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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42화

장소월은 지금 이 순간 한없이 어두운 얼굴로 문밖에 서 있는 남자의 모습을 보지 못했다.

“아래층에 앉아있는 사람은 어쩌면 앞으로 남원 별장의 안주인이 될지도 몰라요. 그리고... 우린 그냥 직원과 고용주의 관계일 뿐이에요. 앞으로 아주머니는 일하고 돈만 받으시면 돼요. 오지랖 부리면서 제 일에 관심 두지 마세요!”

가끔 은경애는 확실히 선을 넘는다.

장소월은 이미 가장 가까운 사람에게 당하는 게 어떤 것인지 분명히 느꼈었다. 그로 인해 그녀는 죽음의 문턱까지 갔다가 간신히 돌아왔다. 다시는 같은 잘못을 반복하지 않을 것이다.

오 아주머니!

전연우도 그랬다!

모두 그녀에게 크나큰 교훈을 안겨주었다.

설사 이 세상에 혈혈단신 혼자만 남겨진다고 해도, 다른 사람에게 당하는 배신만큼은 절대 받아들일 수가 없다.

“아침부터 왜 이렇게 난리야!”

돌연 들려온 서늘한 목소리에 은경애는 화들짝 놀랐다. 반면 장소월은 증오가 가득 담긴 얼굴로 가까이 다가오고 있는 남자를 똑바로 노려보고 있었다.

송시아가 전연우의 등 뒤에서 입을 열었다.

“난 내려가서 기다릴게요.”

전연우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 순간 장소월의 눈에 의기양양하게 조소하고 있는 송시아의 얼굴이 들어왔다. 송시아의 옷이 어젯밤과 다르다는 것을 발견한 뒤 전연우를 보는 장소월의 눈동자에 담긴 증오가 더더욱 짙어졌다.

장소월이 차갑게 시선을 거두었다.

“아주머니, 별이 데리고 화실에 가 계세요.”

“네네. 알겠습니다.”

은경애는 재빨리 별이에게 옷을 입힌 뒤 안고 방에서 나갔다.

장소월의 얼굴엔 조금의 동요도 보이지 않았다. 방금 전 흥분한 목소리를 듣지 않았다면, 전연우는 그녀가 전혀 개의치 않는다고 생각했을 것이다.

전연우는 평소 입던 헐렁한 잠옷을 입고 있었다. 그가 손을 뻗어 장소월의 이마에 손을 올리자 그녀는 인상을 확 찌푸리며 그의 손길을 피했다.

전연우의 손이 허공에서 덩그러니 멈춰 섰다. 그는 머쓱하게 주먹을 말아쥐고 내려놓았다.

“송시아가 별장에 온 데에 별다른 의미는 없어. 어젯밤 거부할 수 없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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