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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31화

“책 읽다가 싫증 나면 회사에서 직접 개발한 게임도 넣어놨으니까 그걸로 스트레스 풀어.”

“무슨 게임 좋아해? 나한테 알려주면...”

그는 할아버지처럼 끊임없이 말하고 있었다.

장소월은 짜증 섞인 얼굴로 핸드폰을 침대에 던져놓았다.

“전연우, 난 이런 거 필요 없어.”

그는 늘 그래왔다. 1초 전엔 사랑한다고 고백해놓고 1초 뒤엔... 수시로 그녀의 목숨을 앗아갈 수도 있는 사람이다.

“소월아, 지금 받아들이지 못한다고 해도 상관없어. 언젠가는 꼭 받아들일 날이 올 거야. 난 시간 있으니까 기다릴 수 있어. 난 확실히 어떻게 사람을 사랑해야 하는지 잘 몰라. 네가 조금씩 나한테 가르쳐줘...”

인내심의 한계에 다다른 장소월은 힘껏 그의 손을 내리치고 뒤로 한 걸음 물러섰다.

“넌 정말 답이 없는 놈이구나.”

전연우가 빙그레 웃어 보였다.

“네 말이 맞아.”

“정신병 환자!”

“응.”

전연우는 자신의 불안정한 정서를 통제하기 위해 연속 며칠 동안 감정을 다스리는 치료를 받았다. 그 목적은 오직 저번처럼 장소월을 다치게 하지 않으려는 거였다.

사실 전연우는 자신을 대하는 장소월의 변화를 느낄 수 있었다.

하루가 지나고 일 년이 지나, 언젠가는 그가 모두 소유하는 날이 올 것이다.

전연우는 그녀와 함께 밥을 먹고, 산책하고 저녁 일곱 시 반이 되어야 돌아왔다. 그는 해외와의 시차를 고려해 시간 맞춰 몇 개의 회사들과 화상 회의를 진행했다.

화상 회의에 사용된 통신 설비는 성세 그룹이 만든 것이었다. 전연우도 처음이라 익숙지 않아 평소엔 기성은이 늘 옆에서 도와주었다. 회의가 끝난 뒤, 외국 회사 임원들은 모두 전연우가 로그아웃하고 나가기를 기다리고 있었다.

하지만 영상 속 대표님은 미동도 하지 않은 채 의자에 몸을 기대고 앉아 손으로 이마를 짚은 나른한 모습으로 어딘가에 시선을 고정하고 있었다.

장소월이 샤워를 마치고 머리카락 물기를 닦으며 욕실에서 걸어 나오고 있었다. 전연우는 벌떡 일어나 그녀의 손에서 마른 수건을 빼앗은 뒤 그녀의 머리카락을 닦아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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