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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17화

송시아의 동공이 순간 확장되었다. 그가 방아쇠에 손가락을 가져간 그 순간에야 남자의 잔인함을 깨달았다.

“안 돼요... 이러면 안 돼요... 강지훈 씨... 날 죽이면 안 돼요!”

주인님의 심기를 건드린 사람은 절대 이곳에서 살아나가지 못한다.

똑똑똑.

누군가 문을 두드렸다.

“주인님, 큰일 났습니다. 현아 아가씨가 아프시답니다.”

강지훈은 사악한 웃음을 지으며 그녀의 얼굴을 톡톡 두드렸다.

“다음에 또 이런 일이 생기면 짐승들 소굴에 던져버릴 거야.”

소현아는 고통스럽게 몸을 웅크리고 소파에 누워있었다.

“선생님, 제 아기 죽은 거예요?”

“저 너무 아파요!”

다급한 군화 소리와 함께 강지훈이 위층에서 걸어 내려왔다. 순간 이유 모를 걱정이 피어올랐다.

“대체 무슨 일이야?”

“아기라니?”

소현아는 베개를 안고 엉덩이를 들어 올린 채 고통을 호소하고 있었다. 겨우 배를 끌어안고 얼굴을 들어 올리니 눈물범벅이 되어 있었다.

“강지훈 씨, 저 배가 너무 아파요.”

강지훈이 소파에 앉자 소현아는 그의 다리 위에 엎드렸다.

그가 이마를 찌푸리며 물었다.

“어디가 아픈 건데?”

소현아는 그의 손을 잡아 아직 소화되지 않은 훠궈로 꽉 차 있는 불룩한 자신의 배에 가져갔다.

“여기 아파요.”

강지훈이 의사에게 시선을 돌렸다.

“어떻게 된 거예요?”

“소장님, 잠시 드릴 말씀이 있습니다.”

강지훈이 그녀를 달랬다.

“잠깐만 참아. 곧 괜찮아질 거야.”

자리를 옮긴 뒤 의사가 말했다.

“조금 전 기록을 살펴보니 저 아가씨는 내분비 기능 이상으로 생리 주기가 일정하지 않은 것 외에도 머리에 외상이 남아있습니다. 그 상태에서 대뇌에 자극이 오면 심리적인 장애로 번질 수 있습니다.”

“아마 얼마 전 몸과 마음에 심각한 물리적 충격을 받았을 겁니다. 이런 병은 발작하지 않으면 괜찮지만 일단 발작하면 생명에 위험이 생길 수도 있습니다.”

강지훈의 얼굴이 순간 어두워졌다. 마음속에 이루 말할 수 없는 착잡함이 깃들었다.

“그럼 뱃속 아이는요?”

의사가 고개를 저었다.

“아직 소현아 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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