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936화

대표님이 무슨 생각을 하는지 아무 말도 하지 않자 기술팀 직원이 말을 이어갔다.

“만약 만진 사람이 없다면, 다른 한 가지 원인이 있을 수 있습니다. 갑자기 전기 코드를 빼 전원이 끊긴 겁니다. 비정상적으로 꺼지면 시스템이 고장 날 수 있습니다. 다시 컴퓨터를 사용하려면 시스템을 재설치하는 방법밖에 없습니다.”

전연우도 이미 예상하고 있었다.

전연우가 손가락으로 책상을 톡톡 두드리다가 팔을 들어 손목시계를 확인해보았다.

“지금 바로 새 컴퓨터를 가져다 놔. 그리고 임원들에게 연락해 올해 모든 중요한 자료들을 내 메일로 보내라고 해.”

기성은은 전연우의 얼굴에서 별다른 변화가 보이지 않자 아마 어젯밤 화상회의 때문일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당시 기성은도 회의에 참여하고 있었는데 남녀의 목소리가 들려온 이후 화면이 갑자기 꺼져버렸었다. 장소월과 연관이 있을 것이다.

컴퓨터 안엔 수백억이 오가는 계약서들이 들어있다. 다른 사람이었다면 몇 번을 죽여도 분이 풀리지 않았을 것이다. 대표님이 저토록 개의치 않아 하는 걸 보니 장소월의 걸작이 틀림없다.

그도 그럴 것이 장소월을 제외하고는 대표님의 컴퓨터를 함부로 만질 수 있는 사람은 없다.

컴퓨터 안 자료들은 만에 하나 잃어버리면 법적 책임을 져야 할 수도 있다.

기술팀 직원이 나간 뒤, 전연우는 몇 번을 다시 시도해봐도 켜지지 않자 기성은에게 던져버렸다.

“가져가서 폐기해.”

“네.”

기성은이 물었다.

“오늘 아침 회의 뒤로 미룰까요?”

전연우가 대답했다.

“아니.”

기성은은 고개를 끄덕이고는 대표 사무실을 나섰다.

...

남원 별장, 장소월이 은경애가 만든 삼계탕을 먹고 있었다.

“아가씨, 손이 아직 다 낫지 않았으니 일하지 말고 푹 쉬세요. 이 삼계탕부터 모두 드시고요.”

장소월은 고개도 들지 않고 말했다.

“일단 거기 놔요. 나중에 마저 먹을게요.”

“그건... 그건 안 돼요. 대표님께서 매일 아가씨에게 삼계탕을 만들어주고 다 드실 때까지 꼭 지켜보라고 하셨어요. 아니면 저한테 보너스 안 주시겠다고...”

“아가
잠긴 챕터
앱에서 이 책을 계속 읽으세요.

관련 챕터

최신 챕터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