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943화

장소월의 목소리가 점점 더 격앙되었다. 그를 보면 볼수록 화가 치솟아 올라 견딜 수가 없었다.

그녀는 침대에서 내려와 슬리퍼를 신고 방에서 나가고는 화실에 들어가 문을 닫았다.

쾅 하고 닫히는 문소리에 아이를 안고 있던 은경애는 화들짝 놀랐다.

장소월은 숨이 쉬어지지 않아 심장 쪽을 꽉 움켜쥐었다.

은경애가 다급히 아이를 내려놓고 달려왔다.

“아이고! 아가씨, 왜 그러세요? 심장이 불편하세요? 제가 바로 의사 선생님 모셔올게요.”

장소월이 은경애의 옷을 잡았다.

“조금 쉬면 괜찮을 거예요.”

사실 장소월은 모두 알고 있었다. 전연우가 강제로 그녀와 타협하려 한다는 걸, 또 강제로 그녀와 결혼하려 한다는 걸.

아래층에선 송시아가 식탁에 앉아 도우미가 만든 음식을 먹고 있었다. 식탁에 놓은 반찬은 모두 장소월이 좋아하는 담백한 것들이었다.

“여기 음식 솜씨 진짜 훌륭하네요.”

송시아가 상석에 앉은 남자를 보며 방긋 웃어 보였다.

“걱정하지 말아요. 소월 씨도 깊이 고민해봐야 해요. 계속 이렇게 오냐오냐해주면 더 엇나갈 거예요.”

“연우 씨! 마음 약해지면 안 돼요.”

전연우는 얼음장같이 차가운 얼굴로 입을 꾹 닫고 있었다. 도우미가 그릇과 수저를 전연우 앞에 놓아주었다.

3초 뒤, 전연우가 돌연 폭발하며 그 그릇과 수저를 바닥에 엎어버렸다. 순식간에 유리그릇이 산산이 조각나버리고 말았다.

주방에서 일하던 도우미들은 이미 일찌감치 대표님의 불편한 안색을 눈치챘다. 하여 아무도 감히 나서지 못하고 하던 일에만 열중하고 있었다.

송시아도 화들짝 놀랐다. 이어 전연우가 벌떡 일어나 위층으로 걸어가기 시작했다.

역시 장소월이 마음에 걸린 것이다.

송시아가 당황스러운 얼굴로 그를 불렀다.

“연우 씨! 지금 올라가면 소월 씨는 더 막 나갈 거예요. 고분고분 말 잘 듣는 인형으로 만들려면 내 충고대로 해야 한다고요.”

전연우가 걸음을 멈추었다.

하지만 그때, 은경애가 쪽파 하나를 들고 나왔다.

“아가씨, 그 말은 틀렸어요. 요즘 세상에 싸우지 않는 부부가 어디에 있어요. 남편이
잠긴 챕터
앱에서 이 책을 계속 읽으세요.

관련 챕터

최신 챕터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