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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26화

소현아는 의식을 되찾은 뒤 또 어떤 자극을 받은 듯했다. 오후 간호사가 그녀에게 약을 챙겨주려 병실에 가보니 그녀는 온데간데없고 창가에 텅 빈 의자 하나만 덩그러니 놓여 있었다.

간호사는 순간 머릿속에 스치는 불길한 생각에 심장이 쿵 하고 내려앉는 것 같았다. 그녀는 손에 들고 있던 물건을 바닥에 던져버리고는 창가로 달려갔다.

정신이 아찔해졌다. 이곳은 무려 15층이다!

조심하지 않아 발을 헛디딘다면 뼈까지 산산이 부서지고 말 것이다.

간호사가 휘둥그레진 눈으로 쳐다보며 소리쳤다.

“소... 소현아 씨! 뭐 하는 거예요! 빨리 올라와요. 너무 위험해요. 만에 하나 떨어지면 큰일 나요!”

소현아는 벽에 걸려있는 철난간을 잡고 있었다. 옆에 박혀 있던 못에 병원복이 걸려 아무리 잡아당겨도 떨어지지 않았다.

그녀는 자신이 위험한 상황에 처했다는 사실도 인지하지 못한 채 천진난만한 얼굴로 간호사에게 말했다.

“간호사 언니, 와서 저 좀 도와주세요. 옷이 걸렸는데 아무리 잡아당겨도 안 돼요.”

간호사가 다급한 얼굴로 말했다.

“아가씨, 움직이지 말고 가만히 있어요. 제가 지금 바로 가서 사람을 불러올게요.”

그녀는 발 하나만 약간 튀어나온 곳에 디딘 채 공중에 대롱대롱 매달려있었다.

간호사는 곧바로 문밖의 경호원들에게 알렸다. 경호원들은 소현아의 상황을 보고 있음에도 어찌할 바를 몰라 망설였다. 훈련을 받은 용병들이긴 하지만 아무런 안전장치 없이 15층에서 내려간다는 건 그들 역시 엄두가 나지 않았다.

경호원은 도저히 이 상황이 이해가 가지 않았다. 총명하지도 않은 어리숙한 저 여자가 어떻게 내려가 저기에 매달려있단 말인가.

병원에선 곧바로 강지훈에게 연락했다.

강지훈은 자신이 잠깐 나간 사이에 그녀가 또 일을 저질렀을 줄은 상상도 하지 못했다.

경호원으로부터 소현아의 소식을 들은 강지훈의 이마가 깊게 찌푸려졌다.

“정말 죽는 게 두렵지도 않나 보군.”

소현아는 사람들이 내려가 자신을 잡아가려 하자 또 어두운 방에 갇혀 매질을 당할까 봐 두려워 조심스레 옆으로 걸어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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