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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39화

장소월은 전화를 받지 않고 끊어버렸다.

그러고는 다시 문자를 보냈다.

[미안해요. 잘못 보냈어요.]

핸드폰도 배터리가 없어 전원이 꺼졌다.

그녀는 충전기를 찾았으나 망가졌는지 핸드폰에 전원을 꽂아도 반응이 없었다.

그때 서랍에서 진동이 울렸고 장소월은 어리둥절한 얼굴로 서랍을 열었다.

전연우가 준 핑크색 핸드폰이었다.

장소월은 바로 전원을 꺼버리고 자신의 낡은 핸드폰을 들고 방에서 걸어 나가고는 도우미에게 수리해 달라고 부탁했다.

저녁 6시.

전연우는 마지막 회의를 끝마치고 회의실에서 걸어 나왔다. 핸드폰을 본 순간 그동안 꾹꾹 눌러두었던 인내심이 바닥나는 것 같았다. 핸드폰엔 스팸 메시지와 쓸데없는 부재중 전화 말고는 아무것도 와있지 않았다.

“하루 종일 별장에서 뭐 했대?”

전연우의 뒤에 서 있던 기성은의 귀에 못마땅한 듯한 대표님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전연우는 사무실에 들어가자마자 회의 서류를 책상에 던져버렸다.

기성은이 보고했다.

“아가씨는 계속 남원 별장에 계셨습니다. 새 핸드폰은 줄곧 꺼진 상태입니다. 그리고 도우미가 말하기를 아가씨께서 원래 쓰던 핸드폰을 수리 보냈다고 합니다.”

그가 선물한 액세서리도 하지 않았고, 5년을 입어온 낡은 옷만 걸치고 있는 그녀다.

그 돈...

전연우는 그녀가 자신과 조금의 관계도 맺고 싶지 않아 한다는 것을 모르지 않는다.

일이 이렇게까지 되니, 전연우는 그녀가 언제까지 이런 상태를 고집할지 궁금하기까지 했다.

얼마 지나지 않아 핸드폰 수리 가게에서 장소월에게 연락했다. 그녀의 핸드폰은 이미 시장에서 도태되어 부품을 찾을 수 없다는 내용이었다.

그 대답을 들었어도 장소월은 별다른 감정 변화를 보이지 않고 다시 돌려달라고 말했다.

그녀는 별로 외출하지 않기에 핸드폰은 그다지 중요하지 않다.

여섯 시 반, 도우미가 저녁 식사를 차렸다.

장소월이 시계를 확인해보았다. 늘 같은 시간에 남원 별장에 돌아오던 사람이 오늘은 아직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있다.

장소월이 말했다.

“기다릴 필요 없어요. 밥 먹어요.”

은경애가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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