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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27화

“소현아! 내가 말하고 있잖아!”

소현아는 짜증이 끓어올라 고개를 들고 사납게 쏘아붙였다.

“귀찮으니까 말하지 말아요. 내려가면 곧바로 집에 갈 거예요.”

지금까지 강지훈을 이토록 화나게 한 사람은 단 한 명도 없었다. 그녀를 제외하면 말이다.

“민재야, 최대한 빨리 헬기 불러.”

부관인 주민재가 말했다.

“그 일은 전연우 씨한테 부탁해야만 합니다. 성세 그룹부터 여기까지 헬기가 오려면 단 십 분이면 됩니다.”

...

전화를 받았을 때 전연우는 장소월과 함께 검사실에서 나오고 있었다.

기성은은 강지훈의 부하에게서 들은 말을 전연우에게 보고했다.

전연우가 말했다.

“무슨 상황인지 알아봐.”

“네.”

환자복을 입고 조용한 복도에 서 있던 장소월의 귀에 소현아의 이름이 들려왔다. 그녀가 전연우에게 물었다.

“현아한테... 무슨 일 있어?”

전연우가 말했다.

“아무것도 아니니까 쓸데없는 생각하지 마.”

기성은은 헬기를 대동하고 병원 근처에 도착하자마자 벽에 매달려있는 어리석은 그 여자를 발견했다.

소현아는 머리 위 시끄러운 엔진 소리를 듣고는 강지훈 그 나쁜 놈이 잡으러 온 줄로 알았다.

그녀는 급히 아래로 기어가다가 돌연 발을 헛디뎠다. 헬기에서 고리가 내려와 그녀의 옷을 걸지 않았다면 그대로 아래로 추락해 목숨을 잃었을지도 모른다.

기성은은 온 힘을 다해 여자를 위로 끌어올렸다.

“이거 놔요. 나쁜 사람.”

소현아는 온몸을 퍼덕이며 그에게 저항했다.

“소현아 씨, 접니다!”

기성은의 목소리를 듣고서야 그녀는 안정을 되찾고 반짝이는 눈으로 쳐다보았다.

“기성은 씨예요? 소월이는요? 소월이도 온 거예요?”

“아가씨께선 지금 잘 지내고 계십니다. 걱정하지 마세요.”

텅 빈 옥상, 소현아가 기성은의 옷을 꽉 부여잡고 말했다.

“기성은 씨, 저 집에 데려다주시면 안 돼요? 저 나쁜 놈이 절 때려서 머리에 혹까지 자랐어요. 저 정말 집에 가고 싶어요.”

옥상 문이 벌컥 열리고 강지훈이 씩씩거리며 들어왔다. 소현아는 겁에 질려 단 한 마디도 내뱉지 못한 채 기성은의 등 뒤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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