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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19화

소현아는 옷장 안에 조그만 몸을 웅크리고 앉아 있었다.

“갔나?”

그녀가 작은 입을 움직인 그 순간, 옷장 문이 돌연 벌컥 열리고 강렬한 빛이 뿜어져 들어왔다. 소현아는 겁에 질려 목걸이 시계를 꽉 움켜쥐었다.

“저... 일부러 본 게 아니에요. 강지훈 씨, 날 때리지 말아요. 다시는 먹을 것 찾으러 아래층에 내려가지 않을게요.”

소현아는 옷장의 구석까지 비집고 들어가 머리를 감쌌다.

“나와. 너 해치지 않아!”

그녀의 모습에 강지훈이 이마를 깊게 찌푸렸다.

“약속 지켜야 해요.”

당장이라도 울음을 터뜨릴 듯한 그녀를 보며 강지훈은 애써 참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알았어.”

“비켜줘요.”

소현아는 옷장에서 나온 뒤 목걸이 시계를 쥐고 강지훈과 멀리 떨어졌다.

소현아가 그의 발밑을 가리키며 말했다.

“거기에만 서 있어요. 다가오지 말고.”

“안 움직일게.”

강지훈은 종래로 이렇게 여자의 말대로 행동한 적이 없었다.

소현아는 목걸이 시계를 열어 사진을 확인하고는 빙그레 미소를 지어 보였다. 이어 그녀가 다시 목에 걸고 옷 안으로 집어넣었다.

“미안해요. 강지훈 씨. 정말 일부러 본 건 아니에요. 그냥 배가 너무 고파서 내려가 먹을 것을 찾으려 했던 것뿐이에요. 두 사람이 그러고 있을 줄은 몰랐어요. 걱정 말아요... 다음엔 신음소리가 들리면 절대 가까이 가지 않을게요.”

“맹세할게요!”

소현아는 주먹을 말아쥐고 머리 옆으로 가져갔다. 강지훈에겐 말할 기회조차 주어지지 않았다.

어느새 그녀는 침대 위로 올라가 이불을 덮고 있었다.

“강지훈 씨, 돌아가 주무세요. 저도 잘 거예요. 피곤해요.”

강지훈의 방은 소현아의 방 바로 옆에 있었다.

강지훈이 방으로 돌아간 뒤.

침실 안, 여자 한 명이 바닥에 꿇어앉아 부들부들 떨고 있었다.

“주... 주인님!”

강지훈이 여자를 힘껏 걷어차 버리고 포악함으로 이글거리는 눈빛으로 바닥에서 소리도 내지 못한 채 고통스럽게 나뒹구는 여자를 쳐다보았다.

그녀는 조금이라도 소리를 내면 더더욱 잔혹한 처벌이 가해질 거라는 걸 너무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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