의 말이 틀린 것도 아니다.사실 박연준과 이유영 사이는...강이한이 용서받을 수 없다면 박연준도 용서받을 수 없을 것이다.“여진우의 사람을 잘 지켜보고 있어.”그렇게 생각하면서 박연준은 더 한층 차가워진 말투로 얘기했다.어찌 되었든 이유영이 그해의 일을 알게 해서는 안 된다.문기원의 표정은 더욱 어두워졌다.“만약 여진우의 사람들을 방해하려고 한다면 그때는...”더 말하지 않아도 알 수 있었다.이유영이 여진우의 사람을 시켜 정보를 알아내게 한다면 그 속도는 얼마나 빠를까. 게다가 여진우의 사람은 타지의 사람도 아니니 정보를 찾기 더욱 수월할 것이다.그렇다면 이유영은 원하는 정보를 아주 빠르게 손에 넣을 수 있었다.하지만 만약 그녀를 방해한다면...여진우의 사람들은 산전수전 다 겪은 사람들이니 빠르게 눈치채고 반격하려 할 것이다. 그러면 박연준에게는 독이 될 것이다.문기원이 그렇게 얘기하자 박연준은 미간을 더욱 세게 찌푸렸다.깊은 주름이 생긴 미간을 꾹 누르면서 박연준이 물었다.“그래서 네 뜻은 뭔데.”“이유영 씨부터 건드려야합니다.”‘이유영? 알아보지 말라고 하게?’이유영이 박연준과 강이한 사이의 오묘한 관계를 눈치챘다는 것은 박연준도 알고 있었다. 전에 조사해 보지 않은 이유는 아마 서주에 없었기 때문일 것이다.게다가 이유영은 강이한과 다른 접점이 생기질 않기를 원했으니 여기에 신경 쓸 사이가 없었을 것이다.하지만 지금은 달라졌다.“하지만 제가 생각하기에 그분도 이유영 씨가 연준 님 곁에 있는 것을 어쩌지 못합니다. 그래서 더욱 조급해할 겁니다.”“...”문기원의 말도 일리가 있었다. 어제 박연준이 강이한 앞에서 이유영을 데려가지 않았다.하지만 강이한 같은 사람이 이유영을 순순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