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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37화

은경애는 서툰 손길로 핸드폰 버튼을 눌러 장소월이 삼계탕을 먹고 있는 모습을 찍어 전연우에게 보내주었다.

“아이고, 아가씨, 정말 너무 예쁘세요. 카메라도 잘 받네요”

“다 먹었어요. 가정 형편이 어려워 돈이 갖고 싶다면 협조해 줄게요. 하지만 조건이 있어요. 절대 날 배신하면 안 돼요.”

은경애는 만족스러운 얼굴로 그릇을 정리하며 손을 휘저었다.

“그런 걱정은 하지 마세요. 전 아가씨 편이에요.”

“그냥... 대표님의 돈이 좋을 뿐이에요.”

그녀의 말은 진심이었다.

전연우는 어렵지 않게 은경애를 매수했다. 장소월은 어차피 이 세상엔 한 명도 믿을 사람이 없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

“알겠어요. 믿어요. 이만 나가보세요.”

장소월은 얼른 그녀를 내보내고 싶었다.

“그럼 전 갈게요.”

은경애가 나간 뒤.

성세 그룹 회의실에서 회의를 하고 있던 전연우는 진동 소리를 듣고 핸드폰을 켰다. 장소월의 영상이 도착해 있었다.

기업팀 매니저는 앞에서 발표하다가 상석에 앉은 대표님의 얼굴을 몰래 살펴보았다. 흔치 않은 그의 밝은 얼굴에 사람들은 긴장감이 사르르 녹아내렸다.

그들의 착각인지는 모르겠지만, 눈앞의 대표님은 이 시퍼런 대낮에 핸드폰을 보며 미소를 짓고 있다.

전연우는 카카오톡 친구 추가 화면을 눌러보았다. 아직 상대가 친구 추가를 수락하지 않은 상태였다.

전연우가 준 핑크색 핸드폰은 여전히 장소월의 침대 옆 서랍 안 진동 소리를 들을 수 없는 곳에 놓여 있었다. 핸드폰 화면이 밝아지고 친구 추가 메시지가 또다시 도착했다.

회의가 끝난 뒤.

전연우는 눈동자도 움직이지 않고 핸드폰 속 새로 개발한 대화 어플을 쳐다보고 있었다. 아직 자리를 뜨지 않은 임원들의 시선이 옆에서 바들바들 떨고 있는 기술팀 직원에게로 향했다.

“왜 아직도 반응이 없어요?”

전연우의 덤덤한 한마디에 사람들은 모두 심장을 부여잡았다.

기술팀 임원이 쭈뼛쭈뼛 걸어가 말했다.

“대표님, 그건 아직 출시되지 않은 테스트 중인 어플입니다. 마음에 안 드는 곳이 있으면 말씀해 주십시오. 바로 수정하겠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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