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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14화

도우미는 모두 숨을 죽이고 안절부절못하고 있었다. 듣지 말아야 할 말을 듣기라도 한 듯 말이다.

그래서 대표님은 사모님을 소중하게 아껴주는 반면 사모님은 한 번도 그를 다정하게 바라보지 않았던 것이다.

아이를 안고 문밖에 나서기 바쁘게 은경애의 귀에 그릇이 부서지는 소리가 들려왔다. 품 안 아이가 깜짝 놀라며 몸을 부르르 떨었다. 그녀는 아이가 또 자지러지게 울음을 터뜨릴까 봐 얼른 멀리 몸을 피했다.

분위기가 얼어붙자 도우미들은 조용히 자리를 떴다.

이제 거실엔 잔뜩 경직되어 있는 두 사람만 남았다.

그녀의 손목을 잡은 전연우의 손이 경련했다. 그녀 얼굴에 드리워져 있는 괴로움을 보니 순간 마음이 복잡해졌다.

그들 사이엔 싸움이 끊이지 않는다. 전연우는 성격이 불같은 사람이었지만 그녀를 위해서라면 부단히 마음을 가라앉혔다. 예전 그녀에게 범했던 잘못을 생각하면서 말이다.

또 어쩌면 장소월의 눈물이 전연우를 통제하는 가장 효과적인 무기일 지도 모른다. 그녀가 눈물을 흘리는 순간, 전연우의 모든 부정적인 감정은 순식간에 녹아내렸다.

전연우가 장소월을 끌어당겨 품 안에 안았다. 장소월은 고통스럽게 반항하며 그로부터 벗어나려 했다.

“이거 놔! 전연우... 이거 놔!”

전연우는 그 어떤 일이든 굳이 설명하지 않는 사람이다. 하지만 장소월과 다툼의 도화선이 늘 강영수가 되니 이제 어쩔 수가 없었다.

“강영수 비행기 추락 사건은 나랑 상관없는 일이야. 정말 사고였어. 이미 사람을 시켜 자세히 조사하라고 했으니 곧 너한테 진실을 알려줄게.”

“진실? 그건 충분히 조작 가능한 거잖아. 지금 넌 모든 것을 손에 넣었어. 네가 하지 못하는 일이 뭐가 있겠어?”

장소월이 그의 품에 꼭 안긴 채 차갑게 한 글자 한 글자 쏘아붙였다.

“전연우... 네가 제일 잘하는 게 쥐도 새도 모르게 사람 죽이는 거 아니었어?”

“이번엔 또 누구한테 뒤집어씌우고 그런 말을 늘어놓는 거야?”

“날 사랑한다고? 나랑 결혼하겠다고? 너 인시윤과 결혼한 지 반년도 안 지났어. 인시윤은 수년 동안 너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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